삼한 최강 주작 술사! 고려를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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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장호(章淏)
작품등록일 :
2021.05.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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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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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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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블루스(2)

DUMMY

보라색 관복을 입고, 허연 수염을 휘날리며 쇠몽둥이를 휘두르는 배현의 모습은 흡사 늙은 악귀 같은 모습이었다.

눈마저 붉게 빛나며 귀기를 띄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그제야 죄인은 배현에게 말했다.


"다, 당신도 펴, 평범한 인간이 아니···.“


입을 때는 순간 몽둥이가 입으로 날아들었다.

얼굴이 절반이 부서지며 더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죄인의 몸은 이미 곤죽이 되었다.

그 상태가 되자 더는 견딜 수 없는지, 죄인은 무릎을 꿇었다.


"그, 그만 해주시옵소서! 제게 무, 무엇을 원하시는 겁니까?“


배현은 피가 튄 소매를 털며 말했다.


"이제야 예의가 조금은 몸에 익었나 보구나.“


영이 죄인의 부서진 턱을 잡았다.

그러자, 피 흘리며 부서져 있던 모든 몸의 상처가 낫기 시작했다.

상처가 낫는 고통은 어디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영이 고통에 일그러진 죄인에게 물었다.


"넌 누구냐?“

"저는 삭주 태수부의···.“


죄인의 대답하는 중에 영이 턱을 잡고 있던 손을 확 들어서 볼 길을 올렸다.

그러자, 죄인의 머리 위에 다른 머리가 잡혀서 불에 타올랐다.


"끄아아아아아아악!“


영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머리를 보며 말했다.


"지옥에 두 가지가 있지. 팔한 지옥과 팔열 지옥이 있지. 물론 그 종류가 좀 더 있는 거로 알고 있어. 근데, 너희들은 그렇게 알고 있지. 그 중에도 초열 지옥에서 맛볼 수 있는 불길이야. 자. 다시 한번 물으마. 너는 누구냐?“


말을 하고는 손에서 불을 거두고는 다시 내렸다.

죄인의 눈이 돌아가면서 정신이 없는 듯 보였다.

즉시 대답하지 않았지만, 영은 재촉하지 않았다.

귀신을 직접 고문하면 다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다경(茶頃)이 지나자 이내 정신을 차린 죄인이 다시 바짝 엎드려 말했다.


"저는 고구려인 억주라는 자이옵니다. 살아서 죽인 사람이 수백을 넘겨 옥부에서 규환 지옥으로 들었다가 한 도술사가 와서 저를 풀어주었습니다.“


영은 그 말을 듣고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자.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고분고분하게 말해야 한다. 안 그러면 규환 지옥보다 더한 고통을 인간계에서 계속 맛볼 테니까. 진귀한 경험이라 계속 맛보고 싶으면 불성실하게 임해도 돼.“

"아, 아니옵니다! 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배현이 목을 좌우로 돌리며 말했다.


"제가 거의 한 식경을 두드려 팼는데, 주인님 한 방이 더 센 것 같네요.“


영은 웃으며 배현에게 말했다.


"그러면, 한 식경 더 팰래?“


영의 말에 억주는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아이고! 제발 살려주십시오!“


그 모습에 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네가 한 식경을 때린 것도 충분히 효과적이었던 것 같은데? 좋아. 일단, 얼마나 옥부에서 탈출했는지 소상히 말해봐.“

"저와 같이 나온 자들은 대략 1,200정도입니다. 그 앞에도 더 있고, 제 뒤로도 더 있다고 들었는데, 얼마나 자주 했고, 얼마나 많이 파옥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소화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후. 염왕 오라버니 무사하질 못하겠네. 불려 올라가면 각골 제대로 까이겠는데···.“


영은 계속 질문을 이어갔다.


"누가 꺼내준 거야?“

"꺼내준 자는 위강이라는 도사와 중철이라는 도사입니다. 중철이라는 도사는 아직도 옥부에 남아있습니다.“


"같이 온 자 중, 너와 같이 행동하는 자는 얼마나 되며 누구인지 대어라.“

"예! 알겠습니다.“


억주가 명단을 부르자, 배현은 하나하나 들으며 기억해나갔다.

들으면 들을수록 기가 막혔다.

9주 5소경에 걸쳐서 영향을 안 미친 곳이 없을 정도였다.

심지어 발해까지 있는 것으로 보였다.


배현은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러니, 견훤이가 땅을 차지하고, 궁예가 들고일어나지."


소화는 배현에게 말했다.


"중철이라는 놈이 아직 옥부에서 내응 하고 있다고 하니, 염왕 오라버니께 가서 얼른 일러드려.“

"네! 바로 다녀오겠습니다.“


"어. 넌 여기로 오지 말고, 일 봐.“

"알겠습니다. 저도 좀 바쁠 듯합니다.“


"그렇겠지. 그리고, 이 지하 감옥은 좀 더 마련해야 할 것 같아. 우리가 다 하는 것은 힘들 것 같고 옥부의 아졸들이 직접 와서 심문해야 하니까, 철저하게 보안할 수 있는 지하 감옥이 있어야겠네.“

"알겠습니다. 준비해놓겠습니다.“


배현이 지하 감옥을 나서자 영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소화가 영에게 물었다.


”왜? 궁예 밑에도 그런 놈들이 있을까 봐서?“

”어. 주군이 삼한을 통일하는 데에 아무래도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싶네.“


소화는 펄쩍 뛰며 놀랐다.


”건이가 삼한을 통일할 걸 니가 어떻게 알아?“


영은 소화를 한심하다는 듯 보며 말했다.


”상제님이 직접 말해줬잖아.“

”아? 그런가?“


”어. 잠깐 주군에게 갔다 와야 하려나?“


소화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은 좀 그렇지 않을까? 넌 여기 자리도 아직 못 잡았잖아. 괜히 여기저기 모습 보이면 안 좋을 수도 있으니까, 그냥 애들 시켜.“


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나도 여기서 자리를 좀 잡아야 하니까.“


잠깐 생각하던 영은 그래도 마음에 안 드는지 크게 한숨을 쉬었다.


"만약 옥부에서 탈출한 놈이 주군의 곁에 있다면, 그걸 알아보고 처단해야 할 필요가 있을 텐데, 갑갑하네.“

"너희 조의 녀석 중 능력 있는 놈 없어?“


"어. 아직은 없어.“

"아무튼, 쓰레기 같은 것들이라니까.“


"용맹한 용사들이야.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심안이 아직 뜨이지 않았을 뿐이야. 그리고, 그들은 아직 어디에 속할지 결정하지도 않았고.“

"내가 말하는 건 그게 아니잖아. 그러면서 청룡이네, 주작이네, 떠들고 다니는 모습이 아주 꼴 보기 싫다니까. 게다가 주작이 여기 있는데도 주작 단주에 이상한 놈이 앉아있잖아? 이게 무슨 개 같은 일이야?“


”인간의 일이니, 뭐 하는 수 없는 거잖아? 난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아. 귀찮아.“

”그래. 그게 다 내 잘못이지. 그냥 내가 키웠어야 했는데···. 무술도 시원치 않아가지고···. 에휴.“


”하하하. 그래도 누이가 틈날 때마다 알려줘서 내가 조의 10성 중 하나야. 내 나이에서는 최초라고 하더라고.“

”10성은 니미럴···. 맞붙으면 니가 일성이야.“


옆에서 듣고 있던 억주는 덜덜 떨며 물었다.


"저, 저는 어, 어떻게 하면 됩니까?“


소화는 억주를 흘깃 보며 말했다.


"기다려. 이제 곧 올 때가 되었는데···.“


소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하 감옥의 한쪽 벽면이 크게 열리며 검은 기운이 마치 촉수처럼 흘러나와 억주를 감싸기 시작했다.

억주는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으, 으악! 으아아아아아악! 이, 이게 뭐야!"


소화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오호! 보통 신체는 구속해가지 않는데, 이번에는 옥부에서 신체도 가져가나 보네. 산채로 죗값을 받으려나 보구나. 진정한 고통을 느끼겠네.“


영이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물질은 보통 인간계의 것이라서 옥부에서는 인간의 영만 가져가는데, 죄가 크면 그 통째로 끌고 가지.“


"그런 경우가 많아?“

"거의 없지. 앞으로는 많을 것 같고.“


억주가 끌려 들어간 뒤, 영은 지하 감옥을 나왔다.

영은 옥사로 올라가 옥지기를 불렀다.


"어이! 이봐.“


옥지기는 영을 보자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헉. 사, 사찬 나리. 어, 어떻게 나오셨습니까?“


영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대충 나왔어. 그런 건 궁금해하지 말고, 문 열어놓도록 하고. 앞으로도 중죄인은 저 감옥에 가둘 생각이니까, 오늘처럼 안 열리도록 잘 막을 수 있게 만들어봐.“


옥지기는 벌벌 떨며 말했다.


"아, 알겠습니다."


사구부로 나오자 배현이 영을 맞이했다.


”옥지기가 깜짝 놀랐겠네요.“

"그렇지. 얼굴이 사색이 되었던데.“


"하하하. 오후에 큰일이 없으시면, 저와 같이 가실 곳이 있습니다.“

"어딘데?“


"포석정입니다.“

"내가?“


"네.“

"어떻게?“


포석정은 진골 귀족들과 중앙 귀족 중 유력자들만이 가는 곳이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곳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그곳에서 모인다는 것은 즉 신라 권력의 중심으로 들어간다는 말이었다.


"제가 누굽니까? 배현입니다. 배씨 집안의 직계에요. 진골 가문이라는 거죠. 이 정도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나는 신라의 진골도 아니고, 귀족도 아닌데?“


"제가 누굽니까? 그런 것 쯤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주인님께서는 지금 이 순간부터는 설씨 집안의 자제가 되시는 겁니다. 진골 귀족으로 어려서 당에 유학을 한 최고의 유력자라 소개를 하였습니다.“


영은 순간 멍한 얼굴이 되었다.


"흠. 공부를 좀 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리 깊게 하진···.“


배현은 영에게 물었다.


"당나라 말 하시죠?“

"쉬더당롄!“


"그 정도면 충분하십니다. 여기 귀족들은 허세가 심하고, 아버지가 귀족이어서 자신이 귀족인 경우가 흔해 공부가 깊지 않습니다. 그러니, 주인님 정도의 학식이면 여기서 최고라고 보셔도 돼요.“


옆에서 안 보이게 다니는 소화도 영에게 말했다.


"혹시라도 이상한 말 하면 내가 잘 처리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알았어. 근데 소화 누이는 나보다도 공부 더 잘 안 하잖아?“


"내가 산 날이 얼만데, 이 무슨!"


사구부를 나와 금성(지금의 서라벌) 시내를 지나가는데, 영은 한숨이 크게 나왔다.


"집들이 아주 으리으리하네.“

"가시다 보면 그 유명한 금입택(金入宅)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영의 얼굴은 차갑게 변했다.


"다 죽여도 시원치 않을 것들이구나.“

"그렇죠. 진골 귀족들이 자기들의 권력을 보이려고 기를 쓰고 있으니, 한심한 지경입니다.“


영이 배현에게 물었다.


"이런데도 신라가 계속 영속되어야 하니?“


영의 물음에 배현은 심각한 표정이 되며 쉬이 대답하지 못했다.


영과 배현은 김유신 장군의 집인 재매정택(財買井宅)을 지나고 있었다.


"신라의 국구였지만, 이제는 부패한 진골 귀족이 사는 집이 된 안타까운 곳이구나. 김유신 장군이 이 광경을 봤으면 참 좋아했겠다."


배현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영에게 물었다.


"왕이 바뀌면 세상이 바뀔까요?“


영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나는 바뀐다고 생각해.“


어느새 보이는 모습으로 옆에 있던 소화가 코웃음을 쳤다.


"바뀌긴···.“


영은 냉소적으로 말하는 소화에게 훈계하듯 말했다.


"그렇다고 지금 이대로 놓아두면 어떻게 되겠어?“

"새로운 왕이 생기겠지.“


"맞아. 그 새로운 왕에 내 주군인 왕건 장군이 올라가야 되는 거야.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인간 세계의 순환이라고.“


소화는 귀찮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알았어. 알았어."


포석정으로 들어가자 이미 먼저 온 귀족들이 배현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배공! 오셨는가? 그렇지 않아도 배공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 뒤에 오시는 분들은 배공이 말하던 그 사람이던가? 이번에 신라에 큰 공을 세웠다 들었네.“


작가의말

설명


사구부: 지금의 검찰청 같은 것으로 보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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