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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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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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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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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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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수도를 향해

DUMMY

티에리는 별 어려움없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기사들이 타고 있는 말은 물론이고 티에리의 마차를 끌고 있는 말들도 마법물품의 영향으로 굉장히 빨리 달렸고, 잘 정비된 길에는 더 이상의 몬스터도 나오지 않았다.


티에리가 하는 일이라고는 중간중간 잠시 쉬다가 다시 마차를 타고 이동하며 자는 것 뿐이었다.


한참 잠을 자던 그는 조심히 눈을 떴다.

오랜 잠의 영향인지 굳어있는 몸은 조금 움직이는 것도 힘겨운 듯 비명을 질러댔고, 여기저기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여기는 어디지?”


마차는 이미 멈춰있었다.

그는 마차를 세우고도 자신을 깨우지 않은 루인의 행동에 의문을 품으며 커튼을 제치고 창밖을 살폈다.


눈앞에 보이는 건 크림색 돌을 층층이 높이 쌓아 올린 건물이었다. 화려함이 돋보이는 그 건물을 본 순간, 그는 현기증이라도 일으킨 것처럼 눈앞이 어지러워졌다.


화려한 건물과 전생의 기억이 겹쳐졌다.


비틀거리는 몸에 힘을 주며 그는 지금 가장 믿음직스런 기사의 이름을 불렀다.


“루인!!”


그 한마디를 꺼내는데에도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하기위해 온 신경을 집중시켜야 했다.


“티에리 님. 일어나셨습니까?”


루인은 곧바로 마차의 창가 옆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말을 타고 있지도 않았고, 평소와 다르게 대단히 정중한 말투와 행동을 보였다.


“여긴 어디야?”


티에리는 여기가 어딘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부정하고 싶었다. 그는 아직 이 풍경을 바라볼 마음의 준비가 되지않았던 것이다.


“여기는 수도의...파르젠 성입니다.”


“성? 이 시간에 성으로 바로 왔다고? 저택으로 가는 게 아니고?”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그건 제가 대답해드리겠습니다.”


“...누구지?”


티에리는 갑자기 들린 소리에 창밖을 이리저리 살폈지만, 낯선 목소리의 주인공은 보이지 않았다.


“일단 마차에서 내리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곧 마차 문이 열렸다.


티에리는 자신의 허가도 없이 마차 문이 열린 것에 불쾌함을 느꼈다. 아무리 성의 시종이라해도 이렇게 후작가의 마차를 마음대로 열 수는 없다.


그런 그의 기분을 알아차리기라도 한듯, 그의 기사들의 손이 검 위에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소란을 피울 수는 없기에 티에리는 마지못해 몸을 움직였다. 사실 그는 당장 가문의 저택으로 가서 오랜기간 마차로 움직인 피로를 풀고 싶었다.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건, 그가 이 성에 한 발자국도 내딛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저택에서 좀 더 마음의 준비를 한 뒤에 왔다면 모를까, 갑작스럽게 이 풍경이 눈앞에 들이밀어지는 건 싫었다.


티에리는 손에 들고 있던 토끼인형을 한번 꼭쥐고는 살포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떨리는 발을 추스르며 한발한발 조심스럽게 내디뎠다.


“그래서, 날 바로 성으로 데려온 이유는 뭔가?”


마차 앞에는 말끔한 차림을 한 남자가 그를 기다리고 서 있었다. 뭐라고 덧붙일 말도 없는 전형적인 시종의 모습이었다.


그는 티에리를 보자마자 깊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넨 뒤, 입을 열었다.


“부디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티에리 공자. 그들이 수도로 막 들어왔을 때, 먼저 성으로 모셔달라고 부탁한 건 저희였습니다.”


“그것보다, 나는 바로 성으로 데려온 이유를 듣고 싶네만.”


“그건 안으로 들어가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티에리가 그를 따라 움직이자, 당연히 그의 기사들이 그를 따라 움직이려했다.


“여러분들께선 밖에서 대기해주십시오.”


하지만 그들이 몇 걸음 걸었을 때, 시종 뒤에 서 있던 기사들이 페르디난도 기사들을 막아섰다.


“뭐?”


촤작!


그 말을 들은 페르디난도 기사들은 일제히 검을 뽑아들었고, 그에 맞춰 성의 기사들도 기다렸다는 듯 그들에게 검을 향했다.


티에리는 곧장 뒤를 돌았다.


양쪽 진영의 기사들이 지금 당장 전쟁이라도 벌일 것 처럼 서로를 노려보며 대치하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은 지금 상황이 단순히 웃어 넘어갈만한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는 듯했다.


“...루인.”


“말리지 마십시오. 그들은 지금, 페르디난도에 도전하고 있는 겁니다.”


어릴 때부터 티에리를 보아온 그는 충성심이 남달랐다. 그렇기 때문에 티에리는 그의 기사단을 호위로 뽑은 것이었고, 지금 그 충성심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었다.


“그들을 진정시켜주시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서로에게 좋을 게 없습니다.”


“들었지, 루인? 여기서 검을 휘두르면 우린 전원 죽을지도 모른대.”


“아니 그렇게까지 말씀드리지는 않았습니다만...”


티에리의 말은 그들을 진정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부추기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시종은 놀라며 말을 덧붙였지만, 그런말을 한다해서 그들이 진정될리는 없었다.


“......”


루인은 잠시 말이 없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자신이 죽는 것은 아깝지 않았으나, 티에리의 목숨을 지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그를 망설이게 하는 원인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야기하라고 하십시오.”


‘...서로 이야기하면 안되나.’


티에리는 시종을 바라보았다.


그역시 자신의 편이 조금이라도 많은 곳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심정은 같았다. 게다가 과거, 아니 전생에 저 성안으로 들어갔다가 죽으러 가는 길에나 밖으로 나왔던 때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것 참...이런 곳에서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만...”


시종은 잠시 말을 멈추고 기사들을 살폈다.


그는 이 기사들이 자신의 말 한마디에 여기서 난동을 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짝 긴장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 생각을 겉으로 표출하는 실수는 하지 않았지만, 뒤로 한걸음 슬쩍 물러나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티에리 페르디난도 공자는 이곳에서 약 일 년 동안 머무르셔야 합니다.”


“뭐..?”


티에리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그의 기사들의 검이 시종쪽으로 향했다.


그 앞에는 성의 기사들이 버티고 있기에 검이 그에게 닿는 일은 없었지만, 조금만 더 앞으로 나갔다면 큰 싸움이 벌어졌을 법한 상황이었다.


“잠깐, 나는 그런 얘기는 못들었는데.”


“그래서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말이 안통하는 것 같습니다. 티에리 님, 저택...아니 영지로 돌아갑시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이건 왕명입니다. 지키지 않을 경우, 무력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시종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성의 기사들이 그들에게 바짝 다가갔다. 하지만 그렇다고 충성스러운 페르디난도 기사들이 물러날리는 없고, 이제 서로의 검은 조금만 움직여도 검끝이 닿을 정도로 바짝 붙어있었다.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만, 큰일은 아닙니다. 다른분들은 아무런 소동없이 오셨습니다.”


“다른분들?”


“네, 당신과 비슷한 운명을 지니신 분들말입니다.”


티에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라...’


잠시 생각에 빠져있던 그는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혼자라면 두려웠을 테지만, 다른 사람들이 있다면 괜찮을지도 모르지.’


같은 처지라면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 협력해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모른다. 티에리는 조금 낙관적인 결론을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루인, 영지로 돌아가서 대기하고 있어.”


“도련님!!”


“가서 아버님께 잘 말씀드리고.”


“아니, 못간다니까요!?”


이미 이성을 잃은 듯한 루인은 그들이 서 있는 곳이 성안이라는 것도 잊고 평소의 말투로 되돌아가 있었다.


티에리는 그런 루인에게 슬쩍 미소지으며 빨리 돌아가라는 듯 손을 팔랑팔랑 흔들었다. 하지만 루인은 분노를 삭히지 못하고 그 손을 바라볼 뿐이었다.


“...?!”


그리고 곧, 흔들리는 그 손 사이로 붉은 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반지의 반짝임이 루인을 제정신으로 되돌려 줄 수 있었다.


“......”


루인은 티에리가 무슨말을 하고 싶은 건지 금세 눈치 챌 수 있었다.

페르디난도가의 안주인이자, 그의 어머니인 카멜라 페르디난도가 전해준 그 반지는 위급할 때 그들에게 신호를 보내줄 수 있는 마법이 들어있다.


즉, 그는 지금 자신이 정말 위급할 때가 되면 신호를 보냈겠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티에리 역시 왕궁의 말을 완전히 신뢰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


“...알겠습니다.”


“대장! 정말 그 말에 따를 생각입니까?!”


“말도 안됩니다!”


하지만 티에리의 말을 정확하게 읽은 것은 루인 뿐이었다. 다른 기사들은 여기서 돌아갈 수 없다며 불만을 토하고 있었다.


“이건 페르디난도가의 장남이신 티에리 님의 명령이다. 명령불복이 얼마나 큰 죄인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


기사단장다운 강렬한 말투에 기사들은 입을 다물었다.

불만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루인의 말대로 이건 그들의 주인이 내린 명령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루인, 잘 부탁해. 가지.”


시종을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당황하며 그를 안으로 안내했다. 가는 도중 슬쩍 뒤를 돌아보니, 정말 그들은 얌전히 검을 거두며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티에리를 끌고 안으로 사라졌다.


티에리의 모습이 사라진 것을 끝까지 지켜본 페르디난도가의 기사들은 작게 술렁였다. 대장의 말을 듣기는 했어도 여전히 그들의 주인이 걱정되었던 것이다.


“너희는 남아서 짐을 정리하고 저택으로 돌아오도록 해.”


“알겠습니다.”


루인은 몇 명의 기사를 뽑아서 티에리의 짐을 옮기도록 지시한 뒤, 나머지 기사들과 함께 성밖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대장, 정말 이대로 영지로 돌아가는 겁니까?”


그를 따르는 기사 중 하나가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는 듯이 말을 걸어왔다.


“돌아가기는...”


“네?”


“우리는 수도의 저택에서 대기한다.”


“정말입니까?!”


루인은 기사들을 이끌고 수도의 페르디난도 후작저택으로 향했다.


‘도련님이 위급할 때 근처에 있지않으면 어쩌겠다는 거야.’


티에리는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정말 그런 상황이 왔을 때, 그의 위급 신호를 보고 바로 달려들려면 근처에 있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온다면 그들의 적은 왕가이며, 또한 견고한 성이었다.


루인은 그때를 어떻게 대비해야할지 고민하며 말을 달렸다.



* * *



한편 시종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선 티에리의 마음도 복잡하긴 마찬가지였다.


그가 지금 거닐고 있는 복도는 전생의 자신도 와보지 못했던 공간이었다. 당연히 이곳의 내부따위 알리가 없다.


‘...뭘 알아야 탈출도 할텐데.’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것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곳입니다.”


시종이 문을 열자, 넓은 식당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중앙에 길게 놓인 테이블에는 끝이 화려한 레이스로 장식된 하얀천이 덮여 있었고, 식탁 위에는 화려한 모양의 은촛대와 꽃이 듬성듬성 놓여있었다.


“긴 여행에 피곤하실텐데, 우선 식사라도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시종을 따라 티에리가 안으로 들어서자, 식탁 앞에 앉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그들은 서먹서먹한 모습으로 꽤 자리를 띄워 앉아있었는데, 티에리를 보는 눈빛에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뒤섞여있었다.


티에리 역시 그들과 하나한 눈을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한 사람, 안쪽에 앉은 사람을 보고는 흠칫 놀라 굳었다.


이곳에 도착하고나서 몇번인지 모르게, 그는 또다시 전생으로 시간이 되돌려진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다.


선명한 노을빛의 머리카락은 티에리의 전생인 ‘소피에’의 연인과 꼭 닮은 모습이었다. 마치 그와 처음 만났던 때로 되돌아간 느낌에, 티에리는 얼어붙고 말았다.


그리고 앉아있는 그의 눈이 자신에게로 향했을 때, 비로소 티에리는 마법이 풀리듯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전생의 그가 아니다.


눈앞의 남자는 전생의 그와는 다른, 핑크빛의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


그건 이 나라, 왕족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증거.


그리고 소피에가 연인에게 배신당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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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63. 그가 말하는 진실 21.07.23 16 0 12쪽
62 62. 도망 21.07.22 17 0 12쪽
61 61. 그림자 21.07.21 16 0 12쪽
60 60. 위기 21.07.20 17 0 12쪽
59 59. 의문점 21.07.19 18 0 13쪽
58 58. 그의 악몽 21.07.17 19 0 12쪽
57 57. 라니에르 후작부인 21.07.16 20 0 12쪽
56 56. 청혼 21.07.15 21 0 12쪽
55 55.아버지의 시험(2) 21.07.14 21 0 12쪽
54 54. 아버지의 시험(1) 21.07.13 21 0 12쪽
53 53. 빚 +1 21.07.12 22 1 13쪽
52 52. 아렌스 실베르테 21.07.10 22 0 12쪽
51 51. 쿠키 21.07.09 22 0 12쪽
50 50. 보충수업 21.07.08 22 0 12쪽
49 49. 루인의 하소연 21.07.07 23 0 11쪽
48 48. 단검 21.07.06 23 0 12쪽
47 47. 전설에 대한 이야기 21.07.05 24 0 13쪽
46 46. 두 명의 귀족(3) 21.07.03 25 0 12쪽
45 45. 두 명의 귀족(2) 21.07.02 26 0 13쪽
44 44. 두 명의 귀족(1) 21.07.01 26 0 12쪽
43 43. 시험 문제에 대하여 21.06.30 2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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