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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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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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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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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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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그의 계획

DUMMY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엉거주춤하게 서 있던 티에리는 그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테이블 아래에 둔 두 손을 꽉 쥐었다.


‘...역시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 건가.’


티에리는 속으로 자조했다.

그는 분명 전생을 떠올리고 난 뒤에도 복수를 다짐하지 않았다. 전생은 전생이고 현생은 현생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한가지, 동화의 주인공이 된 정도이니 자신은 행복해지고 말겠다고 막연하게 다짐했을 뿐이었다. 동화는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야하는 법이니까.


‘하아...’


티에리는 곁눈질로 떨어진 거리에 앉아있는 남자를 보았다.

소피에의 연인과 꼭 닮은 그는 따로 조사해보지 않아도 그 연인의 자식일 게 뻔했다.


너무나도 닮은 외모도 그렇지만, 특히 그 눈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었다.


소피에를 배신하고 이 나라의 왕녀와 결혼한 그의 자식에게 왕가의 상징인 핑크빛 눈동자가 어려있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고개를 돌려 시선을 뗀 그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르는 것에 집중했다.


‘복수를 해야하나...’


사실 소피에는 불길에 몸을 태우며 처절하게 복수를 울부짖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다시 태어난 티에리는 한번도 복수를 생각한 적이 없었다. 악몽에 시달릴 때조차 복수의 감정에 동조되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에 원수의 자식을 둔 이 시점에서, 운명은 그에게 복수를 강요하는 것 같았다.


‘윽.···’


악몽속으로 들어온 것처럼 그의 눈앞에 불길이 퍼졌다. 하지만 화려한 불꽃에도 주변이 소란스러워지는 일은 없었다. 불타는 물건도 없다.


그건 단지, 티에리의 눈에만 보이는 환상이기 때문이었다.


있을리 없는 불길이 몸을 태우는 고통을 느끼며 티에리는 식은땀을 흘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인형...가져오는건데.’


어린아이도 아닌 남자가 작은 토끼인형을 안고있는 모습은 놀림감이 되기에 충분했으나, 지금 그는 이 불을 다스려줄 그 존재가 절실했다.


“괜찮나요?”


그때 조금 떨어진 거리에 앉아있던 짙은 녹색머리카락의 소녀가 창백한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리는 티에리를 걱정하며, 잔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티에리는 그 잔을 받아 단숨에 마셨다.

시원한 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자, 그는 조금 정신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간신히 눈앞의 불길도 서서히 녹아 사라져갔다.


“페르디난도 가의 장남은 몸이 약하다더니, 사실이었나?”


식당 안으로 들어선 남자는 티에리와 눈이 마주치자, 슬쩍 웃으며 말을 이었다.


“연약한 몸으로 긴 여행을 하게 만들어서 미안하군, 티에리 공자.”


“....괜찮습니다, 잠시 멀미가 난 것 뿐입니다.”


티에리는 그의 말에 약간의 조롱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면서도 흘러 넘기듯 미소지었다.


그가 누군지는 문을 지나 들어섰을 때부터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초상화는 몇 번인가 어렴풋이 봤었고, 무엇보다 핑크빛 눈동자가 두드러지게 빛났기 때문이다.


“나는 로베르트, 말하자면 이 나라의 왕자다.”


“꺅!”


“뭐?”


“왕자님?!”


티에리와 노을빛머리의 남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놀라움으로 웅성거렸다. 그는 식탁의 끝에 선 채로 웅성거리는 사람들에게 간단히 인사를 건넨 뒤 바로 말을 꺼냈다.


“그대들의 공통점을 눈치챘나?”


“...불길한 날에 태어났다는 건가?”


‘...역시.’


티에리는 이곳에 오기 전, 시종이 말한 ‘비슷한 운명’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마녀가 죽은 날 태어난 아이. 그 중에서 특히 화형한 시간 이후로 태어난 자.”


왕자는 진지한 눈으로 그들을 눈으로 훑었다.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


“아, 그대들은 모르겠지만...검은 쐐기에서 한가지 예언이 내려왔어.”


“예언?”


“그 날, 그 시간 이후에 태어난 아이 중 불길한 아이가 있다고.”


“불길한 아이라면...”


“마왕을 깨울 진짜 마녀...가 아닐까?”


“마왕!!”


왕자의 말에 티에리는 두통이 일었다.


‘...설마 그게 나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


티에리는 분명 전생에 마녀로 화형을 당했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누명이었고, 그녀는 마법을 쓴적도 없었으며, 쓰는 법을 알지도 못했다.


적성이나 자격증을 생각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마법의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자신이 정말 마녀라고 말해버린다면,


‘...마왕에게 이 세계같은 건 무너뜨려달라고 해도 될까?’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마녀의 낙인을 받기에는 그와 소피에는 너무 억울했다.


“그런 이유로, 그대들은 이곳에서 일 년 동안 지내야해.”


“왜 일 년입니까?”


“...다음의 그대들의 18세 생일, 그때가 바로 마녀가 각성한 나이거든.”


‘각성이라...’


그건 소피에가 마녀로 각성한 나이가 아니라, 연인에게 배신당해 비참한 최후를 맞은 나이였다. 모든 이야기가 그녀를 마녀로 몰아가고 있었기에 티에리는 속이 쓰라렸다.


‘정말 소피에는 마녀로 확정되어 버렸구나...’


티에리는 손을 꼭 쥐었다.

마녀로 화형당한 게 소피에 밖에 없는 건 아니었지만, 가장 최근에 죽은 자는 그녀 뿐인 건 분명 사실이었다.


“그때까지 그대들을 보호할 생각이야.”


“보호?”


‘마녀’와 ‘보호’.

두 단어는 정말이지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그래. 검은 쐐기는 그대들은 전원 처분해야한다고 말했지만..”


“처분이라고?”


“폐하께서는 이 일을 그런식으로 처리하길 바라지 않으셨어.”


왕자의 눈길이 티에리와 노을빛 머리 남자에게 잠시 머무른 것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


‘말은 잘하는군.’


티에리는 왕가의 사정을 눈치챌 수 있었다.


사람들을 ‘처분’하는 것에는 별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건 이 나라, 더 나아가서는 세계를 위한 일이니까.


하지만 그걸 실행하려는 순간 큰 문제가 발생했다.


그 중 하나가 티에리 자신.


‘나라의 검’이라 불리우는 페르디난도 후작가의 장남이 그 테두리 안에 들어가 버린 일이다. 쉽게 처리할 수도 없고 처리해서도 안 되는 인물의 존재에 그들은 골머리를 썩었을 게 뻔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티에리는 노을빛 머리 남자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 가문.

자신을 배신한 남자의 가문은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자신과 대비되는 ‘나라의 방패’, 라니에르 후작가였다.


그 가문의 아들도 하필이면 그날 태어났다.


나라의 검과 방패.

왕가에서 쉽게 처분할 수 있을리가 없다.


결국 그들이 내린 결론은 위험인물들을 모아 각성의 날까지 감시하자는 것이었다.


모인 인물 중 각성자는 단 한 사람.

그렇다면 그 중 그들이 걸릴 확률은 대단히 낮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티에리는 작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사실이 본가에 알려져버리면 페르디난도 가의 반발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왕가와 연결된 라니에르가 사전에 이 정보를 받지 않았을리 없다.


‘그들은...허가를 해준 건가?’


자신들의 자식이 잘못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이렇게 쉽게 허가가 나왔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뭐, 그렇게 됐다해도 일 년간 놀고 있을 수는 없잖아? 학업에 전념하자고.”


‘...아니 굳이 그럴 필요는...’


화려한 성에 일 년간 머무르면서 ‘학업에 전념’한다는 개념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티에리는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미 그는 더 공부할 것도 없었다.


조금은 편히 지내도 되지 않을까하며 입을 열려던 그때, 마치 그의 말을 가로채듯이 왕자가 입을열었다.


“아~ 그리고 기왕이면...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이니, 서로 부담없이 지내길 추천하지.”


왕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아니지. 지금부터 그대들, 아니 두 사람의 작위를 박탈할까?”


“그게 무슨 헛소리지?”


앞에 앉은 남자가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마치 자신의 앞에 있는 인물이 왕족임을 잊은 듯이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물론 일 년간만. 그대들은 이제 학생들일 뿐이야. 아 좋네! 다른 나라에선 그런 학교라는 게 있더라고.”


“그러니까, 지금 그 ‘학교’라는 걸 따라하겠다는 건가?”


“괜찮지않나? 일 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보단 좋다고 생각하는데. 어떤가, 티에리 군?”


두 사람의 교환을 멍하니 듣고 있던 티에리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저 왕자는 지금, 티에리의 의견을 묻는 게 아니었다.


검과 방패의 가문이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모를리가 없다. ‘방패’가 반대하고 있으니 ‘검’은 자신의 편을 들어주리라는 단순한 생각이다.


‘...티에리 군?’


게다가 이미, 그는 티에리를 귀족으로 취급할 마음이 없다.


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일 년을 지내야하니까.”


“그래? 그럼 결정된 건가?”


티에리는 예상대로 앞쪽에 앉은 남자가 불만섞인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을 피하지 않았다. 티에리 입장에서는 나라의 왕자 편을 들어주는 것이 원수 집안을 돕는 것보다는 백번 나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결정됐군. 식사가 끝나는 대로 그대들은 방으로 안내될 거야. 나머지는 뭐, 지내면서 알아가면 되겠지.”


티에리는 왕자의 말에 이상함을 느꼈다.

혹시 그는 아무 대책없이 이 기회를 활용해보는 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마음속에 생겨나고 있었다.


“자, 그럼 식사들 하게나. 오늘은 식사예절같은 건 생각하지말고 먹어. 그대들은 이제, 귀족이 아니니까 말이야.”


왕자는 슬쩍 미소를 짓고는 반대의견이 나오는 것을 피하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식당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티에리는 조금 불안해졌다.


‘왜 사기당한 기분이 드는 거지.···’


하지만 어차피 자신의 힘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는 결국 생각을 돌려 차례로 앞에 놓이는 음식을 바라보았다.


시종들은 자연스럽게 앞의 남자와 티에리에게 먼저 음식을 날랐고 나머지 인물들을 챙겼다.


나온 음식은 먹기 좋게 잘린 고기를 야채들과 함께 볶은 것으로, 특별히 예절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이외에는 얇게 자른 빵과 버터, 우유정도만 나왔을 뿐이다.


평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처음엔 쭈뼛쭈뼛 포크를 들고 음식을 쑤셨으나 한번 그 맛을 보고는 정신없이 음식을 입으로 나르기 바빴다.


‘잘들 먹는구나...’


그건 대단히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왕자도 예절은 따지지 말라고 했으니, 티에리도 굳이 조심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손이 가는 대로 편하게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 * *





식사가 끝나고 모두 제각각 시종들을 따라 방으로 안내 받았다.


티에리가 식사를 끝내기 전에 이미 앞의 남자를 비롯한 몇 명의 사람들은 사라진 후였다.


“티에리 님의 방은 이쪽입니다.”


그가 시종을 따라간 곳은 3층의 어느 방 앞이었다.


티에리를 데려 온 시종은 그를 안내해준 뒤 그대로 뒤를 돌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 뒷모습은 성에서 일하는 시종이라고 하기에는 침착함이 없었고 허둥지둥거리는 것 같아보이기도 했다.


‘아직 견습인가?’


티에리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일이 어찌됐던, 그는 지금 굉장히 피곤했다. 물론 마차에서 잠을 자긴 했으나 불편한 자세로 잔 것은 쉬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뭐야, 너도 이 방인가?”


그리고 안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눈앞에는 식당에서 봤던 노을빛 머리 남자가 조금 편한 옷차림으로 방 한가운데 있는 테이블앞에 앉아있었다.


티에리는 그를 쳐다보다가 방으로 눈길을 옮겼다.

방의 한쪽 끝에 그다지 크지 않은 침대 하나가 놓여있고, 그 옆으로는 짙은 밤색의 책장과 책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엔 조금 큰 옷장이 있었다.


방 가운데에 4사람이 넉넉히 앉을 수 있을 법한 테이블을 중심으로 반대편에는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똑같은 모습이 펼쳐져 있다.


“뭐, 평민과 함께 쓰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는 이 사태를 이미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티에리는 방에 들어선 모습 그대로 굳어있었다.


‘...설마 지금 나보고 이 녀석이랑 일 년간 같은 방을 쓰라는 거야?’


티에리는 그제야 시종이 허둥지둥 도망간 이유가 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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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 분열 21.07.24 2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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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2. 도망 21.07.22 29 0 12쪽
61 61. 그림자 21.07.21 29 0 12쪽
60 60. 위기 21.07.20 30 0 12쪽
59 59. 의문점 21.07.19 30 0 13쪽
58 58. 그의 악몽 21.07.17 31 0 12쪽
57 57. 라니에르 후작부인 21.07.16 31 0 12쪽
56 56. 청혼 21.07.15 31 0 12쪽
55 55.아버지의 시험(2) 21.07.14 32 0 12쪽
54 54. 아버지의 시험(1) 21.07.13 32 0 12쪽
53 53. 빚 +1 21.07.12 32 1 13쪽
52 52. 아렌스 실베르테 21.07.10 33 0 12쪽
51 51. 쿠키 21.07.09 33 0 12쪽
50 50. 보충수업 21.07.08 33 0 12쪽
49 49. 루인의 하소연 21.07.07 34 0 11쪽
48 48. 단검 21.07.06 34 0 12쪽
47 47. 전설에 대한 이야기 21.07.05 35 0 13쪽
46 46. 두 명의 귀족(3) 21.07.03 3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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