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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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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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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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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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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학교 생활

DUMMY

방에 바로 돌아가서 쉬려던 그의 계획과는 다르게, 티에리는 지금 식당에 앉아있었다.


“역시 성의 음식은 맛있다니까!”


“그러게.”


그리고 조용히 앞에 나온 음식을 들쑤시고 있다.


누군가 불만을 말했던 것인지, 나온 음식들은 점심때보다 꽤나 푸짐했다.


샐러드의 양은 그 전과 다를 바 없는 것에 비해 과일은 꽤 많아졌고, 특히 적당히 손질해서 허브를 발라 구운 커다란 통돼지구이가 식탁의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누가 성의 식탁치고는 부실하다고 한 거 아니야..?’


통구이는 시종들이 얇게 잘라 접시에 놓아주고 있었는데,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던 밀로는 그게 감질맛이 났는지 직접 나이프로 고기를 큼지막하게 잘라 자신의 접시 위에 올렸다.


시종들은 그 행동에 불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걸 얼굴에 드러내지는 않았다.


밀로는 접시 위의 고기를 대충 썰어 입으로 가져가려다가 문득, 자신의 옆에 앉은 티에리가 얇은 고기를 천천히 씹어먹는 것을 곁눈질로 확인했다.


“뭐야, 티에리는 그렇게 먹으니까 픽픽 쓰러지는 거 아냐?”


“밀로...그렇게 편하게 말하는 건 좀...”


“왜? 편하게 말하라는 건 저녀석이잖아.”


“됐어, 로사나. 밀로는 그냥 귀족에게 막말하는 게 좋을 뿐이니까.”


‘...쓰러지지는 않았는데...’


티에리는 고기를 씹으면서 평민 세 명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분명 자신은 조금 더 확실하게 기사들을 약올리기 위해 연약한 척하며 비틀거리기는 했어도, 쓰러진 적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 따지는 것 보다는, 이미 적당한 양을 먹은 그는 이만 방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아, 이거 맛있으니 먹어봐.”


마틴은 중앙에 놓인 샐러드 접시에 있는 커다란 집게로 샐러드를 가득 집어 티에리의 접시 위에 올려주었다.


샐러드는 마치 복수라도 하는 듯이 콩을 가득 담아 각종 야채와 함께 버무려져 있었는데, 뭐든지 잘 먹던 세사람, 로사나, 마틴, 밀로는 이상하게도 그 샐러드는 거의 손도 대지 않았다.


맛있다고 말했던 마틴의 접시에도 샐러드는 놓여있지 않았다.


티에리는 밀로의 접시를 힐끗 보았다.


역시 샐러드를 먹은 흔적이 없다. 그의 접시에 가득 채워진 것은 두툼하고 커다란 고기 뿐인 것 같았다.


‘콩을 싫어하나?’


콩을 설탕을 넣고 졸인 것인지, 씹을 수록 고소하면서 단맛이 났다. 티에리는 그걸 씹으며 이걸 다 먹으면 방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그들은 수업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가려는 티에리를 식당으로 이끌었는데, 먼저 일어나려는 것을 제지하려는 듯 그를 가운데두고 밀로와 마틴이 앉아있었다.


맞은 편에는 로사나, 리젤, 에밀의 순으로 앉아있고, 리젤과 에밀은 거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주로 떠들고 있는 것은 평민 세 명으로, 말하는 중간중간 에밀이나 티에리를 힐끗 쳐다보는 걸 보면, 말을 걸기 어려운 것을 뿐 함께 떠들고 싶어하는 듯했다.


“뭐야, 사실은 막 이름을 부르면 안되는 거냐?”


밀로는 커다란 고기덩어리를 포크로 찔러 한입 베어물어 우걱우걱 씹으며 말했다.


‘...아직 예법 수업은 듣지 않았었지..’


티에리는 먼눈을 하고 있었다.

굳이 예의범절을 따지고 싶지 않기에 잠자코 있었지만, 적어도 음식물은 모두 삼키고 말해달라고 하고 싶은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맞는 거야, 아닌 거야?”


밀로의 눈이 티에리를 향했다가 그의 맞은 편 쪽에 앉은 에밀에게로 갔다.


“식사자리에선 그렇게 떠드는 게 아니에요”


참다못한 리젤이 한마디했지만, 그렇다고 얌전해질 밀로가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리젤이 보란듯이 포크로 고기를 푸욱 찌르더니 한입 뜯으며 말했다.


“흥, 귀족의 예법따위 알게 뭐야.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이제 상관있을 텐데..’


티에리는 밀로와 리젤의 교환을 보며 한숨을 삼켰다.

성에서 받는 수업에 예의범절이 빠질리가 없다. 그건 아무리 평민들이 섞여있는 이 집단이라 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예의범절에 식사예절이 들어 있을 거란 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문제였다.


티에리는 밀로의 앞날을 걱정하다가 문득, 앞의 두 사람을 보았다.


리젤은 다른 평민들과는 다르게 얇은 고기를 작게 잘라 오물오물 씹어먹었는데, 무리하게 귀족의 흉내를 내는 것인지, 긴장을 한 것인지 누가봐도 경직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옆자리에 앉은 로사나는 주위의 눈치를 보며 시종이 올려주는 고기를 반으로 잘라 조심히 먹고있었다.


‘밀로도 저정도면 좋을 텐데...’


딱딱하고 쓸데없는 규율이 많은 귀족의 예법에는 맞지 않는 방법이었지만, 무거운 자리가 아니라면 로사나의 식사법도 나쁘지는 않았다.


티에리의 눈이 다시 밀로를 향했다.

그는 여전히 제멋대로 고기를 큼지막하게 잘라와서는 대충 잘라 우걱우걱 씹고 이었다.


그걸 처참하다고 해야할지 개성적이라고 해야할지, 고민이 될 정도였다.


밀로는 고기를 씹으면서도 여전히 티에리에게 눈을 향하고 있었는데, 티에리는 그 눈을 보고 자신이 아직 그의 물음에 답해주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흠.’


티에리는 밀로와 눈을 마주치며 씹던 고기를 깨끗하게 삼킨 뒤, 옆에 놓인 물을 한모금 마신 후에야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아침에도 말했지만, 편하게 대하도록 해. 나도 너희들에게 편하게 말하고 있잖아.”


“나도 마찬가지다.”


에밀은 기다렸다는 듯, 티에리의 말에 얹혀 대답했다.

그가 그런식으로 말을 얹는 게 한 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티에리는 이제 별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거봐, 괜찮다잖아.”


그렇게 말하는 밀로는 여전히 고기를 우걱우걱 씹어대고 있었다.


티에리는 한탄을 쏟아냈다.


‘전혀 본보기가 되질 못했나...’


밀로는 티에리의 행동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 것이다.

어쩌면 그가 일부러 그런 행동을 보여준 거란걸 눈치채지도 못한 것인지도 모른다.


로사나와 마틴은 밀로를 놀려보았다.

하지만 얼굴에 미소가 번져있는 걸 보면 기쁨을 숨길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그 뒤로도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 것은 아니지만, 티에리는 결국 그들을 떨쳐내지 못하고 식사가 끝날 때까지 남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세 명의 식사가 끝난 후에야 계획대로 곧장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가 식사를 마치기 훨씬 전에 자리에서 일어난 에밀은 아직 방에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티에리는 그대로 침대에 가서 쓰러지듯이 누웠다.


지쳤다기보다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이 귀찮았다. 그는 이대로 내일까지 방에서 뒹굴리라 마음먹었다.


“티에리 도련님, 그런 옷차림으로 침대에 오르시면 안됩니다.”


“으앗?!”


티에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분명 지금, 자신의 보모였던 이리스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한참을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그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여기 있을리가 없지.’


이런곳에 그녀가 있을리가 없었다.


“......”


하지만 잠시 침대를 뒹굴거리던 그는 벌떡 일어나 잠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그건 오랜기간에 걸쳐 이리스가 그에게 잔소리를 한 효과였다.


옷을 갑아입고 침대로 다가가던 그는 문뜩 이리스가 따로 싸주었다던 아이스 볼이 떠올랐다.그는 잘 정리되어 있는 자신의 짐을 하나하나 뒤져보았다.


책상의 구석, 책으로 잘 가려진 곳에 작은 상자 하나가 어렴풋이 보였다.


마치 일부러 책을 쌓아 가려놓은 것 같은 모양새였다. 상자의 크기나 놓은 모양새를 보니, 그게 아이스 볼 상자가 분명했다.


티에리는 책을 치우고는 상자를 들어올렸다.


상자 위에 놓인 종이가 스르르 떨어져 내렸는데, 그 종이에는 ‘도련님 혼자 계실 때 열어보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그건 이리스의 글씨는 아니었다.

게다가 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그녀가 그걸 혼자있을 때 열어보라고 할리가 없다.


‘뭘 중요한 물건인 것 처럼 써놨어....’


그걸 쓴 것은 페르디난도 기사 중 하나가 분명했다.


티에리는 짐을 정리하다가 멈추고 이 카드를 남겼을 기사를 떠올리며 미소지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상자를 풀었다.


상자 안에는 또다른 상자로 감싸여 있었고, 그 상자를 풀고 나서야 은빛 잔에 담긴 아이스 볼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


티에리는 아이스 볼을 보며 감탄을 쏟아냈다.


이리스가 말한대로 아이스 볼은 초콜릿이 듬뿍 담겨 있었다.


이미 과일을 갈아 얼릴 때부터 초콜릿이 들어간 것인지 전체적으로 갈색빛이 감돌았으며, 그 외에도 과일이나 볼 주위에 녹인 초콜릿을 가득 뿌려 장식되어 있었다.


게다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조금도 녹지 않은 둥글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한 것이다.


티에리는 함께 들어있는 은스푼을 들어 아이스 볼을 떠서 한입먹었다.


달콤하면서 시원한 맛이 입안에서 스르르 녹아내렸다. 그 한입으로 오늘의 모든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그때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 텐데.’


티에리는 아이스 볼 생각이 간절하던 수업시간을 떠올리며 다시 한스푼 가득 떠서 입안에 넣었다.


“흐음~”


그리고 그는 깨달았다.


결국 아이스 볼은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있다는 사실을.





* * *





수업은 짜임새있게 진행되는 편은 아니었다.


며칠간 수업을 들어 본 결과,


처음 티에리가 왕자에게 받은 인상 그대로 계획없이 되는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보통은 그레이스의 기본 상식 수업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켄드릭의 단련 수업은 그가 한가할 경우에만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켄드릭의 수업은 처음 이외에는 한번 더 들었을 뿐이었다.


수업시간도 짧게 진행될 때가 있는가하면 몇 시간동안 하는 등, 조금도 정해져 있는 것은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어차피 그 곳에서 일 년을 지내야하기에 그것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건물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었고, 밖으로 나가는 것도 돌이 박혀있는 부분까지일 뿐이라 행동에 제약이 많았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수업을 듣는 게 고작이었다.


그렇게 하루일과에 점점 적응해나가던 어느 날,


“티에리 님,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손님?”


수업을 듣기 위해 교실로 향하던 티에리를 시종 하나가 불러 세웠다.


“손님이 올 수가 있나?”


“정식적으로 요청한다면 올 수 있습니다.”


함부로 들어올 수는 없지만, 요청이 있으면 괜찮다. 그건 그들에게 어느정도 자유를 허가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지금 가야하나?”


“네, 그레이스 님께는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알았어.”


시종을 따라 나서는 티에리는 자신의 손님이 누군지 예상해보았다. 하지만 어차피 생각해봤자 후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오늘이 몇일이지...’


그리고 그는 그가 이 성에 도착한지 며칠이나 지났는지 손으로 헤아려 보기 시작했다.


하나씩 굽히던 그의 손가락이 멈췄을 때, 티에리의 안색은 어두워져 있었다.


페르디난도의 영지에서 수도까지 말을 달려 뛰어온다면 충분히 도착할 만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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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 분열 21.07.24 16 0 13쪽
63 63. 그가 말하는 진실 21.07.23 16 0 12쪽
62 62. 도망 21.07.22 17 0 12쪽
61 61. 그림자 21.07.21 16 0 12쪽
60 60. 위기 21.07.20 17 0 12쪽
59 59. 의문점 21.07.19 18 0 13쪽
58 58. 그의 악몽 21.07.17 19 0 12쪽
57 57. 라니에르 후작부인 21.07.16 20 0 12쪽
56 56. 청혼 21.07.15 21 0 12쪽
55 55.아버지의 시험(2) 21.07.14 21 0 12쪽
54 54. 아버지의 시험(1) 21.07.13 21 0 12쪽
53 53. 빚 +1 21.07.12 22 1 13쪽
52 52. 아렌스 실베르테 21.07.10 22 0 12쪽
51 51. 쿠키 21.07.09 22 0 12쪽
50 50. 보충수업 21.07.08 22 0 12쪽
49 49. 루인의 하소연 21.07.07 23 0 11쪽
48 48. 단검 21.07.06 23 0 12쪽
47 47. 전설에 대한 이야기 21.07.05 24 0 13쪽
46 46. 두 명의 귀족(3) 21.07.03 25 0 12쪽
45 45. 두 명의 귀족(2) 21.07.02 26 0 13쪽
44 44. 두 명의 귀족(1) 21.07.01 26 0 12쪽
43 43. 시험 문제에 대하여 21.06.30 27 0 12쪽
42 42. 그레이스의 시험 21.06.29 26 0 12쪽
41 41. 복귀 21.06.28 27 0 12쪽
40 40. 캘비나의 시험 21.06.26 28 0 12쪽
39 39. 또 다른 시험 21.06.25 29 0 12쪽
38 38. 아버지의 소문 21.06.24 31 0 12쪽
37 37. 켄드릭의 시험(3) 21.06.23 3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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