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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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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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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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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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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손님

DUMMY

‘루인이 영지로 돌아가지 않았을 테니까, 내 소식이 마법구로 바로 집에 전해졌을 거고...’


티에리는 시종을 따라가며 하나씩 퍼즐을 완성해가고 있었다.


페르디난도 후작가에 그의 소식이 전해졌을 때, 분노했을 인물.


소식을 듣자마자 출발할 정도로 행동력이 있으며,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혼자 말을 달릴 수 있는 인물.


티에리의 머리에 순간적으로 딱 거기에 맞는 사람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이쪽입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1층의 응접실이었다.


-똑똑


“모시고 왔습니다.”


시종은 간단히 문을 두드리고는 답을 듣기도 전에 문을 열어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티에리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을 등지고 소파에 앉아있는 그 인물은 얼핏보기에도 티에리가 예상하고 있는 그 사람이 맞는 것 같았다.


티에리는 시종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로 고개를 끄덕여 이만 물러나도 된다는 허가를 내려주었다.


마치 도망치듯이 허겁지겁 돌아가는 시종을 보며, 티에리는 들어가기 싫은 마음을 간신히 붙잡았다.


안에 있는 인물은 꽤 화가 나있는 모양이었다.


티에리는 조용히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그 뒷모습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다른 곳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장식되어 있는 응접실 안을 걸으면서도 그는 다른 것들에 눈길을 둘 여유를 가지지 못했다.


“오라버니.”


그가 그녀의 뒤까지 걸어가 말을 걸려고 했을 때, 마치 보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그녀가 말을 걸어왔다.


“와..왔니?”


덕분에 그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어색하게 미소지을 수밖에 없었다.


티에리는 재빨리 그녀의 반대쪽 소파로 가서 앉았다.


눈앞에는 고풍스런 응접실을 배경으로 긴 검은 머리를 늘어뜨린 소녀가 조용히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귀걸이나 목걸이도 하고 있지 않았고, 보통의 귀족 영애들이 성에 입고 오는 눈에 띄는 색채의 화려한 드레스가 아닌 평소 그녀가 즐겨입는 움직이기 쉬운 타입의 드레스를 걸치고 있었다.


그건 후작가에 크고 화려한 보석이 없어서도 아니고, 그녀가 꾸미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 것도 아닌, 그만큼 급하게 달려왔다는 증거였다.


티에리의 앞에는 이미 시종들이 준비해둔 홍차가 조금 식은 채로 놓여 있었다.


“오라버니.”


다시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부를 때, 티에리는 비로소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조용히 티에리를 바라보는 글레나의 눈빛은 고요하고 차가웠다.


‘...으...’


티에리는 그 눈빛만으로 동생이 화나있음을 알 수 있었다.


“왜?”


하지만 그는 마치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홍차를 한모금 마셨다. 입안에 있는 게 홍차인지 미지근한 물인지 구별이 가지 않았다.


“일년간 이곳에서 지내신다는 게 사실이에요?”


“...그렇게 됐어.”


글레나는 티에리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왜그렇게 됐는지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이었다. 티에리는 이번엔 모르는 척 넘어갈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분명 사실을 말해버리면 그녀가 대단히 화를 낼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음...뭐라고 해야할지...”


화가난 글레나가 그 길로 왕자를 쫓아가 결투 신청을 해버린다해도 이기는 건 동생일 테니, 그 부분에는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결투에서 동생이 이긴다해도 그들이 자신을 보내줄리는 없었다.


정말 만의 하나, 혹시라도 그렇게 된다해도 이곳에 남아있을 다섯 명의...아니 정확히는 세 명의 평민 아이들의 눈에 밟혔다.


아직 많이 친해졌다고 볼 수 없는 아이들이 신경쓰이는 걸 보면, 티에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들과 정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같은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티에리는 변명거리를 생각하다가 떠오른 괜찮은 생각을 입밖에 내보았다.


“그냥 요양한다고 생각해줘.”


“...! 요양!!!”


냉랭한 분위기만 뿜어내던 그녀의 모습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글레나는 사색이 되어 자리에서 벌떡일어났다.


그녀는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며 아연실색하고 있었다.


이제 오빠는 그정도의 여행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글레나는 자신이 이 일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게 아닌지 후회되기 시작했다.


“요양이라니! 역시 어디 안 좋으신 거예요!?”


“어...?”


“그래요! 역시 수도까지의 여정을 버텨낼 수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일년이나 쉬시는 거로군요!”


글레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꽉쥐며 창백한 얼굴로 티에리의 얼굴을 살폈다. 티에리의 안색을 조금도 놓치지 않고 살펴보려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창백한 그녀의 모습에 오히려 죄책감을 느낀 티에리는 서둘러 말을 덧붙였다.


“아니, 안 좋은 건 아닌데. 수도에 온김에 쉴까~하고.”


하지만 그 변명으로 그녀가 납득할 것 같지도 않았고, 티에리는 말을 덧붙일 수록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렇군요. 알겠어요.”


글레나는 티에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있었고, 티에리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채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차!’


하지만 곧, 그녀가 그 변명으로 납득하지 않았다는 걸 떠올렸다.


“잠깐! 잠깐, 글레나. 어디가려고?!”


“몰라서 물으세요? 당연히 폐하를 알현해야죠.”


티에리는 순간 현실에서 벗어나려던 자신의 정신을 꼭 붙들고 글레나의 손을 잡아 다시 소파에 앉혔다. 글레나는 그의 손을 차마 뿌리치지는 못하고, 얌전히 소파로 되돌아왔다.


‘휴우...’


그는 그나마 아직 동생이 이성을 잃은 건 아니라는 것에 안도의 숨이 절로 나왔다.


다른 귀족의 자제들이 ‘폐하를 알현하겠다.’라고 한다면 잘해보라고 격려를 하며 돌려보내겠지만, 그녀는 달랐다.


나라의 검인 페르디난도 후작가의 영애가 폐하를 알현해야겠다고 나선다면 그 즉시 일정이 잡히는 건 쉽게 상상이 가능한 일이었다.


티에리는 일단, 동생을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글레나,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야.”


“아니면 뭔데요?”


“음, 사실 요양이 아니라...”


“요양이 아니라?”


머리를 짜내던 티에리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자신이 왜 동생을 속여가며 변명을 늘어놔야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


그는 동생을 속이려면 거짓말만 해서는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 이건 왕자의 놀이 중 하나야.”


그래서 약간의 진실을 포함시키기로 결심했다.


“네?”


“왕자 말이야. 그가 나와 친해지고 싶은 모양이더라고.”


“......”


티에리는 진지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글레나의 눈을 피하지 않으며 술술 거짓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 편이 그나마 거짓말을 하기 쉬웠다.


“이번 일 년간 그의 놀이에 어울려주기로 약속했어. 봐, 난 사교계에 얼굴을 내밀지 않아서 아는 사람이 없잖아. 이번 기회에 왕자와 친해지면 좋지 않겠어?”


글레나는 티에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의 오빠는 자신이 거짓말을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그의 거짓말의 대부분은 가족들이 알아차리곤 했었다.


이번 거짓말에는 진실이 섞여있기 때문인지, 글레나는 그가 거짓말을 하는지, 진실을 말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했다.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 자체가 이미 진실일 가능성이 높았으나, 진실이라고 믿기에는 무언가 꺼림직한 부분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


글레나의 침묵이 이어질수록 티에리는 식은땀을 흘렸다.


그녀가 믿어주지 않으면, 폐하를 알현하는 문제는 그들 쪽에서 잘 처리해준다고 해도 부모님께 무슨 말이 어떻게 전달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자칫 잘못할 경우, 페르디난도 후작은 정말로 병사를 이끌고 수도로 진격해올지도 모른다.


영지를 떠날 때 농담으로 했던 말대로, 그 가문이 수도를 공격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티에리를 바라보던 글레나의 눈이 깊게 감았다 뜨였다.


“알겠어요. 이번만은 속아드릴게요.”


“...! 고마워. 이번 일이 끝나면 바로 돌아갈게.”


티에리에겐 그녀의 ‘속아준다.’는 말이 유독 크게 다가왔다.


“하지만 정말 불쾌하네요. 오라버니 생일이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런 시기에 붙잡고 있다니.”


“어? 생일?”


글레나는 테이블 위에 작은 상자를 올렸다.


그는 상자를 보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상자가 테이블 위에 오르기 전까지도, 티에리는 그 상자의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할정도로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이 몇일이었지?’


그리고 머릿속으로 날짜를 계산해보았다.


오늘은 두번째 눈의 달 14일.

티에리의 생일까지는 3일이 남았다.


“함께 돌아가서 축하하고 싶었는데...진짜 선물은 다음에 가져올게요.”


“하하...아니 이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무슨 소리예요! 더 오라버니에게 어울리는 선물을 준비하겠어요!”


티에리는 더이상 그녀를 말릴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주 방문하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는데, 그건 총명한 그녀가 자신의 상황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할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오라버니의 얼굴을 봐서 이만 돌아가겠어요.”


티에리와 글레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글레나는 아직도 걱정되는 듯 머뭇거리며 그를 보았지만, 그는 자신의 얼굴에 안도감이 묻어나오지 않게 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리고 방에서의 서늘했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두 사람은 응접실을 나설 때도, 문앞에서 인사를 나눌 때도 사이좋은 남매의 모습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풍겼다.


“바로 돌아가지말고 저택에서 쉬다가 가.”


“어머, 그래야겠어요. 조금 피곤하네요.”


“그래. 부모님께도 잘 얘기해줘.”


글레나가 부모님께 어떻게 얘기할지 모르겠으나, 티에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녀가 납득하지 않았다면 돌아가지 않았을 테니까.


그리고 그녀가 혼자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 그의 부모님은 한시름 놓을 것이다.


티에리는 돌아가는 동생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계단을 올라 방으로 향했다. 어차피 수업을 듣기에는 늦었다. 일단 방으로 돌아가서 상자를 두고 다시 나오는 게 나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어, 티에리!”


계단을 오르자 밀로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손을 붕붕 흔들며 티에리에게로 달려왔다.


“벌써 수업이 끝났어?”


“선생님이 무슨 일이 있으신가봐.”


그리고 우르르 몰려온 그들은 티에리에 손에 들려있는 상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 이거...내 생일선물이야.”


“생일선물?”


“그러고 보니 나도 곧 생일이네.”


“앗 나도!”


“나도!”


세 명의 평민 아이들은 서로 저마다 신기한듯 웃으며 말했고, 그 말을 듣고 있던 에밀이 무심하게 한마디 던졌다.


“...어차피 모두 생일이 같은데, 당연한 거 아닌가?”


“아.”


에밀이 말을 꺼내기 전, 자신도 그렇다고 말하려 했던 리젤은 그대로 입을 꾹 다물었다. 여기 모인 여섯 명은 같은 날 태어났다. 그렇게 때문에 모여있는 것이기도 했다.


모두의 생일이 같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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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위기 21.07.20 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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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 그의 악몽 21.07.17 25 0 12쪽
57 57. 라니에르 후작부인 21.07.16 25 0 12쪽
56 56. 청혼 21.07.15 2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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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 아버지의 시험(1) 21.07.13 26 0 12쪽
53 53. 빚 +1 21.07.12 27 1 13쪽
52 52. 아렌스 실베르테 21.07.10 26 0 12쪽
51 51. 쿠키 21.07.09 27 0 12쪽
50 50. 보충수업 21.07.08 28 0 12쪽
49 49. 루인의 하소연 21.07.07 28 0 11쪽
48 48. 단검 21.07.06 28 0 12쪽
47 47. 전설에 대한 이야기 21.07.05 30 0 13쪽
46 46. 두 명의 귀족(3) 21.07.03 30 0 12쪽
45 45. 두 명의 귀족(2) 21.07.02 32 0 13쪽
44 44. 두 명의 귀족(1) 21.07.01 31 0 12쪽
43 43. 시험 문제에 대하여 21.06.30 32 0 12쪽
42 42. 그레이스의 시험 21.06.29 32 0 12쪽
41 41. 복귀 21.06.28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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