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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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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1.05.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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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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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예의범절

DUMMY

티에리는 캘비나의 말에 따라 다리를 살짝 뒤로 빼면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자리에서 걸어나오는 것부터 인사까지.

완벽하고 우아한 동작이었다. 아마 다른 귀족들이 있었다해도 캘비나는 티에리를 본보기로 삼으라고 했을 것이다.


자리에 앉아있는 아이들은 여전히 눈을 휘둥그레 뜨고 티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야 물론 그는 귀족이니 그런 동작쯤은 식은 죽 먹기겠지만, 그들에게 티에리는 귀족이란 느낌이 없었다. 어색한 면은 있어도 평소에 권위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근처 친구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갑자기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놀라는 건 당연한 일이다.


특히 밀로는 방금 전, 침대에 아무렇게나 누운 상태로 빵부스러기를 주위에 흩날리며 케이크를 먹던 티에리의 모습을 봤으니, 더 경악스러워했다.


“보셨나요? 여기 티에리 군이 보여 준 것처럼, 귀족들을 만날 때는 그에 맞는 인사법을 보여야 합니다.”


‘여전하시구나...’


캘비나의 차갑고도 단호한 말투를 들으며 티에리는 옛 기억을 떠올렸다.


어릴 적, 아니 사실 작년에도 한번 그와 동생을 가르치러 왔던 캘비나는 몇 년을 봐온 두 사람에게도 여전히 차가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화가 날 때는 한층 더 눈발을 휘날릴 것처럼 차가워진다.


그는 그녀의 변함없는 성격에 소름이 돋은 것처럼 팔을 쓱쓱 문질렀다.


‘이걸로 난 좀 편해지려나~’


콧노래가 저절로 나오려는 걸 애써 참으며 그는 자리로 되돌아갔다.


‘마지막까지 조심해야지.’


그는 완벽한 예법을 선보인 자신은 이 수업에서 더 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마지막까지 그녀의 눈에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티에리 군.”


“아, 네! 캘비나 부인. 죄송합니다.”


캘비나의 부름에 티에리는 다시 몸을 돌렸는데, 지난 몇 년간의 교육 성과인지 그의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사죄의 말이 떨어져 내렸다.


티에리는 ‘아차’싶었다.

그녀가 자신을 부르는 억양은 자신이 뭔가를 잘못했을 때 나오는 것이었다.


“푸훗...”


평민 세 명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손으로 가리며 고개를 돌렸다.


방금까지 자신들과 전혀 다른 장소에 있는 것 같았던 티에리가 그들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 느낌이었다.


“웃지마세요. 티에리 군. 누가 들어가라고 했죠?”


“죄송합니다.”


티에리는 다시 한번 사죄를 하며 캘비나의 옆으로 가서 다시 허리를 펴고 섰다. 그는 속으로 혀를 찼다.


실수했다.

오랜만에 들어본 캘비나의 칭찬에 마음이 들떠 실수를 해버린 것이다. 마무리만 잘 했다면 그대로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티에리는 이제와서 늦은 후회를 하며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티에리 군. 다시 시범을 보여주세요.”



그녀의 요청에 따라 티에리는 다시 귀족의 인사법을 펼쳤다. 다시 하는 그것은 처음 한 것보다 한층 더 우아하고 절제되어 보였다. 그가 다시 다리를 모으고 일어서려던 순간,


“잠깐.”


“?!”


캘비나의 한마디에 그는 그대로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


“자, 여기를 보세요. 다리는 너무 뒤로 빼서는 안되고, 고개를 숙이는 각도는...”


캘비나는 옆에 서 있는 티에리의 자세 하나하나를 가리키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인사법을 자주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자세를 차근차근 직접 보여주는 게 도움이 되겠지만, 제대로 중심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버텨야하는 티에리에게는 고문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핵심은 이렇게 허리를 곧게 펴야한다는 겁니다.”


‘어...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되는거야...’


그나마 그가 버틸 수 있는 이유는 검술로 단련된 체력과 잦은 예법 수업으로 인해 생긴 끈기 덕분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진작에 쓰러졌을 것이다.


“이정도만 지키면 창피당할 일은 없을 겁니다. 티에리 군, 이제 됐어요. 수고했습니다.”


허가를 얻고 나서야 티에리는 허리를 올릴 수 있었다.


무리한 자세를 유지하느라 허리가 삐끗한 것같은 느낌이 들었으나, 일어나면서 비틀거리는 실수는 하지 않았다.


‘으...허리야...’


“그리고 여성의 인사법을 알려 드릴게요.”


캘비나는 스커트끝을 살짝 잡고는 허리를 굽혔다. 기본적인 동작은 이전, 리젤이 한 것과 비슷했지만 세세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났다.


하지만 리젤은 아직 그 차이를 눈치채지 못한 듯, 캘비나의 자세를 평가하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티에리는 그런 리젤의 표정을 보며 ‘아직 멀었구나~’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자, 여러분. 이제 나와서 연습해볼까요?”


“에?”


“무슨 일인가요, 티에리 군.”


“아...아닙니다.”


티에리는 자기 혼자만 오랜시간 힘들게 자세를 유지한 게 조금, 아주 조금 억울했다.


중앙으로 나온 아이들은 각자 자기가 본 모습을 떠올리며 연습했고, 캘비나는 그들 사이를 거닐며 자세를 교정해주었다.


다들 어설프게 동작을 따라하고 있는 가운데, 에밀은 단 한번 캘비나에게 동작을 보인 것으로 더이상 연습을 하지 않아도 됐다.


물론 그건 티에리도 마찬가지.


한동안 연습은 계속 됐고, 아이들이 슬슬 지쳤다고 판단됐을 때 캘비나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예법은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평소에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마세요.”


오늘의 수업은 그렇게 끝났다.



* * *




그리고 다음 날,


“오늘도 어제에 이어서 연습을 진행하겠습니다.”


티에리는 아침부터 이어진 예법 수업에 두통이 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여전히 엄격했고, 그에게는 조금 무서운 사람이었다.


그런사람을 이틀 연속, 게다가 아침부터 봐야한다는 점이 그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다행인 점은 그녀가 다른 아이들의 자세를 봐주느라 티에리를 신경쓸 틈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수업이 진행되고 있을 때, 캘비나는 아이들의 눈에서 지루함을 읽었다.


특히 로사나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이 머뭇거리고 있는 걸 놓치지 않았다.


“로사나 양,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세요.”


캘비나는 상냥한 얼굴로 로사나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걸 본 티에리는 경악했다.


‘캘비나 부인, 저런 목소리도 낼 수 있었어?!’


굳어있는 티에리와는 관계없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진행되었다.


“아...그게...”


“말해보세요.”


로사나는 우물쭈물 거리며 주위의 눈치를 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댄스를 배워보고 싶어서...”


“호오...댄스 말인가요?”


로사나의 말을 들은 캘비나는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말은 예법을 이제 막 배우는 아이들이 흔히 하는 말과 같았다. 이런 지루한 인사보다는 화려한 옷을 입고 성의 파티에서 춤을 추는 자신을 상상하는 것이다.


“아..! 아직 안된다면 괜찮습니다!”


그런 캘비나의 표정이 조금 굳어보였기 때문에, 로사나는 서둘러 처음으로 밝힌 자신의 욕망을 숨기기 바빴다.


“아니요, 로사나 양.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캘비나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런 아이들에게 한번, 하루 정도는 댄스 연습을 시켜주면 그런 것보다 지금 배우는 인사가 얼마나 쉽고 중요한지 깨달을 것이다.


고개를 돌린 그녀의 시선 끝에는 티에리가 있었다.


‘켁..’


티에리는 불길함을 느끼며 그녀의 시선을 외면했다. 하지만,


“티에리 군. 에밀 군. 이쪽으로 오세요.”


이미 눈이 마주친 이상, 벗어날 수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티에리는 캘비나의 부름으로 그녀의 옆으로 가서 섰다. 하지만 왜 에밀까지 부르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그녀의 바로 다음 말로 그 의문은 해소되었다.


“자, 이 두 사람이 댄스의 시범을 보여줄 겁니다.”


“네?!”


“...무슨 뜻입니까.”


“티에리 군. 여성 파트는 기억하고 있겠죠?”


캘비나는 당황하고 있는 두 사람의 말과 표정을 전혀 보지 못한 것처럼 자신의 계획을 진행시켜갔다.


당황하며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 티에리를 보며 에밀은 인상을 찌푸렸다.


“여성 파트라면 캘비나 부인이 하셔도 되지않습니까?”


그리고 캘비나를 향해 당연한 의문을 제시했다.


“저는 다른 아이들을 가르쳐야죠. 자, 두 사람은 마주보고 서세요.”


캘비나는 조금의 표정변화도 없이 그렇게 말하며 두 사람을 재촉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고 말이 없었다.


“자! 다른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어쩔 수 없이 마주보고 선 두 사람, 티에리와 에밀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방을 같이 쓰는 것도 간신히 참고 있는데, 함께 댄스를 라니.


차라리 검을 손에 쥐어달라고 말하고 싶은 게 두 사람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캘비나가 하필이면 그런 두 사람에게 댄스 시범을 보이게 한 이유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두 가문을 조금이라도 화해시켜보려는 마음때문이었다.


그녀는 옛날부터 사이가 안좋기로 유명한 두 가문의 아이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인 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 전혀 효과가 없다는 건, 아니 오히려 역효과가 날지도 모른다는 건 마주 보고 서 있는 두 사람만이 알고 있었다.


“자, 시작하세요.”


캘비나의 말에 에밀이 티에리의 손과 허리를 잡으니, 그는 불쾌한 느낌에 입안이 쓰게 느껴졌다.


‘젠장.’


티에리는 전생의 기억 때문에 여성파트를 완벽하게 소화한다는 걸 캘비나에게 들킨 것이 이렇게 돌아왔다며 속으로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사실, 댄스 수업에 동성끼리 춤을 추는 경우는 흔했다.


사교계 첫 데뷔에 좋아하는 사람과 멋지게 춤추고 싶어하던 사람들이 보통 쓰는 방식이었다.


-짝, 짝짝


캘비나의 박수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두 사람을 보며 로사나와 리젤은 화려한 사교계의 단면이 눈앞에 펼쳐진 듯이 반짝 눈을 빛냈다.


그들의 뒤로 커다란 샹들리에가 달린 천장에 아름다운 조각이 새겨져 있는 기둥이 줄줄이 서 있는 화려한 홀이 비춰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홀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선율.


로사나와 리젤은 꿈같은 세계로 빠져들고 있었다.


“켁.”


“귀족들도 힘들겠네.”


하지만 마틴과 밀로는 잠깐의 휴식에 만족하며, 댄스에는 관심없는 듯 두 사람의 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로사나, 리젤과는 반대로 그들의 눈에는 마주보고 춤을 추는 두 명의 분위기가 꽤 살벌해보였다.


두 사람의 옆에 검을 떨어트리면 그들은 바로 춤을 멈추고 검을 집어들 기세였다.


“...차라리 모의 사합쪽이 낫다고 생각할지도.”


“크큭...그렇겠지.”



‘으...’


춤이 진행될수록 티에리의 안색이 점점 푸르게 변해갔다.


하필 이 사람들 중에서 전생에 자신을 배신한 사람과 꼭 닮은 남자와 댄스라니. 그것뿐이라면 어떻게 버텨보겠는데, 그것보다 더 문제는 이 녀석이 그 남자의 자식이라는 점이었다.


티에리는 상대방에게서 눈을 뗐다.


쥔 손에도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어지러워지는 것 같았고, 음식을 잘못먹은 것처럼 속이 한바탕 뒤집어져서 아침에 먹은 것들이 그대로 역류할 것만 같았다.


‘...우욱...’


티에리는 그 거북한 느낌을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감자마자 세상과 단절되는 듯이 의식이 중단되어 버리고 말았다.


“티에리 군?!”


“티에리!!”


그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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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5. D-10 21.07.26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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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63. 그가 말하는 진실 21.07.23 26 0 12쪽
62 62. 도망 21.07.22 27 0 12쪽
61 61. 그림자 21.07.21 27 0 12쪽
60 60. 위기 21.07.20 28 0 12쪽
59 59. 의문점 21.07.19 28 0 13쪽
58 58. 그의 악몽 21.07.17 28 0 12쪽
57 57. 라니에르 후작부인 21.07.16 28 0 12쪽
56 56. 청혼 21.07.15 29 0 12쪽
55 55.아버지의 시험(2) 21.07.14 29 0 12쪽
54 54. 아버지의 시험(1) 21.07.13 29 0 12쪽
53 53. 빚 +1 21.07.12 30 1 13쪽
52 52. 아렌스 실베르테 21.07.10 30 0 12쪽
51 51. 쿠키 21.07.09 31 0 12쪽
50 50. 보충수업 21.07.08 31 0 12쪽
49 49. 루인의 하소연 21.07.07 32 0 11쪽
48 48. 단검 21.07.06 32 0 12쪽
47 47. 전설에 대한 이야기 21.07.05 33 0 13쪽
46 46. 두 명의 귀족(3) 21.07.03 33 0 12쪽
45 45. 두 명의 귀족(2) 21.07.02 34 0 13쪽
44 44. 두 명의 귀족(1) 21.07.01 3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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