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연재 주기
엔키유
작품등록일 :
2021.05.12 19:51
최근연재일 :
2021.08.04 21:00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4,572
추천수 :
79
글자수 :
395,414

작성
21.06.04 16:30
조회
58
추천
1
글자
12쪽

21. 예고

DUMMY

“흐아암...”


교실에 앉아있는 티에리는 입을 가리며 크게 하품을 했다.


주위에 앉아있는 아이들 역시 모두 비슷한 모습이었다. 특히 밀로와 리젤은 눈이 거의 감겨있는 것 같았다.


이번 수업은 캘비나의 수업. 다행히 아직 선생님이 도착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행동이다.


그들이 방에 도착한 것은 결국 2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케이크를 다 먹어가던 순간에 들린 발소리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더 늦게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멀리서 누군가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을 때, 커다란 케이크도 어느새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그들은 한가하게 앉아있었다.


누군가가 “그러고 보니 우리들, 밤 11시 이후로 외출금지 아니었어?”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어쨌든 규칙은 규칙이라, 그들은 주방에서 빠져나와 점점 다가오는 시종의 눈을 피해 숨었다. 그리고 그가 그들을 지나 주방으로 들어간 사이 몰래 빠져나와 방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시종의 눈을 피해 잘 도망쳤다고 생각했지만, 어차피 시종은 그들을 방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일부러 소리내어 걸어온 것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좋은 일이었다.



방에 돌아갔다고 바로 잠들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결국 그들이 잠든 건 방에 도착하고도 한참이 지나서였다. 그들이 모두 수면부족이 되는 건 당연했다.


‘그나저나 그 주방...’


급하게 도망치느라 주방은 조금도 치우지 못했다.

밀가루가 여기저기 흩어진 것은 물론이고, 생크림도 바닥에 떨어트린 기억이 있었다. 어쩌면 도망칠 때 발에 묻은 것들이 복도를 더럽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종들은 그누구도 그것에 불평하거나 경고를 주는 이 하나 없었다.


아니 오히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여전히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조용히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결국 그 케이크...다 먹었지...’


그 커다란 케이크는 시종이 오기전에 무사히 다 먹을 수 있었는데, 대부분은 밀로의 입속으로 사라졌다. 그는 처음 맛 본 케이크에 눈을 빛내며 포크를 멈추지 못했고, 자신의 몫 뿐 아니라 티에리나 에밀의 몫까지 먹어치운 것이다.


두 사람은 언제든 먹고 싶을 때 케이크를 먹어왔기 때문에 불만은 없었다.


단지 그 많은 양을 한번에 먹는 밀로를 보며 놀랐을 뿐.



그때, 교실로 들어서는 캘비나의 모습을 보고, 티에리는 흐트러졌던 모습을 바로 세웠다. 캘비나는 교실에 들어서서 학생들이 모두 모여있는지 눈으로 훑더니 말을 뽑았다.


“자, 여러분. 오늘 수업은 다른 곳에서 진행하겠어요.”


“네?”


그리고 바로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교실에 앉아있던 아이들은 모두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다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쨌든, 지금은 그녀를 따라가야했다.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캘비나가 걸어간 곳은 1층.


그녀가 걸음을 향하는 방향을 보고 모두의 마음에 불길함이 번져갔다.


“자..잠깐. 어제, 걸렸었어?”


“그럴리가. 아무도 못봤는데?”


“아니 하지만...그대로 두고 온 것들을 보면...”


뒤에 서 있던 세 명의 아이들이 수근거리는 소리는 티에리에게도 들려왔다.


티에리도 어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었다. 확실히 주방은 어지럽혀져 있었지만, 늦은 시간까지 그들이 밖에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주방을 어지럽히고 치우지 않은 것에 혼난다는 개념은...일단 두 사람, 티에리와 에밀에게는 없었다.


두 사람이 그런 일로 혼난 경험이 있을리가 없다.


그렇다면 걱정할 건 없다.

티에리는 가볍게 마음 먹으며, 캘비나의 뒤를 쫓았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모두의 예상 그대로, 식당이었다. 그리고 그대로 주방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 점이었다.


“모두, 자리에 앉으세요.”


어리둥절하게 서 있던 아이들은 캘비나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히 의자에 앉았다.


모두가 자리에 앉은 걸 확인한 캘비나는 식탁의 끝에 서서 그들에게 선언하듯 말을 꺼냈다.


“오늘 배울 것은 식사 예절입니다.”


“네?!”


“어...인사 예절은요..?”


아직 인사법을 배운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들 중 티에리와 에밀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완벽히 자세를 잡지 못했고, 특히 평민 세 사람은 완벽을 따지기 이전에 어설픈 자세도 흉내내지 못한 상태였다.


“그것보다 이쪽이 급하다고 생각했어요.”


캘비나는 어제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모두가 서서 케이크를 함께 먹는 모습까지는 괜찮았다. 아이들이니 그럴 수 있다. 아니, 가끔 성인들도 기분에 따라 그렇게 먹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포크를 쥐는 손, 먹는 방법.


다같이 예절에 어긋나게 먹고 있는데도 티에리와 에밀은 다른 아이들과 확연하게 달랐다. 그럼에도 두 사람에게는 특유의 기품이 느껴졌다.


문제는 밀로였다.


‘습관은 빨리 고치는 게 좋지.’


“그럼 일단 기본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딸랑딸랑


캘비나가 식탁 끝에 놓여있는 종을 가볍게 흔들자, 시종이 나와 스푼을 하나씩 놓았고, 뒤이어 접시가 그들의 앞에 하나씩 놓여졌다.


그건 건더기도 없는 가벼운 수프였다.


“오늘은 이걸 어떻게 먹는지부터 배우도록 하죠. 자, 티에리 군.”


그리고 역시,

오늘도 그들에게 시범을 보여야하는 티에리는 평소보다 신중히 스푼을 들어 수프를 한입삼켰다.


“......”


캘비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그는 다시 부드럽게 수프를 떠서 입가로 옮겼다.


“잠깐.”


역시 이번에도 그녀는 중간에 티에리의 움직임을 멈췄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가 수프를 먹기 위해 입을 벌리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예상은 했던 일이라, 그는 자연스럽게 스푼에 힘을 줄 수 있었다. 이정도면 꽤 오랫동안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캘비나는 티에리의 가까이 다가가 그의 자세를 손으로 가리켰다.


“자, 여길 보세요. 스푼을 잡는 자세. 손가락의 위치, 이쪽 손가락으로 전체적인 스푼의 무게를 버티는 겁니다. 고개는 너무 아래를 향해서는 안되고, 허리는 곧게 펴야 합니다.”


자세를 설명하면서 다른 아이들, 특히 밀로를 눈여겨 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밥먹을 때 정도는 편히 먹고싶다...’는 마음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표정에 물러날 캘비나는 아니었다.


“티에리 군. 천천히 움직이면서 모두에게 나머지 자세를 보여주세요.”


티에리는 모두의 눈이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이 곤혹스러우면서도 최대한 천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수프를 입에 넣었다.


수프는 따뜻했지만, 무슨 맛인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모두 잘 보셨습니까? 오늘은 수프를 완벽하게 먹는 것으로 수업을 진행할 겁니다. 그리고,”


밀로는 여전히 흥미없는 눈으로 수프를 바라보고 있었다.


‘수프를 이렇게 먹든, 저렇게 먹든...어쨌든 잘 먹기만 하면 되지.’


그에게 식사 예절이라는 건 귀찮기만 할 뿐이다.


스푼을 들어 수프를 휘휘 젓던 그에게 쳥천벽력 같은 소식이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후에 시험을 볼 예정입니다.”


“시...시험이요?”


“시험에서 안좋은 성적을 거둔 사람은...그렇네요. 수업시간 외로, 특별히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해낼 수 있게 다시 가르침을 받는 영광을 드리죠.”


싱긋 웃는 캘비나의 주위로 눈발이 날리는 것 같았다.


‘...오늘은 눈이 오려나...’


눈의 달.


어쩌면 밖에 눈이 펑펑 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티에리는 잠시 현실도피를 해보고 있었다.


캘비나는 여전했다.


어릴적, 티에리를 가르칠 때도 완벽한 자세를 익히게 하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그와 동생을 붙잡고 있던 일은 아직도 그의 머리에 강하게 박혀있다.


캘비나는 미소를 머금었다.


‘오늘은 봐주겠지만...’


오늘은 생일이니 잔소리는 최대한 자제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시간부터는 하나한 지적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시험때야말로 철저하게 다시 가르치겠다고 그녀는 굳게 마음먹었다.






* * *






“다음달엔, 시험을 보겠습니다.”


“...네?!”


이미 아침에도 들은 낯익은 그 단어에 교실은 술렁였다.


지금은 그레이스의 수업시간.


수업을 끝마치려던 그는 갑자기 떠올랐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그 말을 입에 담았다.


“시험이요?!”


“네, 좋은 성적은 받는 사람에겐 좋은 일이 생기겠지만...안 좋은 성적을 받으면...”


그레이스는 미소지었다.

그리고 그 미소에 따라 심장 위에 빛나는 별이 반짝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그건 그때가서 말해드리겠습니다.”


순간 교실이 얼어붙은듯 조용해졌다.


그는 마법사다.

성적이 안좋을 때 겪게 될 일이 얼마나 두려운 것일지, 그들의 머릿속엔 제각각 다양한 것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럼 수업은 여기서...”


“잠깐, 왜 갑자기 시험을 치는 겁니까?”


책을 정리하는 그레이스에게 티에리는 지금 품은 의문을 말해보았다.


캘비나도 그렇고 그레이스도 갑자기 동시에 시험을 말해 온 것이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기가막힌 우연이다.


그레이스는 안경을 한번 고쳐잡고는 비밀이야기라도 하는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게...왕자님이 그러셨습니다.

학교에서는 시험을 주기적으로 봐야한다던가?...성적이 정말 안좋은 사람은 퇴학도 당하는 모양입니다만, 여러분들은 퇴학시킬 수 없으니까요, 하하.”


티에리는 머리를 짚었다.

이 모든 게 다 왕자의 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결국 이 또한 왕자의 유흥거리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귀찮다...’


그게 티에리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는 그레이스의 수업은 시험이 무의미할정도로 모든 게 완벽했다.


이번에도 문제는 밀로다.


그는 지금 자신에게 다가온 시련을 눈앞에 두고 푸른 얼굴로 넋이 나가있었다.


캘비나의 시험도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레이스의 시험은 더 문제였다. 그의 머리에 좋지 않은 성적의 벌로 쥐로 변하는 자신의 모습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그러게 평소에 열심히 했어야지...’


티에리는 평소 수업을 한귀로 흘려듣던 밀로를 떠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덥썩-


하지만 그는 몇 걸음 가지 못하고 뒤에서 팔을 잡혔다.


“뭐..뭐야?!”


“티에리~!!”


그건 밀로였다.


그의 얼굴은 이제 푸르다못해 붉게 물들어 울기 직전이었다. 머릿속의 쥐가 성을 떠돌다가 고양이에게 잡아먹히고 만것이다.


“나 좀 살려줘!!”


밀로가 티에리에게 매달리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 아이들 중 가장 뛰어난 건 두 사람.


하나는 티에리였고, 또 하나는 에밀이다.


두 사람 중 그나마 조금 친하면서 매달리는 사람을 내버려두지 못할 성격은 역시 티에리였던 것이다.


“..야, 잠깐...”


“이대로면 난 두 수업 모두 최악의 성적을 받게 된다고!”


“알긴 아네...”


티에리는 난감했다.


그레이스의 발언으로 겁에 질려있는 밀로를 뿌리치는 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귀찮은 것도 사실이다. 그가 무의식 중으로 고개를 돌려 한사람을 찾았을 때, 그 자리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이럴 땐 또 빠르지.’


티에리가 밀로를 떠밀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실력을 가진 사람. 에밀은 이미 자리에 없었다.


그가 밀로에게 팔은 잡힌 그 순간, 자리에서 사라진 것이다.


에밀도 은근히 눈치가 빠르다.


티에리의 다음은 자신일 거라는 걸 눈치챘다.


“하아...”


티에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신이 이 불쌍한 친구를 내버려두지 못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추천글 감사합니다! +1 21.07.26 14 0 -
73 73. 지도의 필요성 NEW 1시간 전 2 0 13쪽
72 72. 우회 21.08.03 12 0 12쪽
71 71. 여행 준비 21.08.02 18 0 13쪽
70 70. 합류 21.07.31 23 0 12쪽
69 69. 출구 찾기 21.07.30 26 0 13쪽
68 68. 탈출 21.07.29 26 0 12쪽
67 67. 가출한 귀족? 21.07.28 26 0 13쪽
66 66. 돈 벌기 21.07.27 27 0 12쪽
65 65. D-10 21.07.26 27 0 12쪽
64 64. 분열 21.07.24 27 0 13쪽
63 63. 그가 말하는 진실 21.07.23 28 0 12쪽
62 62. 도망 21.07.22 28 0 12쪽
61 61. 그림자 21.07.21 28 0 12쪽
60 60. 위기 21.07.20 29 0 12쪽
59 59. 의문점 21.07.19 29 0 13쪽
58 58. 그의 악몽 21.07.17 30 0 12쪽
57 57. 라니에르 후작부인 21.07.16 30 0 12쪽
56 56. 청혼 21.07.15 30 0 12쪽
55 55.아버지의 시험(2) 21.07.14 31 0 12쪽
54 54. 아버지의 시험(1) 21.07.13 31 0 12쪽
53 53. 빚 +1 21.07.12 31 1 13쪽
52 52. 아렌스 실베르테 21.07.10 32 0 12쪽
51 51. 쿠키 21.07.09 32 0 12쪽
50 50. 보충수업 21.07.08 32 0 12쪽
49 49. 루인의 하소연 21.07.07 33 0 11쪽
48 48. 단검 21.07.06 33 0 12쪽
47 47. 전설에 대한 이야기 21.07.05 34 0 13쪽
46 46. 두 명의 귀족(3) 21.07.03 34 0 12쪽
45 45. 두 명의 귀족(2) 21.07.02 35 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엔키유'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