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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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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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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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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연습

DUMMY

그 뒤로는 시험공부의 연속이었다.


각 과목의 선생님들은 시험공부를 하라며 수업을 일찍 끝내주기 일쑤였고, 심한 날은 하루종일 수업이 없을 때도 있었다.


어쩌면 그들은 이번 기회에 귀찮은 건 내팽개치고 푹 쉬려는 게 아닌가. 그런 의심이 들정도였다.


공부가 필요없는 이들은 수업이 없는 날들이 오히려 힘들었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고, 갈 수 있는 곳도 없는 상황에 수업마저 없으니 지루해진 것이다.


티에리는 밀로에게 자주 끌려다니긴 했지만, 그도 양심이 있었기 때문에 항상 함께 공부하는 건 아니었다.


남은 시간, 그는 그냥 방에서 잠이나 자거나 다른 아이들이 없는 시간에 맞춰 도서관에 가보거나 하고 있었다.


할 일이 없다. 지루했다.


영지에 있을 때라면 이렇게 할 일이 없을 때, 기사들을 데리고 몰래 말을 타기도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곁엔 그 기사들이 없었다. 있다해도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지루한 건 마찬가지였을지 모른다.


이럴거면 시험을 볼 필요가 있을까.


모두 그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이건 왕자의 명령이다.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좋은 점은 있었다.

공부하기 귀찮아하며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했던 밀로가 지금은 ‘초콜릿’이라는 단어 하나만큼은 쓸 수도 읽을 수도 있게 된 것이다.


티에리는 일단 그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

.

.



그리고 지금,


티에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들이 갈 수 있는 범위 내의 뒷마당에 나와있다. 지루함을 이기지 못한 것이기도 했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그는 시종들이 구석에 잘 모아둔 나뭇가지 중 꽤 굵은 것을 골라 휘둘렀다.


휘이익-


나뭇가지는 바람을 가르며 상쾌한 소리를 내질렀다.


하지만 그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인지 나뭇가지를 몇 번 털더니, 다시 자세를 잡고 진지한 표정으로 나뭇가지를 다시 휘둘러댔다.


그의 움직임에 맞춰 나뭇가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멀리서 본다면 단순한 나뭇가지를 휘두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뭇가지를 휘두르는 티에리의 표정은 대단히 굳어있었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다른 시험은 자신있어도 켄드릭의 시험만은 그도 조금 긴장하고 있었다.


물론 티에리는 영지에서 기사들과 자주 검을 맞대곤했다. 그들도 일부러 져준다거나 힘을 빼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에게 티에리는 지켜야할 주인이었고, 무의식 중에 조심했을지도 모른다는 게 티에리의 생각이었다.


그는 어렴풋이 그걸 느끼고 있었다.


이번 대결은 정식적인 기사와의 대결이었다. 자존심때문이라도 조금의 양보나 봐주는 일따윈 없을 것이다. 분명 그건 티에리도 원하는 바이고, 정상적인 대결의 모습이다.


하지만 긴장되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것이다.


게다가 그는 티에리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으니, 서로 최선을 다하고 깔끔하게 승패를 인정한다는 이상적인 모습으로 끝나지는 않을지 모른다.


휙-


티에리는 잡생각을 없애려는 듯, 다시 한번 나뭇가지를 빠르게 휘둘렀다.


“역시 검과는 느낌이 다른데.”


나뭇가지와 검은 형태자체가 다르고 무게도 맞지 않으니 제대로 연습이 되지 않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


지금 그는 몸을 움직이고 싶었다.


영지를 나서기 이전, 글레나가 보여줬던 검술을 에밀과의 시합에서 제대로 완벽하게 재현해낼 수 없었다. 그 모습이 머리에서 사라지기 전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한다.


“......”


하지만 그걸 표현해내기에는 이 나뭇가지는 너무 약하고 가벼웠다.


물론 시종에게 말하면 켄드릭에게 가서 검을 빌려오는 건 쉬운 일일 것이다. 그라면 티에리가 따로 연습한다는 것에 기뻐하며 좋은 검을 내어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다른 기사들은 달랐다.


왜인지 티에리에게 좋은 감정이 없는 그들은 티에리가 따로 연습한다는 것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물론 그게 웃음거리가 될 일은 아니지만, 그 뒤로 무슨 말이 덧붙여질지 충분히 상상이 됐다.


나라의 검이 고작 기사 한 명을 상대로 긴장하고 있다며 조롱해대겠지.


티에리는 그걸 경계하고 있었다.


기왕 하는 거.


이렇게 된 거, 최대한 가문의 이름에 누를 끼치는 일없이 당당하고 멋있게 끝내고 싶었다. 나라의 검이라는 이름을 받은 이래로 최약이라 불리는 그가 기사 하나 이기는 것쯤은 문제도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했다.


그렇다면 그는 긴장해서도 안되고, 긴장이 알려져서도 안된다.


“...다른 방법이 없는 건 아닌데...”


티에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또 다른 방법이라면, 그가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했던 에밀의 검이다.


그 검은 아직도 방의 한 구석에 놓여있었다. 처음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 정체를 알게 된 순간부터 제대로 검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나무막대기처럼 보일 때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계속 같은 방을 쓰던 그가 지금까지 검이라는 걸 알지 못하기도 했고, 가끼이에서 보지 않으면 정체를 들키지 않는 특이한 마법이 걸려있는 그 검이라면 몰래 갖고 나와 연습하기엔 제격이었다.


계속 방 구석에 세워져 있는 걸 보면 잠깐 빌렸다가 다시 되돌려 놓아도 검의 주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도 실행하기는 어려웠다.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도 원수의 검을 빌리는 것은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케이크를 자를 때 손을 대긴했으나, 그저 손만 얹고 있었을 뿐. 그저 그것 뿐이다.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다신 손댈 일이 없을 거라며, 티에리는 머리를 털었다.


“후...”


어쩔 수 없이 그는 이 나뭇가지에 만족해야했다. 역시, 움지이지 않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는 다시 한번 나뭇가지를 휘둘렀다. 머릿속에 떠올린 것은 집을 떠나기 전에 했던 결투에서 글레나가 보인 움직임이다. 만족스러운 움직임이 나올 때까지 몇 번이나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휘익-


“오, 꽤 멋진 움직임이군.”


“?!”


아무도 없어야할 공간에 울려 퍼진 것은, 거친 말투와는 반대로 아름다운 미성이었다.


티에리는 뒤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모습을 보인 것 역시 아름다운 드레스를 몸에 감싸고 있는 소녀였다. 티에리는 자신이 잘못들었던 거였나,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곳은 출입금지구역입니다.”


검정에 가까울 정도로 어두운 푸른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땋아올려 진주가 박힌 장식으로 고정한 모습은 흡사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것과 같아보였다.


굵을 진주알을 아낌없이 사용한 머리장식은 언뜻보기에도 그녀가 부유한 귀족의 영애임을 나타내는 듯했다.


‘설마...왕녀는 아니겠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소녀는 귀에도 다름다운 은장식으로 감싸 늘어진 루비귀걸이가 장식되어 있었고, 목에 걸려있는 것은 굵은 다이아몬드가 몇 개나 박혀있는 목걸이였다.


티에리도 전생에 수많은 보석을 걸쳐 보았기에 그 다이아몬드가 일반적인 물건이 아님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냥 다이아몬드도 아닌, 녹색을 머금은 이 다이아몬드는 자연이 품어져 있다는 소문과 함께 소유자의 행복과 행운을 부른다며 어마어마한 고가를 자랑한다.


부유한 귀족들도 구입을 망설일 정도였다.


그런 물건을 몸에 걸치고 아무렇지않게 성 안을 돌아다닐 수 있을 만한 인물은 왕족 이외엔 떠오르지 않았다.


‘..응?’


하지만 그는 소녀의 눈을 보고 생각을 고쳤다.

소녀의 눈은 그녀가 걸고 있는 귀걸이의 루비처럼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몇 번을 다시 봐도 마찬가지다.


그녀가 왕족이라면 루비여서는 안된다.

그보다 더 색이 옅은, 핑크빛 눈동자가 보여야만 한다.


“아...어쩐지 시종 하나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더니...”


투덜거리는 목소리는 역시 아름다웠다.


티에리는 방금 얼핏 들었던 것과 지금의 소리가 역시 같은 목소리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는 말투였다.


투덜거리던 그녀는 티에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럼 당신은 죄인입니까?”


갑작스럽고 직설적인 질문에 티에리는 눈만 깜빡거렸다. 게다가 갑자기 예의를 차린 말투.


왕녀는 아니다.

하지만 왕가의 피가 흐르지 않는 인물은 아닐 것이다. 그 친척이라면, 핑크빛 눈동자가 아닐 수 있다.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아무리 친척이라해도 왕자가 하는 일을 모를 수 있을까. 티에리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니, 나는...”


“아아, 그래. 죄인인가?”


티에리와 소녀의 목소리가 겹쳤다.


하지만 소녀는 티에리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 것 같았고, 티에리는 갑자기 변해버린 그녀의 분위기에 당황했다.


소녀의 말투는 꽤나 거칠었다.

그건 역시 티에리가 처음 잘못들었다고 생각했던 그 말투 그대로였다.


“죄인이 아닙니다.”


티에리는 한글자 한글자 힘을 주어 말했으나, 소녀는 역시 듣지 못한 것인지, 못들은 척하는 것인지 그대로 나뭇가지가 쌓여있는 곳까지 척척 걸어가더니 신중하게 굵은 가지 하나를 집어 들었다.


“...죄인이 아니라는 거 못들었습니까?”


화려한 드레스에 무기를 든 소녀의 모습은 그에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동생, 글레나도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곧 잘 그런식으로 검을 휘두르긴 했다. 하지만,


‘전생의 나는 한번도 그런적이 없는데...’


전생, 소피에는 한번도 드레스를 입고 검은 커녕 저렇게 나뭇가지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건 그녀 주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귀족 영애라면 아마 하지 않을 일일 것이다.


소녀는 티에리의 근처까지 걸어와 나뭇가지 끝을 그에게 겨누었다. 그리고 씨익 미소지었다.


“......”


방금 전까지의 기품있는 표정이 아니다.


그 표정도 낯이 익다.

그의 기사단이 그와 대결을 하기 전에 짓던 미소와 닮아있었다.


티에리는 갑자기 자신의 기사들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지금 눈앞의 소녀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간단히 눈치채버린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갇혀있는 게 죄인이 아니면 뭐야. 마침 잘됐네. 심심했거든.”


그녀는 도발하려는 듯, 그가 들고 있는 나뭇가지를 툭툭쳤다. 티에리는 한숨이 나왔다.


갑자기 튀어나와서 마음대로 사람을 판단하고 도발하는 이 소녀는 누구인가.


겉모습이나 태도를 봐도 왕족, 못해도 공작가의 영애일 것이다.


다치게 할 수도 없지만, 무시할 수도 없다.


전생에도 주위 귀족 아가씨들이 시비를 거는 것은 종종있는 일이었다. 사교계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티에리는 가문에 힘도 있고, 사교계에 그다지 얼굴을 비치지 않았기에 지금껏 그런 시비를 겪지 않았지만, 익숙한 느낌이었다.


‘뭐, 이런식으로 시비걸린 적은...없는데.’


아니, 있던가?


티에리는 미소지으며 나뭇가지를 고쳐잡았다.


그 기사들, 그들이 그렇게 시비를 걸어오지 않았던가. 이건 좋은 연습이 될지 모른다 그녀의 실력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그들을 상대로 싸운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았다.


“큭...그렇게 나와야지.”


하지만 말투가 너무 거칠다.


티에리는 일단 이 소녀를 항복시키고 정체를 밝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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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 아버지의 시험(1) 21.07.13 21 0 12쪽
53 53. 빚 +1 21.07.12 22 1 13쪽
52 52. 아렌스 실베르테 21.07.10 22 0 12쪽
51 51. 쿠키 21.07.09 22 0 12쪽
50 50. 보충수업 21.07.08 23 0 12쪽
49 49. 루인의 하소연 21.07.07 2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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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 두 명의 귀족(3) 21.07.03 25 0 12쪽
45 45. 두 명의 귀족(2) 21.07.02 26 0 13쪽
44 44. 두 명의 귀족(1) 21.07.01 2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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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 또 다른 시험 21.06.25 29 0 12쪽
38 38. 아버지의 소문 21.06.24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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