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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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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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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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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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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4. 이상한 소녀

DUMMY

따악-


두 나뭇가지가 큰소리를 내며 맞부딪쳤다.


어느 한 쪽이 부러지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로 크고 날카로운 소리였다. 그리고 곧 그것은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한번 딱-하며 강렬한 소리를 울렸다.


섞이는 나뭇가지 사이로 소녀는 눈앞의 소년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죄인인가? 라고 물었을 때, 그는 우물쭈물거리며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 알 수는 없으나, 그렇다면 일단 죄인은 맞을 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렇게 검, 아니 나뭇가지를 맞대고 가까이에서 얼굴을 들여다보니 의외로 그는 깊고 맑은 눈을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의지가 강해보이는 보랏빛 눈동자는 도저히 죄를 지을 인간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그렇게 간단히 결론지어버리는 자신을 다그치듯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인간은 겉모습으로 판단해선 안되지.’


어느 죄인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한 채로 저렇게 맑은 눈을 하고 있지 않았던가. 그때도 정말 그 사람이 죄인인가 의심했지만, 결국 죄인이었다.


그게 언제였는지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게 불쌍하고 안타까웠던 기억만은 확실하게 남아있다.


따악-


잠깐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그녀를 질타하듯이 나뭇가지가 마치 날카로운 검처럼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 신속하고 날카로운 그것이 실제 검이었다면 더 위협적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베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순간 목에 소름이 돋았다. 일개의 죄인이 지니고 있기에는 지나치게 훌륭하고 멋진 검술이다.


뒤이어 휘두른 나뭇가지가 또다시 강하게 부딪치며 그녀의 목걸이나 귀걸이 등이 출렁였다.


“쯧.”


움직일 때마다 요동치는 아름다운 액세서리들은 햇빛을 반사하며 반짝반짝 빛나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겐 거추장스러운 물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소녀는 내심 후회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액세서리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데, 방에 얌전히 풀어놓고 나오지 않은 게 한탄스러웠다. 그 잠깐의 잘못된 판단이 오랜만에 보는 실력자와의 대결 기회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다.


빠-악!


“윽...!”


그녀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티에리의 나뭇가지가 그녀의 나뭇가지를 강하게 쳤다. 생각지도 못한 강한 공격에 그녀는 나뭇가지를 놓쳤고, 그것은 땅에 떨어져 몇 번을 굴렀다.


“......”


그리고 바로 그녀의 목 근처로 나뭇가지가 날아왔다.


고작 나뭇가지. 조금 굵기는 해도, 날도 서지 않은 나뭇가지다.


위험한 건 아니다.


고집을 부린다면, 단지 이기는 걸 목적으로 한다면 눈앞에 뻗어있는 그것을 손으로 쳐낸 후,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 반격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었다.


소녀의 손이 슬쩍 올랐다가 힘없이 떨어졌다.


“내가 졌군.”


그리고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그녀는 액세서리들이 움직임을 방해했다고 억울해 할 수도 있었다. 아니, 억울하긴 했다. 하지만 변수가 있더라도 승부는 승부.


치렁치렁한 드레스자락도 액세서리들도 방해가 될거라는 걸 모르진 않았다.


“그럼 그만 돌아가시죠. 여긴 일반인은 출입금지 구역입니다.”


그녀는 다시 티에리를 가만히 보았다.


그는 지금의 자신, 화려한 드레스에 일반 귀족들은 손에 넣지도 못할 값비싼 보석을 몸에 두른 사람에게 자비도 없이 공격을 가했다. 그 증거로 그녀의 손은 강하게 내려친 나뭇가지 때문에 얼얼했다.


‘게다가 이 외모를 보고도 저 불친절함...!’


소녀는 마치 눈앞에 거울이라도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자신의 외모를 다시 떠올렸다.


자신의 모습이라서가 아니라, 분명 객관적으로 봐도 상당히 귀여운 측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푸른 머리는 밤하늘의 깊고 신비로운 느낌이라고 칭송받지 않았던가.


아직 귀엽다는 평이 우세하지만, 곧 ‘아름답다’는 소리가 더 나올 출중한 외모였다. 그럼에도 저 차가운 태도는 뭔가.


“안갑니까? 걸리면 위험해지는 건 당신입니다.”


‘출입금지 구역이라고 했지.’


그녀는 일단 한 발짝 물러서기로했다. 확실히 이곳은 출입금지 구역이었고, 소녀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저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지하감옥도, 높은 탑의 감옥도 아닌, 성의 한 쪽 건물을 통째로 써서 갇혀있는 인물.


게다가 그들을 막는 건 그저 이곳과 밖을 구분하는 비석 이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도망가려면 얼마든지 도망갈 수 있는 사방이 뚫려있는 감옥에 갇힌 인물이 누군지 조금 궁금했을 뿐이었다.


목적을 달성한 지금, 그녀가 여기에 있을 이유는 없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게 발견되는 건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다.


소녀는 티에리를 힐끗 바라보았다.

인사를 하고 가야하나, 고민했지만 역시 그만두기로 했다. 그건 그녀에게 남아있는 약간의 자존심이었다.


‘후...’


티에리의 뒷편으로 길이 보였다. 싸우는 사이 어느새 둘의 위치가 바뀐 것이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티에리를 지나쳐 걸어갔다. 걷는 도중 눈에 띄던 얇은 나뭇가지 하나를 무의식 중에 집어 들었다.


팟-


그건 갑자기 일어난 일이었다.


티에리를 지나쳐 가던 소녀가 갑자기 뒤를 돌아 그 나뭇가지로 티에리의 머리를 내려친 것이다.


“윽?!”


소녀는 머리를 내려친 자세 그대로 굳었다.


그녀의 손에 있는 건 힘껏 내려친다해도 간지럽지도 않을 정도로 얇은 나뭇가지였다. 나뭇가지는 꺾인 것도 아니고 잠시 휘어졌다가 본 모습으로 돌아올 정도로 가늘었다.


오히려 티에리를 친 소녀가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자신이 설마,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이런식으로 보복을 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티에리가 아픈 듯 비틀거리자 혼란은 가중되었다.


티에리는 맞은 뒷통수에 손을 얹고 뒤를 돌아보았다.


소녀는 사과하려고 했다.

하지만 마른침만 삼키며 입술을 몇 번 들썩였을 뿐, 입에서는 그 어떤 말도 새어나오지 못했다.


“......”


“으...다...다음엔 제대로 붙어보자고!”


그녀는 결국 그렇게 큰소리를 치며 나뭇가지를 땅에 던지고 달려갔다.


티에리는 손으로 뒷머리를 문지르며 소녀가 떠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 드레스가 얼마나 무겁고 불편한지 알고 있었기에, 거추장스러운 드레스를 입고도 잘 달려간다고 멍하니 생각할 뿐이었다.


갑작스런 공격에 놀라긴 했지만 아프진 않았다. 그만큼 굵은 나뭇가지도 아니었고, 충격도 심하지 않았다. 그가 소리를 지른 것은 그냥 놀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승부가 끝난 뒤, 뒤에서 공격한다는 비열한 짓을 한 소녀에게 화를 내려고 뒤를 돌아봤을 때, 그는 당황했다.


자신을 때린 건 소녀라고 하는데, 그녀는 마치 자신이 맞은 것처럼 핏기 하나 없는 푸른 얼굴로 자신의 손가락보다 얇은 나뭇가지를 들고는 몸을 떨고 있었다.


그 정신 나간 표정으로 봤을 때, 자신이 떠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듯했다.


‘...도대체 뭐가 뭔지...’


떠는 소녀의 모습을 앞에 두고 티에리는 화내는 것도 잊어버렸다. 그리고 티에리가 당황하는 사이, 그녀는 갑자기 화를 내더니 도망가버렸다.


‘아마 다시 만날 일은 없을 테지만...’


그는 가볍게 나뭇가지를 휘두르고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주워 원래 있던 장소에 올려두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몸을 움직인 것 같네.”


에밀과의 시합이후로 오랜만에 개운하게 몸을 움직인 느낌이었다.


화려한 옷차림에 비해 대단히 실력이 좋은 아이였다. 만약 그렇게 움직이기 어려운 옷차림이 아니었다면 조금 더 확실한 연습이 되었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았을 정도였다.


그녀는 티에리 못지않게 움직임이 빨랐다.


실력은 좋지만 움직임은 조금 둔했던 에밀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어느쪽인가하면, 차라리 동생인 글레나와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다.


빠르고 확실한 검.


의외로 배울 점이 많았던 대결이었다.


그리고 그가 그만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을 돌렸을 때, 반짝하고 발밑에 빛나는 무언가가 보였다. 티에리는 가만히 서서 그 빛을 바라보았다.


불길할정도로 붉은 빛.


그는 그것을 주울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허리를 숙여 집어 들었다.


방금 전까지 소녀의 귀를 장식하고 있던 아름다운 루비귀걸이였다. 그렇게 나뭇가지를 휘두르며 움직이니 떨어질 수밖에.


그는 주머니에서 부드러운 손수건을 꺼내 귀걸이를 잘 감싼 뒤 다시 집어넣었다.


그냥봐도 최상급의 루비다. 작은 흠집 하나라도 난다면 그걸 트집잡아 무슨 말을 들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나저나...나는 왕자가 아닌데.”


티에리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투덜거렸다.


어느 동화책이던가.


왕자를 남기고 급하게 자리를 떠난 공주가 떨어트린 유실물.


그걸 들고 공주를 찾기 위해 온나라를 찾아다니던 왕자의 이야기다. 험난한 여정을 지나 바람과 새의 도움을 받아 공주를 찾은 왕자.


결국 왜인지 모르게 갇혀있는 공주를 구하고 행복하게 산다는 해피엔딩의 이야기였다.


해피엔딩인 것은 좋다. 동화니까. 단지,


“동화는 질색이야...”


아니, 그게 아니다. 그는 다시 생각했다.


동화가 질색인 게 아니다. 자신이 동화와 얽히는 게 질색인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어차피 성에서 나갈 수 없는 몸이니, 적어도 온나라를 뒤지는 고생은 하지않아도 될것이다.


그녀가 직접 찾아오면 전해주거나 왕자에게 넘기면 그만이다.


‘그래, 왕자의 역할은 왕자에게 떠넘겨야지.’


티에리는 그렇게 생각하며 빠른 걸음으로 방에 돌아갔다. 다행히 중간에 다른 아이들에게 붙잡히는 일도 없었고, 방에는 에밀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이 귀찮은 짐을 구석에 있는 상자에 넣었다. 언젠가 주인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위로하며.


.

.

.


다음 날 아침,


“실례하겠습니다, 티에리 님.”


막 준비를 마친 티에리와 에밀이 방문을 열었을 때, 문앞에는 문을 두드리기 위해 손을 들고 있던 시종 한명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갑작스레 열린 문에도 당황한 기색 하나없이 자연스럽게 손을 내렸다.


“......”


그리고 뒤로 살짝 물러나 허리를 숙였다.


시종이 용건이 있는 건 티에리라고 판단한 에밀은 말 한마디, 눈길 한 번 건네는 일 없이 열린 그 공간으로 유유히 빠져나갔다.


“내게 볼 일이라도?”


“손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손님?”


티에리는 ‘손님’이라는 말을 듣고 떠올린 것은 역시 어제 마주쳤던 그 이상한 소녀였다. 아마도 귀걸이가 사라졌다는 걸 알고 떨어트렸는지 확인해보려는 것이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떻게 나를 지목했지?’


분명 티에리는 그녀에게 자신의 이름이나 신분을 알리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왕족과 관련된 귀족이라해도 단순한 인상착의만으로 그를 알 수 있을까. 게다가 그녀는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온 이유를 설명해야만 했을 것이다.


티에리는 의문을 품은 채로 시종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시종의 입에서는 뜻밖의 말이 흘러나왔다.


“로베르트 왕자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왕자?”


“이쪽으로 오십시오.”


어제의 소녀보다 더 놀라운 손님이다.


이곳의 식당에서 처음 얼굴을 마주한 이래로 단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던 왕자가 굳이, 게다가 자신만 따로 부른다는 게 이상했다.


‘...별일이 아니면 좋겠지만...’


전생의 기억만 살짝 들춰봐도 이렇게 특정 인물만 따로 부르는 경우엔 좋은 일이 일어난 적이 없다.


시종의 뒤를 따르며 티에리는 심호흡을 했다.

무슨 말을 들어도 놀라지 않도록, 무슨 일이 생겨도 대처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해야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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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한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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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 분열 NEW 5시간 전 7 0 13쪽
63 63. 그가 말하는 진실 21.07.23 9 0 12쪽
62 62. 도망 21.07.22 10 0 12쪽
61 61. 그림자 21.07.21 11 0 12쪽
60 60. 위기 21.07.20 13 0 12쪽
59 59. 의문점 21.07.19 14 0 13쪽
58 58. 그의 악몽 21.07.17 16 0 12쪽
57 57. 라니에르 후작부인 21.07.16 17 0 12쪽
56 56. 청혼 21.07.15 17 0 12쪽
55 55.아버지의 시험(2) 21.07.14 17 0 12쪽
54 54. 아버지의 시험(1) 21.07.13 17 0 12쪽
53 53. 빚 +1 21.07.12 18 1 13쪽
52 52. 아렌스 실베르테 21.07.10 18 0 12쪽
51 51. 쿠키 21.07.09 19 0 12쪽
50 50. 보충수업 21.07.08 19 0 12쪽
49 49. 루인의 하소연 21.07.07 20 0 11쪽
48 48. 단검 21.07.06 20 0 12쪽
47 47. 전설에 대한 이야기 21.07.05 20 0 13쪽
46 46. 두 명의 귀족(3) 21.07.03 21 0 12쪽
45 45. 두 명의 귀족(2) 21.07.02 22 0 13쪽
44 44. 두 명의 귀족(1) 21.07.01 22 0 12쪽
43 43. 시험 문제에 대하여 21.06.30 23 0 12쪽
42 42. 그레이스의 시험 21.06.29 22 0 12쪽
41 41. 복귀 21.06.28 23 0 12쪽
40 40. 캘비나의 시험 21.06.26 24 0 12쪽
39 39. 또 다른 시험 21.06.25 25 0 12쪽
38 38. 아버지의 소문 21.06.24 27 0 12쪽
37 37. 켄드릭의 시험(3) 21.06.23 26 0 11쪽
36 36. 켄드릭의 시험(2) 21.06.22 26 0 12쪽
35 35. 켄드릭의 시험(1) 21.06.21 2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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