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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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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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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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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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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한 줄기 빛

DUMMY

“그런데, 이건 뭡니까?”


물끄러미 수정구를 바라보던 티에리가 물었다.


눈앞에 놓인 수정구는 확실히 신기하고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마냥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시간이 없다.


이러는 동안에도 마틴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자세히 설명할 순 없지만, 마틴을 쫓을 수 있는 물건입니다. 그래서, 누가 갈 건가요?”


역시 그레이스는 이들 중 누군가 마틴을 납치한 침입자들을 따라가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덧붙여 말릴 생각은 조금도 없는 듯했다.


그는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그때, 손을 올리는 건 세 명. 티에리, 에밀, 밀로였다.


“밀로는 안 될텐데요.”


“왜요?!”


밀로는 발끈 화를 내며 따져 물었다.


물론 둘에 비하면 실력이 그다지 좋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친구가 납치된 상황에서 손놓고 구경만하는 건 그의 성미엔 맞지 않았다.


“당신은 아직 무기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지 않나요? 이건 연습이 아니라 실전입니다. 자칫 잘못했다간 자신의 목숨은 물론이고, 두 사람을 말려들게 할 수도 있어요.”


“윽...”


밀로는 그레이스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마틴을 구하고자하는 마음은 두 사람에게 절대 지지않는다. 하지만 실력은 자기자신이 판단하기에도 아마 그저그런 편. 좋게 봐줘도 뛰어나다고 볼 수 없었다.


그는 두 사람의 발목을 잡는 자신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일부러 강하게 말을 꺼낸 그레이스는 새하얗게 질린 밀로의 얼굴을 관찰했다. 그리고 이제 그가 따라나서는 걸 포기했음을 확신했다.


그의 말은 사실이고,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그리고 그도 그걸 깨달은 것이다.


깨달았다고 해도 그 사실에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레이스는 밀로가 대단히 상처를 받았다는 걸 알았지만, 굳이 그를 위로하지는 않았다.


초보자가 따라갈 만한 일이 아니다.

차라리 앞으로 나서지 않는 로사나와 리젤이 상황판단을 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둘이 가면 오히려 헷갈릴 테니까, 한 명만 가는 게 좋을 겁니다.”


“헷갈린다니요?”


“아, 그건 쓰는 법을 알게 되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거예요. 그래서 한 명은 누구로 하겠습니까?”


“한 명...”


아이들은 티에리와 에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둘 중, 그 누구도 물러서지 않은 표정이었다. 이렇게 된 거, 가위바위보라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로사나가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이걸 왜 저희에게 주는 건가요?”


“기사들은 움직이려면 여러가지 제한이 있어서 말이에요. 상황이 상황인 만큼 바로 달려갈 수 있을 사람을 찾아 온 거죠.”


그는 이 아이들이라면 바로 달려갈 것이라고 판단했고, 실제로 그들은 마틴을 구하겠다고 뛰쳐나가기 직전이었으니 그 예상은 잘 맞아 떨어진 것이었다.


‘다행히 헛걸음은 아니었군요~’


그에겐 만족스러운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마틴은 제 학생이니, 걱정하는 게 당연하죠.”


“걱정...”


로사나는 그의 입에서 나온 단어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레이스의 표정, 행동 그 어느 곳에서도 ‘걱정’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 전 기사들에게도 이걸 전해야하니까. 출발할 사람은 알아서 결정해주세요~”


그레이스는 그렇게 선언하고는 수정구를 로사나의 손에 넘겼다. 굳이 로사나를 고른 이유는, 서로 가겠다고 하는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제일 믿음직스러운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아차, 수정구를 사용할 땐, ‘표적자를 찾는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는 그렇게 외치며 서둘러 방문을 나섰다.


티에리와 에밀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게 몇 번째 되는 대치인지 세고싶지 않을 정도였다.


삐삐삐삐- 삐삐삐삐-


경고음은 끊임없이 그들에게 상황이 급하다고 외치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서로 마주보고 있는 것조차 아까운 시간. 그들은 지금 고집을 부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먼저 양보하는 사람은 없었다.


“미리 말하지만.”


곰곰이 생각에 잠겼던 티에리는 에밀이 말을 꺼내기 전에 재빨리 선수를 쳤다.


말싸움은 다른 영역이기는 하나, 공격은 역시 페르디난도. 그는 일단 먼저 공격하기로 했다.


“이럴 때야말로 서로의 역할을 잘 해야지.”


‘서로의 역할’이라는 말을 꺼냈을 때, 에밀의 눈썹이 미세하게 올랐다. 역할이라는 말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이미 수차례 들은 뒤라 그는 티에리의 다음 말을 듣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티에리는 뒤에 서 있는 아이들을 힐끔 바라보고는 말을 이었다.


“그들이 노리는 게 우리라면 일단 이곳에서 한 사람은 저 애들을 ‘지켜야겠지’.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나가서 마틴을 구한다. 침입자들을 ‘공격해서’ 말이야.”


예상했던 대로의 말이 나왔음에도 에밀의 인상이 찌푸러졌다.


지키는 건 방패의 역할이고, 공격하는 건 검의 역할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직접 나가서 싸우고 싶었다. 지키는 것에 가서 구하는 게 포함되지 않느냐고 따져 묻고 싶었다.


하지만 말다툼이 길어질수록 마틴의 생사는 불분명해지게 된다.


이 말다툼은 먼저 공격하는 쪽이 이기는 싸움이었는지도 모른다.


“검은 있나?”


“아...뭐, 빌린 게 하나 있지.”


티에리는 수풀에 잘 숨겨둔 아렌스의 검을 떠올렸다. 어차피 티에리가 몸을 지키게 하기 위해 잠깐 더 빌려주는 것이니, 이 일이 끝날 때까지 빌려도 괜찮을 것이다.


에밀은 비어있는 티에리의 손을 보고 미심쩍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순순히 문앞에서 물러났다.


그도 바보는 아니다. 설마 라니에르의 검을 쓸 수 없다는 자존심 때문에 무기도 없이 적을 뒤쫓는 일은 하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로사나.”


“아, 응. 여기.”


로사나로부터 건네받은 투명한 수정구는 티에리의 손에도 쏙들어갈 정도로 작은 크기였다. 그는 수정구를 손에 꼭쥐고 그레이스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표적자를 찾아라....였나?’


파앗-


순간, 수정구가 밝게 빛났다. 그리고 실같은 빛줄기가 여섯 갈래 뻗어 나왔다.


“......”


티에리는 놀란 눈으로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자신을 살폈다.


“왜...왜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혹시...너희들은 이 빛이 보이지 않아?”


“빛?”


“어디?”


그들은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빛을 찾고 있었다. 수정구에서 뻗어나오는 빛은 붉고 선명하다.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충분히 보일 정도다.


‘그렇다면 이건 수정구를 든 사람만 보인다는 건데...’


티에리에게는 그 광경이 조금 기괴하게 보였다.


수정구에서 곧게 뻗어나오는 붉은 빛이 그 자리에 있는 아이들에게 하나씩 꽂혀 있었던 것이다.


에밀, 로사나, 밀로, 리젤. 그리고 티에리 자신까지.


유일하게 이곳에 있지 않은 건 어디론가 뻗어나가고 있는 빛 한 줄기였다. 아마도 마틴일 것이다. 그리고 그 빛은 미세하게, 하지만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마틴을 납치해간 녀석들이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였다.


‘...’표적’이라는 건 우리는 말하는 건가?’


티에리는 그레이스의 말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두 사람이 움직이면 헷갈릴 거라고 했던 말. 확실히 두 사람이 함께 쫓다가 서로 떨어져 버릴 경우, 어느 쪽이 마틴이고 어느 쪽이 함께 온 상대인지 구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그 수정구를 마냥 환영할 수는 없었다.


결국 그 장치는 그들이 도망쳤을 경우를 생각하고 뒤쫓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티에리는 수정구를 꼭 쥐었다.


“그럼...”


“잠깐, 성의 기사나 시종들이 티에리가 나가는 걸 두고 볼리가 없어.”


“아! 그러고 보니, 우리들 여기서 나갈 수 없잖아?!”


밀로는 이제야 떠올렸다는 듯 소리쳤다. 그리고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그들은 이곳을 떠날 수 없다. 그런 규칙에 얽매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걸 지키자는 건 아니었다. 다만, 분명 그들 중 누가 빠져나가려고 한다면 시종이나 기사들이 막아설 것이었다.


“...좋은 방법이 있어요. 로사나, 도와주겠죠?”


“무..물론이야! 무슨 방법?”


“그들의 눈을 돌리면 되는 거죠.”


리젤은 과감하게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로사나의 손을 움켜쥐고는 말했다.


“그냥 저를 따라하면 돼요.”


그리고 로사나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복도를 내달리며 크게 소리쳤다.


“꺄아아아악!! 여기! 누가 있어요!”


“...엑?!”


리젤의 날카로운 비명소리에 놀라는 건 로사나였다. 그녀는 멍하니 리젤을 바라보다가 ‘나를 따라하라’고 했던 리젤의 말이 떠올라 남몰래 식은땀을 흘려야헸다.


확실히, 다른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는 좋은 방법이었다.


로사나는 리젤을 따라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비명을 지르는 건 그녀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몇 번 입을 열었다가 닫는 그녀의 입에서는 제대로 된 소리 하나 나오질 못했다.


“자, 빨리.”


“끼야아...”


“더 크게 질러야죠!”


“끼...끼야아아-“


“꺄아아아! 누구...누가없나요! 도와주세요!”


멀어져가는 두 사람의 비명소리가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특히 리젤의 비명은 한 두번해본 솜씨가 아닌 듯했다.


아마 이 건물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둘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곧이어 어지러운 발소리가 그들의 방으로 가까워졌고, 에밀은 검을 검집에 넣었다. 겁집에 들어간 검은 그저 나무 막대기처럼 보였다. 그리고 밀로는 재빨리 티에리를 문 뒤로 밀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방금 수상한 그림자가 지니갔다. 그 두 사람만 있으면 위험하니 쫓아가겠다.”


“뭐...뭐라고요?”


시종들은 방 안을 살피려는 듯, 한발짝 안으로 들어섰다. 만약 조금만 더 들어온다면 티에리의 모습을 확인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들의 눈에 티에리가 수상할리는 없지만, 지금 그들에게 티에리가 인식되면 몰래 빠져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고!”


밀로는 답답하다는 듯 소리치고 문을 막고 서 있는 시종들을 밀치며 밖으로 달려나가버렸다.


“이대론 위험하다. 바로 뒤쫓자.”


“아, 네...!”


에밀은 앞장 서서 문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되니 그들도 더 이상 방을 살필 여유가 없었다. 그들은 재빨리 에밀의 뒤를 따라갔다.


“거기 무슨 일있나?”


“누군가 있는 모양이다! 모두 이쪽으로 모여줘!”


방으로 달려오던 기사들도 모두 그대로 방을 지나쳐 달려갔다. 그들 중에는 훤히 열려있는 방 안을 힐끗 바라보는 이는 있어도 안을 꼼꼼히 살피는 사람은 없었다.


“휴...”


티에리는 뛰어가는 그 발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숨죽이고 있다가 조용히 그림자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망설임없이 복도를 달려나갔다.


조심은 하고 있으나, 완벽하게 발소리를 죽일 순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 어지러운 발소리는 여기저기서 울려퍼지고 있었고, 그의 소리 하나 더 추가됐다한들 특이하게 들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모두의 신경이 소란을 피우고 있을 리젤 쪽에 쏠려있는 지금, 그의 앞을 가로막는 시종도 기사도 없었다. 빠져나가기에는 확실한 기회였다.


그는 손안에 수정구를 보았다.


한쪽으로 뻗어있는 네 갈래의 빛과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한 줄기 빛.


목표는 혼자 떨어져 있는 그 빛줄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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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 루인의 하소연 21.07.07 2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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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 두 명의 귀족(1) 21.07.01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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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 그레이스의 시험 21.06.29 32 0 12쪽
41 41. 복귀 21.06.28 31 0 12쪽
40 40. 캘비나의 시험 21.06.26 3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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