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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석기 제사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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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작품등록일 :
2021.05.1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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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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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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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7. 부족의 신(17)

DUMMY

넓은머리 부족의 아이가 자신의 부족의 충성을 위해, 내게 그런 치밀한 연기를 펼쳐 독초를 먹였으리란 생각은 안 들었다.


‘아니, 독초도 아니었다. 그 맛과 향. 분명히 삼이야.’


아마 그냥은 약으로 쓰여도, 삼의 성분과 혼합되면 마비되거나 기절하게 되는 약초를 묻혔거나 발랐으리라.

그리고 그것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그믐검 꽃잎!’


그냥은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고, 생명력을 증진시키는 약초다. 하지만 뿌리류의 약초와 혼합되면 한순간에 긴장을 풀고 몸을 마비시킨다.


“넓은 머리 부족이란 것에서부터 경계했어야 했는데...!”


애초에 서슬뱀은 넓은머리 부족의 무녀(巫女)와 짝을 맺고 소슬바람을 낳았다. 예전부터 녀석과 넓은머리 부족은 연결고리가 있었건만.


충분히 경계하지 못한 나 자신이 한탄스러웠다.


“후우...”


주술의 힘을 불러모았다. 권능을 부를 수 없다면, 영력을 소모하더라도 주술을 써서 나가야 한다.


그때였다.


“으윽!”


가슴 어림에서 타오를 듯한 통증이 일었다. 어두워서 눈치채지 못했지만, 다시보니 내 가슴어림에 시커먼 주술문신이 자리잡고 있었다.

서슬뱀의 주술이다. 녀석이 얻은 사악한 힘이 내 영력을 흐트러뜨리는 중이었다.


“이 자식이...”


영력을 모아 문신을 튕겨내보려 했으나, 요지부동이었다. 사악한 문양은 귀신굴의 음한 힘을 먹어치우며 견고하게 버텨냈다.


“오냐, 좋다. 서슬뱀. 네놈은 편히 죽을 생각은 하지 말거라.”


파지직!


연결이 끊기기 전 미약하게 내려받았던 우레미르의 권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내 가슴을 지졌다.


“끄아아아악!”


살갗이 통째로 뒤집어지는 듯 했다. 이빨이 뽑힐 듯 얼얼하고, 머리가 뒤집어지는 것 같다. 기절할 뻔 했지만, 서슬뱀의 얼굴을 떠올리며 악으로 버틴다.

그리고, 동시에 벼락의 힘이 삿된 힘을 태우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후우.. 끄으윽...”


권능을 잠재우고 재빨리 푸르가람의 주술로 상처를 응급처치하였다.


아무래도 흉터가 남을 것 같았다.


“하아.. 하, 그래도 주술은 돌아왔다.”


우레미르와의 연결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 몸 안의 영력은 통제를 따른다.

나는 주술이 돌아온 것을 확인하자마자 귀신굴 입구 바위에 손을 가져다댔다. 그리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 바위에도 녀석이 사악한 문신 하나를 남겨놓았다.

사악한 문양은 귀신굴의 어둠을 흡수하며 조금씩 견고해지고 있었다.


“믿는 바가 있었구나, 서슬뱀. 우레미르의 일격을 버티게 한 것으로 보아 상당한 힘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줄이야. 허나 네놈이 모르는 게 있군.”


이 귀신굴은, 지난 육 년간 우레노을이 나를 가르쳤던 곳.


내가 연습해 왔던, 그리고 우레노을이 시범을 보였던 무수한 주술의 힘이 서려있는 곳이다.


“일어나라!”


팔을 휘두르자 귀신굴 전체에 서린 주술의 힘이 일어났다.


“꽂혀라!”


우레노을이 무수히 시범을 보여줬던 초진동분쇄의 주술.

공격의 주술. 파괴의 주술. 부식의 주술. 붕괴의 주술이 굴막이 바위로 들어가 꽂힌다.


“깨져라!”


나는 바위에 손을 대고 나직히 외쳤다.


동시에, 바위가 폭발했다.


콰아아앙!


무너진 바위의 잔해를 밟으며 귀신굴 바깥으로 나섰다.


“하아아...”


추운 새벽이다. 입에서는 입김이 오소소 흘러나온다.

그리고, 큰버루는 조용했다.


“이게 어찌된...”


신석기인들은 부지런하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일찍 일어나 일을 하지 않으면 한 끼를 굶으니까.

그렇기에 큰버루는 늘 새벽부터 분주하였다.


하지만 지금. 큰버루는 새벽마다 있어왔던 그 활기가 사라져 있었다.

끔찍한 침묵이 큰버루를 감싸안고 있었다.




침묵을 깬 것은 익숙한 목소리였다.


“들어가, 십시오. 주술사. 다시, 굴속으로.”


“우아미니부.”


녀석이 창과 일체된 기세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큰버루 사람들은 어디에 있지?”


내 질문에 녀석은 조금 놀란 듯 하더니 답해주었다.


“역시, 당신, 싫지 않습니다. 저기, 큰바위님, 집에 잡아놓았습니다.”


마을 한 가운데에 있는 큰바위의 천막. 녀석의 천막은 족장의 천막답게 큼직했고, 상당히 많은 이들이 들어갈 만 했다.


“그래, 대답 고맙다. 서슬뱀은 지금 뭘 하는 거냐?”


“미안합니다. 한 마디, 더 하면, 공격합니다.”


“그래, 나도 네가 싫진 않다.”


부웅!


우아미니부가 허리를 회전시킨다. 창끝이 종횡으로 흔들리며 나를 노렸다.

바람이 녀석의 손아귀로 빨려드는 듯 하다.

이것이 무기와 하나된 경지의 전사.

아마 창술대결이었다면 난 녀석에게 실컷 두들겨 맞고 있을 터.


하지만 이곳은 귀신굴 앞이다.


“들러붙어라.”


굴막이 바위를 깨부수고도 아직 남아있던 무수한 주술들이 우아미니부에게 달려들었다. 녀석의 팔다리가 제 무게를 못 가누는 듯 흐물거린다.

우아미니부의 전신에 식은땀이 흘렀다.

가쁜 숨소리가 이어졌다.

녀석은 내게 창을 휘두르지 못했다.


“크윽...”


결국 녀석은 무릎을 꿇었다.


“아마 여기가 귀신굴 앞만 아니었다면 네가 승기를 잡았을 수도 있다.”


난 덤덤하게 우아미니부의 어깨를 두들겨 준 후 숨을 들이쉬었다.


휘이이익-!


휘파람 소리에, 저 멀리 내 천막에서 무언가가 날아왔다.

제사자의 지팡이, 그리고 청동 방울.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잡고 청동 방울을 목에 걸었다.


타악!


지팡이를 내리찍자, 귀신굴에 남아있던 수십 가지의 주술들이 지팡이로 날아와 흡수되었다. 지팡이 속으로 들어간 주술의 힘은 순식간에 녹아들며 영력으로 전환된다. 비상시에 꺼내 쓸 수 있을 것이다.


“네가 내게 호의를 베풀었으니 나도 널 죽이진 않으마.”


딸랑!


방울에 영력을 불어넣어 울리자, 우아미니부는 그대로 눈을 뒤집으며 기절해 버렸다.


“창은 빌리지.”


단단한 나무로 만든듯한 녀석의 나무창을 들고 큰바위의 천막으로 향했다.

큰바위의 천막을 막 열어젖히려 할 때였다.


“흠!”


옆쪽에서 느껴지는 지독한 악취에 황급히 몸을 틀었다. 새카만 뭔가가 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틀은 몸을 그대로 회전시키며 오른손으로 세 가지의 주술을 짜내고, 왼손으로 창을 휘둘렀다.


콰직!


그러나 주술 셋은 전부 뭉개지고, 창은 창대째로 부러졌다.


“으윽...”


나는 뒷걸음질을 치며 일곱가지 주술을 짜내어 우선 내 몸을 보호했다.

정확히 세 놈이었다.

기이하게도 녀석들의 몸 주변으론 시커먼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주술사! 이곳으로, 못한다. 들어가기.”

“우! 우! 우!”

“대장의 명이시오. 들어갈 수 없소.”


큰버루어가 어색한 놈, 못하는 놈, 유창한 놈.

세 명이 사악한 주술의 힘을 피우며 내게 다가왔다.


‘다들 신체능력이 어마무시하게 상승했군.’

“서슬뱀이 무슨 일을 꾸미는 게냐.”


그러나 내 질문은 들은 채도 안하며, 녀석들은 공격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하아아압!”


큰버루어가 유창한 녀석이 달려들었다.

큰버루어가 어색한 녀석이 왼쪽으로, 말 못하는 놈이 오른편에서 공격해 온다.


남은 길은 뒤편뿐.

하지만 굳이 녀석들의 의도에 맞출 필요는 없다.


“전사의 방식대로 놀아줄 시간은 없다.”


파지직!


남아있는 우레미르의 권능을 모조리 방출해 버렸다.


“끄아아악!”

“우어어!”

“크아아아!”


달려들던 세 명은 달려들던 그 자세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심장이 뛰지 않는 걸 보니 죽어버린 듯 했다.


“다들 괜찮은가?”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수많은 큰버루 사람들이었다.

큰버루 부족원들은 단체로 바닥에 널브러져 자고 있었다.


“주술의 힘은 아닌데... 뭔가 또 독을 쓴건가.”


다들 숨은 쉬는 것으로 보아 살아는 있었다.

내가 이들을 어찌 깨워야 할지 고민할 때였다.


뒤편에서 인기척이 났다.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억센잎, 뱀꼬리를 포함한 몇몇의 치유자들이 서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냐. 설명해 보아라.”


치유자들은 서로서로 눈치를 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

내가 다시 입을 열기 전, 억센잎이 앞으로 나섰다.


“서슬뱀이 부하들을 이끌고 나서서 새로운 제사장이 탄생할 것이니, 그를 따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반대하는 이들은 전부 우리를 시켜 약으로 재우게 하였지요.”


“너희들은 그걸 또 순순히 따랐나?”


“그렇습니다.”


육년 전과 달리 억센잎은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그때처럼 지저분하고 음침한 치료자가 아닌, 무언가를 짊어진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왜 그걸 네놈 입으로 내게 나불나불 불어대는게냐, 이 배신자야. 너는 큰버루를 배신한 것도 모자라 네 주인인 서슬뱀을 또 배신하려는 게냐?”


“틀렸습니다. 내가 배신한 것은 당신뿐. 큰버루를 배신하진 않았습니다.

내가, 우리가 모를 줄 압니까? 우리가 소슬바람께 지식을 전수하고 나면 서슬뱀의 편에 붙었던 치료자들은 전부 치워버리려 하지 않았습니까?

평생을 강자 옆에서 아첨하며 사는 우리 치유자들이, 그 정도 눈치가 없을 것 같습니까?

당신이 한때 서슬뱀의 편을 들었던 족장파를 정리하려 하기에 서슬뱀을 지지한 것 뿐입니다.”


“말이야 잘 하는구나. 네가 배신한 것을 뭐 그리 변명하느냐. 그래, 아예 족장파를 전부 쓸어버렸어야 했지.”


내 말에 억센잎이 말을 이었다.


“보십시오. 여기 서슬뱀의 편을 들지 않아 잠들어있는 이들은 전부 족장파입니다.

두 번씩이나 배신을 하고싶지 않다며 끝까지 저항한 이들입니다.

오히려 주술파의 전사들이 서슬뱀을 따랐지요.

서슬뱀이 대모 대리인 디딤소리를 죽여버리고, 예비 대모인 소슬바람님을 시켜 자신을 따르라 하는데 우리가 어찌 해야 했습니까?

우리같은 약자는 그저 눈 앞에 창이 들어오면 그대로 따를 뿐, 선택의 기회가 없습니다.”


“...무슨 개소리를 줄줄이 늘어놓나 했더니, 여기 네 아들들이 있군.”


발밑에 잠들어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육년 전. 서슬뱀이 대모를 죽이고 난 후, 짝이 없는 대모파의 치유자들에게 족장파의 여자들을 짝으로 맺어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군. 넌 지금 양다리를 걸치는 게로구나.”


서슬뱀과 내가 싸워 누가 이길지 모르니, 아이들은 나를 배신하지 않은 족장파에 넣어놓고.

자신은 서슬뱀과 주술파에 몸담은 것이다. 여기서 내가 그를 죽인다면 서슬뱀이 아이들을 맡아줄 테니 말이다.

억센잎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시시콜콜한 변명 늘어놓지 말고 서슬뱀의 계획이나 불거라. 네 말에 거짓이 없다면 너와 치유자들은 물론 너 역시 가만히 내버려두마. 우레미르께 대고 맹세하지.”


“...! 그, 그건...”


“빨리 계획을 말해라!”


“...서슬뱀은 소슬바람님을 새로운 제사장으로 내세우며, 우레미르께서 소슬바람께 임하였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소슬바람께서 벼락을 떨어뜨리기도 했고요. 주술파들은 자신이 따르는 것은 사람이 아닌 신의 증표라 하며 서슬뱀을 따라갔고, 큰바위님 역시 서슬뱀을 지지한다 하시며 따라갔습니다.

서슬뱀은 우레미르께 인사를 올린다 하며 자신의 부하들, 그리고 주술파를 이끌고 버루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나부터 열끝까지 믿기지가 않는 얘기뿐이다.


큰바위와 소슬바람이 서슬뱀을 따랐다는 것도.

우레미르가 소슬바람에게 힘을 빌려주었다는 것도.

그리고. 디딤소리가 죽었다는 것도.


“디딤소리가 죽었다고 했나?”


“그의 시신은 버루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나는 서둘러 천막을 나섰다.

전혀 믿기진 않았지만, 녀석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 벌어지는 일은 상당히 큰 일이었다.

서슬뱀이 어떤 방법으로든, 소슬바람을 우레미르의 제사장으로 만들려 하는 중이다.


‘소슬바람의 혼은 우레미르의 존재를 버티지 못한다.’


빨리 가서 막아야 한다.


“기다려 주십시오!”


버루산의 길목으로 달려가는 나를 향해 억센잎이 소리쳤다.


“어째서 고작 이런 것으로 우리를 내버려 두십니까?”


“우레미르께 맹세하지 않았나?”


내 퉁명스런 대답에 억센잎이 고개를 흔들었다.


“어찌 그런 맹세를 하셨냔 말입니까!”


“네놈들이 큰버루의 사람들이니까. 이만 네놈 애새끼나 챙기러 꺼져라.”


말을 마친 나는 서둘러 달렸다. 뒤쪽에서 억센잎은 멍하니 나를 보고만 있었다.


제사장의 혼은 절반쯤 주술로 탄생한 것.

그 영향인지 제사장은 자신을 만든 장본인은 죽일 듯이 미워하지만,

자신의 부족은 싫든 좋든 사랑하게 되어있다.


본래는 억센잎을 포함한 몇몇의 친 서슬뱀파들을 죽여버리려 했었다.

하지만 녀석의 구구절절한 부성애를 느끼며,

저들 역시 큰버루 사람이란 것을 인식해 버렸다.

‘배신자’에서 ‘큰버루 사람’으로 인식이 된다면, 나는 저들을 해할 수 없다.


단지 그뿐이다.


내가 버루산의 길목에 도착하자 보인 것은 디딤소리의 시체였다.


그리고 디딤소리의 시체 뒤편,

큰 바위에 넝쿨로 묶여있는 검은바위를 볼 수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냐, 검은 바위.”

“피하시오!”


악취와 함께 빠른 무언가가 내게 쏘아졌다.


타악!


간발의 차이로 내가 제사자의 지팡이를 내리쳤고, 반투명한 주술의 힘이 나를 감쌌다.


파앙!


주술의 막 너머로 창 하나가 떨어졌다.

사악한 힘으로 몸을 덮은 서슬뱀의 부하 셋이 수풀 뒤편에서 몸을 드러냈다.


“못 지나간다!”


간결한 한 마디. 그리고 이어지는 공격.


파앙!


돌도끼를 든 서슬뱀의 부하가 도끼를 휘둘렀다.


창을 든 부하가 왼편에서 창을 찔러오고, 동시에 몽둥이를 든 부하가 검은 힘을 덧씌운채 뒤편에서 습격해온다.

정신을 흐리고, 발을 땅에 붙이고, 손에 든 것을 무겁게 하는 주술을 짠다.


미리 짜놓았던 활력의 주술을 몸에 불어넣으며 창과 도끼를 피하고, 몽둥이는 몸으로 버텼다.


퍼억!


녀석의 몽둥이를 얻어맞은 후, 짜놓은 주술을 흩뿌렸다.


직후 바로 일곱 가지의 환각 주술, 다섯 가지의 공격 주술, 세 가지의 구속 주술을 짜내었다.


“푸르강 위 일곱 빛깔. 우짖는 새의 날갯짓 다섯 번. 큰버루의 무게, 울음소리, 기세.”


오른편에서 창을 든 녀석이 허리를 돌린다. 창끝이 땅을 긁으며 내게 쇄도한다.

허리를 굽혀 돌도끼를 피한 후 제사자의 지팡이로 창의 진로를 막았다.


“적에게 꽂혀 피어나라.”


내 한 마디에 셋은 바로 내게서 떨어져 숨을 참는다.

애꿎은 주술들은 대부분 허공을 때리고 사라졌고, 몇몇 주술들은 녀석들이 두른 사악한 힘을 뚫지 못하고 사라졌다.


“주술사와 싸운 경험이 풍부한가 보군.”


정말로 정석적인 주술 대처법들이었다.


“우리가 서슬뱀님을 따라다니며 어떤 전투를 치뤘는지 아느냐? 주술에 관한 것이라면 알 만큼 안다!”


자랑스럽다는 표정으로, 도끼잡이가 내게 달려들며 외친다.

녀석을 기점으로 나머지 두 명이 시간차를 두고 내게 쏘아져 왔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제사장과는 붙어 본 경험이 없는 것 같구나.”


촤르르륵!


오른손에 열네 가지 환각 주술을, 왼손에 열 가지 공격 주술을, 입으로는 여섯 가지 속박 주술을 펼쳐냈다.


창잡이의 안색이 달라졌다.


열 가지의 공격 주술을 전부 녀석에게 몰아 쏘았다.


퍼엉!


녀석은 그대로 머리가 터져 죽어버렸다.


여섯 가지 속박 주술은 도끼잡이에게, 열네가지 환각 주술은 몽둥이에게 던져넣었다.


“끄으으읍!”


몽둥이를 든 녀석이 무기를 던져버리고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 이게 무슨... 어떻게 그리 많은 주술을 연달아서...”


“그거 아나?”


머리가 터진 창잡이의 시체에서 창을 빼앗아 몽둥이에게 다가갔다.


“제사장은 원래 기본 역량이 주술사의 두 배 이상이야.”


영력이 뛰어난 사람도 주술을 수련하면 주술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제사장은 두 개의 혼이 섞여 태어난 존재. 역량 자체가 일반적 주술사를 수십 배를 상회한다.


푸욱!


녀석의 경동맥을 끊어 버리고, 속박 주술에 걸린 녀석에게 다가갔다.


“서슬뱀이 숨겨놓은 주술에 대해 말해주면 목숨은 살려주마.”


“죽여라.”


나는 망설임 없이 창을 들었다. 그때였다.


꾸드드득!


녀석을 감싼 검은 기운이 눈에 띄게 줄어들며 속박 주술이 부숴져 나갔다.


“서슬뱀은 우리 부족의 구원자다! 절대 못 지나간다!”

“버력미르 우시니, 열 번 나리시더라.”


공격주술 열 개를 짜낼 때였다.


콰드득!


억센 손이 도끼잡이의 뒤편에서 튀어나와 녀석의 목을 꺾어버렸다.


“너는...”


검은바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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