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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석기 제사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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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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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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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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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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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조상신(6)

DUMMY

“저도 같이 가요!”


“...너는 억센가지한테 약초를 배운다고 하지 않았느냐?”


분명 우레별은 며칠 전부터 치유자가 되겠답시고, 억센가지에게 가서 약초를 배우고 있었다.

하지만 우레별은 아랑곳 않는다는 듯이 외쳤다.


“재미가 없어졌어요!”


“후우... 약속을 어기고 뛰쳐나왔다는 게냐! 썩 다시 가서 배우고 오거라!”


하지만 우레별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하게 우레노을과 눈을 마주쳤고, 얼마간 우레별과 눈을 마주치던 우레노을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 알겠다, 따라오너라. 너도 다른 부족을 경험해 보면 그것도 좋겠지.”


그 말에 우레별은 신이 나, 우레노을과 서슬뱀 사이로 끼어들어왔다,

서슬뱀은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한참 애 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서슬뱀은 우레노을과 함께 걸었다.



우레노을은 여러 부족을 돌아다녔다.

우레노을이 그의 제자와, 아들과 함께 다른 부족을 방문할 때마다 해당 부족의 주술사들이 나와 그들을 반겨주었다.

서슬뱀은 우레노을과 함께 각 부족의 주술사들의 거처에서 머물렀다.


각 부족의 주술사들은 이상할 정도로 그들을 극진하게 대했다.


우레별은 콧대가 높아져 가슴을 펴고 다녔고,

서슬뱀은 어쩐지 주술사들이 우레노을을 두려워 한다는 느낌에, 더욱 행동을 조심했다.


무릇 두려움을 받는 사람일수록 함부로 행동을 하면 안되는 법이었다.


우레노을은 각 부족에 머무르며, 그곳 부족의 주술사들과 함께 부족에 복을 빌어주는 의식 등을 치뤘고, 그럴 때마다 각 부족의 주술사들은 필요 이상으로 황송해 하였다.


“아버지! 역시 우리 아버지가 최고의 주술사인 거죠?”


하루는, 푸르고개 부족에 들려 제사를 지냈을 때였다.

우레별이 그런 질문을 하였다.


우레노을은 고개를 저었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주술사이다. 나는 단지 그들이 배우지 않은 주술을 몇 개 더 알고 있을 뿐이고, 그들 역시 그런 주술과, 깨달음을 가지고 있겠지. 어디 가서 그런 말은 하지 말려무나.”


우레별은 이해하지 못했다는 표정이었고, 서슬뱀은 그 말을 이해했다.

그리고 그런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우레별이 우스웠다.


우레노을은 푸르고개에서 축복의 제사를 지내고, 푸르고개 인근 땅을 다니며 그 인근 땅을 살펴보고는 다음 마을로 향했다.


어느새 우레노을은 모든 마을을 다 돌았고, 남은 것은 즈믄평원 끝자락의 넓은머리 부족이었다.


넓적머리 역시 그곳의 무녀가 나와 그들을 맞아주었다.


“오랫만이군, 봄바람.”


“무녀 봄바람이 제사장 우레노을을 봽나이다.”


넓적머리의 무녀는 공손하게 그들 일행을 맞았고, 서슬뱀과 우레별은 봄바람의 천막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다.


그리고, 그 날 밤, 무녀의 딸과 우레별이 싸움을 벌였다.


“야! 너 뭐라고 했어!”

“우리 아버지가 너네 엄마보다 훨씬 위대해!”


우레별이 무녀의 딸에게 소리쳤다.


“아까 너네 엄마가 나와서 허리 숙이는 거 봤지? 우리 아버지는 인근 모든 부족 중에서 가장 위대한 주술사야! 그러니까 너도 나한테 공손히 인사해야지!”


“시끄러 이 멍청한 놈아!”


퍼억!


무녀의 딸, 하늬바람은 만만치 않았다. 바로 우레별에게 달려들어, 그의 명치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이게 뒤질라고 우리 엄마를 무시해?”


우레별은 나름 주먹을 놀려 보았지만, 오히려 한참을 얻어 터질 뿐이었다.

서슬뱀은 저대로 가다간 우레별이 정말 죽기 직전까지 맞겠단 생각에, 둘의 싸움에 끼어들었다.


하늬바람은 그 나이치고는 상당히 주먹이 매서웠지만, 서슬뱀의 눈에는 빈틈이 상당히 많이 보였다.


그는 하늬바람의 빈틈 사이를 끼어들어, 우레별과 하늬바람을 갈라놓았다.


“그만 때려, 문제가 있으면 말로 해결해야지!”


“얼씨구, 네가 쟤 형이야?”


사실은 우레별이 형이었지만, 서슬뱀은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정신적으론 분명 자신이 형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늬바람이 우레별을 비웃었다.


“이 쫄보 자식! 형 뒤에 숨어서 여자 주먹도 겁내고는. 네가 그러고도 남자냐!”


원래라면 자존심이 센 우레별은 화를 냈겠지만, 하도 얻어터져서인지, 우레별은 울먹거리며 아무 말도 못했다.


서슬뱀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우레별은 쫄보가 아니야. 단지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느라 좀 피곤했을 뿐이고. 우레별이 한 말은 내가 대신 사과할 테니까, 이제 그만 화해해.”


“흥, 쫄보하고는 화해 안 해. 멍청아.”


그 말에, 우레별은 울먹거리며 소리쳤다.


“나, 나도 너랑은 화해 안 할거야! 아버지한테 다 이를거야!”


그리고 우레별은 천막을 뛰쳐나가버렸다.

서슬뱀은 한숨을 쉬었다.


평소에도 한심해 보인 우레별이었지만, 오늘은 특히 더 한심해 보였다.




다음 날, 넓은머리에서 간단히 제사를 끝낸 우레노을은 우레별과 서슬뱀을 데리고 넓은머리 옆.

새벽산맥을 올랐다.


“아버지, 여기는 대체 왜 올라가시는 거에요...?”


우레별은 죽을만큼 힘들어하며, 우레노을의 뒤를 따랐다. 우레노을은 혀를 차며 말했다.


“내가 분명 힘들터이니 너는 마을에 남아 있으라 하지 않았더냐?”

“시, 싫어요! 서슬뱀도 같이 가는데... 저도 갈 수 있어요!”


말이야 서슬뱀 핑계를 댄다지만.

서슬뱀은 그가 저러는 것이 사실, 넓적머리에 남아있으면 하늬바람에게 두들겨 맞을까봐 두려워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서슬뱀은 아무 말 않는데, 넌 왜 자꾸 힘들다고 하는 게냐. 잔말 말고 따라 와라. 이 땅을 살펴야 한다.”


가타부타 없이, 막연히 땅을 살펴야 한다는 말에 우레별은 힘들어했지만, 서슬뱀은 호기심이 생겼다.


“스승님, 인근 부족을 돌아다니면서 제사도 지내고, 땅도 살폈는데... 땅은 왜 살피는 거죠?”


“그건 말이다, 서슬뱀아...”


푸근한 얼굴로 설명하려던 우레노을은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늘은 새파랬고, 아주 맑았다.

우레노을의 시선이 문뜩, 새파란 하늘 한 지점에 머물렀다.


“스승님?”


서슬뱀은 갑자기 말을 멈춘 우레노을을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우레노을은 평소 보여준 적 없는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는 저런 시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우레별이 서슬뱀에게 가장 많이 내보이는 눈빛.

그것은 경계였다.


우레노을은 명백히 하늘 위의 뭔가를 노려보며, 경계하고 있었다.

하늘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새 한 마리조차.

구름 한점조차.


“...아니다. 추후에 설명해주마, 서슬뱀아. 여긴 너무 탁 트여 있군. 일단 정상에 올라서 할 일을 한 후... 나중에 시간을 내어 알려주마.”


그렇게 말을 얼버무린 우레노을은 다시 고개를 돌리고 산을 올랐다.


그 이후, 서슬뱀은 단 한 차례도 우레노을에게서 그 이유를 들을 수 없었다.



* * *



조상신에게서 마을에 머무는 것을 ‘허락’ 받은 나는 한동안 고역을 치뤘다.

수많은 젊은 전사들이 달려들어 내게 대결을 신청했기 때문이었다.

대결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진짜 고역은 따로 있었다.


“이것이 위대한 전사 서슬뱀의 창법이란 말이군요!”


“그래, 그런 셈이지...”


“서슬뱀께서는 어찌 지내십니까?”


“음, 그것이...”

버루산의 정상에서 산 채로 타죽었다.

라는 말이 목젓까지 올라왔지만,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분명 위대한 대족장이 되어서 산맥 너머를 평정하셨겠지요?”


“...뭐, 그런 셈이지...”


나는 대충 얼버무리며 다른 말을 하려 했지만, 젊은 전사들은 눈을 빛내며 자꾸 서슬뱀의 근황을 물어왔다.


그렇다고 곧이곧대로 말한다면 쫓겨날 것 같았기에, 나는 그들을 상대하느라 한창 고역을 치뤘다.



“휴우...”


겨우겨우 틈을 보아 마을 한 구석으로 도망친 나는 한숨을 쉬었다.

“피곤한 부족이군... 우레버루가 다 나으면 빨리 떠야겠어.”


안 그래도 이 기이한 숲속 부족에 머무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었다.

귀신목 숲을 바라볼 때였다.


“....?”


인기척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아샤란 아이가 내 뒤로 다가와 있었다.


‘제길... 의식도 약해졌어...’


숲의 강력한 영기가 제사장의 의식을 흐트러뜨린다.

감지영역이 제대로 탐지되지 않으니, 어린 아이가 가까이 다가와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아니, 이 마을의 아이들은 조금 특별하긴 하지.’


아이의 몸으로 조상의 영을 받는 아이들이다. 조금 특별한 움직임이 있어도 이상할 것 같진 않았다.


‘더군다나 이 아이는...’

“아샤라고 했니? 저 숲 너머로 무언가가 보이느냐?”


아이는 눈을 빛내며 귀신목 사이로 눈을 돌렸다.

은은한 힘이 저 눈에 서려있다. 영안(靈眼)을 뜬 아이이다.

주술사의 자질을 가진 것이다.


아샤가 말했다.


“아뇨, 아무것도 없어요. 그나저나...”


녀석이 내 눈을 쳐다보며 물었다.


“길손께서도 저랑 같은 눈을 가지셨으면서, 왜 그런 걸 물어보시는 거에요?”


“음...!”


나는 상당히 놀라서 아샤를 쳐다보았다.


“내 눈에 서린 힘을 보았니?”


“아뇨, 사실 잘 안 보여요. 한참을 집중해야... 길손이 가진 힘이 얼핏얼핏 보여요. 그마저도... 굉장히 꽉꽉 힘을 눌러두고 계셔서 보기 힘들어요.”


“으음... 그런 걸 어찌 알았니?”


영안을 가진 것과, 상대가 영안을 가진 것을 알아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거기다가 내가 존재감을 눌러두고 있다는 것까지 알아챘다.


재능 따위는 아니다.


서슬뱀의 경험을 가진 나였다.

그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순수한 인간 따위가, 이 세상에 존재할 리는 없었다.


“혹시, 그것도 ‘조상’들이 얘기해 준 거냐?”


아샤에게 묻자, 아샤는 고개를 저었다.


“조상님들은 저한테 들른 적이 없어요. 전 다만 가끔 세티아하고 얘기할 뿐이에요.”


“아, 그래... 그 무녀가 너한테 얘기해 준 게냐?”


아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보통 세티아는 말할 때 어떻게 말하지?”


“그냥 말해요. 입으로.”


“음... 혹시 네가 다가가면 사라졌다가, 입만 벙긋벙긋하고 사라지는 일은 없니?”


그 말에 아샤는 고개를 저으며, 무슨 말을 하느냐는 눈으로 나를 보았다.


“세티아는 그런 장난은 안 쳐요, 쓸데없는 말도, 행동도 잘 안 해요.”


“.....”


그럼 뭐지? 나한테 한 건?


“아, 최근에 저랑 조금 떨어져서 말하긴 해요.”


“떨어져서 말한다고?”


“예. 저는 숲 밖에 있고, 세티아는 귀신목 사이에서 말해요. 그리고 저는 숲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해요.”


“숲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한다고?”


아샤는 슬픈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냄새가 난대요. 그래서 못 들어오게 해요.”


“냄새가 난다라...”


영혼들은 코가 없다. 그러니 냄새를 못 맡는다.

다만, 주술적 힘을 ‘냄새’의 형태로 인식하기는 한다. 내가 서슬뱀이 가져온 악신의 힘에서 느낀 기분나쁜 파동을 '악취'로 인식한 것처럼.


“이상하구나... 나는 딱히 냄새가 안 나는데. 아니, 이건 숲 때문인가...?”


숲 자체에 영기가 충만하긴 하다만, 너무 충만하여 의식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큰버루에 있을 때만큼의 예리함은 잃은 상태였다.


“뭐 영혼들의 감각은 우리와 다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나는 아샤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일어섰다.


“그럼 난 이만 가보마. 잘 놀거라.”


“잠시만요, 길손님.”


내가 자리를 뜨려 하자, 아샤가 내 팔목을 붙잡았다.


“길손님이 사당에 갔다 오신 후, 아샤랑 잠시 말했는데요... 아샤가 그랬어요.”


“뭐라고 했지?”


“길손님을... 우물터에 데려다드리래요.”


“우물터? 거기가 어디지?”


아샤는 머리를 긁적이는 듯 하더니, 말했다.


“세티아한테 들은 얘기로는요... 세티아의 할머니의 할머니 시절, 우리 부족에는 아주 힘이 센 무녀가 계셨대요. 그 무녀님이 무녀의 힘을 가지게 된 곳이라고 들었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우물터라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있었다.


우물터라는 곳은, 반얀 마을의 귀신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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