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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석기 제사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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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작품등록일 :
2021.05.1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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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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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9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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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7. 조상신(10)

DUMMY

[네놈...]


바얏크가 샤크티를 노려보았다.


그가 깃든 아이의 눈에, 아이의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음울한 기운이 내려앉았다.


‘이건...!’


그 기운을 느낀 나는 빠르게 주술을 짜기 시작했다.


사악하다.


서슬뱀이 남긴, 문양의 힘이었다!


바얏크가 입을 열었다.


[첫 번째 전사 샤크티... 무기와 하나된 전사의 끝자락에 이른 전사. 네가 감히 우리를 부정하느냐?]


“그렇소.”

샤크티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반얀의 전사들이 밤낮없이 사냥을 다니며 식량을 구하고, 반얀의 어머니들이 요리를 만든다오.


하지만 당신들은 조상신인 척 하며 우리의 식량을 앗아가고, 당신들의 배를 채웠소. 다시 묻겠소. 당신들이 정말로 조상신이 맞소?”


[샤크티...]


바얏크가 샤크티를 불렀다. 그러나 샤크티는 물러서지 않고 도끼를 들어올렸다.


“반얀의 전사들은 들으라! 우리는 대대로 조상신들의 은덕 덕에 우리가 있고, 우리는 그들을 위해 예의를 차리고, 전통과 관습을 만든 것이라고 배워 왔다!


하지만 보라!

스스로를 조상신이라 주장하는 저들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 주었는가!


저들의 창법이, 도끼질이, 찍개 기술이 우리의 삶에 어떤 도움을 주었는가!

전사의 긍지 외에 무엇을 알려주었는가!

무릇 조상이란 은혜를 내린 어른이고, 윗사람이며, 부모이다!


하지만 어떤 어른이, 부모가! 자식이 고생을 하는데 부모란 이유만으로 자식의 음식을 뺏어먹느냐!

부모란 자신이 먹을 것 마저도 자식에게 주는 이들이 아닌가!”


샤크티의 연설에, 몇몇 전사들의 눈빛이 진중해졌다.


전사들 사이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이 비슷한 기류를 본 적이 있었다.


‘샤크티... 저자는...’


반란을 일으키려는 중이다.


육 년 전.


서슬뱀이 수많은 선동꾼들을 데리고 큰버루를 뒤엎었던 제사자의 날.


그 날에 보았던 기류와, 지금의 기류는 상당히 일치했다.


‘마치 서슬뱀과 같은 전사다...’


샤크티의 목소리가 반얀 부족을 울렸다.


“저 자들을 보라! 저 자들은 스스로를 조상신이라 칭하며, 죽기 전에는 자식을 사랑했던 부모를, 자식의 음식을 탐하는 탐욕스러운 자로 모욕하였다!


저 자들이 우리를 속인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위대한 전사 서슬뱀의 말을 곡해했다.


인간의 머리로 생각하라 하였던, 그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아니하였다.


우리는 우리의 한 가족인 세티아를 돌로 쳐 죽였다!


조상신을 흉내내는 사악한 악령들에 의해 한 가족을 죽인 것이다.


위대한 전사와 같은 부족의 전사, 우레가람이 주술로 확인하였다!”

그가 나를 가리켰다.


“조상신들의 뼈가 묻혀있다 알려진 이 우물터의 밑에는, 아주 음하고 어두운 기운이 가득한 곳이라 하였다


저 악령들이 조상신의 땅을 오염시키고, 우리를 속인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악신을 모셨다!


그러니,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악신을 버릴 것이다!


위대한 전사, 서슬뱀의 말을 기억하라!


이젠 인간의 시대이며!!

인간만이 신이다!”


“우와아아아아아!”


“이야아아아아아!”

수많은 전사들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전사 만세!”

“그의 말이 옳다!”

나는 함성을 지르는, 샤크티의 선동꾼들을 훑어보았다.


영웅은 서로 닮는다는 말이 허언은 아닌 듯.


그의 수법은 정말로 서슬뱀과 닮아 있었다.


“당장 아이들의 몸에서 나오지 못할까, 악령들이여!”

단순히 하루이틀 이 반란을 준비해 온 것이 아닌 듯,


샤크티의 주위로 수십의 전사들이 그를 둘러쌌다.


그리고, 샤크티가 나를 보았다.


“서슬뱀에게 들은 말이 있겠지.”


“....?”

“주술은 모르지만... 자네 정도라면 세티아보다도 강한 주술사라는 건 알겠네.”


샤크티의 눈이 내가 짜낸 수십 개의 주술문양에 머물렀다.


“서슬뱀이 무어라 하던가.”

이게 무슨 말인가.


순간 나는 당황했지만, 곧이어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었다.


‘그렇군. 샤크티의 반란은 하루 이틀 준비된 것이 아니야.’


서슬뱀과 만났을 때부터, 어쩌면 그 이전부터.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 반란을 준비해왔을 것이다.


그리고, 서슬뱀과 만나서 그에게 무엇인가를 약조받았을 터였다.


‘지원병력이나 같은 것을 받기로 약속되어 있었나 보군’


하지만 서슬뱀의 계획은 모조리 실패했고, 나는 그의 약속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다만 저 조상신이라는 것들의 태도가 거슬렸을 뿐이었다.


“뭐, 도와드릴 수야 있습니다.”


촤르륵!

손을 휘젓자, 수십 개의 주술문양들이 허공에 도열했다.


내 명령에 따라 언제든지 아이들의 몸에서 악령들을 쫓아낼 것이다.


그 때였다.


[샤크티...]


한 영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다. 네 아버지...]


영혼이 깃든 아이가 손짓하였다.


[우리의 태도가 너를 실망시킨 것 같구나. 하지만 우리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헛소리! 자꾸 내 아버지의 흉내를 내지 마라!”


[죽음 이후의 세상은 네가 상상할 수도 없이 복잡하단다... 우리가 이러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하면 그 이유를 내 앞에서 정당하게 설명해 주시오.”


[이것은 말할 수 없어... 말해선 아니되는 진실도 있는 법이야.]


“하면...”

샤크티가 이를 악물었다.


“불합리한 명령을 어떠한 사유도 없이 내리는 신 따위... 이 마을에 필요 없소!”


이어진 그의 외침에, 샤크티를 따르는 전사들이 무기를 악령들에게 겨누었다.


“당장 꺼지시오!”


[후우...]


바얏크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여지껏 조용히 있던 한 영이 입을 열었다.


[시크라하훈. 나다. 요새는 버섯죽을 잘 먹니?]


“...!”

샤크티의 뒤에 서 있던 앳된 전사가 몸을 흠칫 떨었다.


“비루 할아버지...”


그를 시작으로, 수많은 영들이 입을 열었다.


[챠크라, 나를 기억하느냐?]


[야하시... 멋진 짝을 만났구나.]


[라주, 힌디는 잘 크고 있나?]


수많은 영혼들이, 반얀 부족의 가족들, 혹은 아주 가까운 친지가 아니면 모를 이야기들을 마구 쏟아내었다.


샤크티의 뒤에 있던 전사들의 안색이 떨려왔다


그들의 전의가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렇다.


그들이 싸우는 것은, 단순히 조상신이라고 하는 막연한 존재들이 아니었다.


몇십년 전, 혹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살아있던 그들의 어머니, 아버지들이다.


그들의 부모인 것이다.


바얏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샤크티에게 말을 걸었다.


[보거라. 샤크티. 모든 것은 너의 오해로 벌어진 일이다. 우리가 식량을 많이 먹는 것이 문제였다면 최대한 줄이도록 하마. 우리는 너의 조상, 너의 부모가 아니더냐...]


스르르-


영들이 씌인 아이들의 얼굴에, 처음 보는 노인, 혹은 다른 이들의 얼굴이 환영처럼 덧씌이기 시작했다.


환영을 얼굴에 덧씌운 아이들이 전사들에게 다가가 담소를 나눴다.


우물터를 맴돌았던 날카로운 분위기는 이미 쓸려나간 채였다.


샤크티 역시, 무언가 당황한 표정이었다.


[샤크티. 원하는 것이 있었다면 말하도록 하여라. 우리는 너의 부모가 아니냐. 너의 뜻을 알지 못해 지금껏 많은 것을 해주지 못했다.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하도록 하거라.]


“... 바얏크시여. 제가 단순히... 착각을 했다는... 말입니까...?”


[작은 오해였을 뿐이다.]


“하면...”

그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바얏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어진 그의 말에, 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세티아... 세티아를 다시 만나게 해 주십시오. 그녀는... 그녀 역시 당신들의 품에 있지 않습니까...”


[마땅하다. 샤크티. 세티아를 만나라...]


바얏크가 물러서고, 한 아이가 샤크티의 앞으로 다가왔다.


아이의 입에서 성숙한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샤크티.]


“....!”

샤크티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손을 덜덜 떨며 아이를 바라볼 뿐이었다.


“정말... 세티아... 세티아가...”


[그 날. 사당 안에서 맹세한 것을 잊을 셈인가요?]


“아아...! 세티아... 세티아...!”


샤크티가 손을 떨며 아이에게 손을 뻗었다.


아이의 얼굴 위로 익숙한 여성의 환영이 보였다.


숲 속에서 보았던, 그 여자였다.


‘샤크티와 세티아는... 특별한 관계였나?’


그들의 관계가 궁금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슬뱀의 힘을 지닌 저 영들을 제압해야 할 때였다.


“거한 사기극이군.”


촤아악!

팔을 휘젓자, 지금껏 허공에 도열해 있던 수많은 주술문양들이 일제히 날아갔다.


그리고.


타앗!

“하아아아앗!”


“안 돼!”


“이야아압!”


수 명의 대전사.


무기와 하나된 전사들이 달려들어 그들의 무기로 내 주술을 내리쳤다.


무기와 하나된 경지는 주술에 근접한 경지.


강력한 주술저항력을 가진 전사들의 공격에, 내 주술들은 전부 터져 나가버렸다.


“조상신께 무엇을 하는 것이냐!”

“이 주술사 놈...!”


그리고, 또 다시 분위기가 바뀌었다.


돌아가신 부모를 만난 수 명의 전사들이 내게로 날을 들이댄다.


그 모습에, 나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큰버루라면 사형감인 행동들이군...”


물론, 큰버루가 아니라도.


“...너희가 감히 내게 날을 들이대느냐.”

일반인은, 감히 제사장에게 대적할 수 없다.


촤르르륵!

다시 손을 휘젓자, 허공에 수십 개의 주술문양이 다시금 떠오른다.


“반얀 마을의 주술사쯤으로 생각하고 내게 덤비나 본데...”


허공에 떠오른 주술들이 형태를 갖추며, 힘을 응집한다.


방금 준비했던, 영체 특화 공격이 아닌, 제대로 인명을 살상하기 위해 짠 주술들.


“주술사와, 제사장은. 전혀 다른 존재다.”


주술문양이 허공에서 회전한다.


쿠과과광!

허공에 떠올린 에순 네 개의 주술문양 중.


첫 번째 주술문양이 폭파한다.


강력한 반탄력과 함께 전사들이 나가떨어진다.


두 번째 주술.


폭파소리를 수십 배로 증폭시켜, 범위 내의 존재들을 그대로 갈아버린다.


세 번째 주술.


두 번째 주술의 힘을 열 배로 강화시킨다.


네 번째 주술.


내 주술이 지나간 자리를 내 영력으로 가득 채워 주술을 다시 짤 때에 1초간의 틈새조차 없게 만든다.


다섯 번째 주술...


첫 번째 주술에 이어 수십 개의 주술공격이 머릿속에서 촤르르 이어질 때였다.


[네가 우리의 자손들을 공격하느냐!]


쿠구구구!

영혼들로부터 막대한 영력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바얏크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반얀의 아이들은 보라. 저 이방의 주술사가 사악한 주술을 써 너희를 공격하였다. 저 주술들을 보아라. 너희의 씨를 말려버릴 무시무시한 주술들이다.]


그가 외친다.


[이에, 나 조상신들의 가장 큰어른. 나 바얏크가 너희를 위해 나서겠노라.


우리가 너희를 위해 한 것이 없어 우리를 의심하느냐?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너희를 보호해 보이마.


저 사악한 주술사를 막아보겠노라!]


스르르...


바얏크가 들어간 아이의 몸 속.


그곳에서 희미한 연기같은 것이 흘러나왔다.


나는 눈을 찌푸렸다.


기분 나쁜 파동이다.


그래, 사악한 힘이다.


연기같은 무언가가, 점차 새카맣게 물들며 형체를 갖추었다.


전신이 돌같은 근육으로 채워진, 강력해 보이는 전사였다.


[나의 벗들이여! 모여라!]


바얏크의 외침에, 아이들에게로 들어가 있던 수십 위의 영혼이 전부 바얏크에게로 모여든다.


쿠르르르!


“....!”

그리고, 영혼들이 합체하기 시작했다.


“저게 무슨...”


난생 처음보고, 처음 듣는 기괴한 일에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영혼들이 하나로 모이며, 점차 영력이 강대해 진다.


두 명이 합체되었을 때는 두 배의 영력이.


열 명이 합체되었을 때는 백 배의 영력이.


백 명이 합체되었을 때는 천 배의 영력이...!

“이게 무슨...”


셀 수도 없이 많은 원령들이, 하나로 모였다.


쿠구구구!

시커먼 영체가 몸을 들어낸다.


전신이 울긋불긋한 줄무늬로 뒤덮힌, 거의 7, 8미터는 되어보이는 거대한 전사가 20미터는 되어보이는 창을 들고 나를 노려본다.


“ ‘이거’였군...”


귀신굴. 아니 이곳의 말로는 ‘검우물’.


그 밑에서 보았던, 제사장과 맞먹는 거대한 영력.


“네가, 원령들의 집합인 네가 그 힘의 주인이었나...”


[우오오오오오!]


거대한 영체가 함성을 질렀다.


그 함성은, 수십 수백명의 전사가 함성을 내지르는 듯한 소리였다.


녀석의 가공할 원력(怨力)에, 하늘이 점차 어두워진다.


먹장구름이 낀다.


“후우...”

나는 제사자의 지팡이를 집어들고, 하늘을 보았다.


당장이라도 폭풍이 칠 듯한 날씨.


눈 앞의 강력한 존재를 마주하며, 나는 긴장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나직히 한 이름을 불렀다.


“우레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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