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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석기 제사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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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엄청난
작품등록일 :
2021.05.1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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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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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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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조상신(22)

DUMMY

“우레가람...”


우레별은 따뜻한 표정으로 아기를 안아들었다.


“고맙군. 고마워...”


아직 채 눈물이 마르지 않은 표정으로, 방실방실 웃는 아기와 눈을 마주치며.

우레별은 서슬뱀에게 말했다.


“정말, 고마워.”


무사히 태어나준 아기에게 말하는 것인지.

무사히 낳아준 마필리에게 말한 것인지.

아니면 서슬뱀에게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서슬뱀의 입에 따뜻한 미소가 흘렀다.

그때였다.


“...!”

우레별의 안색이 변했다.

마필리 역시 기진맥진해 있던 상태에서, 상반신을 벌떡 일으켰다.

우레노을이, 천막 안으로 들어왔다.


제사자의 지팡이를 짚고서.


“아버지...”


우레별의 목소리엔 긴장이 서려있었다.

마필리를 싫어하는 그의 아버지가, 이번에는 어떤 트집을 잡을까.


자신의 아들에게 어떤 소리를 할 것이고.

이번 역시 액을 몰고 왔다는 소리로 마필리를 괴롭힐까?

천막 안으로, 긴장이 흘렀다.


우레노을이 손을 뻗었다.


“아이를 다오.”


“예...?”


그는 제사자의 지팡이를 땅에 꽂고, 양 손을 내밀었다.


“내 손자를 안아보자꾸나.”


우레노을의 목소리는, 여지껏 없이 부드러웠다.

그 말투에 우레별은 멍하니 우레가람을 내밀었다.

우레노을은 우레가람을 받아들고서, 얼마간 눈을 마주쳤다.


아이는 낯선 노인의 손에 안긴 것이 영 불안했는지, 앙앙 울음을 터트렸다.

우레노을은 껄껄 웃었다.


“하하하, 이 녀석아. 네 할애비다. 할아비야! 하하하. 자 봐라. 신기하지? 신기하지?”


우레노을이 우는 우레가람의 앞으로 손가락을 퉁겼다.

서슬뱀은 우레노을의 손가락 사이로, 흐릿한 힘이 감도는 것을 보았다.

주술이었다.


아이는 흐릿한 주술이 또렷히 보이는 건지, 울던 것을 멈추고 주술을 향해 손을 뻗었다.

얼마간 아이와 놀던 우레노을은, 우레별에게 우레가람을 건내주었다.


“자, 받아라. 별아. 네 아이다.”


어쩐지, 우레노을의 목소리에서 울먹거림이 끼어있었다.


“참 힘들게... 아이를 낳았구나. 정말 기적적으로... 아주 힘들게 아이를 보았어...”


우레별은 천천히 우레노을에게 아이를 받았다.


“고맙다. 아들아. 버텨주어서...”


그 말을 들은 순간, 우레별의 눈에서 다시금 눈물이 흘렀다.

두 부자(父子)는 손자를 사이에 두고 눈물을 흘렸다.

얼마간 눈물을 흘린 우레노을은, 마필리를 바라보았다.


“난 지금까지 너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정하지도 않았고, 솔직히 앞으로도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네 존재는 내게 있어서 피부에 박힌 독침 같은 것이야.”


서슬뱀은 우레노을을 말리려고 했다.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 어찌 산모를 꾸짖는단 말인가!

하지만, 이어지는 우레노을의 말에 서슬뱀은 행동을 멈췄다.


“하지만, 잘 키우거라. 이 아이를 잘 키워, 어머니가 되어보거라. 하면... 그때. 나는 너를 인정해주마.”


마필리는 말없이 우레노을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너는 절대 내 가족이 될 일이 없지만, 네가 이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준다면... 나는 그때 네 시아버지가 되어주마. 그래. 그리해줄 것이야...”


눈물을 훔친 우레노을이, 제사자의 지팡이를 뽑았다.


“아이의 이름이 무엇이냐. 축복을 내려주마.”


우레별은 그 말에,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서슬뱀의 품에 우레가람을 안겨주곤, 서슬뱀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아가의 이름은, 대부(代父)가 지어주었으니, 그에게 들으시죠.”


“아이의 이름은, 우레별과 장수와 치유를 상징하는 신, 푸르가람의 이름을 따...”


서슬뱀은 아이의 이름을 말했다.


“우레가람이라 지었습니다.”


우레노을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내 아들이다.”


그는 손가락을 허공에 가져다 대어, 기이한 주술문양을 그려내었다.

새하얀 빛의, 신성하기도, 사악하기도.

어쩐지 부드럽기도 거칠기도 한 주술문양은, 이내 우레가람의 이마 속으로 스르르 사라졌다.

우레노을이 제사자의 지팡이를 내리치며 소리쳤다.


“나 큰버루의 제사장, 우레노을이 천명한다!”


큰버루 곳곳으로 그의 목소리가 울렸다.


“오늘부로, 큰버루에 내린 액이 물러갔음을 선포한다! 그리고, 오늘 태어난 아이를 시작으로, 이 뒤로 태어나는 아이들에겐 축복이 있을지어다!

우레별의 아들, 우레가람은 이 마을에 축복의 길을 틀 아이가 될 것이다!”


우레노을의 손가락이 우레가람의 이마 정중앙에 닿았다.


“큰버루의 모든 신의 이름으로. 나의 이름으로. 내 아들들의 이름으로. 너를 축복하마, 우레가람.”


파아앗!


우레가람의 작은 몸에서 새하얀 꽃이 피었다가 다시 사그라드는 듯 했다.

우레노을은 아기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 준후, 천막을 나갔다.


“축복도 내렸으니, 늙은이가 눈치없이 더 있다간 방해만 되겠구나. 이만 가보마.”


“아버지...”


우레별은 우레노을을 바라보았다. 서슬뱀은 우레가람을 천천히 마필리에게 건냈다.


“받아, 마필리. 그리고 축하해.”


서슬뱀과 마필리의 눈이 마주쳤다.


“아버지의 인정을 받은 걸.”


말이야, 어머니가 되면 인정하겠다고 한 우레노을이었지만.

이미 인정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리 가족이 된 걸.”


마필리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 하더니, 웃음지었다.


“고마워, 서슬뱀.”


서슬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레별, 마필리를 돌봐줘. 아버지를 뵙고 올게.”


“그래. 나 대신 부탁한다.”


서슬뱀은 천막을 나서, 우레노을을 따라갔다.

우레노을은 귀신굴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버지!”


서슬뱀이 달려가, 우레노을을 붙잡았다.


“서슬뱀이냐.”


“예, 아버지.”


“하하하, 네게서 있는 사람 취급 받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구나.”


서슬뱀은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였다.


“어째서 가족의 일인데 더 머무르지 않으십니까.”


“늙은이가 있어봐야 불편할 뿐이다.”


서슬뱀은 고개를 저었다.


“우레별이 아버지를 진심으로 미워한 적은 없습니다. 벗인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하하하하...”


우레노을은 서슬뱀의 어깨를 두들겨주었다.


“고맙다. 아들아. 우레별을 지지해주어서.”


“아닙니다. 그나저나...”


서슬뱀은 조심스레 물었다.


“이제 마필리를 인정하신 겁니까?”


“그 애를 인정했느냐고?”


우레노을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직 그 아이는 어머니가 아니야. 따스한 마음도 부족하지. 속에는 음흉한 마음도 남아있어. 하지만... 우레가람. 그 아이를 바라보는 그 눈빛에서, 아주 작지만, 따스한 빛을 보았다. 그 빛을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그가 고개를 저으며 귀신굴로 향했다.


“서슬뱀. 내 아들아. 넌 저 아이를 몰라. 지난 삼 년간 저 아이가 세 번의 유산을 겪은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란다... 그래, 아직 말할 때는 아니지. 다만 너 역시, 저 아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한 명의 전사가 되어가는 것 같아 말해주마.”


우레노을의 눈빛이 무거워졌다.


“우레가람. 내 손자가 태어난 것은 기적같은 우연이었어. 저 아이가 손을 썼다면, 이번에도 유산을 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때에는 참지 못하고, 누가 말리든 저 아이를 큰버루에서 쫓아버렸겠지.”


우레노을의 말은 이상했다. 마치 마필리가 무슨 짓을 했기 때문에, 유산을 한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마필리가 무슨 문제가 있는 겁니까?”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니다. 이만 들어가거라. 춥구나.”


우레노을은 서슬뱀을 바라보며 웃었다.


“앞으로, 저 아이가... 우레가람에게 특별히 손대지 않는 이상. 난 저 아이에게 어떤 꾸중도. 어떤 분노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서슬뱀.”


그와 서슬뱀의 눈이 마주쳤다.


“네가 우레별을 지지하고, 우레별이 저 애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난 너희를 믿기 때문이란다. 아들아.”


그 말을 끝으로, 우레노을은 귀신굴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굴막이 바위로 입구를 막지 않았다.

서슬뱀은 우레노을을 향해, 허리를 숙여 절한 후, 마을 바위에 걸터앉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특히 별이 아름다웠다.


우레별의 천막에서는 끊이지 않고 웃음소리가 들렸고, 귀신굴의 입구는 활짝 열렸으며, 서슬뱀은 마음 속 뜨거웠던 기운이 대부분 사그라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밤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서슬뱀은 그날 밤을 지샜다.









비극은 다음 날 일어났다.



“꺄아아아아악!"


비명 소리에, 서슬뱀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무래도 밤을 지새던 중 잠시 졸았던 모양이었다.

비명은 우레별의 천막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무슨...”


서슬뱀이 그의 천막으로 향할 때였다.


촤악!


천막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마필리였다.


“....!”


“으아아악! 끼야아아악! 끄아아악...!!!”


마필리가, 머리를 산발한채, 침을 질질 흘리며 땅을 굴렀다.


“마, 마필리! 왜 그래!”


서슬뱀이 당황해 마필리에게 달려갔다.

아침일찍 일어난 억센꽃과 검은바위, 검은뿔 등의 몇몇 족원들이 마필리를 진정시키려 다가갔다.

동시에, 거스를 수 없는 위엄을 지닌 음성이 큰버루를 뒤덮었다.


우레노을의 목소리였다.


[모두, 저 추악한 것에게 다가가지 말거라! 신께서 진노하였다!]


우레노을의 목소리에선, 끝을 알 수 없는 진노(眞怒)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신께서 직접 권능을 내리시니, 사악한 악귀를 멸할 것이라 하였노라! 누구든 저 추악한 것에 손을 댄다면, 같이 신의 진노를 받을 것이라!]


그 말에, 마필리에게 다가가려던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 그녀에게서 떨어졌다.

서슬뱀은 마필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으로, 흐릿한 무언가가 잔뜩 흐르고 있었다.


주술이다!

서슬뱀은 냉큼 귀신굴로 달려갔다.

귀신굴의 정중앙.


우레노을이 주술을 부리고 있었다.

새하얀 빛이 끊임없이 우레노을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새가 그의 주변에서 날갯짓 하는 듯했다.


“아버지! 이게 무슨 일입니까! 왜 이러는 겁니까!”


[물러가라, 서슬뱀! 아무리 너라도 이번 일은 넘어갈 수 없다!]


우레노을의 눈은 잔뜩 충혈되어 있었고, 노기로 충천해 있었다.

그의 목소리가 분노로 가득차올라 있었다.


[저 추악한 년이, 감히 우레가람에게마저 손을 대려 했어! 제 태아에게 한 짓들을 제 자식한테마저 하려 했어! 이번만큼은 용서할 수 없다. 저년이 있다면 마을에 남는 것은 파멸뿐이야! 내 저년을 반드시 죽여버리고 말리라...]


“아, 안 돼... 안 됩니다, 아버지!”


서슬뱀은 순간 이성을 잃고 우레노을에게 달려들었다.


막아야 한다!

우레노을이, 마필리에게 감당할 수 없는 저주를 날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우레노을이 팔을 휘둘렀다.


퍼엉!


서슬뱀의 몸이 단숨에 귀신굴 바깥으로 튕겨져 나갔다.


[우짖는 새의 흔적을 모조리 쓰는 한이 있더라도, 저것을 세상에서 지워버릴 것이야!!!]


그의 목소리가 큰버루를 다시금 울렸다.

마을 사람들은 그 목소리에 깃든 위엄에 자리에 꿇어앉아 벌벌 떨었다.

검은바위도, 억센꽃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그 자리에 있거라! 내가 신의 힘을 빌어 내 손을 더럽힐 것이니라!]


그리고, 서슬뱀만이 무릎꿇지 않았다.

그는 어쩐지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위엄이, 그리 대단치 않게 느껴졌다.


“으아아아아아!”


서슬뱀은 검은바위가 들고나온 창을 빼앗아, 귀신굴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신성하기도, 사악하기도 한 기이한 기운에 의해 굴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튕겨나갔다.

무기와 하나된 일격을 뿌려도 닿는것조차 할 수 없었다.


[내 아들들 역시 듣거라. 그 자리에 있어라!]


쿠구구구구!


하늘에서 기묘한 파동이 떨어져, 마필리에게 직격했다.

마필리가 다시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아악! 끄아아아, 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


“아버지! 아버지! 마필리!”


마필리는 파동을 맞고 비명을 지르더니, 머리를 부여잡고 너른숲을 향해 도망쳤다.


“우레별! 이 병신 새끼야!”


서슬뱀은 붉으락푸르락해진 얼굴로 우레별의 천막을 걷었다.


“아버지가 말한다고 자기 짝을 저리...”


하지만, 그가 본 것은 기이한 주술에 뒤덮힌 우레별이었다.

우레별은 창을 붙잡고, 입술에서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쥐어뜯고 있었다.

마치 지네 같기도, 작은 밧줄 같기도 한. 기이한 주술이 새하얀 빛을 내뿜으며 우레별을 뒤덮고 있었다.

우레별의 근육이 부들부들 떨린다. 주술에서 벗어나려 한껏 용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의 얼굴은 시뻘겋게 물들어 있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무기와 하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레별은 움직일 수 없었다.




“젠장, 마필리!”


서슬뱀은 마필리를 쫓아갔다.

저 멀리, 마필리가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산발한채.

머리를 부여잡고 너른숲을 뛰쳐간다.


그 속도가 마치 들짐승 같아, 서슬뱀으로서도 따라잡기 어려웠다.

하지만 서슬뱀의 근육이 수축하며, 그는 점차 마필리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마필리는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제 부족 말로 뭔가를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달려가고 있었다.


‘빠, 빨라.’


어떻게 여인의 몸으로 저리 빨리 달리는 걸까.

하지만 마필리의 발이 점차 꼬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벌을 헛디디는 빈도가 높아졌다.


그리고, 빨리 달리던 그녀가 결국 발이 꼬여 넘어져 버렸다.


철퍽!


마필리는 빠른 속도로 달리던 중 넘어지며 몇 바퀴를 굴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마필리가 멈춘 곳은 너른숲의 끝자락.

노을계곡의 입구였다.


“마필리!”


서슬뱀이 마필리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눈코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마필리, 안 돼. 정신차려. 마필리.”


“서, 서슬뱀...”


그녀의 박동 소리가 줄어들고 있었다.


“자, 마필리. 큰버루로 돌아가자. 가서 대모한테 치료를 받으면 살 수 있어.”


서슬뱀이 마필리를 안아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흐려진 눈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무, 문화권... 큰버루의 문화권... 벗어나야...”


“괜찮아. 다 괜찮을거야.”


서슬뱀은 이 모든 게 꿈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래, 밤을 새던 중 졸음을 견디지 못한 거야.

그래서 아직 꿈을 꾸는 중인 거야.

최근에 악몽이 조금 잦아졌잖아? 이상한 일은 아니야.


이건 꿈이야!


“마필리, 다 괜찮아질거야. 내가 아버지께 잘 말씀드릴게. 너는 아버지의 손자까지 낳았잖아. 오해가 있던 걸거야. 분명히...”


“서슬뱀...”


마필리의 손이, 서슬뱀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거, 알아...?”


“마필리. 괜찮아. 나중에 말해도 돼. 내가 다. 천천히 들어줄게.”


“나는, 큰버루가, 증오스러워.”


그녀의 손이 서슬뱀의 뺨을 흝었다. 서슬뱀의 뺨에, 그녀의 핏자국이 남았다.


“우레노을을... 저주해. 다, 끔찍해... 너와... 우레별만이... 내 빛이었어...”


마필리가 숨을 헐떡였다. 그녀가 한 번 헐떡일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그래, 알아. 네 말이 다 맞아. 그러니 말을 멈춰. 살 수 있을거야.”


“나는 못 살아. 서슬뱀.”


그녀가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리고 피가래가 섞인 기침을 뱉어냈다.


“삼 년 동안 세 명의 아기를 유산했어. 서슬뱀. 왜인지 알아? 저주야. 우레노을이... 내 아이들을 저주했어. 내 아가들을 저주해... 태어나지 못하게 만들었어... 그리고 지금도... 나를 끝없이 저주하고 있어. 서슬뱀... 나를 만지지 마. 너도 저주에 옮아...”


“아냐. 난 멀쩡해. 이것 봐. 아무렇지 않잖아.”


서슬뱀은 마필리를 안심시키려 울먹이면서도, 미소지었다.


“후, 후... 서슬뱀. 나는 그저... 큰버루에서 살고 싶었는데... 왜... 그 자가 내게 그랬던 것일까...”


마필리의 숨소리가 옅어졌다.


“서슬뱀. 잊지 마...”


그녀의 눈과, 코로, 죽은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우레노을이... 내 아이들을 죽였어... 나까지 죽였어... 그리고, 그는 결국 우레별도, 너도 죽일거야...”


그녀가 양손으로 서슬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서슬뱀의 얼굴에 마필리의 피가 묻었다,


“우레노을이... 모두를... 죽일거야... 서슬뱀... 약속해줘...”


두근, 두근, 두근...


마필리의 심장 박동이, 점차 느려진다.


“우레노을을... 죽이겠다고...”


“.....”


“날 사랑해줘서... 고마...”


그것이, 마필리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녀의 손이 떨어졌다.


서슬뱀은 그녀를 앉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멍하니 있었을까.

검은바위가 달려와 죽은 마필리를 안고 있는 서슬뱀을 보았을 때도.

서슬뱀은 그저 멍하니 있었다.


“서, 서슬뱀...”


검은바위가 다가와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서슬뱀은 입을 열었다.


“아...”


하지만, 말을 잊어버렸다.


“아, 아,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


그제서야, 피눈물을 흘리며.

서슬뱀은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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