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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석기 제사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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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엄청난
작품등록일 :
2021.05.12 20:32
최근연재일 :
2021.08.0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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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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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65. 현인신(11)

DUMMY

“....!”


왜 녀석의 입에서 우레노을의 이름이 나오는 거지?

나는 최대한 당혹감을 감췄지만, 공손은 낮게 웃으며 나를 가리켰다.


[역시, 너도 큰버루 족속이군. 우레노을의 제자인가? 아들?]


“...어떻게 그분을 아는 거냐?”


[알고 싶나?]


그림자가 씨익 웃는 듯 했다.


[그는 내 수제자였지. 그의 모든 주술과 지혜는 다 내가 가르친 것이나 다름..]


퍼엉!


‘웃기는 거짓말이군.’


우레노을은 주술을 선대 제사장 우레겨울에게 배웠고, 지혜는 리바이어던의 세계에서 배웠다. 그리고 그 이후 그가 이룬 것은 전부 그 혼자의 힘이었다.

난 주술로 그림자를 터트려 버린 후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리고는 정신을 집중해서 추적주술들을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녀석이 쓴 그림자 주술을 이용해, 녀석의 위치를 역추적할 것이다.


슈르르...


내 눈 앞에서 그림자가 다시 뭉치더니, 사람의 형상을 취했다.


[이런,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야지.]


“뻔한 거짓말이나 하는 놈은 신경쓸 필요도 없지. 그리고...”


나는 놈의 주술을 보며 미소지었다.


“내 앞에서 계속 그 주술을 쓰면 결국 위치가 들킬 텐데...”


[위치야 들켜도 상관 없어. 여기 온 건 너와 할 말이 있기 때문이다.]


“할 말이 있으면 직접 와서 하지 그런가?”


[내가 좀 겁이 많은 성격인지라. 폭력적인 우레겨울의 후손 앞에 함부로 나설수야 있나?]


“내 선조들을 벌써 두 번이나 모욕했군.”


절로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번졌다. 놈의 주술을 통해, 녀석의 위치가 대략적으로 잡히기 시작한다.


‘더 지하가 있었다니...’


이 제단은 내부는 상당히 넓었다. 내가 들어온 입구를 제외하고도 윗층이 수 개. 아래층이 수십개나 되는 제단이었다. 그리고 녀석의 위치는 제단의 최하층. 가장 밑바닥에 있는 것으로 잡혔다.


‘어떤 이유로 지하에 파묻힌 제단이라면... 어쩌면 이 제단이 지상에 있었을 때는...’


‘탑’의 형상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림자가 낮게 웃으며 내게 손을 뻗었다.


[우레노을 수제자 어쩌고 한 건 사과하지. 그냥 농담이었다. 우리 조금 더 건설적인 대화를 나눠보지 않겠나?]


“나더러 일방적으로 꺼지라는 게 건설적인 대화인가?”


[하하하, 우레가람. 자네가 내 마을에서 질문하고 다니는 것은 다 들었다. 범바람의 조각상에 관심을 보이고, 동쪽에 대해 조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더군.]


놈이 미소를 지었다.


[어떤가. 동쪽 끝 땅. 혹은 그곳의 현자에 대해 궁금한가?]


“.....”


[나는 아주 오래 살아온 사람이고, 썩 지혜롭다고 자부할 수 있지. 알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이든 물어봐라.]


나는 잠시 녀석을 노려보았다.


“그 댓가는 당연히 내가 이곳에서 나가는 것이겠지?”


[뭐, 꼭 가지 않아도 좋다. 대신 네 신에 대고 내 일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면 된다.]


나는 얼마간 생각한 후 물었다.


“누조의 아이는 어찌할 생각이었나?”


[서슬뱀의 아들 말인가?]


그림자는 큭큭 웃은 후 답했다.


[본래는 내 다음 육신으로 삼으려 했지만, 네가 원한다면 그대로 놔두지. 누조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겠다.]


“.....”


[무엇이든 궁금한 게 있다면 물어라. 그 댓가로 내 일에 개입만 하지 않으면 된다. 우리는 서로 원수진 것도 없는데, 굳이 싸울 필요는 없지.

무엇이 궁금한가? 동쪽 끝의 현자? 그가 내는 세 가지 시련? 그 나라의 언어? 그곳의 전사?]


확실히, 저것들은 내게 귀중한 정보였다. 이대로 눈을 감고, 센유엔과 원령들의 한 따위는 못본채 하고, 저 정보를 듣기만 해도 내 여정을 단축시킬 수 있다. 누조와 서슬뱀의 아들 역시 해를 끼치지 않겠다 했으니 마음을 놓아도 된다.


‘하지만.’


나는 눈을 잠시 감았다 떴다.


‘별로 그러고 싶지 않군.’


무엇보다도.


“우선,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다만.”


[무엇이든 물..]


“왜 내게 붉은 끈을 준 거지?”


원수진게 없다고 했지만, 이 놈은 나를 보자마자 제물로 먹어치우려 한 녀석이다.


타악!


제사자의 지팡이를 입구에 내리찍었다. 지팡이는 그 자리에 꼿꼿히 서서 영력을 빨아들였다. 나는 숲의 신력과 우레미르의 신력을 불어넣어 강력한 결계를 형성했다. 이제 놈이 직접 온다고 해도 쉬이 나갈 수 없다.


“원수진 게 없기는. 붉은끈을 준 것을 어물쩡 넘어가려는 거냐? 초장부터 거짓말이라. 나도 거짓말 좀 해 봐서 아는 사람이다만...”


촤르륵!


버루뿔 창을 들어올렸다. 등 뒤로 수 가지의 주술문양이 엮여진다.


“너 같은 놈의 말은 믿는 게 아니야.”


오라, 천둥의 힘이여.


추적주술들이, 녀석의 위치를 찾아냈다.



* * *



쿠르릉!


센유엔 부족 마을의 상공. 한 줄기 벼락이 번뜩였다.


우르릉!


얼마간 하늘을 울리던 벼락은 땅으로 내리꽂히더니, 센유엔 부족 목책 앞에 나있는 땅속으로 향하는 길로 들어갔다.



* * *



파아앗!


등 뒤가 새파랗게 빛났다. 땅속 길을 헤쳐 온 벼락은 동공을 지나, 석문을 넘어 내게 내리꽂혔다.


[후우우...]


전신이 터질 것 같다. 나는 삽기간에 벼락의 정령과 같은 형체로 변했다.


[거기서 딱 기다려라.]


[잠깐..]


퍼엉!


난 놈의 그림자 주술을 다시 터트려버린 후, 추적주술들이 가리키는 곳으로 뛰어갔다. 제단은 원형의 구조를 가지고 있었고, 원형 제단의 가장자리쪽에 밑과 위로 이어지는 나선형의 계단이 있었다.


계단을 밟지 않고 한 줄기 벼락이 되어 아래로 내려갔다.


콰르릉!


내려오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나는 빠르게 제단의 최하층에 내려올 수 있었고, 최하층 중심부, 그곳에 뒤덮힌 황금빛 결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반구형의 결계 내부, 찬란한 황금빛의 광원이 그곳에서 빛났고, 한 인영이 괴물 지네를 몸에 두른 채 앉아있었다.


‘아니, 지네가 저것에 올라타 있다는 표현이 맞겠군.’


인영에게선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시체였다.


[아까 하던 얘기를 다시해보지. 공손.]


나는 지네에게 눈을 맞추며 입을 열었다.


콰광!


동시에, 결계를 한 손으로 내리쳤다. 벼락의 힘이 결계를 때리자 결계는 출렁거리며 깨질 듯 빛이 흐려졌다.


[다시 말해 봐라. 내게 준 붉은 끈은 무엇인데 나와 원수진 적이 없다는 거지?]


콰앙!


[누조와 아이를 해칠 생각이 없다는 건 어디에 맹세할 건가?]


콰앙!


[네가 반얀 부족을 수 세대동안 괴롭힌 것을 봐도 네 성향이 믿을만하진 않군. 내가 그런 네 얘기를 믿을 수 있겠나?]


황금빛 구체의 빛은 상당히 약해져 있었다. 아마 몇 대만 더 쳐대면 부숴지리라. 그때였다. 시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네가 자신의 힘으로 시체를 움직이는 듯 했다.


결계의 중심, 황금빛 광원의 빛에 시체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자의 오른팔에는 기이한 짐승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흑발 흑안의 누런 피부를 가지고 있었고, 상당히 말라 있었다.


중년인은 익숙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어제 아침, 허공에 떠올랐던 공손의 얼굴이었다.


‘초대 공손의 시체인가... 아니, 2대 공손이겠군.’


원혼들이 한을 가진 것은 2대 공손일 테니, 저 시체는 2대 공손의 것이라고 보는 것이 유력했다.


[순순히 바깥으로 나와라. 하면 명예롭게 죽을 기회를 주지.]


그때, 시체가 입을 열었다. 지네가 조종하는 탓인지, 표정은 변하지 않았고 무미건조하게 입만을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이어진 시체의 말에 나는 화들짝 놀랐다.


“나오지 않겠다면?”


그것은 큰버루의 언어였다.


[...네 영혼을 뽑아 내가 궁금한 것을 알아내는 수밖에.]


“...큭큭큭.”


놈은 시체의 입을 움직여 웃음소리를 내었다. 시체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는데, 웃음만 짓는 그 모습은 상당히 괴기했다.


“아까부터 입 아프게 하는군. 내가 궁금한 건 다 말해주겠다고 했는데... 왜 이리 말을 못 알아듣지?”


[네 말을 내가 어찌 믿지?]


“저런. 신을 믿어야 하는 제사장이 그리 믿음이 적어서야 쓰겠나. 선배로서 충고 하나 해 주자면 다른 이를 믿는다는 건 상당히 도움이 될...”


콰앙!


나는 놈의 말을 더 듣지 않고, 결계를 후려쳤다. 번개의 정령이 된 내 일격에, 결계가 다시 한 번 울렁였다. 결계는 곧 꺼질 듯 깜빡였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지. 네 스스로 결계를 해제해라.]


“하하하하, 자비로우셔라.”


씨익 웃던 시체는 갑자기 입을 쩍 벌렸다.

그리고, 시체의 몸을 휘감고 있던 지네가 빠른 속도로 시체의 입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


콰앙! 콰앙!


나는 녀석이 어떤 수작을 부리기 전 포획하기 위해 빠르게 결계를 두들겼다.


그리고, 지네의 마지막 꽁무니가 시체의 몸 안으로 완전히 들어갔다.


촤르르륵!


시체의 전신에 기이한 문양이 떠오른다. 그것은 지네 같기도, 얇은 새끼줄 같기도 한 형태였다.


‘선조의 명령? 아니...’


서슬뱀이 썼던 주술인가 싶었으나 형태가 은근히 다르다.


‘센유엔의 전사들을 조종했던 주술이다!’


바얏크의 기억 속, 센유엔의 전사들을 옭아매었던 주술이었다. 손을 들어 마지막 일격으로 결계를 박살내 버리려 할 때였다.


쉬리리릭!


시커먼 기운이 응집되더니, 시체의 하반신을 휘감았다. 그리고 시체의 하반신은 마치 지네의 것처럼 변해버렸다.


파앗!


하반신이 지네로 변한 시체가 두 눈을 번뜩이며 결계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놈...!]


나는 황급히 번개의 창을 던졌으나, 녀석은 삽시간에 제단 속 어둠으로 녹아들며 사라졌다.

제단 곳곳에서 녀석의 목소리가 울려온다.


“하하하하... 나를 잡으면, 동쪽 끝에서 얻은 영생의 비술을 알려주지.”


[거기냐?]


타앗!


나는 벼락의 속도로 놈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저 앞에 놈이 보인다. 하지만 놈은 다시 그림자 사이로 녹아들며 사라져버렸다.


“아까부터 궁금한 건 다 알려주겠다고 했는데도.. 어리석게 이곳까지 기어들어왔느냐. 일러주는대로 듣고 떠났다면 모두가 좋았을 것을.”


촤르륵!


등 뒤로 지네가 기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소리를 좇아 발을 굴렀고, 공간을 접듯이 날아가며 녀석의 꽁무니에 손을 뻗었다.


콰악!


그러나, 녀석은 내게 꽁무니가 잡히자마자 또다시 도마뱀 꼬리 자르듯 꽁무니를 자르고 도망쳤다.


“지금이라도 알고 싶은 걸 알려줄 수 있지. 그래, 서슬뱀에 대한 건 어떠냐. 녀석과 어떤 관계였는지. 그건 안 궁금한가?”


[이미 알고 있다.]


“저런. 혹시 내가 녀석의 육신을 노렸다는 것도 아나? 그렇게 탐스러운 육체는 사실 처음 보았지. 정말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는 육신이었어. 아니나다를까. 육 년 후에 듣도보도 못한 경지에 이르러 왔지. 하하, 가공할 전사의 경지에 이르러, 버루 떼를 몰고 와 하는 말이...”


콰르릉!


저 앞으로 보이는 지네의 꽁무늬를 향해 벼락의 창을 만들어 던졌다. 놈의 뒷발 일부분이 통째로 타들어갔다. 그러나 놈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도망칠 뿐이었다.


“센유엔 부족이 자신에게 은혜를 입혔으니 물길을 막은 괴물을 죽여주겠다, 였었나. 큭큭, 웃기는 소리지. 누가 내 첩이랑 몰래 자고 아이까지 가져놓고선... 누조의 아들을 위해서 그런 줄 모를 줄 알았나 보지? 어차피 그 즈음 이곳과의 통로 역시 거의 뚫렸으니 사실 더 이상 물길을 막을 필요가 없긴 했지.”


부웅, 부웅, 부웅!


벼락의 창과, 내가 아는 온갖 살상주술을 던져대었다. 최하층은 특히나 영기가 짙어 간단한 주술들만 해도 수 배의 위력을 뽐냈다.


지하공간에 붉은 빛, 푸른 빛, 누런 빛살이 가득 퍼지며 녀석을 노렸다.


“서슬뱀 이야기는 별 관심이 없나보군. 허면 관심가질만한 것이... 동쪽 끝의 현자인가? 내가 이 지네의 육신을 그에게 받았다 생각했나?”


나는 묵묵히 녀석과 추격전을 벌였고, 놈이 떠벌리는 이야기는 점차 많아졌다.


“틀렸어. 나는 시련을 세 가지나 통과했는데 그 쪼잔한 자식은 소원을 하나밖에 안 내주더군. 가장 탐났던 영생의 비술을 내려받고... 오는 길에 동쪽 끝 부족에서 몇 가지를 훔쳐왔지. 대표적인 것이 이 술체(術體)다.”


나는 오른손 손바닥에 봉인해둔 지네의 육신을 소환했다. 놈의 육체 조각과 본체 사이의 연결을 감응해, 저 멀리 도망가는 녀석을 쫓아갔다. 이제 곧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주술체 외에도 인간의 몸을 조종하는 주술 등 몇 가지 더 훔치긴 했다만, 사소한 건 넘어가고. 여하튼 훔친 몸이라 여지껏 내 뜻대로 사용할 수 없었어. 그래서 그냥 이 육신에 깃든 삿된 힘으로 물길을 막고 가뭄을 일으키는 정도였다만... 큭큭. 서슬뱀 그 녀석이 아주 도움이 됐지.”


녀석은 계속 떠벌거리며 최하층의 가장자리, 윗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향했다.


“놈이 최후의 일격을 날린 것은 동쪽 끝의 현자의 낙인이었다!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 덕에 훔친 물건일지언정 원주인의 ‘허락’을 구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보게 되었지. 그 덕에 이 술체에 혼을 집어넣고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거야. 더 이상 부족원들을 부려 땅을 파지 않아도 되었고, 결과적으로 내 계획을 수십 년이나 앞당긴...”


우뚝.


나는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저 놈...’


왜 저렇게 친절하게 떠벌거리는 것일까.

내가 관찰한 녀석은 교활한 녀석이었다. 아무 이유 없이 입을 놀릴 이유는 없었다.


파지직...


나는 정령화시킨 육신을 되돌리고, 남아있는 번개의 힘을 창 속에 몰아넣었다.

계단 위쪽에서 녀석의 목소리가 울렸다.


“하하하, 벌써 지치나? 영생의 비술에 대해 알려주자면, 사실 말처럼 거창한 건 아니야. 단순히...”


“말이 많군.”


상층으로 향하는 층계의 앞에서, 나는 피식 웃었다.


“널 잡으면 영생의 비술을 알려준다 하지 않았나? 왜 벌써 그리 상세히 알려주는 거지?”


“그거야...”


“굉장히 급해 보이는군. 마치...”


나는 비릿하게 위를 올려다보았다.


“나를 최대한 빨리 이 층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듯이...”


놈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금 최하층의 중심부, 결계가 있던 곳으로 향했다. ‘공손을 잡는다’라는 명제와, 녀석이 떠드는 얘기에 잠시나마 빠져 간단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놈은 나를 유도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벗어나도록.


“그렇다면, 저곳에 뭔가가 있는 거겠지?”


아까 전 완전히 부수지 못한 결계가 보였다. 결계의 중심, 황금빛 광원이 찬란히 빛나고 있다.


“네가 중요한 정보를 나불거리며, 나를 저것에서 떨어뜨려 놓을만큼 중요한 무언가가 말이야...”


콰앙!


번개의 힘을 몰아넣은 창을 휘둘렀다. 결계가 출렁거리며, 곳곳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두 번 정도만 더 치면 부숴지리라.


촤르르륵!


익숙한 녀석의 발소리와 함께, 강력한 저주가 네댓 개 날아왔다. 나는 살상주술 몇 개를 마주 날려 파훼한 후, 다시 창을 들어 결계를 후려쳤다.


콰앙!


결계가 미친 듯이 깜빡이며 균열로 뒤덮혔다.


“마음이 급해졌나보군. 여유롭게 아가리를 놀리더니, 이젠 문답무용으로 공격만 한다? 얼마나 중요한 비밀이 있기에...”


다시 한번 벼락을 몰아넣은 창을 들어올렸을 때였다.


타다닷!


공손이, 내 앞에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인간의 상반신, 지네의 하반신을 한 그 흉측한 모습. 나는 오히려 씨익 웃었다.


“많이 급해보이는군.”


그 역시 시체의 얼굴을 어색하게 움직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보시게. 영생의 비술을 바로 알려드리지. 영생의 비술이라고 하지만 사실 주술로 영혼을 제련하여, 다른 이의 육신을 빼앗는 술법일세.

나 역시 이 술법을 이용해 수 세대 동안 목숨을 연명했고, 동쪽 끝의 현자 역시 이 주술을 아주 많이 사용해본 듯 했어. 그 주술로 오랜 세월을 연명했으니 아는 게 많아져 현자라 불리는 것일테지.”


공손의 목소리는 상당히 빨랐고, 나는 그가 굉장히 급박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인간이 천 년을 살 수 있게 만드는 주술이지만 만능도 아니지. 한 번 사용할 때마다 영혼이 조금씩 깎여. 가진바 영력도, 역량도 점차 낮아지지. 이를 무마하는 방법은 인신공양으로 스스로의 혼력을 보전하는 것일세.

그동안 길손과 부족원을 잡아먹었던 것 역시...”


공손은 빠르게 영생의 비술에 대해 뱉어낸 후, 비술에 쓰이는 주술문양, 영력 운용법, 제례법과 인신공양으로 혼을 보하는 법 역시 전부 뱉어냈다.

그러고도 내가 창을 내리지 않자, 그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아는 주술을 계속해서 뱉어냈다.


“인간의 몸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는 법은 어떤가? 동쪽 끝의 현자가 쓰는 선조의 명령을 훔쳐배워 개량한 것이네만...

영혼을 오염시켜 원혼으로 만드는 주술은...

원혼을 그 땅에 묶어 땅의 정기를 오염시키는 주술 역시...”


얼마간 놈은 급박한 듯이 무료로 주술강의를 뱉어냈고, 나는 싱긋 웃었다.


"공짜 강의 고맙다. 명강사로군. 이해가 쏙쏙 돼."


그리고, 창을 내리쳤다.


콰앙!


“안 돼!”


녀석이 다급하게 외치며, 내게 달려들었다.

붉은 주술문양을 띄웠다.


살상주술.


“버력 떨치기.”


콰앙!


시뻘건 광채가 놈의 육신을 밀어낸다. 공손은 원형파에 맞고 한참을 뒤로 날아갔고, 난 고개를 돌려 황금빛 광원에 다가갔다.


구우우우우...


‘이건...’


소슬바람이 사용했던 힘이 느껴졌다. 우레노을의 전승보다도, 최소 수백 배는 진한 기운이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이 힘을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 신과도 같은 힘을 손에 넣으리란 것이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이것이... 용맥(龍脈)의 힘인가.”


휘황찬란한 광원의 중심에는, 손바닥 크기의 강철의 산이 실물로 자리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모 출판사에서 감사하게도 계약제안 란으로 출판제의를 해주셨습니다. ㅎㅎ...


하지만 아무래도 아직 제 글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솔직히 작가 멘탈도 그리 강한 편은 아니고, 연재시간도 들쭉날쭉하고, 글 퀄리티도 제 스스로도 많이 개선해야 할 점이 느껴집니다.

제 스스로도 무료연재를 이어가며 멘탈과 글을 더 다듬고 싶더군요.

그래서... 한 마디로 신석기 제사장이 되었다는 무료연재로 끝까지 갈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즐겁게 감상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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