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의 꼽추 하이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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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슬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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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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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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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DUMMY

연방의 최고 고등 교육 기관인 사관학교는 명목적으로 연방인이라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다.


종족,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자격이 되는 자라면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설립자 헤르고스의 취지였지만, 오늘날에 이르러선 적정 연령대라는 어느 정도 암묵적인 제한이 형성되었다.


와하하하!


강의 첫날. 생도들이 삼삼오오 모여 안부를 나눈다. 현대로 치면 갓 고등학생부터 많게는 대학교 화석까지, 나이대가 다양하다.


그럼에도 같은 년차 동기라는 유대감에 거리낌 없이 교류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유급이나 특별입학 같은 상정 외의 경우를 제외하면 같은 년차, 같은 학부의 생도들은 안면이 있는 게 정상이다.


일찌감치 일리야 교수의 '심화 마력 운용 실전' 강의에 출석한 나는 넓은 계단식 강의실 구석에 앉아 그 청춘의 편린을 간접적으로 만끽했다.


여러모로 옛 향기를 불러일으키는 광경이었다. 불청객만 없었다면, 첫 강의 날은 추억을 곱씹는 행복감으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찾았다.”


잔뜩 비어있는 자리를 마다하고 내 옆자리에 앉는 검은 머리의 여인.


“어떻게 알았습니까?”

“통계에 근거한 예측이라고 해두죠. 아니, 유급이라 아는 사람도 없을 텐데, 오히려 반겨줘야 하는 거 아닌가?”


뭇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카이엔의 등장에 관심이 몰린다. 나는 로브 모자를 매만졌다.


“로브는 안 벗어요?”

“귀찮은 건 질색이어서.”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에게 관심이 없다. 여기 있는 생도들도 코르닉스의 꼽추 아게르에 대해선 풍문으로 접한 적이 있을 테지만, 그 사람이 이곳에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대로 있는 듯, 없는 듯 유령처럼 있는 게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카이엔님, 오랜만에 뵈어요.”


같은 수업을 듣는 마인 몇 명이 모여 카이엔에게 인사를 건넸다. 으레 있는 일인 듯 웃는 낯으로 대응하는 카이엔. 이때만큼은 영락없는 유수 가문의 영애였다.


한번 대화의 물꼬가 트이자 다른 생도들도 안부를 빙자한 눈도장을 찍으러 다가왔다. 자연스레 옆에 앉아있는 내게도 관심이 쏠렸다.


“어머, 평소엔 혼자 앉으시더니 옆에 분은 누구세요?”

“특별입학하신 분인가? 혹시 퍼스마일 방계 분이신가요?”


착시로 보이는 작은 체구에 생도들의 오해를 산다. 대충 둘러대려고 입을 여는데, 카이엔이 먼저 선수를 쳤다.


“대충 이런 거?”

“어머.”


카이엔이 새끼손가락을 펼쳐 보이자 주변의 시선이 변한다.


“저만 알고 싶은 작은 친구니까···,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완곡한 축객령에 모여 있던 이들이 흩어진다. 나는 전부 자리를 비운 걸 확인하고 작게 말했다.


“무슨 짓입니까.”

“그럼 그 자리에서 이 분이 무려 유급을 당한 아게르랍니다, 라고 소개해드릴까요? 그럼 저는 편해져도 아게르는 곤혹을 치를 텐데?”

“저 때문에 카이엔이 오해를 살 필요는 없습니다.”

“호호, 아직 잘 모르시는구나. 이쪽에선 이거 만드는게 유행이랍니다.”


굽혔다 피는 새끼손가락이 유난히 방정맞았다.


“그리고 오해 사는 게 불편하면 기정사실로 만들면 되잖아요?”


나는 말을 아꼈다. 어찌 되었든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까.


탁탁-


정시에 맞춰 강의 교수, 일리야가 강의실에 입장했다.


“반가워요, 생도 여러분! 올해도 무사히 얼굴을 마주할 수 있어서 기쁘네요! 교수님 보고 싶어서 오매불망 기다리던 생도들, 손!”


사방에서 손을 드는 생도들. 웃음소리가 퍼져 나온다.


원래 일리야의 수업이 이런 분위기였지. 나는 새삼 떠올렸다.


“좋아요, 좋아요! 아는 얼굴들이 많이 보이네요! 모범생, 개구쟁이, 새침데기, 그리고 문제아까지!”


문제아에서 일리야는 노골적으로 이쪽을 바라봤다. 노리고 뱉은 멘트가 분명하다.


“이번 강의, 심화 마력 운용 실전에서는 여러분이 1년차 때 배운 기초를 토대로 어떻게 실전에서 활용할지, 또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지 배우게 될 거예요.”


일리야는 강의실의 시스템을 조작했다. 강단에 설치된 홀로그램 창에 익숙한 표가 띄워졌다.


“올해 강의부터는 조별로 진행됩니다!”


우우-


야유 소리가 일든 말든, 일리야는 꿋꿋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돌렸다. 강의 신청 인원 명단이 무작위로 섞이며 표를 채운다.


“여러분이 기사단에 들어가면 항상 조 단위로 행동할 거예요. 혼자 할 수 있는 일보단 둘이서, 여럿이서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다양하죠. 미리 기사단 체험을 한다고 생각해도 좋아요.”


물론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조별이 훨씬 편하다구요. 일리야의 덧붙인 말은 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생도들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내 이름을 찾았다. 성을 떼고 아게르, 이름만 적힌 표 아래 익숙한 이름이 보인다.


“어머, 이런 우연이.”


제멋대로 개조한 생도복을 입고 호호 웃는 카이엔. 나는 어이없는 것보다도 정말로 궁금해서 물었다.


“어떤 식으로 교수님을 구워삶은 겁니까?”

“저울에 올려놓지 못할 것은 없답니다. 때론 무가치해 보이는 것도, 누군가에겐 천금보다 값질 수 있죠.”


알려주지 않겠단 소리였다. 나는 나머지 두 명의 이름을 마저 확인했다.


아몬.

시실라.


“혹시 나머지 두 명도 카이엔이 사주한 겁니까?”

“무슨 소리예요? 다른 사람까지 어떻게 할 능력은 없답니다.”

“그런데 왜···.”


나는 가까스로 튀어나올 말을 삼켰다. 하필 저 둘이 같은 조라니. 운명의 장난이라도 이건 좀 심하지 않은가.


“자, 조가 완성되었으니 정해진 자리에서 모이도록 하세요! 참고로 한번 정해진 조는 절대로 바꿔주지 않아요!”


대이동이 일어났다. 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일어나는 카이엔의 뒤를 따라 13조의 위치로 옮겼다.


미리 와 앉아있는 나머지 두 조원. 한 명은 귀공자 같은 외모에 냉혹한 인상을 가진 청년이었고, 다른 한 명은 웃는 상이 어울리는 귀여운 수인 소녀였다.


아몬 사사투스.

시실라 베스파.


둘 다 아는 인물이고, 중요하다면 중요한 네임드였다. 어쩌면 일리야는 사고를 칠 문제아들을 미리 알아보고 쉽게 통제하기 위해 모아둔 것 아닐까.


“와! 카이엔! 반가워요!”

“저도요. 일 년 동안 잘 지내봐요.”


시실라와 카이엔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나와 아몬은 묵묵히 침묵을 유지했다.


“어, 일단 자기소개 정도는 하는 게···.”

“날 모르나?”


아몬의 짧은 단답에 시실라가 헙 소리를 내며 입을 다물었다. 저 미친놈. 나는 속으로 기함했다.


“다 아는 인물들인데. 자기소개가 필요한가?”

“그래도 예의상···.”

“예의를 따지려면 저 상스러운 로브부터 언급하지?”


화살이 내 쪽으로 향했다. 당연하듯 깔보는 태도. 그는 내가 누군지를 알고 있었다.


“우리 가문에서 예의란 서로 격이 맞는 이들 간에 주고받는 친절이다.”

“말씀이 심하시네요.”

“레이디께 한 말은 아니었습니다만, 불쾌했다면 사과드립니다.”


아몬이 특별한 게 아니라 사사투스 가문 전체가 저런 사고를 공유하기에 놀랍지는 않았다. 펜나가 가출한 이유에 저런 분위기도 한몫했을 것이다.


아몬 덕분에 조 분위기는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카이엔은 명백히 기분이 상한 표정이었고, 시실라는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아몬은 조 분위기 따윈 신경조차 쓰지 않는 마이웨이였고.


그래. 이래야 조별 강의 답지. 나는 기분 나쁘기보다도 어딜 가나 사람 사는 건 똑같다는 생각에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다들 조 편성에 의문이 많나 보군요!”


비단 우리 조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는지 일리야에게 달려가는 생도들이 많이 보였다. 일리야는 그들을 일단 진정시켰다.


“무작위로 짠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답니다.”


일리야의 목소리에 주변 잡담이 줄어들었다.


“한 조에 두 명은 이미 마력의 개성을 개화한 생도이고, 다른 두 명은 아직 개성을 찾지 못한 생도에요. 그리고 이 수업의 첫 번째 특별 과제는 바로 모든 조원이 개성을 찾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강의실이 폭발했다.





“아니, 무슨 생각으로 그런 과제를 낸 거지?”


카이엔이 연신 투덜거린다. 한 번 상한 기분이 오래 가는 타입이었다.


“강단에서 울 거면 그런 폭탄발표를 하지 말던가. 일리야 교수님도 참 웃겨. 그렇지 않아요?”


아이러니하게도 생도들의 분노는 일리야의 눈물로 진압되었다. 이쯤 되면 집단최면에 걸린 것 아닌가 할 정도로 기이한 광경이었다.


“그런데 왜 따라옵니까?”

“당연히 다음 강의도 같으니까요.”


일리야 교수의 강의가 아니라 교양관 건물에서 열리는 기사학부 강의다. 이쯤 되면 진짜로 내 강의표를 알고 있다고 봐야 했다.


“진짜 똑같이 넣은 건 아니죠?”

“글쎄요. 궁금하면 일주일 동안 같이 다녀보던가.”


무엇이 그녀를 집착하게 만들었는가. 겉으로 보이는 눈높이가 아니라 원래 얼굴이 있는 위쪽을 바라보는 카이엔의 눈빛이 무섭다.


“어, 저기 아가씨 아니에요?”


카이엔이 가리킨 곳에 헤일이 보였다. 다섯 정도의 엘프 무리에 끼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영락없는 대학생 같았다.


“가서 인사할래요?”

“됐습니다.”


괜히 아는 척 해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다. 내가 자리를 피하자 카이엔이 물었다.


“동생한테는 밝혔을 거 아니에요.”

“의도치는 않았지만, 일단 알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피할 필요가 있나?”

“···스스로가 떳떳하지 않으니까요.”


아게르 코르닉스라는 존재는 어떠한 식으로든 헤일에게 폐만 끼칠 뿐이다. 지금에 이르러 관계가 나아졌다 할지라도, 동생의 사관학교 생활에 내가 끼어드는 건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며칠 전 장고 끝에 저택에서 다니겠다고 통보하던 헤일에게 이와 비슷한 논조로 이야기했고, 헤일 또한 내 의견에 동의했다.


“참 답답한 사람이야.”

“그리고 함부로 아가씨 거리지 말아요. 누가 들을까 무섭네.”

“뭐래, 부르는 건 내 맘이지.”





그렇게 쏜살같이 일주일이 흘렀다. 우려와 달리, 카이엔과 겹치는 강의는 하루에 하나 꼴이었다. 오전 강의뿐인 내 강의표에 맞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자, 출석체크 할게요!”


다시 돌아온 심화 마력 운용 실전 강의. 첫날만 강의실에서 모였고, 저번 주 수요일부터는 기사학부 건물의 전용 실습실에서 모였다.


“좋아요! 정정 기간에 도망간 사람은 없네요. 그럼 간단한 발현부터 시작해볼까요?”


기사학부의 생도라고 해서 모든 이들이 마력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재능과 잠재력을 기준으로 선발하기에 1년차가 지난 시점에 마력을 능숙하게 운용하는 이들은 절반에도 채 못 미쳤다. 그들 대부분이 명문가의 자제인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자, 몸속에 흐르는 마력을 천천히 어르듯, 친구와 손을 마주 잡는다는 느낌으로 이끌어 내는 거예요.”


실습실 곳곳에서 마력이 휘몰아쳤다. 크기, 색깔, 성질 등등. 어느 하나 똑같은 마력이 없다. 공통의 적에 의해 만들어진 아름다운 풍경. 이들이 연방의 미래였다.


“스트레칭 안 해요?”


숨 쉬듯 자연스럽게 마력을 운용하는 카이엔의 물음에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스트레칭은 매일 연구소 실험실에서 하고 있다.


나는 시넬의 눈으로 아몬 사사투스와 시실라 베스파를 살폈다.


플레이어 때는 이들 모두 완숙한 마력 운용 실력을 뽐냈던 만큼 곧 폭발할 듯 활성화된 마력이 눈에 띄었다. 계기만 주어지면 곧 자신의 개성을 찾을 수련생이다.


“자, 이제 조원끼리 돕도록 해요! 교수님이 돌아다니면서 봐줄 테니까요!”


그 말과 동시에 아몬이 실습실 구석으로 걸어간다.


“어, 어디 가세요?”


시실라의 물음에도 대꾸 없이 홀로 갈 길을 간다. 마이웨이의 표본이었다.


“저러다가 시실라가 개화하면 제 발로 찾아올 걸요. 신경 쓰지 말고 우리 할 일 해요.”


카이엔이 쿨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시실라는 어색하게 웃었다.


“미리 말하지만, 나는 성적에 아주아주 민감해요. 그러니 시실라 양의 개화를 전심전력으로 도울 거고.”

“가, 감사합니다.”

“협조할 거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이엔만큼 성적에 신경 쓰지는 않아도 유급은 피해야 하니까. 특별과제로 미리 가산점을 따두면 한층 여유가 생길 것이다.


“자, 시작합시다.”


나는 시실라가 용을 쓰는 사이 주변을 살폈다.


사실 아몬의 반응이 과한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기사의 개성은 개인 정보로 취급되고, 아직까지도 타인에게 함부로 발설하거나 드러내는 게 금기처럼 여겨지고는 한다.


일리야의 눈물에 압도되어 불만을 삼켰지만, 여전히 수긍하지 못하고 아몬처럼 스스로 해결하려는 모습이 흔하게 발견되었다.


도대체 일리야는 이 파격적인 변화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 걸까. 퀴르헨도 그렇고, 천재들의 생각은 도통 읽을 수가 없다.


“흐읍, 으읍!”


시실라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손으로 흐르는 마력의 격류가 터질 듯 말 듯 스치고 지나간다.


“너무 과해요. 조금 더 편안하게.”


카이엔이 시실라의 양손을 마주 잡는다. 간섭의 마력이 손으로 파고들며 홍수 같은 마력을 조금씩 안정시킨다.


“으음, 이상하네.”


수로를 정비하듯 움직이는 카이엔의 유도에 마력의 흐름이 안정적으로 변했음에도 여전히 발현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위상형 맞죠?”

“네네.”


거짓말이다. 훗날 홀로 사천왕을 물고 늘어져 전장의 미친개라는 위명을 얻는 베스파의 광견은 대표적인 강화형 기사였다.


“진짜 측정에서 위상형이라고 떴습니까?”

“네에···.”


내 물음에 시실라가 순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성은 두 가지다. 측정이 잘못되었거나, 스스로가 진짜 위상형일 거라고 굳게 믿고 있거나.


“제가 보기엔 위상형보다 강화형에 어울릴 것 같습니다만.”

“수인들은 대게 강화형 마력을 가지니까.”

“하, 하지만 측정에선 위상형이라고 떴는걸요.”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으나 차후 1년 사이에 모종의 계기로 개화한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여기서 적극적으로 끼어들어야 하나, 아니면 순리대로 흐르도록 놔두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일리야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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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2년차 21.06.24 61 3 14쪽
40 2년차 21.06.23 66 2 13쪽
39 2년차 21.06.21 70 4 13쪽
38 2년차 21.06.20 65 5 14쪽
37 2년차 21.06.19 76 4 13쪽
36 2년차 21.06.16 82 6 13쪽
35 2년차 21.06.15 87 5 15쪽
» 2년차 21.06.14 95 6 14쪽
33 2년차 21.06.13 101 7 16쪽
32 2년차 21.06.12 111 5 15쪽
31 꼽추 아게르 +3 21.06.11 116 9 13쪽
30 꼽추 아게르 21.06.10 100 5 17쪽
29 꼽추 아게르 21.06.09 106 8 15쪽
28 꼽추 아게르 21.06.08 104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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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꼽추 아게르 +1 21.06.04 113 7 12쪽
25 꼽추 아게르 21.06.03 116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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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꼽추 아게르 21.05.30 132 7 14쪽
20 꼽추 아게르 +1 21.05.29 173 5 14쪽
19 꼽추 아게르 +1 21.05.27 169 6 14쪽
18 꼽추 아게르 21.05.26 146 8 13쪽
17 꼽추 아게르 +3 21.05.25 152 8 13쪽
16 꼽추 아게르 21.05.24 151 7 12쪽
15 꼽추 아게르 21.05.23 151 6 13쪽
14 꼽추 아게르 21.05.22 158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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