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여왕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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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페빵
작품등록일 :
2021.05.1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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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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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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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네르킨 섬멸 작전(2)

DUMMY

이변은 세피로트의 가지에 해당하는 부위에서 일어났다.



파직-!



황금빛 번개가 뒤틀린 가지 형태의 첨단에 튀는가 싶더니, 이내 수십, 수백의 번개줄기가 얽혀 응축된 광원을 형성했다.


그것이야말로 세피로트의 주포. 전 성단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화력병기.

행성파괴포, 아후라 마즈다였다.



[아후라 마즈다, 집속을 개시합니다. 발사까지 남은 시간은 10분입니다]



한 행성의 수명에 잔혹한 카운트다운이 선고됐다.

그것을 선고한 건 부관이 아니었다. 어느새 길버트의 옆에 나타난 소년의 모습. 하지만 길버트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 존재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으니까.


대전함 세피로트의 중앙제어관리 시스템, 아담.

눈앞에 있는 건 그 초고성능 인공지능의 홀로그램 형상이었다.



“아담. 네가 보기엔 어떻지?”

[네르킨을 보는 건 3백 년 만이에요. 예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군요. 여전하게도]



얼핏 모순되게 들리는 그 감상을 길버트는 단적으로 이해했다.

네르킨이란 종족이 얼마나 변화무쌍한 존재인지에 대해 이 인공지능만큼 잘 알고 있는 이도 없다. 세피로트는 대전쟁 당시 직접 네르킨과 격전을 치르며 성단을 수호한 방패였다.



“여왕이 이 행성에 있을 것 같나?”

[지금으로선 알 수 없어요. 말했다시피 네르킨이란 예측이 불가능한 데다, 아무리 세피로트라고 해도 지표 밑까지 모두 투시해내는 건 무리니까]



길버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압도적인 성능에 감화되어 있었지만 결국 세피로트도 도구일 뿐이다. 판단을 내리는 건 언제나 사람의 몫이다.



‘설령 지하에 숨어 있더라도 곧 결론이 나겠지.’



행성파괴포의 위력은 절대적이다. 이곳에 여왕이 있든 없든, 앞으로 10분 후면 에스크라라는 행성은 성단지도에서 지워지게 될 것이다.



‘······음?’



그때 길버트는 문득 아담이 무언가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고도의 인공지능이 이렇게 뭔가를 뚫어져라 보는 건 처음이었기에 길버트는 조금 놀랐다. 아담의 시선의 끝에 있는 게 무엇인지 확인한 길버트는 눈을 좁혔다.


포위함대에서 보내온 에스크라의 수백 개의 상공 영상들 중 세피로트의 반대쪽 반구에 위치한 포인트.

221번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데이터였다.




* * *




“괘, 괜찮을까? 안 들켰겠지?”



여왕의 방에서 초조한 눈으로 홀로그램 스크린을 보던 내가 중얼거렸다. 네비아탄의 신경중추와 연결된 채 눈을 감고 있던 나이라가 대답했다.



“괜찮아요, 어머니. 적 함대로부터 이상 반응은 없어요.”

“흐아아··· 다행이다···.”



그제야 나는 털썩 주저앉았다. 아탄이가 주변의 상황을 창문처럼 홀로그램으로 구현해준 덕분에 고도가 상승하면서 눈처럼 쌓인 구름이 갈라지는 게 보였다.



‘간발의 차이였어.’



에스크라 궤도 위에 의회의 함대가 도착한 순간. 나는 있는 힘을 다 끌어 모아 남은 네르킨들 전부를 네비아탄의 입에 던져 넣었다. 순간적으로 눈앞이 깜깜해질 정도로 무리하긴 했지만, 그건 아주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네비아탄이 입을 닫자마자 상공으로부터 기묘한 감각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마도 함대에 의한 광학탐지.

산란수 군락을 발견했을 테니 우리가 이 행성에 남아있는지 알아보는 거겠지.


하지만 네비아탄의 설계에서 내가 가장 신경 쓴 파트 중 하나는 은신이었다. 이럴 때를 대비해 네비아탄의 몸에는 각종 은폐계 형질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A급 형질: 허수고래의 가죽]

[A급 형질: 크레네 카멜레온의 변색피부]

[A급 형질: 치앙가 오징어의 변온피부]

[B급 형질: 키바 부엉이의 깃털]



온갖 파장을 난반사시켜 탐지를 무효화하는 형질에, 주변 환경과 동화돼 모습을 감추는 미채 형질. 주변 온도에 맞춰 자신의 온도를 변화시키는 형질에다 흡음 성능이 있는 형질까지.


막말로 최상위급 탐지계 링커에 의한 광역 에테르 탐지가 아닌 이상 어지간해선 들킬 일이 없다.



구우우우!



네비아탄은 표면 전체에 은신 상태를 유지한 채 서서히 고도를 높여 가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노출되지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긴장을 안 하긴 어려웠다. 누가 뭐래도 머리 바로 위에 우릴 죽이려고 눈이 뒤집힌 무장 함대가 떠있었으니까.



‘그 중에서도 신경 써야 할 건 하나.’



아탄이의 탐지 시스템과 신경망을 동조해본 결과 적 함대의 수는 약 300척. 그것들이 전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에스크라를 포위하고 있었다.

각 함선들이 자기 구역을 정해놓고 한 에어리어씩 감시를 지속하고 있는 형태.

그 중에서도 이 에어리어를 담당하고 있는 함선은 북동쪽으로 3km 떨어진 지점의 궤도상에 있었다.



‘저 녀석만 통과하면 된다.’



저 녀석한테 눈치 채이지 않고 중력권을 빠져나가기만 하면 초광속 이동을 사용할 수 있다.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완만하게 움직이며 고도를 높여나가고 있을 때.



“어머니! 궤도상의 적 함선에서 움직임! 미사일 반응이에요!”

“·········!!”



저 멀리 상공의 함선으로부터 미사일이 쏟아지고 있었다.

향하는 방향은 정확히 이쪽! 이대로라면 직격이다!



[에테르 실드 가동!]



팟!!



다급히 외친 명령에 따라 네비아탄 전방위에 푸른 역장이 전개됐다. 불과 바로 몇 초 후에 수십 발의 미사일이 쇄도하며 부딪혔다!



쿠구구구···



충격과 함께 선체가 요란하게 흔들렸다.

다행히 늦지 않게 실드를 작동시킨 덕분에 직격은 피했지만 그 충격으로 은신이 풀리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네비아탄의 거대한 동체가 에스크라의 하늘에 드러났다.

무너진 자세를 다잡은 나는 인상을 쓰며 하늘을 쏘아보았다.



“어떻게······!”




* * *




[기류 때문이에요]



아담이 친절히 웃으며 설명했다.



[포위 함대에서 보내온 관측 데이터. 그 안에 있는 행성 내 대기 계산과 영상 내 움직임이 맞지 않았거든요. 해당 포인트를 조금 더 면밀하게 관측하자, 아니나 다를까 이런 장면이 포착되었죠]



스크린에 어떤 영상이 떠올랐다.

아무 것도 없는 새하얀 구름이 느닷없이 부자연스럽게 갈라지는 영상.

마치 투명한 무언가가 구름을 가르고 부상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길버트가 믿기 어렵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걸 계산만으로 알아냈다는 말인가?”

[대기권이라 가능한 일이었어요. 우주와 달리 행성 내부는 교차검증을 할 수 있는 대기 요소가 충분하니까]



길버트는 혀를 내둘렀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말했지만 저건 의회의 마더컴퓨터를 가져와도 몇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고난도의 물리계산이다.



“1차 포격, 막혔습니다!”

“221번 포인트 대기권 내에서 방어 반응 확인!”

“적성반응 확인됐습니다! 스크린에 송출합니다!”



팟!



화면에 고래를 닮은 거대괴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모습을 확인하며 길버트는 다시 한 번 이중의 의미로 놀랐다.


저렇게까지 거대한 체적을 이렇게 완벽하게 은폐하는 기술력은 성단에도 없다는 것.

그리고, 그런 개체를 이 고대 인공지능은 잠깐 물리계산을 해본 정도로 간파해냈다는 것.



‘예상은 했지만, 역시 상식 밖의 존재들이군.’



하지만 놀랐다고 해서 길버트는 자신의 할 일을 잊진 않았다.



“아담. 에스크라에 다른 적성반응은 있나?”



아담이 눈을 감았다.

불과 십 수초가 지난 후에, 아담이 대답했다.



[현재로서 확인되는 움직임은 없어요. 하지만 움직임이 없을 뿐, 은신 상태로 대기 중인 잠복함대가 있을 가능성은 있죠]

“음······!”



길버트가 침음성을 흘렸다.

아담의 말은 이미 여왕을 비롯한 주력 함대가 행성을 빠져나갔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함대의 지원을 포기하고 세피로트만 선행시키는 것이 옳았을까?

하지만 그랬다가는 세피로트 혼자 괴수행성의 총전력을 상대해야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확실치 않은 도박을 걸기엔 세피로트는 너무나 큰 판돈이었다.



‘어쩔 수 없지.’



인사(人事)는 다했으니 천명을 기다리는 수밖에.

이 경우 천명이란, 이 행성 안에 여왕이 있는 상황을 뜻한다.



“221번 함! 적 괴수함이 궤도로 올라오는 걸 저지해라! 관측 포인트 주위의 6개 함을 해당 위치로 이동! 위에서부터 포위해 적을 격멸해라!”



에스크라를 둘러싼 포위망을 풀 수는 없다.

모습을 보인 거대괴수는 미끼고, 진짜는 다른 곳에서 빠져나갈 기회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뻔히 보이는 적 함선을 놓칠 수도 없는 노릇. 길버트의 지시에 따라 총 7대의 함선이 거대괴수 위의 궤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21번 함! 앞으로 3분 후면 지원병력이 도착한다! 버틸 수 있겠나!”

[해보겠습니다, 원수님! 주포를 사용해 놈들을 저지하겠습니다!]

“아니. 대기권상으로 빔 포 같은 걸 발사하면 왜곡률이 심해. 유효한 타격은 기대할 수 없겠지.”



고개를 저은 길버트가 명령했다.



“미사일 포격과 함께 함재기를 사출하게. 무리하지 말고 시간 끄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Aye, sir!]



통신은 일단 종료되었지만 길버트의 눈은 스크린에서 떠날 줄 몰랐다. 거대괴수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길버트가 명령했다.



“에스크라 포인트를 기점으로 본함의 위치를 상대위상 x 72,941, y 24,965 z 62,048 지점으로 이동시키게. 포각은 7도 상향 조정.”



아담이 흥미롭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 * *




“어머니, 적 함선에서 움직임이···!”

“·········!”



아탄이의 감각을 빌려 살펴보자 궤도상에서 여러 움직임이 분산돼 나타나는 게 확인됐다.

커다란 반응에서 갈라져 나와 행성 내로 진입하는 움직임.



팟!



홀로그램에 망원 탐지로 감지된 영상이 떠올랐다.

검은색으로 빛나는 날렵하게 생긴 전투기 편대가 50기도 넘게 대기권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영상을 보던 달락이 비명을 질렀다.



“블랙엔젤!”

“저게 뭔지 알아?”

“통합군 제식 전투기예요. 민첩한 속도에 높은 화력을 가진 악명 높은 놈들! 해적 시절에 저 녀석들한테 쫓겨서 그대로 전멸당할 뻔한 적이 있어요.”

“그렇단 말이지···.”



어차피 들켰다면 이쪽도 사정 볼 게 없다.



“아탄아! 선체 선회! 궤도방향을 향해 수직으로!”



구우우우!



지금껏 수평 자세를 유지하며 천천히 움직이고 있던 아탄이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당연히 안에서는 난리가 났다. 이 거대한 몸이 급격하게 일어선 거니 자기들끼리 부딪히고 다치기도 했으리라.

미안! 근데 지금은 어쩔 수 없어!


바닥을 붙잡고 버틴 나는 거침없이 명령했다.



“올라가!!”



-우 우 우 우 웅 !!!



아탄이가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솟구쳤다.

순간적으로 중력가속이 확 붙어 나도 모르게 손을 놓칠 뻔햇다.

은신이고 뭐고 때려 치고 본 속도를 내기 시작한 네비아탄의 속력은 장난이 아니었다. 아탄이는 그 거대한 몸체로 대기를 으스러뜨리듯 부수며 단숨에 허공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푹!



나는 그 상태로 네비아탄의 신경에 내 꼬리를 연결했다. 의식이 거대하게 확장되며 이 거대한 생물의 육체에 덧씌워졌다. 이쪽을 향해 접근하는 전투기 편대의 존재가 레이더를 보는 것처럼 잡혔다.



[히드라 미사일 발사!]



네비아탄 측면의 포문이 열리더니, 그 안에서 수십 발의 생체 미사일이 발사됐다. 허공을 헤엄치는 것처럼 꿈틀거리던 생체 탄두들은 이내 먹잇감을 포착하고 쇄도했다.




*




“저게 전설의 괴수··· 네르킨의 함선인가···.”



통합군의 전투기, 블랙엔젤의 파일럿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적임에도 무심코 눈을 뺏길 정도로 어마어마한 박력. 그 모습을 바라보던 파일럿의 입가에 호승심 섞인 미소가 떠올랐다.



“저놈을 격추시키면 으리으리한 킬 마크를 달 수 있겠군!”



그는 무려 16개의 킬 마크를 가지고 있는 나름 에이스 파일럿이었다. 최근 물이 오른 기량을 뽐내기엔 너무나 적절한 사냥감! 긴장과 흥분에 몸을 떨던 그의 시야에 레이더 시그널이 잡혔다.



‘함재기!? 아냐. 반응이 작군. 미사일인가.’



그의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가 떠올랐다.

이 정도 공격을 피하는 건 얼마든지 해왔다.



휙!



서서히 타이밍을 재던 그가 조종간을 확 당기며 가속했다. 순식간에 그의 전투기가 깔끔한 곡선을 그리며 크게 선회했다. 미사일에 쫓기던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미사일을 쫓는 형태가 되었다.



“뒤잡기는 파일럿의 기본 소양이다, 이거야!”



그가 자신만만하게 스위치를 눌렀다. 기총이 불을 뿜으며 수십 발의 탄환이 미사일을 격추시키기 위해 쏘아졌다.


그러나 그 순간.



“·········!!?”



그는 기겁할 정도로 놀랐다.

물고기처럼 몸을 뒤집은 미사일이 한순간 배후로 푹 꺼지며 모습을 감춘 것이다.

상식적인 공중전이라면 말이 안 되는 움직임! 그때!



쿵!!



선체가 불길하게 떨림과 동시에 파일럿이 움찔했다.



‘피, 피탄 당했어? 내가?’



황급히 데미지 리포트를 확인하자 기체 바닥에 조그마한 손상이 감지됐다. 그때 동료 파일럿으로부터 무전이 들어왔다.



[이봐! 자네 괜찮나!]

“어··· 어어··· 그래. 괜찮아. 데미지는 있지만 다행히 손상은 심하지 않은 모양이야.”

[다행이군! 조심하라고! 이 미사일은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니까!]

“그, 그래. 알았······.”



파일럿은 대답을 끝마치지 못했다. 비할 데 없이 불길한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사각사각사각!



“뭐, 뭐야?!!”



반사적으로 황급히 돌아봤지만 기체 내는 여전히 조용했다. 미심쩍은 표정을 지은 파일럿이 다시 앞을 향했을 때.



-샤아악!!!

“으아아아악!!!”



계기판에서부터 끔찍하게 생긴 뱀 형태의 괴물이 튀어나와 파일럿의 얼굴을 물어뜯었다. 파일럿은 버둥거리며 날뛰었지만 이미 안면 전반이 뜯어 먹힌 그에게 회생의 가능성은 없었다.



툭!



싸늘한 시체로 변한 파일럿이 조종간 위로 쓰러졌다. 그의 무게에 밀린 조종간이 점차 기울었다. 통제를 잃은 전투기는 기이한 궤도를 그리다 다른 전투기와 충돌해 폭발했다.


이런 일이 공역 전반에서 벌어졌다.



“대체 뭐야, 이 괴물 같은 미사일은!!”



파일럿 한 명이 비명을 지르며 기총을 난사했다. 집요하게 추적하며 쏘아댄 끝에 그의 조준은 끝내 생체 미사일에 적중했다.

하지만.



-키이!!



“뭐, 뭐야!?”



격추한 줄 알았던 생체 미사일에서 또 다른 미사일이 갈라져 나왔다. 파일럿은 기겁하며 다시 기총을 쏘았지만 걸레짝이 된 생체 미사일은 또 다시 3번째 미사일을 낳았다.



“대체 몇 번이나 살아나는 거야, 이 괴물은!?”



파일럿은 비명과 함께 다시 사격하려 했지만 히드라 미사일이 더 빨랐다.



쨍그랑!!



“으아아아아!!!”



유리창을 깨고 날아든 괴물의 유체가 파일럿의 몸을 파고들었다! 울컥거리며 피를 통하는 파일럿의 몸에서 잠시 후 훨씬 커다래진 괴물이 튀어나왔다.

괴물은 길쭉한 몸을 유연하게 뒤틀며 다시금 허공으로 미끄러졌다.


이내 사방에서 미사일에 피탄 당한 전투기 편대가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 * *




‘호밍 미사일 타입 네르킨, 히드라.’



4m 정도의 길이에 작은 피막 형태의 날개가 달린 곰치 같은 비주얼. 이 녀석들은 하나하나가 생체 미사일이자 네비아탄의 함재기였다.


자유로운 곡예비행과 빠른 속도도 장점이지만, 녀석들의 가장 큰 특징은 급속 부화와 급속 생장이다.

녀석들은 체내에 자그마한 산란낭을 품고 있다. 가장 처음 산란낭을 품고 있던 모체가 당하면 알 중 하나가 순식간에 부화, 성장해 산란낭을 이어받고 재출격한다.


그 수는 무려 아홉!

산란낭을 정확히 맞추지 않는 한 히드라 미사일은 9번 살아난다!

목표를 격추시키고 돌아온 히드라들은 둥지(생체 포대) 안에서 또 다시 9개의 생명을 품는다.

다음 출격을 대비하기 위해서.



‘이런 함재기가 상대라면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어.’



애초에 이 아이들을 디자인할 때 상정한 상황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상황이었다. 다수의 소형 편대에 의해 노려지는 상황. 거대한 체적을 가진 네비아탄에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공격 겸 방어 시스템이었다.


문제는 통합군 함선 본체. 3km 밖에 있던 놈은 서서히 거리를 좁혀 오더니 이제는 우리 머리 바로 위쪽의 궤도에 떠있었다.


히드라들은 저런 대형 타겟을 상대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면 거물은 거물이 맡아야지.



“아탄아. 저놈을 향해 똑바로 돌격해.”



점점 가까워지는 적 함선을 보며 나는 눈을 빛냈다.



“돌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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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화 대전쟁의 네르킨(1) +5 21.07.19 1,214 6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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