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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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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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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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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무엇을 희망이라 하는가(1)

DUMMY

창현은 앉은 자세로 허리춤에 매여진 가죽 주머니를 끌렀다. 그리곤 주머니에 든 것을 앞에 놓인 나무 사발에 쏟아냈다. 옅은 초록빛이 나는 가루, 솔분이었다.


전통적으로 이가촌에서는 구해오는 먹이의 대부분을 가루로 만들어 보관했는데, 그것을 분이라 불렀던 것이다. 청년들이 사냥에 나선 동안 남아있던 사람들은 근근이 모아놓은 먹이로 제법 분을 만들어 두었었다.


하지만 양이 많지는 않았다. 창현은 사발에 눈을 한 줌 집어넣고 손가락으로 휘휘 젓더니 금방 손 전체를 다 써서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한동안 반죽을 만지던 창현은 이윽고 덩어리를 한주먹 떼어내 옆에서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던 명모에게 내밀었다. 쭈그려 앉아서 멍하게 있던 명모가 습관적으로 창현이 내미는 솔분떡을 받아들었다.


"너, 근데 손은 닦고 하는 거냐?"


"참 빨리도 물어본다. 당연하지."


"너 이 새끼, 어제부터 손 닦는 모습을 못 봤는데."


"멍청한 놈. 안 닦았으니 못 봤지."


이미 한입 크게 베어 문 명모는 투덜거리면서도 맛있게 솔분떡을 씹었다. 맛이라는 게 있기가 힘든 음식인데도 말이다. 솔분떡은 솔분으로 만드는 음식 중 가장 간편한 축에 속했다. 그래서 맛도 간단하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솔잎 맛만 났다.


마을에서였다면 감미료나 다른 분을 첨가해서 솔의 떫은맛도 죽이고 더 먹기 편하게 만들었을 테지만, 지금처럼 열악한 상황에서는 언감생심 힘든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나중에는 이 지겨운 솔분떡마저 그리워하게 될지 모른다. 창현의 가죽 주머니에 들어있던 가루가 남아있던 솔분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애들은?"


창현이 자기도 한 덩이 떼어내 입에 집어넣으며 물었다.


"뭐 좀 있나 둘러보러 갔어. 빌어먹을 눈이 너무 와서 뭐가 보이려나 모르겠지만 가만히 앉아 배만 부여잡고 있는 것보다 낫지."


마을을 떠나온 지 정확히 열흘째였다. 부지런히 걷고 또 걸어 그들은 어느 이름 없는 산 중턱에 도착해 있었다. 그들은 꽤나 많이 걸었고 그만큼 지쳐있었다. 그리고 배가 고팠다.


답답한 마음에 청년들이 움직인 모양이었다. 결과가 신통치 않으리란 것을 예상하면서도 도저히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었을 터였다. 창현은 떡이 목에 걸려 잘 안 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들은 널찍한 바위 위에 앉아서 한동안 말없이 떡을 씹었다.


지금은 그나마 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며칠 사이 쏟아진 폭설에 나무도 바위도 모두 하얗게 물들어 있는데, 길을 가던 와중에 때마침 이런 마른자리가 나타나 준 것은 하늘님의 보살핌이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는 거였다.


그들 주변으로도 사람들이 바위 위에 앉고 혹은 누워서 오후의 양광을 쐬고 있었다. 막 식사를 마쳤는지 입 주변으로 부스러기를 묻히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보였다. 태양은 더없이 따스하고, 형편없는 음식일망정 배를 채우니 졸음이 쏟아졌다.


언뜻 보면 평화스럽고 소박해 보이는 풍경이지만, 창현은 알고 있었다. 평화를 가장한 무기력함이 이미 사람들 사이에 독버섯처럼 자라기 시작했음을.


"내가 같이 나가볼 걸 그랬나. 이놈들 영 미덥지 못한데 말이야."


잠시 다른 생각에 잠겼던 창현의 귀로 명모의 불퉁스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서라. 애들이 욕한다. 너 솔직히 저번에도 고집부릴 때 내가 얼마나 애가 났는지 알기는 하냐? 네놈이 고집 써서 도움이 된 적이 있었는지 한번 잘 생각해봐."


지난번 출행을 말하는 거였다. 팔을 잃은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따라나선 거라 같이 갔던 청년들의 고생도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냉혹하게 느껴질 만도 하련만 정작 명모는 그리 진지하게 듣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는 괜스레 솔분떡을 만지작거리며 장난치다가 씨익 웃었다.


"넌 표정에 다 나오는 놈이니까 모를 수가 없지. 알겠으니까 그만하자. 어쨌든 문제없이 잘 다녀왔잖아? 그때는 그냥 바람이나 쐬고 싶었으니까. 그건 그렇고 현정이는 만나본 거야? 너 돌아온 이후로 둘이 말하는 걸 못 본 거 같은데. 걔가 제일 기다렸어."


괜히 불리해질 것 같으니 바꾼 주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창현은 무던히 대꾸해 주었다.


"아니. 경황이나 있어야 말이지. 얼굴도 못 봤어."


"너무 무심한 거 아니냐? 너 떠나고 나서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아침 궁화정 앞에서 빌었다는 걸 알 사람들은 다 알아. 아주 지극정성이던데. 우연히 봤거든."


주훈의 동생. 현정 이야기였다. 창현은 기어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니들이 그렇게 몰아가니까 더 그런 거야.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이거나 처먹어라."


나머지 솔분떡을 명모에게 던져주며 창현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더 꼬투리 잡히기 전에 자리를 뜨려는 심산이었다.


"오빠. 바쁘신가요?"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막 일어난 창현이 흠칫했다. 얼굴로는 당혹감이 번졌다. 명모가 이야기했던 주인공이 때마침 그 자리에 서 있었던 것이다.


"솔잎차를 좀 끓였는데.."


말끝을 흐려버리고 그녀는 더 말하지 않았다. 숙인 고개 아래로 발갛게 물든 목덜미가 보였다. 창현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빼앗듯 나무사발을 옮겨 들었다. 맑은 솔향이 벌써 콧속을 파고든다. 그리고 사내에게선 나지 않는 여인만의 향기가 그 뒤를 쫓았다.


한 모금 마시자 떫고 쓴맛이 혓바닥을 자극했다. 그래도 솔 특유의 청량함만은 살아있어서 곧 입 안이 상쾌해졌다.


"괜찮네."


그제야 여인은 고개를 들어 마주 보았다. 창현의 한마디가 진심으로 기쁜지 입가에 짙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꿀을 좀 넣으면 더 괜찮을 텐데 이곳에선 아무것도 구할 수 없었어요."


"이런 산속에서 차를 마시는 것부터가 사치지. 솔잎은 언제 말렸니?"


"오는 중간중간 쉴 때마다 널어 말렸어요. 요즈음에는 통 볕이 나지 않아 이제야 끓이게 됐어요. 그래도 괜찮다니 다행이에요."


솔잎으로 차를 끓이려면 볕이 날 때 적어도 이틀은 바짝 말려야 했다. 그래야 끓였을 때 제대로 향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이 정도라면 보통 정성이 들어간 게 아닐 거였다.


"아아. 누군 입이고 누군 주둥이라 이거네. 이 오라비는 이제 뵈지도 않는 거냐 현정아?"


둘이 하는 양을 멀거니 구경하던 명모가 내뱉은 첫마디였다. 그의 표정은 잠시 묘하게 굳어졌다가 누구도 눈치 못 챌 만큼 빠르게 돌아왔다.


"어머. 계신 줄 몰라서 준비를 못 했는데. 지금이라도 가져다드릴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말로 가져다줄 생각은 없는지 웃음 띤 얼굴로 현정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쳇. 됐다. 별로 먹고 싶지도 않아. 그나저나 네 오빠는 뭐 하시냐?"


요 며칠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서로 얼굴을 마주할 일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현정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웃음이 사라져 버렸다.


"촌장님이 많이 안 좋으세요. 가뜩이나 연세도 있으신데.. 오빠가 계속 옆에서 보살펴 드리고는 있는데 오빠도 힘든가 봐요."


"음.. 가진 재주를 다해도 안 된다면 그건 하늘의 뜻이겠지. 형도 고생하는구나.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전해라. 지금 상황에서 형까지 쓰러지면 정말 곤란해질 거야."


그 말에 현정의 미소가 다시 돌아왔다.


"오빠가 그런 말을 하니까 이상하지만... 꼭 전해드릴게요. 그런데 오빠는 이제 괜찮아졌나 봐요?"


조심스럽게 왼팔을 가리켰다. 펄럭이는 왼팔 자락을 눈으로 힐끔 한번 쳐다본 명모가 별거 아니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걱정했나 보구나? 뭐, 한 팔 없어도 괴물 두엇 정도는 거뜬하지! 만약 괴물이 나타나면 얼른 이 오라비 곁으로 오너라.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게 지켜주마. 음하하핫!"


"됐네요. 별로 미덥지 못한걸요?"


명모의 과장된 행동이 제법 웃겼는지 혀를 빼꼼 내밀고 돌아서는 현정의 뒤로 웃음소리가 길게 따라붙었다. 그러고 몇 발짝 걷던 그녀는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그래도 건강한 거 같아 다행이에요! 오면서 바산을 몇 개 찾았는데 이따 저녁에 구워 줄게요."


처음의 말은 명모에게 한 것이 분명했다. 그를 바라보며 말했으니까. 그러나 뒤엣말은 그에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를 바라보지 않았으니까.

솔잎차를 마시지도 않았는데 혀끝으로 쓴맛이 올라와서, 명모는 질끈 입술을 깨물었다. 창현은 덤덤히 손만 두어 번 흔들 뿐 여전히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럼 이따가 주훈 형 얼굴이나 보자고 해!"


그녀도 손을 흔들며 떠나갔다. 창현 대신 억지로 대답한 명모는 자신이 아직도 웃고 있기를 바랐다.


"몸 안 좋냐? 피곤하면 좀 쉬어."


어느새 흐려져 버린 명모의 안색을 보고 창현이 한 말이었다.


"아냐. 괜찮아. 그런데 언제 바산을 파낸 거지?"


바산은 천남성과(天南星科)의 여러해살이풀이었다. 줄기나 이파리는 별 쓸모가 없지만 뿌리에서 열리는 바산은 맛이 꽤 좋아서 사람들은 그냥 바산이라는 말로 불렀다.


"아까 아침나절 능선을 넘어올 때 좀 오래 쉰다고 했더니 바산을 찾았었나 보지. 그것도 오랜만인걸?"


"그러게. 이것도 물린다 이제."


"애들도 불평 없이 잘 참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 앞에선 그러지 마. 그리고 이제 솔분도 다 떨어졌어. 내일은 나도 좀 돌아봐야 할 것 같아."


"퉤. 심심한데 같이 가자. 미리 말하는데 떼어 놓을 생각은 말고."


잇 사이에 낀 솔 찌꺼기를 내뱉으며 말하자 창현이 대뜸 인상부터 썼다.


"말해버린 내 잘못이지 누굴 탓하겠냐."


"짜식. 잘 아는구만. 근데 도대체 언제쯤 도착하는 거야, 네가 말한 곳은?"


"글쎄. 눈이 와서 지형을 확인하기가 어렵네. 중간에 가다 보면 작은 냇가가 나오니까 거길 기준으로 방향을 다시 확인 해야 될 것 같아."


"아직도 멀었다는 얘기잖아. 가다가 굶어 죽는 건 아닌지 몰라. 근데 거긴 짐승이 많다고 했었나?"


"응. 잠깐만 돌아다녀도 마주칠 정도로 많아."


"매일 매일 먹을 수 있을 만큼?"


"그렇다니까. 저번에 왔을 때는 임무도 있고 나 혼자라서 많이 잡진 않았지만. 아무튼 겨울이라 그때만큼은 아니어도 굶지는 않겠지."


"아니기만 해봐. 가만 안 둘 테니까."


그때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형. 장로님이 찾으셔."


이용이었다.


"무슨 일로?"


창현이 대꾸하기도 전에 명모가 먼저 나서서 물었다.


"나도 잘 몰라. 그냥 찾기만 하셔."


늘 그렇듯 음울한 표정에 낮은 목소리로 이용이 대답하자 명모가 발끈하고 일어섰다.


"너 이 새끼. 형 보면 인사부터 먼저 하라고 했냐 안 했냐! 버릇없이 반말이나 찍찍 내뱉고 말야. 한 번만 더 그러면 진짜 뒤지는 수가 있어."


큰 키에 사나운 눈을 번득이며 서 있는 명모는 자못 위협적이었지만 이용은 거기에 크게 감명받은 표정이 아니었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다 그저 고개만 가볍게 끄덕이고 마는 거였다. 명모가 발작하려는 찰나 창현이 어깨를 잡아당기며 그를 말렸다.


"됐어. 쟤 나름대로 인사하는 거니까. 한두 번이냐?"


"한두 번이 아니니까 하는 말 아니야."


"원래 그런 놈인 거 몰라서 그래? 괜히 쓸데없는 데 힘 빼지 말고 가보자."


명모의 반응이 재밌는지 창현은 작게 웃으며 식기를 갈무리했다. 저 앞으로 먼저 걸어가는 이용을 보며 명모가 투덜거렸다.


"저놈 어디가 좋아서 그렇게 감싸고 도는 거냐? 난 쟤 맘에 안 들어."


"용이 맘에 들어 하는 사람 별로 없을걸? 그러니 나라도 챙겨줘야지."


"너가 그러니까 저놈이 기고만장해서 점점 더 싹수가 없어지는 거 아냐? 아무튼 두고 봐라. 나중엔 확실히 버릇을 고쳐줘야겠어."


"참아라. 그런다고 고쳐질 것 같으면 벌써 고쳤지."


이용을 따라가는 내내 고얀 놈, 벼락 맞을 놈, 천벌을 받을 놈 등등 욕설을 퍼붓던 명모가 앞에 모여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장로 이박헌, 태무 이준우, 이주훈 등 사람들을 이끌던 이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흘렀다. 창현이 다가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


누구도 말을 해 주지 않았다. 이박헌도 슬픈 눈으로 그를 바라볼 뿐,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얼굴이었다. 보다 못한 주훈이 결국 입을 열었다. 그 역시 며칠 사이 꽤나 수척해진 얼굴이 되어 있었다.


"촌장님이... 돌아가셨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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