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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킹이
작품등록일 :
2021.05.14 00:51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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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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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2,981

작성
21.05.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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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8화

DUMMY

8.


피할 새도 없이 날아드는 화살에도 불구하고 담은 눈을 감지 않고 끝까지 노려보았다.


그것은 복싱을 처음 배울 때부터 들인 습관.


하지만 인간의 반응속도와 화살의 속도는 천차만별이었고 눈 깜짝할 새에 화살이 코앞까지 날아온 순간, 옆에서 흑색의 날을 가진 검이 튀어나오더니 화살을 사정없이 베었다.


하지만 다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는지 강림의 왼팔에 화살 하나가 꽂혔고 곧 소매를 따라 피가 흘러 내렸다.


“괜찮아?”


“나중에. 일단 문을 닫아.”


강림의 말에 다시 앞을 보자 검은 복면을 쓴 자객들이 다시 화살을 끼우고 있었다.


서둘러 문을 닫고 나무기둥을 들어 잠그려는데 세 자루의 칼이 문을 뚫고 들어오더니 담이 들고 있던 나무기둥마저 관통해버렸다.


하마터면 손이 뚫릴 뻔한 아찔한 상황.


놀라서 뒤로 자빠진 것도 잠시, 담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둥을 밀어 확실히 걸어 잠갔다.


이제야 한숨 좀 돌리려는데 강림이 다급히 담의 옷깃을 잡아 당겼고 곧 그가 있던 자리에는 전보다 많은 수의 칼이 삐져나왔다.


“나이스~으! 가..... 아니라 팔은?”


강림의 품에 안겨 싱긋 웃어 보이던 담은 그의 팔에 꽂혀있는 화살을 보고 재빨리 빠져나왔다.


분명 상당한 고통일 텐데도 강림은 표정 한 번 찡그리지 않고 화살을 뽑아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리고는 긴 소매를 푹 찢어 상처부위에 대충 두어 번 감싸는 것으로 치료를 마쳤다.


“별거 아냐. 그것보다...”


하지만 더 말할 새도 없이 뒤이어 문을 부수는 소리와 함께 벽이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부서질 때까지 참을 수 없던 몇몇 성질 급한 이들이 벽을 넘는 소리였다.


“따라와.”


둘은 자객이 넘쳐나는 정문이 아닌 후문으로 도주했지만 이미 그쪽으로도 자객들이 밀려들어 오고 있어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앞뒤로 꽉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정체절명의 위급한 상황.


“뒤로.”


강림은 침착하게 담을 자신의 등 뒤로 숨겼다.


그리고는 집을 등져 안전한 후방을 확보한 뒤, 좁은 입구로 그들을 유인해 흑색의 장검으로 몇몇을 베고 천천히 집안으로 들어갔다.


마치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란 듯이.



**********



무명(無名)부대.


그 이름대로 번듯한 부대이름 하나 없으며 심지어는 부대원들조차 이름이 없어 자기들끼리 지어준다고 알려져 있는 이곳은 악명 높은 훈련강도로 소문난 염라대왕의 부대들 중에서도 가장 악랄하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사성군이 양지에서 활동하는 염라대왕의 친위대라면 무명부대는 음지에서 그의 그림자로 활동하는 최정예 살수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최하 계급인 나장으로 시작해 도사까지 진급한 무석이 입대 후, 처음으로 염라대왕의 용안을 본 시각은 기절한 담이 저잣거리에 버려진 바로 뒤였다.


삼엄한 경비 속, 엄청난 위압감에 땅에 박은 머리를 감히 치켜 들 생각도 못하던 그에게 염라대왕은 이렇게 말했다.


“너에게 거는 내 기대가 커.”


이 말을 들은 무석은 기쁘기보다는 매우 부담스러웠다.


기대가 크면 실망은 더 큰 법.


거기에 염라대왕을 실망시킨 자들의 최후를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더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당장 이 자리만 하더라도 왕의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한, 지금은 고인이 된 상관의 자리가 아니던가.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염라대왕은 곧바로 무석을 부른 의도를 말했다.

“저잣거리에 영혼 하나가 만신창이가 된 채로 있을 거야. 네 애들 중 가장 뛰어난 녀석을 보내서 감시하도록 해.”


“감히 한 가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화려하게 장식된 옥좌에 앉아 어의들에게 둘러싸여 발목을 치료받고 있던 염라대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영혼이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되겠습니까?”


“하아~”


고민을 의미하는 한숨과 함께 그의 미간에 여러 개의 주름이 생성되었다.


제 딴에는 고민이라 그랬겠지만 밑의 입장에서는 피가 말리는 지옥 같은 시간.


꽤 장시간 침묵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자신이 괜한 질문을 한 게 아닐까? 싶어 무석이 뼛속 깊이 후회하는데 마침내 염라대왕의 입이 열렸다.


“그렇게 해. 날 만나기도 전에 죽어버린다면 어차피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놈이었겠지.”


“예!”


“하지만! 만약 그 영혼에게 도움을 주는 녀석이 있다면 반드시 잡아와. 물어볼게 많이 있으니까.”


“명을 받들겠습니다.”


이만 물러나기 위해 천천히 뒤로 물러나던 무석은 그만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은근슬쩍 왕의 용안을 보았다.


소문대로 염라대왕은 여자보다도 뽀얀 피부에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허나 광기가 서린 신비로운 하늘색의 눈동자에 소름끼치는 미소, 그리고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극한의 살기에 무석은 빠른 걸음으로 편전을 빠져나왔다.


더 있다가는 숨을 쉬는 방법도 잊어버릴 것만 같았다.


부대로 복귀한 무석은 휘하 부하들 중 가장 뛰어난 자를 선발해 영혼을 감시하게 하고 자신에게 정시마다 보고하도록 명령하였다.


그런데 투입한지 2시간이 됐을 무렵, 아무리 기다려도 보고는 들어오지 않았고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무석은 다른 부하를 보내 찾게 하였다.


곧 찾았다는 보고가 들어왔으나 발견된 것은 지붕 위에서 목이 잘린 채로 죽어있는 부하와 손목이 잘린 2구의 시체였다.


“이런 시정잡배 놈들에게 죽을 녀석이 아니야. 도대체 누가..”


전달받은 보고에 의하면 그 영혼은 싸우기는커녕 온전히 서있기도 버거운 상태라고 했다.


그런 상태에서 건달 2명과 저승 최정예 살수를 죽였다? 말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시체에 남은 상흔이 결정적이었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잘린 상흔은 일반적으로 검 좀 쓴다는 이들도 흉내내기 어려울 정도였다.


“강력한 조력자가 있단 이야기인가?”


그렇게 밖에 볼 수 없었다.


[너한테 거는 기대가 커.]


[만약 그 영혼을 도와주는 녀석이 있다면 무조건 잡아와. 그 녀석에겐 물어볼 것이 많이 있으니까.]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자 흠칫한 무석은 주변을 잽싸게 둘러보았지만 그 곳에는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부하들이 멀뚱히 서서 다음 명령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이것은 시험이다. 더 높이 올라가느냐. 아님 내 한계를 증명하고 이대로 죽느냐.’


온몸에 흐르는 긴장감을 유지한 채 무석은 지휘관으로서의 판단을 빠르게 내렸다.


먼저 부하들을 두 부류로 나누어 한 쪽은 사건의 목격자를 다른 한쪽은 현재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치유사들을 조사하라 일렀다.


또한 전령을 보내 염라대왕에게 지금의 사태를 모두 보고하였다.


초조한 시간이 흘러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령으로 보낸 부하보다 목격자와 치유사들을 조사하러 간 부하들이 먼저 도착했다.


그 결과 목격자는 없었지만 보고된 것과 유사한 자를 고쳐주었다는 치유사를 찾아내었고 그를 추궁해 얻어낸 정보를 토대로 조력자의 근거지를 알아낼 수 있었다.


보고를 마친 부하들을 격려하며 무석은 속으로 크게 환호하였다.


이 정도면 꽤 괜찮다고.


영혼의 소재를 놓친 책임은 온전히 피할 수 없겠지만 그 영혼과 조력자를 사로잡는다면 어떻게든 목숨만은 부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칭찬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행복해하던 무석은 행여 굴러 들어온 복을 놓칠 새라 신속하게 전 부대원을 이끌고 강림의 집을 향해 달렸다.



**********



그리고 현재,


무석은 5명의 부하들을 가리켜 집안으로 들어가라는 수신호를 보냈고 그들은 군말 없이 어두컴컴한 집안으로 발을 들였다.


불이 다 꺼진 집안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했고 집 자체는 넓었으나 복도가 모두 문으로 둘러싸여 있어 일렬로 정렬할 수밖에 없었다.


사주경계를 하며 점점 안으로 들어가는데..


후미의 자객을 향한 동료들의 시선이 잠깐 빈 사이, 어느새 뒤로 돌아간 강림은 최후방에 있던 자객의 목을 비틀어 꺾었고 그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어둠 속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그로 인해 강제적으로 최후방에 위치하게 된 자객은 뒤따라오던 동료가 보이지 않자 당했다는 것을 눈치 채고 이를 알리려했으나 옆에서 들려오는 아주 작은 소리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칼을 뽑아 냅다 베었다.


촤악!


창호지와 함께 살을 베는 느낌이 전해지자 그는 칼을 내리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형체만이 보이는 시체에 손을 갖다 댔다. 그런데 그곳에는 자신들의 목표인 저승사자가 아닌 뒤에 있던 동료가 쓰러져있었다.


당황한 그는 소식을 전하려 황급히 밖으로 나왔으나 정보를 공유할 동료들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몇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 손을 휘휘 저었으나 잡히는 것은 고요한 공기뿐이었다. 어둠 속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자객은 두려움을 떨쳐내고 바닥에 귀를 댔다.


차단된 시각으로 인해 한층 더 예민해진 오감을 이용하기 위함이었지만 마찬가지로 여기저기서 문을 여는 소리만 들릴 뿐 발소리는 나지 않았다.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져있던 그때,


푸욱-


“커억!”


예리한 칼날이 그의 옆구리를 관통했다.


이판사판이라는 마음으로 자객은 칼을 수평으로 들고 습격자의 가슴이라 예상되는 곳에 힘껏 찔러 넣었다.


“으으윽”


사람의 살을 가르는 느낌이 손에 전해지는 동시에 누군가의 신음이 들려왔고 옆구리를 관통한 칼이 쑥 하고 빠져 나갔다.


칼이 빠져나간 빈자리에는 많은 양의 피가 흘러나와 바닥을 흥건히 적셨고 그 위에 고개를 묻은 자객은 죽어가며 생각했다.


‘헛된 죽음은 아니었군.’


하지만 이내 누군가 칼에 베이고 쓰러지는 소리가 나자 생각은 바뀌었다.


‘무.. 무..슨? 아까 부....명히.. 찔렀을 텐ㄷ....?’


챙그랑-


“아아악!”


또 한 차례 동료의 것으로 들리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대체... 머...가 어떠케..........’


하지만 결국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한 채 자객의 숨은 끊어졌고 그가 죽고 난 후 한 번의 신음소리가 더 들린 후에야 집안은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밖에 있던 무석의 귀에는 분명 4번의 신음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집안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고 이 조건은 무석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상황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참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결국 부하들이 모두 당했다고 판단한 무석은 조력자가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며 남아있는 부하들에게 가지고 있는 원거리 무기들을 모두 사용하라고 지시하였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활이나 표창을 꺼낸 부하들이 무석의 수신호에 맞춰 일제히 투척하였다.


“쨍그랑!”

“파바박”

“패애애앵”

“팍!”


창호지가 찢기는 소리, 가구에 활이 꽂히는 소리, 도자기가 깨지는 소리 등 꼭두새벽에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더 이상 던질 것이 없자 조력자가 하나라도 맞았기를 바라며 무석은 전 대원에게 돌격을 명령하였다.


모두가 일제히 칼을 빼들고 집을 향해 달려가던 그 순간,


“쌔애애액”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집안에서부터 시작된 원 모양의 검은 검기가 주변에 빠르게 퍼졌고 미처 막을 새도 없이 대부분 그대로 목이 잘려나갔다.


무석은 가까스로 반응하여 검을 들어 막았으나 검기는 들고 있던 칼마저 깔끔하게 잘라내더니 그대로 목을 베어버렸다.


1차적으로 막은 덕에 위력이 약해져 다른 이들처럼 대번에 목이 잘리진 않았지만 뜨거운 피가 목에서 새어나왔고 무석은 그대로 땅에 쓰러졌다.


숨을 헐떡이며 눈을 굴려 주위를 살펴본 그는 전멸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버둥거리다 숨을 거두었다.


이렇게 염라대왕이 자랑하는 최정예 살수부대의 1할이나 되는 병력은 단 한 명의 저승사자에게 전멸당하고 말았다.



**********



집안에 들어간 강림은 담을 집 깊숙한 곳에 대피시킨 뒤 오히려 자신을 죽이기 위해 따라 들어온 자객들의 뒤를 잡았다.


바로 뒤에 있음에도 눈치 채지 못한 자객의 목을 비틀어 죽인 다음 빙 돌아 시체를 옆방에 은폐한 그는 바로 앞도 분간하기 힘든 어두운 집안을 유유히 돌아다니며 여기저기서 문을 열고 다녔다.


그러자 연달아 사라지는 동료들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진 자객들은 조금의 소리만 들려도 바로 그쪽으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농이나 병풍 등 가구 따위만 베이고 쓰러질 뿐. 어디에도 강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뒤늦게 이성을 되찾은 그들이 다시 동료들을 찾을 때에는 이미 모두가 그의 계략대로 뿔뿔이 흩어진 뒤였다.


안전한 곳으로 빠진 강림은 그들이 자신들끼리 서로 죽이는 상황을 지켜보다 마지막으로 남은 한 명을 가볍게 정리하였다.


직후 일일이 돌아다니며 확인사살을 하는데 수십 개의 화살과 표창이 집안으로 날아들었고 강림은 눈앞의 책상을 들어 방패삼아 막아내었다.


잠시 후, 소강상태가 되자 강림은 담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다행히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던 탓에 다친 곳은 없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객들의 발소리가 전방위에서 가까워지자 강림은 왼손으로 검집을 고정한 채 오른손으로 있는 힘껏 원 모양을 그리며 검을 뽑았다.


“숙여.”


강림의 단호한 말에 담은 호기심에 들었던 고개를 다시 숙여야만 했다.


[지옥(地獄)검술], 영월(盈月)


그러자 흑색의 날에서 비롯된 원모양의 검은 검기가 경로 상에 위치한 모든 것들을 빠르게 베어나가며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


“여기서 빨리 나가야해.”


그 말만을 내뱉은 강림은 부연설명도 없이 바닥에 웅크린 담을 억지로 일으켜 세워 무작정 집 밖으로 끌고 나갔다.


자신의 발로 나가기 위해 균형을 잡아보려 했으나 무지막지한 힘에 담은 여기저기 부딪히며 질질 끌려 다녔다.


“콰당!”


우여곡절 끝에 일어설 수는 있었으나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탓에 차마 문지방을 보지 못하고 걸려 넘어진 담의 손에 끈적한 액체가 만져졌다.


하지만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곧 강림의 손에 다시 질질 끌리며 담은 집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다리가 멍투성이가 될 것임을 예견하며 힘겹게 고개를 들자 끔찍한 광경이 담을 맞이하였다.


달빛 아래 아름답다 못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던 마당에는 자신을 노리던 자객들이 모두 목이 잘린 채 바닥에 피를 쏟아내며 죽어있었다.


‘이게.. 뭐.... 우에웩!’


구토가 나오려는 것을 참기 위해 손으로 입을 가렸으나 담은 결국 토사물을 내뱉고야 말았다.


손에 묻은 끈적한 액체의 정체가 피였는데 그것도 모른 채 입에 가져다댄 결과물이었다.


“처음이라 그러겠지만 익숙해져야해. 밖으로 나가면 이런 상황은 일상이 될 테니까.”


“도대체 얼마나 위험한 세계인거야?”


멈추지 않는 헛구역질에 보다 못한 강림이 다가와 등을 토닥였다.


“후회 안한다고 했다.”


“안ㅎ.. 우우웨에웩”


강림이 등을 쳐준 덕분에 깔끔히 속을 비워낸 담은 소매로 입을 닦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나저나 난 아무것도 안보이던데 도대체 저 어두운 곳에서 어떻게 움직이는 거야? 집 구조라도 외웠어?”


“그냥... 보여.”


꽤 흥미로운 대답이지만 느긋하게 질문을 하기에는 시간도 장소도 마땅치 않아 나중에 물어보기로 하며 담은 꽤나 건방진 소리를 하였다.


“그나저나 빨리 가야 될 것 같은데? 꼭두새벽부터 소란스러웠잖아.”


“그건 네가 토하느ㄹ..”


“읏흠!”


헛기침으로 말을 끊은 담은 황급히 집을 빠져나왔고 뻔뻔한 담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강림도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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