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 몽키스패너와 갈릴리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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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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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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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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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나사렛에서 생긴 일.

DUMMY

후우으으으...


베드로와는 달리 진정 나사렛에 도착한 예수와 그의 제자들은 황량해진 나사렛을 보며 황망해했다. 고향이 이리 되신 예수께서는 물론이고, 다른 제자들도 충격적이긴 마찬가지였지만.


안드레아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앞에 보이는 예수께서 한 순간에 거대한 시체로 바뀌고, 다시 눈을 깜빡이면 요한이 기괴하게 늙은 노인으로 보였다. 나사렛의 건물들은 한 순간에 눈 덮인 설원이 되고, 다시 기괴한 궁전으로 바뀌기를 반복했다.


결국 안드레아는 조용히 예수께 이를 알렸다.


“안드레아야. 네가 보는 헛된 것을 누가 보게 하는지, 그리고 누가 보게 하시는지 생각하라.”


예수께서는 선문답만을 하시며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시지 않았다. 안드레아는 별 수 없이 야고보에게 사정을 말하고, 눈을 감은 채로 야고보의 손을 잡고 걸었다.


하지만, 눈을 감아도 기이한 장면이 보였다.


시몬이 괴물에게 잡아먹히고 있었다. 야고보는 그 목과 몸이 떨어져 광야에 나뒹굴고 있었다. 토마스도, 옆에 있는 빌립도, 저 나다나엘이라 하는 자도 끔찍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것은 차마 묘사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안드레아는 결국 이 장면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환상들은 안드레아가 의식적으로 피하면 피할 수록 마음 속을 벌리고 들어와 더 큰 가시처럼 자리잡았다. 안드레아는 그제서야 환상 속을 살필 수 있었다.


예수의 시체는 황금으로 이루어진 궁전에 박제되어 있었다. 안드레아는 궁전의 천장에서 아주 작은 수지만, 천사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사람들이 그려진 천장화를 보았다. 위대한 미술가가 그린 천지창조의 장면이 보였다.


그리고 안드레아는 궁전의 바닥에서 절규하는, 꿈틀거리는, 미식거리는, 움찔거리는, 비명지르는, 고통받는, 타오르는, 매달려 있는, 끓어오르는. 마귀들을 보았다. 그 중심에는 열두명의 악마들이 자신의 칼로 스스로를 찌르며 자해하고 있었다.


“그으으윽··· 눈이, 야고보··· 눈이···”


안드레아는 그 광경을 본 순간 눈이 찡하며 떨리는 것을 느꼈다. 주위의 사도들은 쉬이 눈치채지 못하였지만, 빌립과 예수께서는 옆에서, 등 뒤에서 느껴지는 신성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안드레아는 지금, 적의 심장 속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야고보는 눈을 부여잡으며 털썩 쓰러진 안드레아를 부축했다. 안드레아는 천천히 그 눈을 떴다. 그의 눈에는 원래 있던 갈색의 눈동자가 아닌, 성령이 감화하여 깃든 군청색의 눈동자가 있었다.


안드레아는 그 눈을 통해 짧은 시간과 시간 사이를 연결했다. 바로 앞에, 바로 1분 뒤의 시간을 훔쳐봤다. 그리고 그곳에는···


“주여! 시몬 형님이 위험합니다!”


베드로가 무언가에 붙잡혀 말 그대로의 장기자랑을 하며 불규칙하게 구부러진 팔다리로 춤을 추고 있었다. 안드레아는 여기에 올 때부터 없었던 베드로가 저런 몰골이 된 것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주께서는 걸음을 멈추고 안드레아에게 안수했다.


“안드레아야. 무엇이 보이느냐?”


“시몬, 아니 베드로 형님이··· 배가 갈라진 채로 춤 추는 광경이 보입니다.”


“안드레아야. 무엇이 보이느냐?”


안드레아의 군청색 눈동자가 짧게 황금으로 빛났다. 그 찰나의 순간에 안드레아는 새로운 환상을 봤다.


“시몬 형님이··· 처절하게 무언가과 싸우고 있습니다.”


“안드레아야··· 무엇이 보이느냐?”


군청색이 옅어지고, 예수께서 내리신 성령이 그 속을 채웠다. 안드레아의 눈이 빛나며 새로운 시간과 시간을 연결했다.


“베드로 형님이··· 윽, 엄청난 빛과 함께··· 무언가를 불사르는 모습이 보입니다.”


예수께서 안드레아의 눈동자를 살피셨다. 그의 군청색 눈동자는 이제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안드레아야! 네가 이제 나와 같은 것을 보겠구나."


예수께서는 어떻게든 신성을 깨우친 두 제자를 보며 웃으셨다, 거기에 더해 세례자 요한이 돌려보낸 제자들 또한 그들만의 신성을 담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아직 신성이 싹 트는 중인 세 사람을 보며 그들만의 신성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하고 기도하셨다.


"요한아. 너무 시샘하지 말라. 너 또한 하나님 아버지의 자식이니 모든 행동을 우리 주 아버지께서 지켜보고 계신다."


예수께서는 그 말을 하시는 동시에 두 손을 포개어 움켜쥐셨다. 그것은 이미 이 나사렛을 불법점거한 무뢰배가 가까워졌음이라.


후우으으으으···!


공간 전체가 크게 진동하며 소리냈다. 그것은 매질이 필요 없는 소리였다. 그것의 위가 기억하고 있던 나사렛의 형상이 무너졌다. 그리고 그 공간의 본질이 드러났다. 그것은 어떤 존재의 위장이었고, 그곳은 어떤 존재의 위장이었다.


예수께서는 주변을 둘러보셨다. 그곳에는 이미 자신의 고향이 아닌, 영락(榮落)한 위신의 몸 속이었다. 그분께서 위신의 정체를 얼추 짐작하셨다.


"참으로 기구할 정도로 영락했구나. 네가 한때 부리던 오만에 비하면 혀 깨물고 접시에 코 박아 죽어야 할 위세로다."


[히브리인의 현인신···. 천국의 적장자가 왔구나.]


예수를 제외한 모두가 그것의 말 소리를 듣자 저절로 코를 막았다. 그것은 말에서 악취가 나고, 행동에서 구역질이 솟구치는 존재였다.


"그래. 그리고 너를 일단 광야에 넣어놓을 네 주인이기도 하다. 자. 이집트의 태양신을 자칭하는 것아. 거기 가만히 있거라. 일이 곧 끝나리라."


[하! 내가 가진 권세가 다 팔렸다고 네가 나를 우스이 여기느냐! 자신의 피조물이 노예가 될 때까지 방치한 얼간이들에게 내 몸 속에서 질 것 같더냐?]


예수께서는 웃으며 말씀하셨다.


"네가 이 작은 우물에서 태양신으로서 놀음하고 있는 동안에 우리 주 아버지께서는 수십의 세계를 경작하셨다. 그 때문에 세상이 조각났으나, 동시에 그 덕분에 내가 여기 서 있으니, 내가 일말의 자비로서 네게 권한다. 이리 조용히 와서 이 항아리 속에 거하라. 내가 너를 종으로서 대우하리라."


거대한 위장을 가진 존재, 이집트의 태양신이 저런 거만하고 제 주제를 모르는 말을 듣고, 가만히 참을 수 없었다. 태양신은 크게 일갈했다.


[헛소리를 짓껄이는구나! 조용히 사지로 걸어들어온 것을 후회하라! 내가 너를 잡아 다시 신좌에 앉으리라!]


그렇게 천지가 요동쳤다. 위장 속에서 튀어나온 독사들이 예수님과 그 주위의 사람들을 노렸다. 마치 쏜 살처럼 튀어나온 뱀들은 예수님의 손에서 빛나는 성령에 불타 그 자취를 감췄다.


"그 말을 기다렸다! 역시 제 근본을 찾지 못하는 미천한 것들은 제 주제를 모르는구나!"


안드레아는 그 순간 새로운 환영을 보았다. 그곳에는 피가 흐르는 강과 죽음을 머금은 대지가 있었다. 또 괴상한 환상인가 싶던 그때, 강과 대지의 중심에서 빛이 솟아올랐다. 그것은 죽음을 죽음으로 보지 않는 자. 죽음을 일순간의 잠으로 여기는 분이셨다.


예수께서는 깍지 낀 손을 단단하게 고정했다. 그것은 기도의 준비라기보다는 거대한 망치와 같았다. 그것을 휘두르자 풍압이 밀려와, 새로 날아오는 뱀떼를 쫒아냈다.


[키에에에엑!]


그러자 잿더미가 된 뱀, 풍압에 휩쓸린 뱀 할 것 없이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겨 거대한 누더기를 만들었다. 그것은 이미 시체가 되어버린 태양신과 닮아 있었다.


캉! 캉! 캉!


마치 자칼이 짓는 듯한 소리를 내는 누더기 뱀이었지만 그 괴력이 대단하여 예수께로 달려들었다. 그 질량이 어마어마하여, 예수를 밀어내고 예수의 제자들을 덮쳤다.


끼에에에엑!


예수께서 그 뱀의 허리를 잡으시고, 발을 쿵, 하고 구르시며 허리에 힘을 주어 방향을 바꿨지만, 그 기세가 대단하여, 예수께서도 완력으로 해결을 하실 수 없었다.


안드레아는 순간 자신의 눈이 갉혀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먼 곳에 있는 예수의 대제자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성이 조금씩 줄어듬을 느꼈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두 신성을 다시 찾으시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꺾으셨다.


쾅!


뱀의 고개가 한순간에 꺾이다 못해 분절되었고, 그 단면은 신성으로 지져져, 다시는 재생하거나 부활할 수 없었다.


예수께서 그 광경을 멀뚱히 쳐다보는 태양신에게 태양처럼 빛나는 신성을 힘껏 집어던졌다. 태양신은 그 가벼운 동작과 행동 속에 담겨있는 외경적인 힘에 놀라 전신을 뒤흔들어 공간을 늘려서 신성을 회피했다.


[이게 가능하단 말이냐? 실로 놀랍구나]


태양신은 자신의 몸 속에서도 바깥에서처럼 신성을 운용하고, 기적 같은 위력을 발휘하는 현인신을 보며 실로 두려워했다. 저것은 강대한 신도 쉬이 하기 어려운 일격이었다.


하지만 이는 물이 땅으로 떨어지는 것과 같은, 당연한 일이었다.


예수께서는 작은 신성을 그 무엇보다 커다란 이적으로 바꾸시는 힘이 있었다. 그것은 태어나면서 후천적으로 얻은 근육과 지성이 아닌, 탄생부터 준비된 마땅한 천국의 적장자의 권한이었다.


그것은 막대한 신성을 통해 처녀를 수태시킨 주 하나님의 투자를 통한 결과이며, 지금부터 저 몰락한 태양신을 잡아들일 힘이었다.


예수께서 어깨를 돌리며 손에는 신성을 쌓으셨다. 그것은 이내, 태양신이 본디 다루던 태양만큼 빛나기 시작했다.


예수께서 태양신을 쳐다보았고, 태양신도 예수님을 쳐다보았다.


그 거대한 태양이 밀려들어오자, 태양신의 마음속 한 구석에서 양심이 소리쳤다.


아, 그냥 항복할걸.




항상 보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좀 늦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연중을 한다면, 이제 위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한강 바닥부터 찾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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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됨) +7 21.06.09 716 50 9쪽
22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함) +16 21.06.07 771 50 10쪽
21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됨) +13 21.06.06 822 59 11쪽
20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함) +11 21.06.05 874 67 10쪽
»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12 21.06.03 966 72 10쪽
18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8 21.06.02 960 69 7쪽
17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24 21.06.01 1,057 92 13쪽
16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12 21.05.31 1,137 75 7쪽
15 5. 예수와 니고데모. +21 21.05.30 1,367 85 12쪽
14 5. 예수와 니고데모. +14 21.05.29 1,425 105 10쪽
13 5. 예수와 니고데모. +67 21.05.27 1,874 142 11쪽
12 4. 유월절의 예루살렘 +34 21.05.26 2,067 163 11쪽
11 4. 유월절의 예루살렘 +36 21.05.25 2,550 15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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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 산상수훈 +13 21.05.22 2,849 163 9쪽
6 2. 산상수훈 +37 21.05.20 3,192 18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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