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 몽키스패너와 갈릴리 소드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통무
작품등록일 :
2021.05.14 20:07
최근연재일 :
2021.11.24 23:39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58,973
추천수 :
3,409
글자수 :
121,482

작성
21.06.07 23:03
조회
770
추천
50
글자
10쪽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함)

DUMMY

리바이어던은 그 육중한 거체를 제 마음대로 휘저으며 고약한 잠버릇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번 구를 때마다 그 거대한 덩치 때문에 바람이 불었고, 그것이 하늘에서 몸을 뒤집을 때에는 광풍이 불어 내 금은보화를 담은 주머니가 날아갈 뻔 했다.


모든 사도들이 그 덩치와 함께, 그 큰 덩치에 빼곡히 차있는 비늘에 주목했다. 나 또한 눈에 신성을 구겨 넣고 그것을 보았다.


육각형의 비늘은 가죽 하나에 총 세겹이 붙어 있었는데, 가장 피부와 가까운 비늘은 얇고 부드러워서 유려한 움직임을 지원했다.


그 바깥쪽 비늘은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었지만 그 강도가 대단하여 칼로도 쉬이 흠집내기 힘들어 보였다.


가장 바깥 비늘은 비늘이라기에는 너무 두껍고 그 강도가 강하여 그 어떤 것으로도 뚫기 불가능해보였다.


게다가 그 비늘들을 뚫고 들어간다고 해도 그 안에 가득 차있는 지방층은 사람 한두명이 들어가도 될 것 같았다.


사람으로 따지면 상처가 나도 피조차 흐르지 않는 진피층만 이 정도다.


지금까지처럼 신성-근육을 써서 물리적인 설득을 하기에는 너무 덩치가 큰 녀석을 예수께서 유심히 지켜보시고는 말씀하셨다.


"기이한 일이로고. 저것이 살아나려면 아직 때가 되지 않았거늘... 일단 깨워서 물어보자꾸나."


쨍!


"으윽...!"


예수께서 두 주먹을 서로 부딛치자 하늘에서 땅까지 울리는 굉음이 터져나왔다. 그것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쨍! 쨍! 쨍! 쩅!


"아악! 주여! 그만 해 주시옵서서!"


드드드드...!


사람이고 짐승이고 상관 없이 고막을 작살내신 예수께서는 하늘에서 꿈틀거리는 거대한 뱀의 몸통를 보고는 외치셨다.


"큰 뱀아! 얼굴을 대라!"


그러자 하늘에 똬리를 틀었던 뱀의 몸통이 순식간에 풀리며 광풍을 만들었다.


입술이 볼에 붙게 만드는 바람과 함께, 수십미터는 넘어보이는 뱀의 머리가, 거대한 바위와 같은 눈알이 특유의 찢어진 동공을 자랑하며 우리를 쳐다보았다.


[당신은... 히브리의 현인신이시군요. 어쩐 일로 이 겹쳐진 틈 사이까지 오셨나이까?]


뱀은 그 덩치에 맞지 않게 온순하고 또 우아해 보였다. 또한 그것은 예수님을 뵈며 고개를 잠시 숙이는 등, 다른 위신들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뱀아, 네가 지금 꽈리를 틀고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아느냐?"


[이곳은 짖이겨진 신들의 사체에서 핀 곰팡이 같은 공간, 그 어떠한 대신들도 함부러 들어올 수 없는, 누구의 권리도 없는 공간이지요.]


"틀렸다. 이곳은 내 고향이며, 내가 자란 공간인 동시에 내 지인들이 사는 곳이라. 또한 내가 가장 편안히 여기는 곳이니..."


예수께서는 나사렛 군데군데를 둘러보셨다. 목수 일을 배우며 틈틈이 찾았던 성전과 정겨운 나사렛의 경치. 그 모든 것들이 뿌연 안개 속에서 방랑하고 있었다.


"너는 한시라도 빨리 이 공간을 내뱉고 다른 곳에 터를 잡으라."


사람이 파충류의 표정을 눈치챈다는 것이 쉬운게 아니건만, 예수께서 말씀하시자 큰 뱀이 예수님을 째려보고 불마땅히 여긴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스라엘의 주신이시여, 당신이 하시는 말씀은 저보고 이 안락한 곳에서 떠나, 또 다른 곰팡이에서 쉬라는 말씀이시지요?]


저 먼곳에서 뱀의 꼬리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뱀의 기분은 아량곳하지 않고 말씀하셨다.


"네가 쉬는 곳을 포도밭이라 한다면 나는 긍정하겠으나, 네가 거하는 곳을 곰팡이라 한다 해도 나는 긍정하리라."


예수께서는 후광을 널리 밝히셨다.


"중한 것은, 이곳을 빨리 원래 세계에 돌려 놓아야만 나사렛 사람의 영육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후광은 마치 작은 태양처럼 빛나며 뱀의 눈을 태웠다.


[아아악!]


"뱀아. 어찌하겠느냐?"


예수님의 두 눈에서는 영롱한 정광이 흘렀다.


마치 끓어오르는 용광로같이 타오르는 두 눈에서는 감출 수 없는 신성이 자신의 주인을 따랐다. 주께서는 뱀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악! 히브리의 현인신이시여. 아무리 당신이더라도 이 공간에서까지 저를 해치지는 못하시겠지요!]


두 갈래로 갈라진 뱀의 혀가 여러차례 왕복하며 분노를 삭혔다. 그것은 직접적인 공격을 위함이 아니었다.


쿵!


뱀의 꼬리가 굉음을 내며 나사렛의 성전에 부딪쳤다. 회백색 벽돌이 바스라지며 꼬리에 밀려 주춧돌이 드러났고, 성전의 기둥들은 도미노처럼 쓰러져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쿵! 쿵! 쿵!


뱀의 난동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km 단위의 몸 길이를 지닌 뱀이 진심으로 난동을 피우려 하자, 몸을 이리저리 꿈틀거리는 것 만으로도 주변의 지형이 초토화되고, 건물이란 건물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수 밖에는 없었다.


[으하하하! 히브리의 현인신이시여! 다시 말씀해주시지요! 이 우둔한 놈은 당신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나이다!]


뱀은 고작 수십초의 난동으로 나사렛을 초토화시켰다. 나사렛의 정경은 온데간데 없고, 마치 철거를 끝낸 공사장처럼 뿌연 먼지와 모래 가루만이 남아 허공을 떠돌고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예수는 뱀을 보고 웃었다.


마치 어린 아이의 재롱을 보는 듯한 자애로운 미소는 뱀의 역린을 찌르는 듯 했다. 차가운 북극에서 갑자기 사막으로 내던져 졌다고 해도 이보다 불쾌하진 않으리라.


눈에 뱀의 마음이 가득했다. 잘난 것들을 시기하고, 자신도 얼마든지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는 오만함이 서린 눈은 뱀의 송곳니에 존재하는 독샘을 건드렸다.


벌컥, 벌컥...


아침의 빵 반죽이 부풀어오르듯 뱀의 턱이 조용히 부풀어올랐다. 턱 밑에 있는 독니에서는 끊임없이 독이 흘러나오며 목젖에 모였고, 뱀은 코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팽!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독액이 허공에서 비산했다. 독액에 들어있는 신성은 공기 중의 질소와 반응해 독액을 끊임없이 늘렸다.


손바닥으로는 가리지 못한 하늘을 독액으로는 가릴 수 있었고, 결국 예수와 그 제자들은 피부에 독액을 뒤집어쓰고 비명을 질렀다.


"....!"

"으아아악!"


몸에 신성이랄 것이 없는 예수의 제자들은 짧은 비명조차 남기지 못하고 한줌 혈수가 되어 땅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신성을 다룰 줄 아는 예수와 나머지 제자들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안드레아, 베드로, 빌립... 예수까지도 독액에 저항하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신성을 통해 독에 저항하다 결국 제 머리통보다 큰 뱀의 이빨에 씹혀 죽었다.


[하하! 하하하! 내가 이겼다! 내가 이겼어!]


뱀은 끝없는 신성의 보고를 먹고는 그 몸집을 늘렸다. 그 크기가 점점 커져 뱀은 자신의 꼬리를 볼 수 없게 되었으며, 한 차원을 넘어 온 우주를 누비는... 세계뱀이...


[코오오... 휴우우... 코오오....]


뱀은 잠들어 있었다. 가장 달콤한 유향의 향기를 맡고서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고 있었으매 나는 허리춤에 걸린 칼을 뽑아들었다.


"주여, 이 새끼 웃는데요?"


파충류의 이빨이 드러났고, 뱀은 무언가라도 씹는듯이 질겅거리며 환하게 웃었다.


[세계뱀... 히히... 맛있어...]


"그대로 두어라. 좋은 꿈이라도 꾸는가 하니."


주께서는 그 뱀의 머리를 쓰다듬으시면서도 얼굴을 찌뿌리셨다.


"누가 이리도 발칙한 짓을 저질렀을까?"


요한이 조심스레 다가가 물었다.


"주여, 무슨 말씀이시나이까?"


"이 뱀의 모습을 보라. 쉬이 뗄 수 있는 저 피둥피둥한 지방덩어리들을 보라. 모래와 같이 물렁한 심장, 멧돌 손잡이처럼 느슨한 염통, 과연 이것이 한번 몸을 흔든다고 신들이 혼비백산하여 도망하겠느냐?"


우리 중 신학에 정통한 요한과 빌립은 예수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알아들은 듯 했다.


"그 혀를 끈으로 멜 수 있고, 코에 줄을 걸어 턱을 갈고리로 꿸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네 말이 옳다."


나는 그 둘 사이의 선문답을 알아들을 수 없어 예수님과 말하고 있는 요한을 부르긴 좀 그러니까 빌립에게 물었다.


"간단히 말씀드려서, 저 거대한 뱀이 가짜라는 말입니다."


"저 큰 뱀이 가짜라고?"


나는 새삼스레 저 뱀의 꼬리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뱀의 머리에 가까이 있는 우리는 아무리 애를 써봐도 꼬리를 볼 수 없었다. 그만큼 길었다.


과연 저게 가짜라면 진짜는 얼마나 크고 강건하다는 소리인가?


"반은 맞지만 반은 틀린 소리로군요!"


예수님을 제외한 제자들은 그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큰 뱀의 머리를 주시했다.


"그 뱀의 육신은 더할 나위 없는 진실된 몸이오나, 그 영혼이 몸의 격에 맞지 않으니, 저렇게 제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중요한 내장이 허물어진 존재가 된 것이지요."


타닥.


아파트 3층 높이는 되어보이는 뱀의 인중에서 사뿐히 착지한 핑크색 머리의 소녀는 예수님을 보고 팔다리를 모두 바닥에 붙이고, 머리마저도 땅에 박는 극도의 예의로 주를 맞이했다.


"온 땅의 정법한 지배자이시며 이 죄 많은 세상을 구원하실 주여, 30년만에 뵈옵나이다... 저 마구스 캐스퍼! 주께서 저 어긋난 존재를 편히 탐문하실 수 있게 만들었나이다."


주께서는 찰랑거리는 아름다운 핑크색 머리에도 시선을 주지 않으셨다. 그저 뱀의 잠긴 눈을 지켜보며 말씀하셨다.


"네 말은 이 뱀을 이렇게나 망쳐놓은 존재가 누구인지 안다는 말로 들리는구나. 누구냐?"


소녀는 큼큼, 목을 가다듬고 외쳤다.


"그 존재는 바로! 저 남쪽의 대륙에 붙어있는 천한 짐승들이옵니다...!"




항상 보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조금 늦었습니다.


오늘 일이 조금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내일 분량에서 그것 다 해결하고 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사렛 몽키스패너와 갈릴리 소드마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독자님들께 드리는 안부인사 겸 중대공지 +22 21.11.18 1,112 0 -
공지 망박입니다... +11 21.06.11 1,513 0 -
공지 표지는 작품의 상황 따라 달라집니다! +3 21.06.05 302 0 -
공지 헌금 기도문.(6월 20일 갱신) +4 21.05.27 926 0 -
공지 연재시간: 오후 11시 +1 21.05.22 1,217 0 -
29 8. 사도를 낚는 어부 +7 21.11.24 349 9 11쪽
28 8. 사도를 낚는 어부 +1 21.11.23 149 6 10쪽
27 8. 사도를 낚는 어부 +2 21.11.22 164 6 11쪽
26 7. 카리옷 사람 유다 +2 21.11.19 175 12 9쪽
25 7. 카리옷 사람 유다 +2 21.11.19 190 9 10쪽
24 7. 카리옷 사람 유다 +8 21.11.18 215 13 8쪽
23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됨) +7 21.06.09 716 50 9쪽
»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함) +16 21.06.07 771 50 10쪽
21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됨) +13 21.06.06 822 59 11쪽
20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함) +11 21.06.05 874 67 10쪽
19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12 21.06.03 965 72 10쪽
18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8 21.06.02 960 69 7쪽
17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24 21.06.01 1,057 92 13쪽
16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12 21.05.31 1,137 75 7쪽
15 5. 예수와 니고데모. +21 21.05.30 1,367 85 12쪽
14 5. 예수와 니고데모. +14 21.05.29 1,425 105 10쪽
13 5. 예수와 니고데모. +67 21.05.27 1,874 142 11쪽
12 4. 유월절의 예루살렘 +34 21.05.26 2,067 163 11쪽
11 4. 유월절의 예루살렘 +36 21.05.25 2,550 150 10쪽
10 3. 세례받은 베드로 +36 21.05.24 2,518 151 7쪽
9 2. 산상수훈 +30 21.05.23 2,510 165 11쪽
8 2. 산상수훈 +43 21.05.22 2,565 158 9쪽
7 2. 산상수훈 +13 21.05.22 2,849 163 9쪽
6 2. 산상수훈 +37 21.05.20 3,192 186 10쪽
5 1. 신앙을 증거하다 +37 21.05.19 3,673 244 11쪽
4 1. 신앙을 증거하다. +23 21.05.17 4,300 215 8쪽
3 1. 신앙을 증거하다. +46 21.05.14 5,203 283 8쪽
2 1. 신앙을 증거하다. +38 21.05.14 6,398 303 7쪽
1 0. 오, 할렐루야. +65 21.05.14 6,989 307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