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세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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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민
작품등록일 :
2021.05.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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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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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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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화 - 요양성을 함락하다

DUMMY

사실 요동도사 하림은 지난 24일간 하도 조선군에게 당해서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거의 쉬지도 못하고 팔에 화살도 맞고 중신기전에서 터져나온 조란환에 투구가 날라가기도 했다. 만약 그가 제정신이고 망원경이 있었다면 요양성 한 쪽에 진을 친 조선군이 극소수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사실 조선군도 요동군을 쫒아다니느라 병력이 많이 흩어져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 나흘 정도는 제대로 된 습격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조선 기병들과 소수의 보병들이 요양성에 제때 도착했다. 요동군의 후진이 요양성에 들어가 성문을 걸어잠그고 겨우 2시간 정도 이후에 도착한 것이다.


그들은 가져온 육근포 8문과 소신기전을 탑재한 화차 3대를 설치했다. 실제로는 간신히 한 번 정도의 포격을 할 화약과 포탄을 가지고 있었지만 일부러 부산을 떨며 군대가 더 많은 것처럼 흉내냈다.


조선군은 요동군을 쫒으면서 동시에 그들이 버리고간 군량과 군수물자를 챙기며 움직였다. 그래서 기병과 선봉의 보병들은 점점 앞으로 나가고 후방의 조선군은 중대 단위로 흩어졌다. 만약 요동의 기병들이 건재했다면 이런 조선군의 후방이 매우 위험했을 것이다.


다행히 명나라와 조선의 전운이 감돌자 요동에 살던 여진족들도 만주 벌판으로 물러났다. 중간에 끼어 죽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조선군은 약 사흘에 걸려 점점 요양성으로 모여들었다.


사흘동안 정신을 차린 하림이 기습을 하지 않은 것을 땅을 치고 후회했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이미 조선군 기병 5천이 요양성 주변을 순찰했고 나머지 기병 5천은 요양과 심양 사이, 요양과 산해관으로 가는 길을 순찰했다. 게다가 조선군 보병이 5천 정도 모이면서 그들의 강력한 무기인 대포와 화차가 모두 모여들었다.


사흘간 한 번의 포성도 없었지만, 이미 한번 조선군에게 호되게 당한 요동군은 요양성의 두껍고 높은 성벽 뒤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하림의 남은 부장들과 군관들이 병사들을 다독이기도 하고 다그치기도 했지만 사기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밖의 조선군은 개주 전투에서 사용한 상당한 양의 화약과 포탄을 재보급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아직 몇 번 사용할 양은 있었지만, 요양성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었다.


요동군이 개주에서 대패한 소식이 사방에 퍼지자 동팔참을 지키던 요동의 병사들이 대부분 탈영했다. 덕분에 조선군의 보급선은 동팔참을 통해 요양까지 도착했다. 물론 조선에서도 쥐어짜내 준비한 3천 명의 호위군이 있어서 안전했지만 그래도 수레 300대가 실어나른 화약과 포탄이 원정군에게 보급되었다.


이렇게 공성이 준비되자 고용지는 사로잡힌 요동군 장수의 몸에 항복을 권하는 서찰을 써서 요양성에 내보냈다.


물론 별로 공손하지도 않게 써진 서찰을 본 하림은 길길이 날뛰며 옥쇄를 선포했다. 그러나 병사들의 사기는 점점 떨어져갔다.


"역시 전하께서 원하신대로 적들이 요양성을 단단히 지킬 생각입니다."


높은 망루에서 요양성 내부를 망원경으로 바라보던 왕방연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이를 본 고용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왕장군은 어찌 아쉬워하는 것인가? 전하께서는 요양성의 모든 되놈들을 죽여도 상관없다 하셨는데?"


"적군을 죽이는 것이야 어떻게해도 상관없습니다, 장군. 그런데 장군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세번째 무기를 사용한다면 요양성 전체가 다 불타버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속에 있을 각종 재물들이 사라질 것입니다. 어차피 조선의 성으로 재건할 것이라면 그 내부의 재화를 모두 고스란히 얻으면 좋지 않겠습니까?"


"적들의 집들이 불타는 것은 집이라는 것이 나무로 만들기 때문이요. 어쩔 수 없지. 장군의 의견도 일리가 있으니 무기를 이왕이면 성벽에 집중하겠소."


"일단 한번 해보지요."


고용지와 왕방연의 시선이 아직 숨겨져 있는 세 번째 비밀무기에 꽂혔다.


-----


"장군! 조선군이 무엇인가를 하고 있습니다!"


쉬고 있던 하림은 달려들어온 부장의 말에 벌떡 일어났다.


"또 뭐냐!"


"적들이 회회포(回回砲)로 보이는 것을 조립하고 있습니다."


하림은 잠시 자신이 잘못 들었나 생각했다.


"회회포라고? 적들에게 화포 수백 문이 있는데 어찌 회회포를 사용한다는 말이더냐? 내가 직접 확인해야겠다!"


과연 조선군은 회회포, 서양에서는 트레뷰셋(trebuchet)로 불리는 공성무기를 조립하고 있었다. 벌써 세 대나 조립을 완성했고 두 대가 더 만들어지고 있었다.


"화포를 가진 군대가 회회포를 만든다?"


"혹시 적들의 화약이 떨어진 것이 아닐까요?"


하림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사실 개주의 전투에서도 조선군의 강력한 화약무기 때문에 패배한 것이었다. 비록 무기와 화약이 대단했지만 생각해보면 그 좁은 조선에서 많은 화약을 만들 수 없을 것이었다. 게다가 조선은 초석광산도 없었다.


"확실히 적들의 화약이 떨어진 것이군."


그렇다면 싸워도 어렵지 않았다. 비록 많은 병사들이 패주했지만 그래도 얼추 다시 모은 병력은 약 4만 명이었다. 기병은 1만 이내로 줄었지만 그래도 조선의 기병과 맞먹는 숫자였다. 남은 것은 보병의 규모였는데 요동군이 조선군의 두 배였다.


어차피 화포만 없다면 조선군이 요양성을 공성하는 것은 말도 안돼었다. 어찌 수성하는 병력보다 적은 수의 군대가 공성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 말이다.


"제장들은 전투를 준비하라! 화약이 떨어진 조선군은 별볼일 없으니!"


요양성이 다시 분주해졌다. 수성과 공격은 그 성격이 전혀 달랐으니 준비해야 할 것도 달랐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요동군은 밖의 조선군을 요격할 준비를 끝냈다.


그때 마침 조선군도 회회포를 완성했다.


"적들이 회회포를 사용합니다."


"역시 화약이 떨어진 것이다! 요격을 준비하라!"


"네, 장군!"


요동군도 지금껏 한참 당해왔던 것을 떠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조선군과 제대로 싸웠으면 모를까 지난 한 달 넘게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던터라 그들도 답답하던 참이였다.


피유융~ 쾅! 철퍽!


조선의 회회포가 발사한 것은 거대한 나무통들이었다. 나무통들이 성벽에 맞아 깨지며 진득한 기름 같은 것을 사방에 뿌렸다.


"어?"


그제야 정신을 차린 하림과 병사들은 조선군이 노린 바를 깨달았다. 화공(火攻)이었다. 화약이 떨어진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조선군은 기름을 요양성에 뿌린 것이다.


"화공이다! 침착하고 물과 모래를 준비해라!"


그러나 한번에 15개 씩 날아드는 큰 나무통들은 요양성 성벽 한쪽 전체를 적시고 성문을 적셨다. 비록 단단한 돌로 만든 성벽과 철을 댄 성문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목재가 많은 곳을 채워넣었다. 그렇기에 화공은 무서운 것이었다.


"장군! 이 기름은 이상하게 끈적입니다!"


"기름이 끈적거린다고? 미끌거리는 것이 아니고?"


펑! 펑! 펑! 펑! 펑!


조선군에서 화포를 쏘기 시작했다.


-----


홍위는 조선의 함대와 함께 금주에 도착했다.


비록 조선군에 함락 되었다지만 병력을 남기고 간 것도 아니기에 금주는 그냥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다만 금주에 사는 명나라 사람들과 조선 유민들의 사이가 안좋아졌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도 조선에서 함대와 함께 증원군이 도착하면서 잠잠해졌다. 주인이던 명나라 사람들은 순식간에 노비가 되었다. 홍위의 정책이 그랬기 때문이었다. 명나라 사람들은 사흘간 맨몸으로 산해관으로 향할 수 있었다. 만약 그 이후에 금주에 남아다면 그들은 모두 공노비가 될 것이었다.


아직 노비가 쓰일 곳은 많았지만 조선인 중에서는 공노비가 없었다. 홍위가 공노비는 모두 면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산에서 노동을 하다 죽어버려도 상관없을 노동력이 필요했다. 조금씩 조성하고 있는 염전도 고된 일이 많았다. 그곳에 필요한 노동력도 많이 필요했다.


대마도의 왜소한 왜구들과 다르게 북방에서 사는 명나라 사람들은 비교적 잘 먹고 잘 살아서 그런지 제법 힘이 있어 보였다. 노예로 삼기 딱 좋은 것이다. 물론 오랫동안 살려둘 생각은 없었다. 적당히 굶겨가며 몇 년 안에 죽을 정도로 고되게 노동을 시킬 것이었다.


금주에 함대가 정박하고 3천 명의 병력이 금주를 점령했다. 그중 2천 명은 주변의 마을과 위소들로 퍼져나가 점령했다. 그곳에 살던 명나라 사람들도 금주의 백성과 마찬가지의 조건을 받았다. 노비가 되던가 명나라로 돌아가는 선택만 있었다. 물론 감히 돈을 바치고 이런 상황을 피하려는 이들은 그대로 장대에 매달렸다.


결국 대부분의 명나라 사람들은 몸에 걸친 옷 한 벌과 들고 갈 수 있는 식량과 재물만 가지고 떠났다. 그러나 그들에게 허락되는 것은 입던 옷과 식량 뿐이었다. 말이나 소 같은 가축은 커녕 수레도 가져갈 수 없었다. 그들의 모든 재산은 조선 조정의 소유가 되었다.


마지막까지 머뭇거리던 이들은 조선병사들에게 잡혔다. 그들의 목, 손목, 발목에 철로 된 수갑과 족쇄가 채워졌다. 그들은 누런색 삼베옷이 입혀졌고 이마에는 ‘노(奴)’라고 낙인이 찍혔다. 그들은 남녀 무시하고 모두 머리가 삭발되었다. 그들의 머리카락은 조선사람들이 장신구 등으로 사용할 가발로 만들어질 것이었다.


물론 어린아이들은 낙인을 찍지 않았다. 이지가 없는 아주 어린 아이들은 따로 분류되었다. 이런 아이들은 철저하게 교육되어 자신들이 명나라 사람인지도 모를 정도로 완벽하게 조선인으로 탈바꿈할 것이었다. 사물을 구별할 수 있는 아이들은 수갑만 채워져서 염전으로 보내질 것이었다.


이렇게 금주와 요동반도를 차지한 홍위는 하늘배를 타고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요양성으로 날아갔다.


멀리서 봐도 활활 타오르는 요양성의 남서쪽 성벽을 지표로 날아온 홍위였다. 그는 고용지가 자신이 내려준 세번째 비밀무기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매캐하고 독한 연기가 자욱한 화염은 일부러 준비한 것이기 때문이다.


홍위가 고용지에게 준 세가지 무기는 육근포, 화차와 신기전 그리고 화공을 위한 특수한 기름이었다. 현재 이런 기름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오직 홍위 뿐이었다. 홍위가 만주의 대경유전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 석유를 뽑아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여의주의 힘으로 석유에서 휘발류를 분리하고 여기에 다른 것을 섞었다. 물론 모두 석유에서 추출할 수 있는 것들로 추출한 타르와 황금 여의주의 화학자들이 힘을 합쳐 재조합한 폴리스타이렌(polystyrene)을 녹여 넣었다. 여기에 염소(Chlorine)를 넣었다. 결국 거대한 화염병(火焰甁), 즉 몰로토프 칵테일(Molotov cocktail)을 만든 것이다.


이런 것을 적의 성벽 위와 안쪽에 뿌리고 불을 질러버린 것이다.


멀리서도 요양성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많이 없는 것인데 다 쓰면 아깝지. 산해관을 공성하고 그 후에 50만 명군을 상대할 때도 사용하면 요긴할 것이니까. 뭐, 필요하며 더 만들면 되고."


다음날, 모든 불이 꺼진 후 요양성은 항복했다. 성문은 불타버려서 열려있고 요동의 병사들과 요양의 백성들 수만 명이 죽거나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금주의 명나라 사람들과 같은 선택권이 주어졌다.


이렇게 요양성이 함락되고 요동이 조선의 지배하에 들어왔다.


작가의말

요동이 조선의 땅이 되었네요. 이제 남은 것은 천순제가 준비한 50만 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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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화 - 쪼개지는 명나라 21.11.14 1,195 24 14쪽
87 87화 - 조선제국 +5 21.10.30 1,381 28 13쪽
86 86화 - 조선제국 +2 21.10.16 1,430 32 13쪽
85 85화 - 기반이 쌓이다 +2 21.10.10 1,426 3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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