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세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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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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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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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 피로 젖은 산해관

DUMMY

홍위는 영원성 상공 약 100미터 정도에 떠 있었다. 그런데 단순히 여의주의 힘으로 공중에 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타고 있는 것은 열기구였다.


50만 명군을 상대하면 세 개의 여의주를 모두 사용해야 했다. 하늘에 떠 있겠다고 여의주 하나를 낭비할 수는 없던 것이다. 대신 원유에서 추출한 플라스틱과 비단 그리고 얇은 양가죽으로 열기구를 만들었다.


이런 열기구를 타고 영원성을 내려다보던 홍위는 여의주 하나로 모습을 감추고 다른 하나로 적의 수뇌부를 감시했다.


적장들이 논의하던 전략은 사실 홍위가 가장 걱정하던 부분이었다. 비록 여의주를 가진 홍위가 강하기는 하지만 전지전능하지 않았다. 아무리 하늘배를 타고 날아다녀도 한계가 있었기에 사방에서 명군이 난리를 치면 조선의 백성들이 위험했다.


다행히 적들이 오해한 것이 하나 있었다.


확실히 홍위가 적의 영혼을 뽑아내 죽이는 방법은 상당한 쿨타임이 있었다. 한번에 1만 명 이상의 영혼을 안전하게 추출하려면 어마어마한 정신력과 체력이 필요했다. 게다가 여의주들에게도 상당한 무리가 갔다. 그래서 6개월 정도의 쉬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생명력을 뽑아내는 것은 훨씬 부담이 적었다. 다른 방법으로 공격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웠다. 다른 귀찮은 방법을 사용 할 필요도 없이 남경에서처럼 주변의 바닷물을 수소와 산소로 나눴다가 융합하면 한번에 몇 만 명 정도는 쉽게 죽일 수 있었다.


물론 한곳에 50만 명의 적이 모여있는 기회를 낭비할 생각은 없었다. 여의주의 에너지원인 영혼은 항상 부족했으니까.


적장들의 논의를 바라보던 홍위는 홀로그램으로 자신의 모습을 그려내고는 한마디했다.


"정말 어이없는 결론이야."


명나라 장수들은 기겁하고는 홍위에게 칼을 겨눴다. 홀로그램이 무엇인지 모르는 그들은 반투명한 홍위의 모습에 경악할 뿐이었다.


"미안하지만, 너희가 데려온 50만 병력은 짐이 잘 죽여주겠다."


으드드득! 콰직!


장수들이 모여있던 건물이 그대로 납작해졌다. 지붕 위에 떠 있던 여의주로 백만 톤 정도의 압력을 그대로 떨어트렸기 때문이다.


적을 지휘할 장수들을 한번에 몰살시킨 홍위는 여의주를 회수했다. 영원성 주변에 흩어져있는 병력은 어쩔 수 없지만 영원성 내부에 있는 병력과 민간인은 최소 10만이었고 성 밖에 주둔한 이들은 약 20만 정도 되었다.


웅웅웅웅웅~


여의주 세 개가 회전하며 강력한 흡입력을 생성했다. 황금 여의주의 원혼들은 영혼들을 안전하게 추출할 수 있도록 어마어마한 연산력을 뿜어냈다. 이런 것들이 어우러지니 영원성에 주둔하던 병력의 영혼들이 뽑혀 올라오기 시작했다.


주르륵~ 주륵!


홍위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코피도 흘렀다. 눈의 실핏줄이 터져서 모든 것이 붉게 보였다.


그러나 잠시 후, 영원성은 죽음의 성이 되었다. 대신 홍위는 최소 20만 명의 영혼과 생명력을 갈취 할 수 있었다.


홍위는 멈추지 않았다.


영원성 남서쪽에 있는 20만 명 정도의 주둔지로 날아갔다.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그의 의지는 강력했다. 바닷물이 하늘로 치솟고 끓어서 땅으로 떨어졌다. 닿기만 해도 화상을 입는 섭씨 99도의 바닷물이 수만 명의 머리 위로 떨어지니 병사들은 기겁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는 천막 속에 옹기종기 모여 죽음의 비를 피할 뿐이었다. 그러나 홍위가 그들에게 바닷물을 뿌린 이유가 있었다.


번쩍! 콰르릉!


하늘에서 수백 개의 번개가 땅으로 꽂혔다. 그리고 소금물은 좋는 전도체였다.


홍위는 바닷물과 번개로 몇 만 명의 명군을 몰살시키고는 태자하 넘어의 조선군 군영으로 물러났다. 체력과 정신력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홍위가 돌아오자 고용지는 휘하의 4만5천 조선군을 이끌고 태자하를 건넜다.


50만에서 하룻밤만에 25만으로 줄어든 명군은 태자하를 건너는 조선군을 감지하지도 못했다. 영원성의 몰살에 대한 소문을 확인한 병사들이 서쪽으로 탈영했기 때문이었다. 중하급 군관만 남아있던 명군은 산해관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조선군이 맹렬히 추격했다.


이미 기세가 꺾인 명군은 조선의 기병에게 후방이 유린당했다. 그러나 살기 위해 열심히 산해관으로 달려간 그들은 경악했다. 산해관의 동쪽 성문 앞에 거대한 바위가 놓여있어 성으로 들어가기 어려웠다.


바위는 정말 집채만했다. 그런 바위가 성문을 가로막으니 한번에 몇 명씩만 간신히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다. 아예 산해관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면 궁지에 몰린 쥐떼처럼 악에 받쳐 싸웠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살아날 틈이 보이니 명나라 병사들은 서로 싸우고 죽이며 산해관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런 명군 후방에 조선군이 나타나 진을 쳤다.


-----


둥둥둥 둥둥~ 둥둥둥 둥둥~


조선군은 오만하게 천하제일관(天下第一關)이라 현판이 붙어있는 진동문(鎭東門)으로 곧장 진격했다. 이에 산해관의 동라성(東羅城) 성문 위의 장수는 경악했다.


아무리 장수를 잃고 기세가 꺽인 군대라고 해도 아직 25만 명이 남았다. 게다가 산해관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데다가 그 속에 5만 병력이 있었다.


여기에 명나라 장수의 생각으로는 조선왕이 요술을 한번 펼쳐서 반년간 다시 요술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여겼다. 그렇다면 채 5만도 안되는 조선군이 산해관을 깰 수 없었다.


오랫동안 산해관을 지켜온 명나라 장수는 병력 1만만 있어도 조선군 5만 정도는 막아낼 수 있다고 여겼다. 그만큼 산해관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산해관은 분명 대단한 방어 요충지였다.


기본적으로 산해관의 성벽은 무려 7.7간 또는 46척 정도 되었다. 미래의 도량형으로는 14미터 정도 되는 성벽인 것이다. 게다가 성벽의 두께도 7미터 정도 되었다.


여기에 몇 개의 강이 흐르고 있어 산해관 북쪽과 남쪽의 깊고 넓은 해자는 항상 메마르지 않았다. 추가로 북익성와 남익성 그리고 해안가에 준비된 영해성이 외곽의 성벽을 지켰다. 공략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군은 계속 진군했다.


결국 궁지에 몰린 산해관 밖의 병력은 조선군을 상대할 수 밖에 없었다. 중하급 군관들이 자신 휘하의 부대를 추스리니 25만 대군은 약 50개의 크고작은 부대로 나뉘었다.


이것은 명나라 군대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아무리 전국 각지에서 징집했다지만 지역향이 강한 명나라의 사정상 병력들은 고향이 비슷한 이들끼리 모였다. 게다가 정예병들도 어떤 장수가 한 지역에서 모병해서 훈련한 이들이다.


게다가 중앙에서 파견한 고위직들은 아니지만 실제로 병력을 관리하는 중하급 군관들도 토향민 출신이다. 이러니 높은 관직을 가진 대장군 순탕같은 인물이 아니라면 통일된 지휘권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반면 조선군은 지난 3년 정도 일관된 훈련과 교육을 받았다. 그들도 처음에는 같은 고향 출신으로 모였지만 지금은 조선군 모두 '나는 조선의 군인이다'라는 개념과 자부심이 있었다.


여기에 조선군은 21세기식 조직이 완전 잡혀있었다. 분대장,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에서 연대장까지 이어지는 중하급 장교들까지 군의 전략을 숙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병사들도 기본 교육을 확실히 받았으니 기강이 흩어지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이러니 기세에서부터 조선군이 명나라 군대를 압도했다.


그리고 가장 큰 것은 조선군이 가져온 무지막지한 강함과 숫자를 갖춘 화약무기였다.


요동군과 상대할 때도 150문의 육근포와 250대의 화차를 사용했다. 그런데 그때와 지금 사이에 추가로 100문의 육근포와 40문의 팔근포가 도착했다. 소신기전을 쏠 수 있는 화차 200대와 중신기전을 쏘는 화차 50대 그리고 대신기전을 쏘는 화차 10대가 도착했다. 화약과 포탄의 보급은 당연했고 말이다.


화약무기만 조선이 더 강한 것이 아니었다.


안그래도 지난 1년 이상 나라에서 내려주는 약을 열흘에 한 번씩 마셔대고 고기가 넉넉한 식단으로 매일 3끼씩 꼬박꼬박 챙겨먹은 조선군이었다. 이들은 모르지만 22세기의 지식으로 만들어낸 자연산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 한약을 먹은것이다. 여기에 철저히 설계된 훈련과 충분한 영양을 보충한 조선군의 병사들의 키는 명나라 병사들보다 평균적으로 한 뼘 이상 컸다.


-----


고용지는 사거리를 적당히 확보한 것을 확인하자 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정도 되었나?"


"현재 약 900보에서 1000보 사이의 거리를 확보했습니다. 모든 화약무기는 초거리를 준비한 상태입니다."


이들이 말하는 초거리라는 것은 원래 기존의 사거리를 넘게 탄환을 쏘는 것이다. 화약의 양을 조정이 쉬운 대포들은 포신에 조금 무리가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조정이 쉬웠다. 신기전들은 이런 전투를 준비해서 추진체에 화약을 더 넣은 것을 미리 준비했다.


고용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전하께 알리게."


비록 고용지가 총사령관이라고 하지만 임금인 홍위가 군영에 있는 동안 거의 모든 지휘권은 임금에게 귀속되었다. 물론 홍위는 계속 고용지의 권한과 지휘권을 보장하지만 부담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잠시 후, 의외로 수수한 갑옷과 검은 비단장포를 걸친 홍위가 사령부로 삼은 목탑에 나타났다. 조선군은 높은 곳에서 전장을 내려보기 위해 2층 짜리, 약 6미터 높이의 목탑을 건설했다.


마치 작은 성채처럼 생긴 이 목조탑은 5미터 정도에 5평 넓이의 직사각형이었다. 그 뒤쪽에 1미터 더 솟은 작은 탑이 있고 그곳에는 깃발로 신호를 보내는 신호수 두 명이 상주했다. 망원경으로 전장을 살피는 사령관이 명령을 내리면 신호수들이 깃발을 들어 신호를 주고받는 것이다.


"고장군, 준비가 되었는가?"


"네, 전하. 모든 대포와 화차들이 발사준비를 완료하였습니다."


"그럼 산해관을 적의 피로 적시도록 하게."


"네, 전하!"


임금의 명이 떨어지자 고용지는 신호수에게 손짓을 했다.


"육근포! 팔근포! 폭렬탄으로 초거리 준비!"


"준비 완료!"


"발포!"


"발포!!!"


펑! 펑! 퍼벙! 퍼버벙! 펑! 퍼벙! 펑펑! 펑!


250문의 육근포와 40문의 팔근포가 매캐한 연기를 사방으로 퍼트리며 불을 뿜었다. 그리고 동시에 290개의 원추형 포탄이 날아가는 대단한 광경을 보여주었다.


각 원추형 폭렬탄은 내부에 무려 다이나마이트와 화약이 들어있고 외부에는 탄소 비율이 높아 잘 깨지는 강철로 얇게 탄두를 만들었다. 이런 탄두는 내부에는 지름 60밀리미터 정도되는 공간이 있고 그 속에 폭발물질을 두었다. 이런 폭실을 감싸는 탄두 자체의 두께는 약 20밀리미터 정도였고 잘 쪼개지도록 10밀리미터 깊이의 금이 음각되어 있었다.


내부의 다이나마이트가 터지며 같이있던 흑색화약도 폭발시키며 엄청난 압력으로 탄두를 밀어내는 것이다. 이때 탄두는 금이 그어진대로 균일하게 쪼개지며 평균 130조각으로 깨진다. 게다가 겉면에 얇게 납을 발라두었기에 파편에 맞은 적들은 납중독도 겪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포탄 하나에 130개의 파편이 쏟아지니 산술적으로는 290문의 대포는 한번에 약 3만7천 명의 적을 죽일 수 있었다. 물론 전투라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초거리로 쏜 포탄들은 적군에 도달하기 직전에 터졌고 파편만 날리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옹기종기 모여있던 명군을 노렸기에 그래도 포탄 하나에 몇십 명씩은 죽어나갔다. 즉, 일격에 수천 명씩 파편에 휩쓸려 죽는 것이다.


이런 장면을 본 홍위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대포는 정말 전쟁터의 꽃이군."


작가의말

홍위에게는 명나라 50만 대군은 영혼과 생명 에너지를 갈취할 자원일 뿐이지요.
그리고 조선이 지난 몇 년간 준비하던 강력한 화약무기들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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