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의 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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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k
작품등록일 :
2021.05.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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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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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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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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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7화

DUMMY

淸風 之 軍師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7화






진혼의 눈 앞으로 날카롭게 쪼개진 파편들이 흩날렸다.


붉은 대나무, 정자, 검은 구름이 떠다니는 붉은 하늘의 모습.


파편들 안에는 미나타가 만들었던 가상 공간의 풍경이 담겨 있었다.


쏟아져 내리는 파편들 사이로 말을 타고 달려 오는


원창과 문진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원평군의 병사들과


엉망으로 변한 원평군의 숙영지가 보였다.


가상의 공간에서 빠져 나와 현실로 돌아온 것이었다.




“파견장!”




원창이 말을 몰아 진혼을 애워싼


원평군의 대열을 뚫고 들어오며 외쳤다.


진혼은 붙들고 있던 미나타를 한쪽으로 밀어내고는


원창에게 달려갔다.


원창은 진혼을 향해 손을 뻗었고,


진혼은 원창의 손을 맞잡고 그가 탄 말 엉덩이 위에 올라탔다.




“놓치지 마라!”




시바트가 바닥에 쓰러진 미나타를 일으키며 병사들에게 외쳤다.


케이진과 병사 넷이 원창과 진혼이 탄 말 앞을 가로 막았다.


말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앞발을 들었다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이 자식들!”




원창이 인상을 쓰며 말에서 내리려는 순간,


그와 원평군 사이로 문진이 날아들었다.


문진은 자신의 태도로 앞에 있던 병사를 단숨에 벴다.


그리고 곧바로 케이진과 검을 맞댔다.




까앙!




주위로 경쾌한 파열음이 울렸고,


문진은 뒤로 물러나며 케이진과 거리를 벌렸다.


그러고는 양손으로 태도를 움켜쥔 채 자세를 낮췄다.




‘비적(鈚躍)’




문진이 서 있던 자리에서 흙먼지가 솟구쳤다.




‘연(連)’




문진은 케이진과 함께 서 있는 병사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그들 사이를 갈 지(之) 자 모양으로 움직이며 잔상을 남겼다.




찰나의 순간.


문진의 잔상이 원평군의 병사들을 스쳐지날 때마다


병사들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당황한 케이진은 문진을 향해 황급히 검을 휘둘렀다.




‘우스카(乌斯卡) 식 가를람비(破壞)’




케이진의 검은 달려드는 문진의 허리를 가르며 은빛 선을 그렸다.


그 순간, 허리를 베인 문진의 형상이 흐릿해졌고,


또 다른 문진이 흐릿해진 형상을 뜷고 나타났다.




‘비적(鈚躍)’




문진의 태도가 위에서 아래로 호를 그리며 떨어졌다.


그러면서 케이진의 어깨를 깊숙히 베었다.




“크아악!”




케이진은 어깨에서 검붉은 피를 쏟아내며 자리에 주저 앉았다.


원평군 병사 셋과 케이진이 문진의 속검에 한순간에 쓰러진 것이었다.


시바트와 원평군은 물론 말 위의 원창과 진혼마저


넋이 나간 얼굴로 이 모습을 지켜보았다.




“달리십시오!”




문진이 태도를 거두며 원창과 진혼을 향해 외쳤다.


원창은 말을 재촉하여 서둘러 달려 나갔다.




“이 녀석!”




보다 못한 시바트가 문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문진은 검을 맞대지 않았다.


대신 주변에 있던 말 위에 재빨리 올랐다.




이번 전투의 목표는 혼족 사람들을 구하는 것.




진혼의 명은 그것 하나였다.


문진은 차가운 눈으로 시바트를 흘끗 보고는


원창과 진혼을 쫓아 말을 달렸다.


시바트는 문진을 쫓으려다 부상을 당한 케이진을 보고는 추격을 멈췄다.




미나타는 한쪽에서 옷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그러고는 숙영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달아나는


진혼 일행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제장님! 괜찮으십니까?”




여태까지 어디에서 숨어 있다가 나타났는지


아보테가 말끔한 모습으로 미나타에게 다가와 물었다.




“이놈들!


제장님께서 이리 수모를 당하는 동안 대체 무얼하고 있었던 게야?”




아보테는 주변에 서 있는 상처투성의 병사들을 향해 호통을 쳤다.


몸을 다친 병사들은 고통의 신음만 낼 뿐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아보테는 이런 병사들을 향해 몇 차례 더 호통을 친 뒤 미나타에게 다가왔다.




“제장님, 괜찮으십니까?


이 변변치 못한 놈들 때문에 얼마나······.”




순간 미나타가 아보테의 뺨을 때렸다.


뺨을 맞은 아보테는 바닥에 나동그라졌고,


시바트와 원평군의 병사들은 놀란 얼굴로 이를 바라보았다.


아보테는 얻어맞은 뺨을 부여잡은 채 미나타를 올려다 보았다.


미나타는 어깨를 들썩이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모습이었다.


미나타는 씩씩거리며 아보테에게 중얼거렸다.




“닥쳐.”








같은 시각.


회풍성.


조환이 탄 말이 회풍성의 민가 사이로 빠르게 가로 질렀다.


그는 회풍성으로 남문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일 각(15분) 전, 남문 수문장으로부터 전갈을 받았다.


수상한 자가 성을 찾아 와 조환을 불러달라 했다는 것이었다.




말을 달려 남문에 당도하고 보니


조환의 명을 받고 한대성으로 길을 떠났던


부관, 수달이 수문장과 함께 조환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환을 본 수달은 고개를 숙여 군례를 올렸다.


조환은 말에서 황급히 내려 수달의 어깨를 다독였다.




“먼 길 다녀오느라 고생이 많았네.”




수달은 한대성까지 쉬지 않고 말을 몰아 다녀왔는지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보다 수척한 몰골이었다.


조환은 수문장에게 수달이 자신의 부관임을


확인시켜 준 뒤 그를 본래 자리로 돌려 보냈다.




“그래, 임명부(任命部: 관리의 인사를 담당하는 부서)


구 서관에게서 내 서신에 대한 답을 받아 왔는가?”




수문장이 자리를 떠나자 조환이 수달에게 물었다.




“예. 서찰 하나를 내어 주시면서 금군(禁軍: 공직과 관련된 사안을 수사하고, 범인을 체포, 수송하는 군사) 둘을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수달이 한쪽에 서 있는 병사 둘을 가리켰다.


병사들은 갈색 가죽 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허리춤에 손잡이가 금색으로 된 포획도(捕獲刀: 주작군이 개발한 무기로 태도 형태의 검날과 포승줄이 발사되는 손잡이로 이루어진 검)를 차고 있었다.


그들은 조환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숙여 군례를 올렸다.


조환은 이런 금군들을 잠시 바라보다


수달이 가져온 서찰의 겉봉을 열어 내용을 살폈다.


서찰은 단 한 장이었고, 내용은 길지 않았다.


글을 따라 이리저리 눈을 돌리던


조환은 갑자기 눈을 부릅 뜨며 수달을 쳐다보았다.




“이 서찰의 내용이 사실인 겐가?”


“소장, 서찰을 받아 전해드리기만 했을 뿐,


어떤 내용인지 알지 못합니다.”




수달의 말에 조환은 수달 너머의 금군들을 바라보았다.




“구 서관이 그대들에게 어떤 명을 내렸는가?”




조환의 물음에 금군 중 하나가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적호군 우장군께서 서찰을 확인하시고,


내리는 명을 따르라고만 하셨습니다.”




조환은 코로 뜨거운 김을 뿜으며 침묵했다.




“어찌 그러십니까?”




수달이 심각한 얼굴로 조환에게 물었다.


조환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서찰을 접어 품에 넣었다.


그러고는 수달과 금군들에게 명을 내렸다.




“모두들 나를 따라 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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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82화 21.12.21 55 1 15쪽
81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81화 21.12.16 52 2 8쪽
80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80화 21.12.13 68 1 10쪽
79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9화 21.08.13 100 2 8쪽
78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8화 21.08.11 95 2 8쪽
77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7화 21.08.09 80 1 8쪽
76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6화 21.08.06 84 2 8쪽
75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5화 21.08.04 86 1 7쪽
74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4화 21.08.02 93 2 8쪽
73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3화 21.07.30 99 1 8쪽
72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2화 21.07.28 104 1 7쪽
71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1화 21.07.26 121 2 7쪽
70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70화 21.07.23 122 2 8쪽
69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9화 21.07.22 106 1 8쪽
68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8화 21.07.20 112 1 10쪽
»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7화 21.07.19 111 1 7쪽
66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6화 21.07.16 123 2 8쪽
65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5화 21.07.15 122 0 10쪽
64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4화 21.07.13 123 3 8쪽
63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3화 21.07.12 121 5 9쪽
62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2화 +2 21.07.09 161 3 9쪽
61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1화 21.07.08 131 3 9쪽
60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60화 21.07.07 137 3 8쪽
59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9화 21.07.06 135 4 8쪽
58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8화 21.07.05 134 4 8쪽
57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7화 21.07.02 141 4 8쪽
56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6화 21.07.01 155 5 10쪽
55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5화 +3 21.06.30 161 4 9쪽
54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4화 21.06.29 151 5 10쪽
53 청풍의 군사: 북방의 유랑자- 53화 21.06.28 152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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