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되는 SS급 스킬을 얻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김오션
작품등록일 :
2021.05.19 17:36
최근연재일 :
2021.06.17 17:2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2,671
추천수 :
63
글자수 :
113,425

작성
21.05.21 23:00
조회
184
추천
3
글자
12쪽

상봉(相逢)

안녕하세요. 작가 지망생 김오션입니다.




DUMMY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색 기운과 기분 나쁜 감각들이 사라졌다.

공주인은 바로 몸 상태를 체크했다.

다행히 몸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상태창”


[공주인]

종족 : 인간

등급 : F

칭호 : -

고유 스킬 : [주인공이 된다]

개념 스킬 : [검], [언령]

패널티 : [망각]


여전히 빈약한 상태창이지만 한 가지 항목이 추가되었다.

‘[망각]?’

공주인은 [망각]을 눌러 확인했다.


[망각]

등급 : 상급

설명 : 시련 포기로 생긴 패널티입니다. 기억의 일부가 사라집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잊혀지는 기억량이 많아집니다.


무려 상급 패널티. 자신이 회귀 전에 썼던 개념 스킬들과 동급이었다.

공주인이 기억하기로 현시점에서 가장 상위 등급이었다.

어떤 패널티라도 이정도 등급이면 치명적이었다.


“악검! 상급 패널티.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알고말고. 계획대로 잘 됐네. 시스템이 받아들일지 쪼금 걱정했는데.

“이게 잘 된 거라고? 장난해?”

-화내는 모습이 귀엽네? 주인이. 옛날 추억 생각난다~

“뭐? 화를? 내가 화를 낸다고? 그럴 리가 없을···?”

머리에 피가 쏠리면서 흥분 상태가 되는 것.

전이었다면 그 차이가 적었지만 지금은 확연히 달랐다.

분명 공주인 자신은 화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화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감정을 찾았다고?”

-그래. 축하해.

화가 멈추고 찾아온 것은 기쁨이었다.

항상 고요하던 심장이 고동친다.

이제는 웃을 수도, 울 수도, 화낼 수도 있다.

어떠한 짓으로도 채울 수 없던 공허한 마음이 채워진다.

한참 되찾은 감정을 만끽하고 나서 찾아온 것은 걱정이었다.

“그런데 패널티라며? 그렇다면 난 뭘 잃은 거지?”

-네가 감정을 잃은 원인이겠지?

감정을 잃은 원인. 그것은 수없이 반복한 무한회귀.

“그 기억들인가?”

-정확히는 그 중 일부분일 거야. 정확히는 네가 더 잘 알겠지.

공주인은 그 말 듣고 찬찬히 기억을 더듬었다. 자신이 수천 번 구른 떠오르기 싫은 기억들.

-아마 끝 부분은 확실하게 남았을 거야. 네가 회귀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인과관계가 맞거든.

악검의 말대로 확실히 마지막 부분의 기억은 선명했다.

자신이 혼돈룡을 잡고 황금 지팡이의 도움으로 회귀를 한 사실.

그렇다면 첫 회귀부터 되짚어 보아야 했다.

잿빛 게이트에 들어간 순간. 잃은 기억이 많아서인지 선명하게 떠올랐다.

지난날들을 되짚다가 어느 부분에서 필름 끊기듯 딱 끊겼다.

“처음으로 투왕을 죽인 후에 끊겼어.”

-대략 500대구나?

“정확히는 503회차였지.”

그 때 생각하니 억울했다.

영문도 모른 채 몇 백번이나 죽어가면서 투왕과 싸워야 했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네. 생각해보면 그 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 어떻게 F급한테 S급 헌터를 잡으라고 하지?”

-크큭. 그 때 생각하면 나도 아찔해. 난 네가 포기한다에 내기 걸었단 말이야.

“완전 쓰레기네? 어쩐지 진짜 할 것 같으니 포기하라고 하더라.”

-그랬었나? 기억이 안 나네~

서로 농을 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그래서 내 감정을 찾기 위해 근본적인 문제를 도려냈단 말이지?”

-맞아. 우리가 패널티 조정하는데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넌 몰라.

“그런데 너희는 왜 그리 내 감정에 그리 집착하는 거야?”

황금 지팡이, 악검, 염면. 이 세 신은 공주인이 감정을 잃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500회차까지 가면서 조금씩 인간적인 감정들이 닳아갔고 그때마다 타박하거나 격려했다.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쉬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첫 번째로 네가 감정 없이 기계처럼 사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그럼 두 번째는?”

-그건 아직 말할 수 없어. 절대.

“···절대?”

-응. 절대.

“알았어.”

공주인은 악검의 ‘절대’라는 말에 한발 물러섰다. 절대라는 말까지 붙인 걸로 봐서는 지금의 자신이 들어도 도움이 될 리가 없다.

“나한테 해가 되는 일은 아니겠지?”

-물론이지. 모두 너를 위한 일이야.

“그렇다면 됐어.”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자신을 위해 많은 것을 해준 신들이었다.

이번에도 동료라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쿠우웅!!


세계가 부서져간다.

검은색 하늘이 조금씩 무너지고 흰색 바닥은 점점 금이 생기며 갈라졌다.

세계 붕괴의 시작이었다.


-출구 만들었어. 어서 나가.

“너는 어쩔 생각이야? 여기에 계속 있을 생각이야?”

-올. 걱정해주는 거야?

“뭐 그렇지. 무너지는 세계에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

-고마워. 신경 안 써도 돼. 언젠가 다시 만날 거야.

그 말을 믿고 공주인은 발걸음을 옮겼다. 눈부신 하얀 빛이 감싸 시야를 가렸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원래 있던 헌터 협회 입구였다.


***


“게, 게이트가 소멸했습니다.”

“사람이 나옵니다!”

“저 녀석 누구야?”


밖에는 무장한 헌터 수십 명이 웅성거리며 대기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게이트에 대비해 병력들을 모아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헌터협회장, 공주인의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

“공주인? 어째서 네가 여기에?”

놀라며 걱정하는 목소리.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감정이 폭발하며 심장이라는 둑을 터뜨리는 듯 했다.

시야가 흐릿흐릿해진다.

눈에서 거침없이 나오는 물기가 나온다.

반복되는 회귀 속에서 절망한 이후로 단 한 번도 흐르지 않던 눈물샘이 제 역할을 했다.

이제까지 참아왔던 것을 풀기라도 하듯 눈물이 쏟아진다.

“아버지. 다녀왔습니다.”

“······”

아버지란 모두 이런 건가?

단 두 마디에서 공주인의 변화를 알아봤다.

그리고 다가와 안아주었다.

수만 가지의 말과 생각보다 단 하나의 행동이 와 닿는다는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아버지가 무슨 말과 생각을 하는지 전해진다.


두근 두근 두근


일정하게 뛰는 심장소리가 들린다.

아버지의 심장소리가 이게 틀림없는 현실임을 알려준다.

공허한 마음을 다시 한 번 채웠다.

동시에 이제까지 느끼지 못한 안락함을 전해준다.

아버지의 몸에서는 종이 냄새가 난다.

얼마나 일을 많이 하면 이런 냄새가 나는 걸까?

하지만 이 종이 냄새 또한 아버지의 냄새.

아버지의 삶을 알 수 있는 냄새. 다시 한 번 안락함을 느낀다.

녹이 슨 채로 무리하게 움직인 공주인의 삶이 잠시 멈춘다.

세상이 이제 쉬어도 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눈이 감긴다.

언제나 감은 눈을 억지로 뜨려고 했지만 오늘만큼은 아니, 오늘 이후로는 그럴 필요 없다.

이 현실이 깨질까하는 두려움이 생기지만 아버지의 품이 괜찮다며 안심시킨다.

되찾은 감정의 폭포 속 기쁨을 만끽한 채 잠이 든다.


****


오래전 잊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흰색 국화가 가득한 곳, 아버지의 장례식이었다.

협회장인 아버지의 장례식이지만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버지의 영정사진 앞에서 나는 홀로 목 놓아 울고 있었다.

너무 울어 눈물이 더 이상 나오지 않지만 계속 목 놓아 울었다.

그 찢어지는 울음소리는 지독한 악몽을 부정하는 외침과도 같았다.

이제 자신 기억에만 있는 지독한 악몽.

다시는 이 악몽이 반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다짐했다.


****


“으음.”

기분 나쁜 꿈을 깨니 낯선 천장이 보였다.

일어나자마자 습관적으로 몸 상태를 확인했다.

여전히 나약한 몸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상쾌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껏 울고 나니 마음이 건강해진 것 같았다.

동시에 부끄럽기도 했다.

주위를 보니 이곳은 아마 헌터 협회 건물 안의 방인 것 같았다.

“상태창”


[공주인]

종족 : 인간

등급 : F

칭호 : -

고유 스킬 : [주인공이 된다] (비활성화)

개념 스킬 : [검], [언령], [희]

패널티 : [망각]


잠든 사이 개념 스킬이 추가되었다.

“[희]?”

한 번도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는 스킬이었다.

눌러서 자세히 확인했다.


[희(喜)]

등급 : 중급

설명 : 기쁜 감정을 느낍니다.


성의 없이 짧은 설명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스킬을 본다면 무슨 쓰레기 스킬이 하나 들어왔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미래를 알고 있는 공주인에게는 의미가 조금 달랐다.

‘중급부터는 설명이 짧으면 대부분 좋아.’

자신의 [검] 스킬만 해도 이런 효과였다.


[검]

등급 : 상급

설명 : 검이 사용자에게 잘 어울립니다.


짧고 간결한 설명인데 개념스킬에서는 그만큼 좋은 스킬이란 의미였다.

개념 스킬은 짧을수록 해석의 여지가 많아 활용도가 어마어마하게 넓어진다.

그리고 이런 점은 전투에서 상당한 우위를 만들어냈다.

아마 현 시점에서는 등급만이 전부라 생각하고 등급을 올리는데 혈안일 것이다.

나중에는 이 비밀을 알고 많은 사람들이 지난날을 후회했다.

‘내가 당장 개입하면 헌터들의 전력이 강해지는 것은 순식간이겠지.’

공주인은 미래지식을 아는 만큼 스킬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나비의 날개짓은 가볍게 뛰어넘겠지.’

황금 지팡이가 했던 충고를 생각해 이 판단은 보류하기로 했다.

“일어났구나?”

잠시 생각에 잠겨 누군가 들어온 것을 눈치 채지 못 했다.

강 팀장.

남자다운 얼굴에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들어왔다.

기억하기로 30대 중반 나이에 헌터 협회에서 팀장을 달고 있는 능력 좋은 헌터였다.

“몸은 좀 괜찮니?”

15살로 돌아와서일까 아이들에게 대하는 말투였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네. 괜찮아요.”

“다행이구나. 미안한데 몇 가지 좀 물어볼 수 있을까?”

“네.”

“그 검정색 게이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여기서 어떻게 말할지 잠시 고민했다.

사실을 알려준다 해도 자신을 위해 만든 게이트라고 믿어줄리 없었다.

생각해둔 변명을 꺼내야 했다.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아무래도 패널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패널티? 패널티를 받았니? 어떤 패널티인지 말해줄 수 있니?”

“네. [망각]이란 패널티인데 아무래도 게이트 안의 내용을 잊게 한 것 같아요.”

“[망각]이라···. 처음 들어보는 패널티인데? 흠.”

강 팀장은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

“미안한데 혹시 확인 좀 할 수 있을까?”

“물론이죠.”

“시원시원해서 좋구나.”

강 팀장은 회색 빛깔의 둥근 공을 꺼냈다.

“이것은 시스템 검사기라고 부르는 거란다. 이걸 손에 꽉 쥐고 ‘[망각], 패널티’이라고 하면 돼.”

한마디로 시스템을 이용한 거짓말 탐지기 같은 것이었다.

어린 나이에다 협회장 아들이기에 쉽게 넘어갈 줄 알았지만 흑색 게이트가 생각보다 심각한 사안인 것 같았다.

‘보험을 들어놓길 잘했어.’

“알겠어요.”

“정말 고맙구나.”

“뭘요.”

공주인은 강 팀장이 말한 대로 시스템 검사기를 들고 그대로 말했다.

“[망각], 패널티.”

그러자 시스템 검사기에서 음성이 들렸다.


-사용자의 시스템을 검사합니다.

-[망각]이 확인되었습니다.

-패널티로 확인되었습니다.


“정말 고맙구나. 이 새로운 데이터가 헌터들의 안전에 이바지할 거다.”

“그렇다면 저야 영광이죠.”

“나는 협회장님께 보고하고 올 테니 여기서 쉬고 있거라.”

“네.”

강 팀장이 나가자 방 안의 거울을 보았다.

15살답게 어린 모습이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30살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많이 어색했다.

“나름 어린 흉내를 냈는데 15살답게 보였으려나.”

걱정이 조금 됐지만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샤워를 만끽하며 준비된 옷을 갈아입자 노크 소리가 들렸다.


똑똑똑


“네. 들어오세요.”

“공주인님. 협회장님께서 부르십니다.”

회귀 전에는 차가운 모습만 보였던 아버지.

옛날이라면 겁부터 났을 테지만 지금은 오히려 만나고 싶었다.

“가죠.”

직원을 따라 가는 협회장실 앞까지 도착했다.

손님이 있었던 것일까? 협회장실에서 누군가가 나왔다.

은색 머리를 한 중년과 같은 은색 머리에 무뚝뚝한 인상을 가진 소년이었다.

분명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많이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집중해서 보던 공주인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소년은 무환 회귀 중 처음으로 마주한 벽.

바로 투왕(鬪王) 이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주인공이 되는 SS급 스킬을 얻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금고(金庫) 21.06.17 13 0 12쪽
21 육감(六感) 21.06.14 13 0 11쪽
20 의외(意外) 21.06.13 18 0 12쪽
19 침투(浸透) 21.06.05 19 0 12쪽
18 고립(孤立) 21.06.04 22 0 11쪽
17 대회의 21.06.03 26 0 11쪽
16 전조(前兆) 21.06.02 28 0 11쪽
15 계승하는 자(2) 21.06.01 41 1 12쪽
14 계승하는 자(1) 21.05.31 51 2 12쪽
13 오크 로드(Orc Lord) 21.05.31 54 2 12쪽
12 필연(必然) 21.05.29 72 3 12쪽
11 증명(證明) 21.05.28 69 3 12쪽
10 재회(再會) 21.05.27 78 4 13쪽
9 이변(異變) 21.05.26 79 3 12쪽
8 합류(合流) 21.05.25 113 3 12쪽
7 오크(Orc) 카로취 21.05.23 133 3 11쪽
6 조우(遭遇) 21.05.22 154 3 12쪽
» 상봉(相逢) 21.05.21 185 3 12쪽
4 시련(試鍊) +2 21.05.20 238 3 12쪽
3 귀향(歸鄕) 21.05.19 343 3 12쪽
2 회귀(回歸) 21.05.19 429 11 12쪽
1 프롤로그-비망록(備忘錄) 21.05.19 494 16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