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확실하다.
토너먼트 전경기 풀타임 출전, 부상 따윈 전혀 없는 나의 컨디션은 그 어느때보다 좋은 100%다.
분명하다.
U20 월드컵 결승전, 모든 팬들이 기대하는 우승을 코앞에 둔 나는 확실한 에이스다.
두근거린다.
날카로운 패스? 센스있는 슈팅? 감각적인 태클? 어떻게 상대를 농락할 지는 분명히 내가 마음먹기 달려있다.
하지만.
이상하다. 분명 뭔가 잘못됐다. 가장 중요한 순간, 제일 필요한 시간에 감쪽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악마도 탐낼 나의 재능,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나만의 무기.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내게 찾아온 두근거리는 축구 스킬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쾅!
“장난해? 권정훈! 지금 뭐하냐고! 미쳤어?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
“새끼야 너나 좀 닥치라고! 메시 할아버지가 와도 그딴 패스로는 골 못 넣어. 알아?”
“···”
전반전 종료 0대 2. 락커룸 분위기는 말그대로 개판이었다.
팀의 믿음직한 에이스인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힘들게 결승까지 함께한 동료들은 멱살을 잡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어떡하지. 제발. 이건 아니잖아. 우승이 코앞인데. 씨발.’
뒤죽박죽 머릿속을 정리하기도 전에, 후반전을 알리는 휘슬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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