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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레벨 흡입하는 뱀파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박무창
작품등록일 :
2021.05.20 11:39
최근연재일 :
2021.07.30 06:3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9,347
추천수 :
325
글자수 :
348,774

작성
21.06.0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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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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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13화

DUMMY

켈린은 카닌에게 빈방을 내어주고 조용히 자택을 나섰다.

달도 구름 뒤에 숨어버릴 정도로 으스스한 밤이었지만, 켈린의 걸음에는 거침이 없었다.

뭐가 되었든 그녀의 주먹 앞에선 연약하기 그지없으니 말이다.

교회는 켈린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켈린이 교회 문을 두 번 노크하자, 나이든 신부가 고개를 내밀었다.


“들어오시죠.”


촛불이 밝히는 교회 안, 그곳의 제단 위에는 피부가 창백해진 제이드가 누워있었다.

제이드를 본 켈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카닌은 분명 언데드 상태라고만 했다.

언데드 상태는 교회에서 간단히 치료할 수 있었기에 제이드가 회복하는 데에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 여겼었다.

그러나 제이드의 안색은 아직도 창백하다.

켈린은 해명을 요구하듯 신부를 바라보았고, 신부는 그 시선에 곧장 응답해 주었다.


“저주가 너무 강합니다. 보통 언데드가 내린 저주가 아니에요. 리치에 버금가는 상위 언데드의 소행입니다. 아마 밤새 축복을 걸어야 겨우 치료될 겁니다.”

“힘드시겠지만 잘 좀 부탁드리네.”

“최선을 다할 테니 너무 염려치는 마십시오.”


교회를 나서는 켈린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카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망설여졌기 때문이었다.

상위 언데드.

그것도 언데드의 왕인 리치에 버금가는 상위 언데드로 추정된다고 했다.

신부의 말이 사실이라면 켈린이 카닌을 돕는 행위는 그릇된 짓이 아닐까?

역시 그 몬스터를 제거해야 한다.

현재 상황은 켈린에게 그런 선택을 강요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켈린은 카닌과 식사를 나누며 그의 사정을 들었다.

믿기 힘든 이야기였지만, 카닌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카닌은 그저 영웅을 동경하는 소년으로만 보였다.

몬스터가 그런 순박한 표정 따위 지을 리 없다고 믿고 싶었다.


“게다가 그렇게 민초를 잘 먹을 리도 없겠지. 그래도 조금 걸리는 구만.”


켈린은 착잡한 마음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무언가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새였을지 박쥐였을지, 어쩌면 사악한 용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켈린은 애써 눈을 돌렸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지금 그녀에게는 밤하늘의 한편을 장식해주는 배경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늦은 밤이었지만 길드의 건물 안에는 헌터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그 인파를 가르며 길드의 접수처 직원들이 한 소년이 그려진 몽타주를 배부하고 있었다.

검은 머리에 10대 소년.

카닌이었다.


모인 인원들을 둘러보던 제롬은 비서에게서 서류 다발을 받아들었다.

소집한 헌터들의 세부사항이었다.

수는 70명.

레벨은 20부터 50까지 다양했으며, 20에서 30레벨이 가장 많았다.

적당히 훑어본 제롬은 서류를 다시 비서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선발 후발로 나눠줘. 배정은 알아서 해주고. 나는 선발에 낄게.”

“알겠습니다.”

“비룡은 수배해 뒀지?”

“네, 하지만 바로 확보할 수 있는 건 40마리까지였습니다.”

“그 정도면 됐어. 후발대는 말로 이동하지.”


비룡을 타고 날아가면 지옥과 이어진 동굴까지는 1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그곳에서부터 카닌을 추적할 것이다.

상대는 레벨을 흡수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니 서두르지 않으면 제롬도 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성장할 우려가 있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상대는 레벨이 한 번 리셋 된 상태라는 점이다.

지옥과 이어진 동굴 근처에는 트롤과 웨어울프, 그리고 슬라임과 오크가 조금 서식할 뿐이니 아마 이 단시간에 큰 폭으로 레벨을 올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럼, 출발해 주십시오.”


헌터들의 배정이 끝나자, 비서의 지시에 따라 선발대가 출발했다.

목표는 인간으로 의태한 신종 몬스터.

매우 위험하기에 발견하더라도 전투는 피하고 보고를 우선하도록 지시해두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자유를 찾을 수 있다.’


선발대의 가장 선두에서 제롬은 흥분되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비룡을 몰았다.


@@@


민초족의 마을 광장.

아침까지는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런 한밤중이기에 공터가 된 그곳에서 카닌은 천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돼?”


「그... 그렇습니다.」


카닌의 밝은 목소리에 천사는 다소 당황한 듯 부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카닌은 천사의 말에 고분고분했다.

그리고 지시에 따라 마법으로 창을 만들어 냈다.

피처럼 자극적이고, 유리공예처럼 섬세했으며, 고드름처럼 차가운 인상을 남기는 붉은 창이었다.

성능은 어떨지 몰라도 외견만큼은 예술품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창이 마음에 들었는지 카닌은 잔뜩 상기된 얼굴이 되어 있었다.


「창에 MP를 주입하면 경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오~ 좋아... 음~ 이렇게 하는 거 맞아?”


「... 네, 창의 경도가 올라갔습니다. 그 정도면 바위쯤은 꿰뚫을 수 있을 겁니다.」


어째서 천사가 카닌에게 마법을 가르치고 있는가?

이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15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카닌의 잘 시간을 빼앗아 가며 천사가 제안한 것은 마법을 배워 보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원하신다면 제가 인간 마법사의 평균 수준 정도로는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내가 마법을 쓸 수 있다고?”


그 말 한마디로 카닌은 완전히 넘어갔다.

어느 책 속에서나 영웅들은 기본적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카닌도 언젠가 마법을 쓰며 활약하는 자신의 모습을 꿈꾸었었다.

그러나 마법 관련 서적은 고가이며, 마법을 가르쳐줄 스승 또한 찾을 수 없었다.

때문에 카닌은 답답한 마음을 억누르며 미래를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할래! 나 할래!”


카닌은 상기된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좋습니다. 그러면 내일 아침부터...」


“무슨 소리야? 지금 당장 해야지! 어차피 이제 설레서 잠도 안 올 거라고.”


어느새 나갈 준비를 끝낸 카닌은 그렇게 곧장 광장으로 향한 것이었다.


@@@


천사는 카닌을 이용해 악마들을 제거하려 했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문명을 발전시켜왔듯이 천사들은 본능적으로 악을 멸하고 인간을 인도하려 한다.

원래는 레비아를 이용하려 했었지만, 되려 잡아먹히는 바람에 수 세기를 그녀의 뱃속에서 지내야 했다.

그렇기에 천사는 레비아에게 적지 않은 앙금이 있었고, 그녀와 친한 이 카닌이라는 소년에게도 좋은 감정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의를 위해서 이 소년을 이용해야 한다.


카닌은 영웅을 꿈꾸는 정의감 강한 소년이었다.

천사는 그라면 분명 자신의 말에 따라 줄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마법을 가르쳐주면서 사제의 관계가 형성된다면 카닌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에게 말을 건 것이었지만, 한 가지 크나큰 문제가 생겼다.

그것은 천사가 보기에 카닌의 지능이 낮았다는 점이었다.


‘날 괄시하는 것으로 봐서 상황파악 능력도 떨어지고, 별 시답지 않은 이유로 놀려먹는 것으로 보아 생각도 짧아 보이는군. 지금 지옥에 내려보내서 싸우게 해도 악마들의 꾀에 놀아날 게 뻔해. 최소한 일반 성인 정도로는 지능을 높여야.’


운동으로 신체가 단련되듯이, 마법을 사용하면 지적 능력도 오른다.

따라서 천사는 카닌에게 마법을 가르쳐서 지능을 높이려 했다.


사실 카닌을 좌절시키고 자신의 우월함을 깨닫게 하고 싶은 타산적인 이유도 컸었다.

천사가 중급 마법인 마창을 가장 먼저 가르치려 한 이유도 카닌의 기를 죽일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카닌은 그런 기대를 벗어나 주었다.


“다른 것도 알려줘. 라키엘.”


카닌은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천사에게 이름을 물어보았고, 수업에 들어가서는 친근하게 불러대며 다음 수업을 졸라댔다.

그렇게 수업이 시작된 지 15분.

카닌은 베리알이 사용했던 마창을 터득하게 되었다.


라키엘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넋 나간 표정을 지은 채 카닌의 눈을 통해 그가 만든 창을 바라볼 뿐이었다.

라키엘의 상식을 붕괴시키는 광경이었다.


라키엘은 그저 카닌에게 자신의 기억을 보여주며, 방법과 요령을 적당히 가르쳐줬을 뿐이었다.

못할 것을 전제로 했으며, 낙담할 그를 위로하는 척하며 그의 마음에 파고들려 했었다.

그러나 카닌이 마법을 터득하는 데에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천사 자신도 이 마법을 익히는 데에는 1주일이 걸렸는데 말이다.


‘어째서 인간이? 그것도 카닌 따위가?’


천부적인 재능.

신이 내렸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카닌은 가늠할 수 없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카닌이 이토록 습득하는 속도가 빨랐던 것은 그가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관찰력과 이해력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는 것만으로 그 색과 양으로 현재가 1년 중 몇 번째 달이며, 어느 지방에 있고, 나무의 영양 상태나 사람의 발길, 짐승의 분포도 같은 것을 무의식적으로 산출해 낸다.

야생에서 몬스터와 쫓고 쫓기는 삶 속에서 길러낸 감각은 생존을 위해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은 쓸 일이 없는 과잉 정보이기에 곧장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지만, 그렇게 잊어버리더라도 그 정보는 무의식의 한편에 남아있다가 직감이라는 형태로 발휘된다.

그렇기에 카닌은 라키엘의 기억을 보는 것만으로 대략적인 감각을 알 수 있었고, 이어지는 설명으로 확신을 얻어 곧장 터득하게 된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아마 삼 일 이상 기억하기는 힘들겠지만 자주 쓴다면 몇 가지 정도는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라키엘은 자신이 다이아몬드 원석을 주운 것처럼 가슴이 뛰었다.

그의 재능이 조금 얄밉기는 했지만, 잘만 가르치면 자신의 야망을 이루어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게 된 것이다.


라키엘의 야망.

그것은 지옥의 5대 군주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자신은 다시 천사장으로 임명받을 수 있을 것이다.

꿈에 부푼 라키엘은 카닌의 마법 수업에 박차를 가했다.


“어라? 왜 안 되지?”


그러나 그런 기대도 얼마 가지 않아 빛을 잃고 말았다.


「MP가 바닥났습니다... MP가 회복될 때까지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 게 좋겠습니다.」


라키엘은 카닌의 MP양이 적다는 점을 떠올렸다.

그렇다.

아무리 마법 습득에 능하다 하더라도 MP가 적으면 대규모 마법은 사용할 수 없고, 소규모의 마법이라도 몇 번 쓰는 것이 고작이다.

라키엘은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었다.


“이렇게 하면 좀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 됐다.”


카닌은 그렇게 말하며 혈귀재생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카닌이 흡수한 트롤의 영혼이 소모되고, 카닌의 MP가 회복되었다.

라키엘은 뒤늦게 카닌의 종족 스킬을 떠올렸다.


○혈귀재생: 부상을 입었을 경우 위장에 내장된 혈액을 사용하여 육체를 수복한다. 영혼을 사용하여 MP를 회복할 수도 있다.


카닌은 이제 인간이 아니다.

이미 벰파이어라는 인간의 상위 종으로 승격한 상태였다.

이 스킬만 있으면 MP가 적다는 단점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

라키엘은 희열감에 손끝이 떨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무릇 천사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다.


“전에 본 악마가 했던 것처럼 창이 날아다니게 하는 건 어떻게 하는 거야?”


「지금 기억을 재생하겠습니다.」


그렇기에 평소처럼 솟구치는 감정을 억누르고 기계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카닌의 교육을 재개했다.

카닌은 머릿속에 흘러들어오는 라키엘의 기억을 유심히 관찰하고, 이어지는 짧은 설명만으로 금세 창을 사출할 수 있게 되었다.

창은 마치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허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녔다.

라키엘은 그 광경을 흡족해하며 바라보았다.


“이거 얼마나 날아가는지 궁금하네.”


그러던 중 카닌은 문득 그런 의문을 갖게 되었고 즉각 실험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여기서 실험하면 인가에 피해가 갈지도 모른다.

그래서 카닌은 창을 하늘 높이 내쏘아보았다.

그리고 그 직후.


쿠아아앙!


하늘에서 비룡이 떨어졌다.


@@@


하늘에서 떨어진 비룡은 머리가 관통당해 즉사한 상태였다.

아마 카닌이 쏜 창에 맞은 것이었으리라.


날아가던 몬스터를 죽였다.

그 사실만 놓고 보면 그다지 큰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그 비룡이 사람을 태우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즉, 이 비룡은 가축화된 사유물이며, 카닌은 이동 중인 사람을 공격한 것이다.

비룡의 위에서 기절한 탑승자는 옅은 붉은 머리에 20대 중반 정도의 여성이었다.

여성은 입에 거품을 물며 눈을 뒤집어 깐 상태로 기절해 있었다.


어린 나이에 범죄를 저질러버렸다.

카닌은 이때까지 중 가장 크게 동요하게 되었다.


「조언해도 괜찮겠습니까?」


그러던 중 카닌에게 도움의 손길이 뻗어왔다.

카닌은 고개를 끄덕이며 라키엘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증거가 인멸되면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화염계 마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마을 밖으로 끌고 가서 소각시키면...」


“천사 맞아? 무슨 생각하는 게 악마보다 악랄해?”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적절한 대처를 취할 뿐입니다.」


“그게 어떻게 적절한 대처야! 이럴 때가 아니지. 일단 살리고 보자.”


카닌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비룡과 여성의 입에 자신의 피를 흘려보냈다.

그러자 의식불명이기는 해도 호흡은 돌아오게 되었다.

응급처치를 끝낸 카닌은 판별의 눈 스킬로 상태를 확인했다.

비룡의 레벨은 20, 여성의 레벨은 32였다.

어느 정도 숙련된 헌터로 보였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카닌은 우선 의식을 확인하려 했다.

그러나 카닌이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카닌은 어쩔 수 없이 탑승자를 간호하기 위해 집으로 옮기려 했다.


“기아아악!”


그때 세 마리의 비룡이 포효와 함께 땅에 내려앉았다.

분명, 추락한 이의 동료들이리라.

카닌은 심장이 터질 듯이 뛰는 것 같았다.

등은 이미 식은땀으로 젖어있었다.

날 잡으러 온 걸까?

죄를 저질러 감옥에 들어가게 될 자신을 상상하니 막막하기 그지없었다.


용서를 빌자.

다행히 외상은 모두 치료했으니 어쩌면 봐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카닌은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보았다.


검을 든 사람, 방패를 든 사람, 지팡이를 든 사람.

다양한 무기가 눈에 들어왔고 그 무기는 하나 같이 모두 카닌을 겨누고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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