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레벨 흡입하는 뱀파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공모전참가작 새글

연재 주기
박무창
작품등록일 :
2021.05.20 11:39
최근연재일 :
2021.07.27 06:3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9,072
추천수 :
324
글자수 :
334,764

작성
21.06.04 06:30
조회
180
추천
7
글자
13쪽

16화

DUMMY

대치하던 두 사람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맞붙게 되었다.

한 손으로 검을 휘두르는 제롬.

그리고 그 검을 양손으로 잡아낸 카닌.

그러나 제롬은 레벨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카닌은 제롬이 가볍게 잡은 검을 전신의 근육으로 버텨야 했다.

팔을 떨며 뒤로 밀려나는 카닌에게 제롬은 조소하며 아주 조금 더 힘을 주었다.


손가락 3개에서 4개 정도의 힘 차이였다.

그러나 그 정도만으로 카닌은 검을 놓치고, 그대로 가슴부터 복부를 베였다.

피 보라가 솟구치고 카닌의 배에서 내장이 쏟아졌다.

카닌은 그것들을 다시 속으로 밀어 넣으려 했지만, 어느샌가 팔이 잘려나가 있었다.


“카닌!”


아델은 서둘러 카닌에게 달려가 그를 치유하려 했다.

성녀로서 추앙받으며 생활이 유택 해졌다는 이유로 게으름에 빠지진 않았다.

여차할 때를 대비하여 남몰래 신성 마법을 익혀둔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델은 신을 경멸하는 것치고는 신성 마법에 적성이 있었다.

서두른다면 카닌의 상처도 치료할 수 있었을 터였다.


“어딜~”


그러나 아델의 움직임을 본 제롬은 카닌에게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회복이 불가능하도록 머리를 베어버리고, 다리를 절단한 뒤 몸통을 난도질했다.


“아...”


아델은 몇 걸음, 옮기기도 전에 걸음을 멈추었다.

이미 늦었다.

카닌은 원형을 찾기 힘들 정도로 조각나있었다.

죽은 사람을 소생시킬 수는 없다.

그의 죽음을 받아들인 아델은 고개를 떨군 체 어깨를 떨었다.


‘정신이 망가진 건가? 그렇다면 다루기 쉬울 테니 오히려 잘됐네.’


제롬은 무력해진 아델을 다시 감옥에 가두려 했다.


“자, 이제 넌 감옥으로 다시...”

“홀리레이!“

”우왓이씨!”


그러나 자신의 미간을 향해 날아오는 빛줄기에 기겁하며 자세를 낮추었다.

의외의 일격.

그것은 분노한 한 소녀의 발악이었다.


“홀리레이! 홀리레이! 홀리레이!”


두 손에 빛을 모아 발사하는 신성 마법.

신성 마법 중에서도 몇 안 되는 공격 수단이었다.

MP 소모가 심하여 몇 번 밖에 못 쓰는 호신용 마법이지만, 소모가 심한 만큼 위력은 높았기에 제롬도 잘못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었다.

제롬은 아델이 난사하는 빛을 피하며 나아갔다.


“이 여자가 진짜!”


그리고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치려 했다.

폭력으로 공포를 자아내 상대를 굴복시킨다.

원시적이면서 가장 편리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제롬의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가 그것을 제지했다.


“와~ 진짜 너무하시네. 팬한테 이래도 되는 거예요?”


황급히 뒤돌아 검을 휘두르는 제롬, 그러나 제롬의 검은 안개를 가를 뿐이었다.

안개화 스킬을 사용한 카닌에게 검 따윈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동요한 제롬의 빈틈을 찌르듯, 카닌은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그런 뒤 끈적하게 벼린 송곳니를 드러내어 제롬의 목덜미에 꽂아 넣는다.

현재 카닌의 레벨은 31로, 제롬과는 40이나 차이가 난다.

그러나 그렇다고 생채기 하나 못 내는 것은 아니었다.

혈관에 겨우 닿은 카닌의 송곳니는 제롬의 혈액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윽!!! 저리 안 가!”


위기감을 느낀 제롬은 카닌을 떨쳐내려 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카닌의 몸은 안개로 변하여 제롬의 손을 빠져나갔다.

조금씩 피가 빠지는 게 느껴졌다.

심장 박동은 빨라지고, 두통이 일기 시작한다.

서두르지 않으면 출혈로 죽고 말 것이다.

카닌만 죽이면 이제 악마들 눈치 보며 살 필요가 없어지는데, 신기루를 쫓는 것처럼 손이 닿지를 않는다.


“이 거머리 같은 게!”


동요 할수록 시야는 좁아진다.

흥분한 제롬의 저항은 난폭해져 갔지만, 카닌에게는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다.


차츰 제롬의 발버둥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의식도 희미해졌는지 눈에 초점이 없어졌다.

안색은 창백해지고 몸은 경련한다.

그러다 결국 제롬은 아무런 발버둥도 하지 않게 되었다.


카닌은 제롬의 목에서 이빨을 뽑아내고 한 걸음 물러섰다.

그리고 말라비틀어진 제롬의 가슴에 손을 대고 살짝 힘을 주었다.

그러자 제롬은 썩은 고목이 쓰러지듯이 기울어지다가 계단 아래로 추락했다.


@@@


트란실의 길드장인 제롬이 16살짜리 소년에게 졌다.

소년은 아델이 꿈속에서 본대로 난도질당해 무참히 살해당했지만, 전부 꿈이었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었다.

이제 겨우 2차 성징이 지난 것 같은 소년이었다.

아직 미성숙해서 연약해 보이는 소년은 입가에 묻은 피를 핥으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델에게는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광경이었다.


눈이 마주치고 전에 없던 긴장감에 휩싸인다.

과연 그를 인간으로 대해도 될까?

그런 막연한 의문이 든 것이었다.

그의 매혹적인 붉은 눈이 움츠러든 자신을 비추고 있었다.

카닌은 방금 제롬의 피를 빨았던 입으로 말하였다.


“생각보다 쉽게 이겼네요~ 하하하. 이제 조용히 빠져나가기만 하면 될 거예요.”


아델에게는 반갑게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지금까지 계속 옆에 있었는데도 참 이상한 일이다.

아델은 그 목소리에 의지하며 망설이던 말을 내뱉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당신이 인간으로 안 보여요.”

“에?! 아... 그게...”


대답을 망설이는 카닌.

그러나 아델의 진지한 표정에 사실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저기... 그게... 사실 저 인간이 아니게 된 거 같아요.”


설명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카닌 자신도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교회에서 의식을 잃고, 일어나 보니 언데드가 되어있었는데, 성녀를 구하려고 악마와 싸우다 보니 어느샌가 벰파이어라는 종족이 되어있었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의 경위를 있는 그대로 설명한 것이었지만, 이야기는 난해하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그때...”


그러나 아델은 카닌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이해한 듯 보였다.

카닌이 변하는 과정을 지켜봐서 그럴지도 모른다.

악마의 성에서 벰파이어가 된 카닌을 최초로 목격한 것은 다름 아닌 아델이었으니 말이다.


“다행이네요.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남으셨어요.”

“네?! 아, 하하. 그렇네요~”


아델은 카닌에게 다행이라는 말을 건네었지만, 그 말은 자신을 안심시키려 한 말이기도 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 연기하고 있어도, 속으로는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진정하자. 상대는 카닌이야. 설령 인간이 아니게 되었다고 해도 이렇게 날 구해주고 있잖아?’


사람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카닌이기만 하면 된다.

아델은 동요하지 않으려 애쓰며 그의 뒤를 따라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통해 감옥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감시를 피하며 나아갔다.

감옥 밖에도 경비를 서는 병사들은 있었지만, 카닌이 안개화로 몰래 다가가 피를 빨고 빈혈로 쓰러뜨렸기에 별다른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어렵지 않게 시내로 빠져나올 수 있었고 현재는 거리를 걷고 있다.


다행히 소란이 일어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카닌이 몬스터라는 건 헌터들에게만 알려져 있고, 아델의 누명도 아직은 널리 퍼지진 않은 모양이었다.

카닌은 그래도 혹시 몰라 로브를 구해서 아델과 함께 뒤집어썼다.


카닌은 무의식적으로 아델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그 손에 인간의 온기는 남아 있지 않았지만, 익숙한 다정함이 느껴졌기에 아델은 여느 때처럼 안도할 수 있었다.


@@@


켈린의 집에 돌아온 레비아는 집안을 둘러보며 카닌을 찾았다.

그러나 집 어디에도 카닌은 보이지 않았다.

레비아는 코를 웨어울프의 코로 바꾸었다.

레비아가 질투의 죄악 스킬로 상대에게 갈취하는 것은 외견과 레벨.

흡수한 상대의 외견이나 신체적 특징을 사용할 수 있었다.


“밖으로 나간 건가? 이런. 제롬의 냄새도 나는군.”


그리고 카닌의 흔적과 더불어 제롬의 흔적을 찾아낸 레비아는 상공으로 고개를 들었다.

아마도 카닌은 끌려갔거나 스스로 동행했을 것이다.

영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카닌이다.

어쩌면 좋다고 따라갔을지 모른다.


“아니지. 아무리 그래도 자길 찌른 상대를 그렇게 쫓아가지는 않겠지. 그렇다면 잡혀간 건가? 성가시게 되었군.”


레비아는 전신을 비룡의 형태로 바꾸어 날아올랐다.

정황을 보고 트란실로 가면 될 것이라 짐작한 것이었다.


레비아가 트란실까지 가는 데에는 몇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레비아는 성문 밖의 인적이 드문 곳에 착지하고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카닌이 기억하고 있는 하늘색 머리 여인의 모습이었다.


“하~아.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로군.”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카닌을 찾아 트란실의 성문으로 걸어갔다.

성문에 경비가 보이기 시작했다.

레비아는 주섬거리며 카닌에게 받은 돈주머니를 꺼내었다.

신분증이 없다면 통행료를 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시세는 잘 모르지만, 적당히 달라는 대로 주면 되겠지.’


“거기, 잠깐 멈춰보시게나.”


그러던 중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레비아는 자신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여기며 무시하고 나아갔다.

주변에는 레비아 말고도 몇 명인가 통행자가 있었기에 분명 그들 중 한 명이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거~ 멈춰보라니까 그러네!”


그러나 레비아의 태도가 화를 돋우었는지, 목소리는 다소 난폭하게 바뀌었다.

성난 목소리에 레비아는 뒤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녹색 머리의 노파, 켈린이 있었다.


‘이런... 귀찮게 됐군!’


켈린은 인간으로 변하는 몬스터를 극도로 싫어한다.

만약 자신이 비룡에서 인간으로 변하는 모습을 봤다면 싸우려 할 게 분명했다.

지금의 레비아는 이길 자신이 있었지만, 카닌과 친분이 있는 인간을 죽이면 이후 카닌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었다.

그렇기에 켈린과의 전투는 피하고 싶었다.


도망치자고 결론을 내린 레비아는 서둘러 성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성문을 지나면 저 노파도 날뛰지 못할 것이라 여겼다.


“아니?! 도망을 가?”


그러나 노파는 순식간에 레비아를 앞질러 그녀를 가로막았다.

인간을 초월한 속도.

지면을 갈라지고 흙먼지가 일 정도였다.


‘그냥 도망치기는 힘들겠군. 이렇게 되면 적당히 부상을 입히고 달아나는 수밖에.’


그렇게 판단한 레비아는 전투를 위해 몸을 변형시켰다.

MP가 줄어들고, 그녀의 옷 안에서 몸이 꿈틀거리며 요동친다.

드래곤의 비늘, 웨어울프의 각력, 트롤의 재생력.

갖가지 몬스터를 조합하여 가장 강력한 형태로 몸을 변질시켰다.

그러나 켈린의 말에 레비아는 어깨를 늘어뜨리며 전의를 잃게 되었다.


“젊은 아가씨가 인색하게 그러면 못써! 나도 소리 지른 건 잘못했지만, 곤경에 처한 늙은이를 못 본 척하면 안 되지. 그... 뭐냐... 미안하네만, 조금만 도와줄 수 없겠나? 내가 급하게 나오느라 돈을 집에 두고 와서 통행료 낼 돈이 없지 뭔가. 그래서 그러는데, 미안하지만 돈을 좀 빌려주게나? 내 사례는 꼭 하겠네.”


@@@


기울어진 병에서 붉은색 액체가 흘러나와 제롬의 입에 쏟아졌다.

그리고 액체가 목구멍을 넘어가면서 제롬의 안색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으으으윽.”


두통 때문인지 머리를 감싸며 일어난 제롬은 자신을 살려낸 인물을 올려다보았다.

나이는 30대 초반 정도.

보랏빛이 감도는 검은 머리에 눈매가 날카로워 신경질적일 것 같은 인상의 남자였다.

남자는 제롬을 살피다가 입을 열었다.


“그쪽이 제롬인가? 난 마이어라고 한다. 디아블로님의 명령으로 왔다. 레비아탄의 권속과 성녀는 어디 있지?”


디아블로라는 이름에 제롬의 정신이 각성하고, 의식을 잃기 전에 카닌과 싸웠던 일을 떠올렸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당황하고 허둥대다가 지고 말았다.

이 일이 들통나면 해방에 대한 건은 물 건너갈 것이다.

제롬은 서둘러 둘러대려 했다.


“비서라는 여자가 안 돌아온다고 걱정하더군. 좋은 여자였지. 근데 꼴을 보아하니 놓친 거 같군.”

“아니... 그게...”

“아닌가?”

“...”


그러나 시도해보기도 전에 퇴로가 막히고 말았다.

제롬은 짜증을 참고 이를 악물며 상황을 타파할 수단을 강구했다.


“협력하지.”

“예?!”

“협력하겠다고 했다. 여기서 그냥 돌아가는 것보다는 났겠지.”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상대는 협력하겠다고 한다.

제롬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뭐 하고 있나? 어서 안내해라. 우선 그 레비아탄의 권속부터 처리하지.”


그런 제롬을 재촉하며 마이어는 앞장서 계단을 올라갔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레벨 흡입하는 뱀파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FA 세계관 구성에 대한 고찰 잘 읽었습니다. 21.07.09 56 0 -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 +2 21.07.05 57 0 -
62 60화 NEW 20시간 전 7 1 10쪽
61 59화 21.07.26 8 1 11쪽
60 58화 21.07.25 12 2 10쪽
59 57화 21.07.24 18 2 11쪽
58 56화 21.07.23 16 1 11쪽
57 55화 21.07.22 21 1 11쪽
56 54화 21.07.21 23 1 10쪽
55 53화 21.07.20 20 1 11쪽
54 52화 21.07.19 18 1 11쪽
53 51화 21.07.18 24 2 11쪽
52 50화 21.07.17 21 1 10쪽
51 49화 21.07.16 21 1 11쪽
50 48화 21.07.15 24 1 11쪽
49 47화 21.07.14 23 1 11쪽
48 46화 21.07.13 29 1 12쪽
47 45화 21.07.12 30 2 12쪽
46 44화 21.07.11 31 1 13쪽
45 43화 21.07.10 38 1 11쪽
44 42화 21.07.09 38 1 12쪽
43 41화 21.07.08 37 1 10쪽
42 40화 21.07.07 40 2 12쪽
41 39화 +2 21.07.06 38 2 11쪽
40 38화 21.07.05 46 3 10쪽
39 37화 21.06.27 44 4 12쪽
38 36화 21.06.26 45 3 11쪽
37 35화 21.06.25 49 3 13쪽
36 34화 21.06.24 55 3 14쪽
35 33화 21.06.23 67 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박무창'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