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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레벨 흡입하는 뱀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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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박무창
작품등록일 :
2021.05.20 11:39
최근연재일 :
2021.07.30 06:3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9,421
추천수 :
328
글자수 :
348,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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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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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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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18화

DUMMY

식욕을 자극하는 녹색 샌드위치.

카닌은 그것을 한 입 크게 베어 물려 했다.

그러나 갑자기 동작을 멈추고 서서히 표정을 바꾸었다.


벌어진 입은 천천히 닫히며, 날카로워진 눈동자는 주변을 살핀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골목.

그곳에서 켈린과 아델 말고도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카닌은 시선에 무관심하지만, 결코 둔한 것은 아니었다.

그랬다면 진작에 몬스터에게 잡아먹혔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눈을 돌려보아도 주변에 이상한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이냐?”

“그냥 감이 안 좋아서요. 서두르죠.”


카닌은 식사를 미루고 이동을 서둘렀다.


@@@


일순간 눈이 마주쳤다.

그런 착각이 들었다.

착각이 아닐 리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벽 너머에서 그들을 감시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체이스는 제롬이 카닌을 수색하기 위해 고용한 헌터들 중 한 명이었다.

레벨은 36에 나이는 40세.

중견 헌터인 그는 가장 먼저 카닌을 발견하고서 동료들에게 연락을 끝낸 상태였다.

이제 숨어서 그들을 쫓고, 그 경로를 계속 보고하기만 하면 된다.

체이스에게는 투명화 스킬과 투시 스킬이 있기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일은 어째서인지 그리 쉽지만은 않을 듯했다.


‘...설마, 아니겠지.’


“그냥 감이 안 좋아요. 서두르죠.”


벽 너머로 카닌의 목소리가 들렸을 때는 희비가 뒤섞인 감정이 들었다.

상대는 그저 직감만으로 자신의 시선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방금 한 말로 보아 아직 확실히 들킨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만약 그랬다면 자신을 그냥 못 본척할 리 없으니 말이다.

체이스는 평소보다 신경을 곤두세우며 카닌 일행의 뒤를 밟았다.

일행이 골목을 나와 거리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

거리에는 상점과 노점이 열리고, 행인들이 오가고 있었다.

체이스는 다시 동료들에게 수정으로 보고를 보냈다.


「거...거리로 이동. 아직 눈치채지는 않은 듯하나 겨... 경계심이 강해 보이니 서두르기 바람.」


‘그런데 그 말이 사실일까?’


제롬이 아델에게 마녀라는 누명을 씌웠다.

체이스의 귓가에 아델이 한 말들이 맴돌았다.


체이스도 현재 트란실에 퍼져있는 소문은 알고 있었다.

주민들이나 신자들처럼 배신감을 느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소 충격을 받기는 했었다.

아델이 예배를 드리거나 예언을 전하는 광경은 체이스도 몇 번인가 봤었다.

신이 사자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천사 같은 아름다움을 가진 소녀의 모습은 누구도 쉽게 잊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소녀가 악마들의 앞잡이라고 한다.


이 세계에서 악마는 절대적인 악이다.

병을 퍼뜨리고, 자연재해를 일으키며, 사람을 타락시킨다는 근거 없는 말을 맹신할 정도다.

그러나 그런 것들보다 더 근본적인 기피의 이유는 몬스터의 출현에 있다.


기록되지 않은 과거부터 몬스터는 던전에서 기어 올라오고 있었다.

몬스터의 발생을 막기 위해 던전을 내려가 본 인간은 역사적으로도 적지 않게 있었다.

그리고 인류는 수많은 도전 끝에 겨우 던전이 지옥이라는 지하세계와 연결되어있다는 점과 그곳에 사는 악마라는 정신생명체가 몬스터를 지상에 올려보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몬스터로 인해 많은 마을이 사라지고, 가축과 농작물을 잃었으며, 셀 수없이 많은 사람이 살해당했다.

인류는 악마라는 공통의 적을 가짐으로써 하나로 뭉쳐 분노했다.

반면 악마를 숭배하며 몬스터에게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려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악마 숭배자, 마녀, 악마의 종으로도 불리는 그들은 악마와 마찬가지로 인류의 적이었으며 즉시 처형해야 할 죄인이었다.


아델이 정말 그런 죄인일까?

아델의 외모가 고귀하게 느껴졌기에 체이스는 그런 회의감이 들었다.


‘만약 아니라면?’


체이스는 아델을 구해내고 제롬의 악행을 밝혀낸 자신의 미래를 상상했다.

제롬의 권위는 추락하고, 자신은 영웅이 될 것이다.

제롬이 건네줄 돈 몇 푼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 보상이었다.

체이스는 고민하지 않고 행동에 나서려 했다.


「고생했어. 그만 돌아가 봐도 좋아.」


그러나 수정이 진동하고, 이어지는 제롬의 목소리가 체이스를 현실에 돌려놓았다.

아무래도 카닌 일행을 습격할 준비가 끝난 모양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미련이 남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체이스는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며 그곳에서 물러나려 했다.


@@@


아델의 손을 잡아 이끌며 거리를 걷는 카닌은 자신을 따라다니는 시선을 느끼고 있었다.

로브로 얼굴을 가리기는 했지만, 역시 들킨 모양이었다.


“켈린님, 아무래도 들킨 것 같아요.”

“그래, 그런 것 같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가 늘고 있는 게 느껴졌다.


“제가 시간을 벌게요. 그 사이에 성녀님을.”

“무리하지는 말려무나.”


둘은 조용히 그런 대화를 나누고 곧장 실행에 나서려 했다.


“동작 그만~ 그래 봤자 금방 잡힐 거 뻔한데, 서로 힘 빼지 말자고.”


그러나 나른한 목소리와 함께 나타난 제롬이 앞길을 막아섰다.

옆에는 마이어도 함께였다.

아델과 카닌은 제롬이 되살아났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카닌에게 피를 빨려 죽은 지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카닌의 앞에선 제롬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였다.


카닌은 아델을 지키기 위해 그녀의 앞에 나섰고, 켈린은 사전에 얘기해둔 대로 아델을 안고 달리기 시작했다.


“카닌!”


아델은 멀어지는 카닌의 등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걱정하지 마십쇼. 괜찮을 겁니다.”


아델도 카닌이라면 문제없을 것이라는 건 이해하고 있었다.

트란실의 길드장인 제롬도 카닌을 이기지는 못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왤까.

아델은 제롬과 그 옆에 있는 남자가 자신을 쫓으려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것이 의아했다.

둘은 자신보다도 카닌의 제거를 더 우선시하는 것 같았다.


“켈린님, 뭔가 이상해요!”


아델은 켈린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이상을 호소했다.

그러나 켈린은 그저 내달릴 뿐이었다.


“켈린님!”

“...괜찮을 겁니다.”


무언가를 눈치챈 것인지 켈린은 굳은 표정이 되어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


한편 카닌은 아델과 켈린을 무사히 도주시켰다고 생각하고 조금 안도하고 있었다.


「저 녀석 가만 보니 마이어였군.」

‘아는 사이야?’

「그냥 조금 아는 녀석일 뿐이다. 신경 쓸 거 없다.」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이 더 신경 쓰이는 거 모르냐?’


레비아는 그렇게 말했지만, 카닌은 레비아의 말을 흘려들을 수 없었다.

정말로 그냥 아는 사이인 것치고는 마이어라는 인물을 알아봤을 때의 억양이 확연히 달라 보였다.

조금이지만 반가운 기색이 엿보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카닌은 저 마이어라는 인물을 어떻게 할지는 보류하기로 했다.

그리고 제롬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제롬은 얼마 전에 새로 산 라미아스케일 갑주로 무장하고, 애용하는 검을 꺼내어 카닌을 향해 겨누고 있었다.

검을 잡은 손에는 갖가지 반지가 번쩍였다.

분명 하나하나가 마법적인 힘이 깃든 마도구일 것이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먼저 공격해 오지는 않는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서 있을 뿐이었다.


“뭐야? 저거 길드장 아니야?”


그러던 중 행인들이 하나둘씩 제롬을 알아보고 멈춰섰다.

그리고 제롬과 대치하고 있는 카닌을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야?”

“글쎄? 저 애는 누구지?”

“쟤 분명 고스트 타운에 혼자 사는 그놈 아니야?”


트란실의 영웅이 검을 뽑아서 몬스터일지 모르는 소년에게 겨누고 있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역시 저 녀석은 몬스터였어!”

“그러게. 내가 뭐랬어.”

“그럴 줄 알았다니까.”

“제롬님! 빨리 해치워버려요!”


그리고 멋대로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카닌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무슨 오락거리라도 되는지 점점 모여들었고, 순식간에 사방을 둥글게 에워쌌다.

카닌은 사람들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제롬과 마주했다.

제롬은 그런 카닌을 향해 조소하고 있었다.


‘레벨을 흡수한다면 레벨이 없는 민간인을 쓰면 그만이지.’


제롬의 계획대로 시민들은 고기 벽이 되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형성된 원형의 투기장에 빈틈은 없었다.


“흑영탄.”


마이어가 말하자 마이어의 손안에 검은색 구체가 생성되고 카닌을 향해 사출되었다.

카닌은 재빨리 몸을 틀어 마이어의 공격을 피해냈다.


“흑영탄.”


마이어의 손에서 다시 한번 검은 구체가 사출되어 카닌을 향해 날아온다.

성의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그저 강에 돌을 던지는 것 같은 공격이었다.


카닌은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늘어나는 사람들, 의미 없는 공격에 반복.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한다.


‘이 정도면 됐겠지.’


아델과 켈린이 도망치기에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한 카닌은 그곳에서 벗어나려 했다.


“안개화.”


사람이 얼마나 모이던 안개가 되어 사라지면 그만이다.


“어라?”


그러나 카닌의 몸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마법의 간섭으로 스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창백해진 카닌에게 라키엘은 사형선고와도 같은 말을 고했다.

스킬이 봉인된 카닌은 안개화는 물론 혈귀재생을 통한 재생도 불가능하다.

나약한 인간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된 것이었다.


문득 인파 너머, 건물의 옥상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들을 발견했다.

옥상뿐만이 아니었다.

골목 뒤나 건물의 안까지 수십 명은 되어 보이는 헌터들이 적의가 서린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마 저들 중 한 명이 카닌의 스킬을 봉인했을 것이다.


‘시간을 벌고 있던 건 내가 아니었나보네...’


“공격!”


제롬이 소리치자 사방에서 카닌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화살이나 투척 단도였으며 마법으로 만든 불의 탄환이나 얼음의 창이 날아오기도 했다.

모든 공격이 카닌을 경계한 원거리 공격이었고, 시민을 배려하지 않은 눈먼 사격이기도 했다.


@@@


“엄마! 엄마!”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리고,


“이게 무슨 짓이야! 우리는 민간인이라고!!!”


시민들은 욕지거리와 노성을 토해내며,


“사람 살려! 아파! 아파! 누가 좀 도와줘!”


부상자는 고통 속에서 삶을 애원했다.


헌터들은 그 광경에 눈을 돌리고 싶었다.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한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제롬은 그런 말들로 헌터들을 다그쳤다.

그리고 죽지만 않으면 포션이나 마법으로 살려낼 수 있다는 마지막 말에 헌터들의 저항감은 누그러졌다.

제롬이 쓴 폭력 스킬의 영향도 컸을 것이다.

정신력이 깎아나가면 의지력도 약해지니 말이다.

결과 헌터들은 일반 시민들과 함께 인간으로 의태한 몬스터를 공격했다.


“서둘러 치료하자.”


보다 못한 실비아가 나서려 하자 렉스도 포션을 들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거리의 참상을 두 눈에 새기며 회의감에 휩싸였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지금은 우선 한 사람이라도 살리자.”

“...그래.”


@@@


“어떻습니까? 나름대로 훌륭하지 않습니까?”


제롬은 자신의 작전을 과시하듯 마이어에게 말하였다.

미리 스킬을 봉인해두고, 레벨 흡수가 안 되는 민간인들로 도주로를 막은 뒤, 헌터들에게 일제히 공격하게 만들어 제압한다.


나중에 시민들의 악평을 살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얼마 지나면 잠잠해질 게 뻔했다.

필요하다면 카닌이 저지른 일로 몰아가도 된다.

제롬은 이미 몇 번이고 그래왔고, 앞으로도 아무 거리낌 없이 그럴 생각이었다.


“마이어님?”


제롬은 마이어의 표정을 살폈다.

마이어가 디아블로에게 자신의 활약을 보고하는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마이어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눈치가 빠르고, 표정 변화에 민감한 제롬이었기에 겨우 눈치챌 수 있을 정도의 미묘한 변화였다.


“...그래, 디아블로님에게도 잘 보고 해주지.”

“정말입니까? 감사합니다!”


억지로 토해내듯이 그렇게 말한 마이어는 카닌이 있던 자리로 시선을 돌렸다.

도로는 군데군데 화살과 단도가 꽂혀있고, 포장이 벗겨져 흙이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민간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 저 안에 레비아탄의 권속이 있을 것이다.


“그럼, 뒤처리를 맡기지. 나는 성녀를 데리러 가겠네.”

“네, 부디 살펴 가십시오.”


고개 숙여 인사하는 제롬.

그리고 그런 제롬을 뒤로하고 마이어는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게이트.”


쾅!


그러나 그 순간 굉음과 함께 미약한 땅 울림이 느껴졌다.

마이어는 곧장 스킬의 발동을 중지하고 몸을 돌려 사태를 파악하려 했다.


소리가 들린 방향은 제롬이 있던 곳이었다.

그러나 제롬은 머리가 지면에 박힌 채 늘어져 있고, 제롬을 대신해서 한 소년이 마이어를 노려보고 있었다.

소년은 붉은 눈을 빛내며 마이어에게 달려들었고, 그대로 마이어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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