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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레벨 흡입하는 뱀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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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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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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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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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DUMMY

“키울 거라며! 키울 거랬잖아!”


절규가 울려 퍼지는 곳은 카닌의 집 뒤편에 있는 닭장이었다.

카닌에게 모가지를 잡힌 새는 그렇게 울부짖으며 항의하고 있었다.


F급 몬스터. 인면조.

나약하며 날지도 못하는 조류형 몬스터지만 인간과 흡사한 얼굴과 발성기관으로 유창한 언어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몬스터와도 대화가 가능하기에 동정심을 유발하는 말로 상대를 망설이게 만들고서 도망친다.


“미안, 성녀님께 아침을 차려드려야 하는데 집에 대접할 만한 게 없어.”

“여자냐! 겨우 여자 때문에 날 잡겠다고! 이봐, 잘 생각해봐. 날 잡아서 그 성녀인지 뭔지 하는 여자한테 준다고 치자. 그러면 그 여자가 좋아할까? 내 입으로 말하기도 뭐하지만 이렇게 생겨 먹은 짐승을 맛있게 먹는 여자는 드물걸?”

“그... 그럴까?”

“그렇다니까! 여자들은 야채나 과일같이 좀 더 보기 좋은 걸 좋아한다고. 내가 지금은 여기서 이렇게 모이나 받아먹고 있지만, 숲에 있을 때는 제법 잘 나갔었거든. 충고하는데 괜히 아침부터 피 보지 말고 산에 올라가서 신선한 채소 따다가 샐러드 같은 거나 만들어주라고.”

“음~ 근데 사실 내가 먹고 싶기도 해.”

“뭐, 이 새끼야!”

“그리고 머리만 자르면 닭하고 똑같으니까 아마 잘 드실 거야. 산에 오르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이윽고 인면조의 목을 잡은 카닌의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대로 목을 비틀 심산이었다.


“야, 잠깐! 잠깐! 마지막으로 저기 냇가에서 나 물 한 모금만 마시게 해주라. 갈 때 가더라도 물 한 모금 정도는 괜찮잖아?”


못 들어 줄 이유도 없는 부탁이었다.

물 한 모금 마시는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렇기에 카닌은 인면조를 들고 냇가로 향했다.


“거, 죽기 딱 좋은 날씨네.”


냇가에 내려놓자, 인면조는 담담한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렇게 말하였고, 이내 고개를 숙여 물을 들이켜기 시작했다.

한 모금 마시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두 모금 마시고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카닌은 이제 됐겠다 싶어 인면조를 향해서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때 갑자기 인면조의 눈빛이 변하였다.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 인면조는 냇가에 뛰어들었고, 그대로 물살을 타고 떠내려갔다.


“잘 있어라~ 병시나~ 크하하하학!”


그리고 카닌을 조롱하며 멀어져 갔다.

순풍을 탄 배처럼 날개를 펴고, 도주를 꾀한 것이었다.


“마창.”

“꾸헤엑!”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하고 카닌이 쏜 창에 꿰뚫리고 말았다.


“저주한다. 인간...”


마지막으로 그런 저주의 말을 남기지만, 카닌은 개의치 않는 듯했다.


@@@


“진짜 의외네요. 카닌이 요리를 할 수 있을 줄 몰랐어요.”


아델은 그렇게 말하며 식탁에 오른 닭튀김의 다리를 베어 물었다.

낙엽이 바스라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육즙이 흘러나오고, 기름의 고소한 맛과 적당한 짠맛이 아델의 혀를 즐겁게 해주었다.


“이거 뭐예요? 진짜 맛있어요!”

“입에 맞으시다니 다행이네요.”


혈류 조작 스킬로 피를 빼고, 향신료로 잡내를 제거한 뒤 감자가루로 튀김 옷을 만들었다.

인면조 튀김은 카닌이 고안한 음식이며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이기도 했다.


“전에 실수로 닭고기에 밀가루를 부은 적이 있는데, 그걸 그대로 튀기니까 더 맛있어지더라고요. 그 뒤로 몇 번인가 연구한 끝에 만들어낸 요리에요.”


자신 있게 자신의 요리와 그에 관련된 일화를 이야기하는 카닌.

그러나 아델은 카닌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했다.

식탁 한가운데 쌓인 닭튀김 조각을 자신의 접시에 옮기기 바빴다.


추잡스럽지 않으면서도 빠른 속도로 아델은 닭튀김을 먹어 치워갔다.

감옥에 갇혀있어 제대로 된 식사도 못 했을 것이다.

카닌은 불필요한 서론은 그만두고 식사를 시작하려 했다.


“저 다리 두 개 먹어도 될까요?”

“안 돼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지켜야 할 도리는 있다.

카닌은 단호히 거절하고 잽싸게 닭 다리를 낚아채 자신의 접시에 옮겼다.


“흐응...”

“왜 그렇게 보세요. 벌써 다리 하나 다 드셨잖아요.”

“여기 가슴살하고 바꾸면 안 될까요?”

“안 돼요. 저도 다리 하나는 먹어야겠어요.”

“쩨쩨해요.”

“성녀님이 욕심 많은 거예요.”

“저 이제 성녀 아니거든요~”


장난스레 내뱉은 아델의 말처럼 그녀는 이제 성녀가 아니었다.


“이제는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히히.”


모든 걸 잃고서야 그녀는 그 나이 때에 맞는 미소를 지어 보일 수 있었다.

카닌은 그 미소에 그녀가 어제 경험한 일들을 조금이라도 극복했다는 생각이 들어 안도하게 되었다.


“알았어요. 아델.”


그녀가 원한다면 이름 정도는 불러줄 수 있었다.

그리고 카닌이 이름을 불러주자, 아델은 줄어든 거리감에 화색을 드러냈다.

앞으로도 친구처럼 거리감 없는 대화가 이어질 것만 같았다.

어쩌면 좀 더 가까워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델은 다음 순간 두 눈을 내리깔고 입술을 떨며 회개의 말을 이었다.


“사실 꼭 해야 할 말이 있는데요... 카닌이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서 지금까지 말 못 했었거든요. 우선 사죄부터 할게요. 정말 죄송해요. 그게 사실...”


아델은 5년간 껴안고 있던 자신의 과오를 털어놓았다.

6년 전 메두사의 출현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카닌의 마을을 져버린 사실을 말이다.

카닌은 지금까지의 이야기나 분위기 전부가 이 고백의 충격을 덜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었다.

그 정도로 이야기의 내용은 당혹스러운 내용이었다.


“그랬었... 군요. 어쩔 수 없죠. 뭐. 신경 쓰지 마세요.”

“네?”


그러나 카닌은 아델의 이야기를 듣고도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렸다.

죄책감에 고개 숙이고 있던 아델은 예상치 못한 카닌의 태도에 고개를 젖혔다.

배신감에 분노하거나, 자신에게 실망하는 모습을 상상했었다.

가족과 마을 사람을 잃었으니 그 정도 반응은 당연했을 터였다.


“어째서 그렇게 태연할 수 있어요?”


아델은 카닌의 태연함에 이질감과 괴리감을 느끼고 있었다.

마치 인간성이 마모된 것처럼도 보이는 무반응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화라도 내주길 바란 걸까?

카닌은 아델의 말대로 자신의 침착함이 낯설었다.

지금까지 아델이 자신을 지탱해주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인간이 아니게 되면서 내적 변화라도 있었던 것일까?

어쩌면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역으로 태연한 것일 수도 있다.


카닌은 닭 다리를 물어뜯고 적당히 씹다가 삼키었다.

그런 뒤 말을 이었다.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예요.”


아델을 신경 써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심을 말한 것이었다.

아델은 자신이 이 마을을 멸망시켰다고 생각하는 듯 보였으나, 마을 사람들을 돌로 만든 것은 어디까지나 메두사라는 몬스터다.

그렇기에 카닌은 아델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녀는 한 가지 큰 착각을 하고 있어 보였다.


“혹시 메두사라는 몬스터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네? 아... 아니요. 이 마을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 이외에는 아는 게 없어요.”


‘역시.’


카닌은 오로지 그녀의 죄책감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이 지난 6년간 조사한 사실을 말해주었다.


“아시겠지만 몬스터에는 랭크가 붙어요. 일반 성인 남성 한 명이 쓰러뜨릴 수 있는 게 최저 랭크인 F급. 그리고 랭크가 하나 올라갈 때마다 필요한 성인 남성의 수는 10배로 늘어나죠. 이렇게 되면 가장 높은 등급인 A급 몬스터 한 마리를 토벌하기 위해서는 이론상 10만 명의 인력이 필요해요.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인의 한한 이야기죠. 아마 켈린님 같은 최상위 헌터라면 혼자서 B급 몬스터 정도는 쓰러뜨리실 수 있으실 거예요. A급이라 해도 고위 헌터들이 팀을 꾸리면 충분히 토벌할 수 있고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카닌은 이야기를 한 번 끊고 본론을 말하기 시작했다.


“헌터들 사이에서도 토벌이 불가능이라 판단된 몬스터가 있어요. 은연중에 A급 이상인 S급이라고 부르는 여섯 마리가요. 흑룡, 슬라임 마더, 노라이프킹, 베히모스, 검성의 잔재, 그리고 메두사. 만약 그때 아델이 메두사의 출현을 알리고 병사를 보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마을에는 병사들의 석상이 추가로 서 있게 되었겠죠. 어쩌면 괜한 자극을 받아 트란실로 걸음을 옮겼을지도 몰라요. 대피한다는 선택지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마을을 떠난 사람들이 새로운 곳에 정착하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이동 중에 죽을 수도 있고, 정착한 곳에서 죽을 수도 있죠. 딱히 석상이 된 사람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솔직히 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카닌은 뼈만 남은 다리를 식탁 한쪽에 치웠다.

그리고 아델과 눈을 맞추며 말을 이었다.


“오래된 문헌에는 돌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종종 나와요. 그리고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도요. 마을 사람들은 제가 반드시 구할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


카닌의 말로 그동안 아델을 짓누르던 죄책감이 씻겨져 나가는 것 같았다.


“아델? 괜찮아요?”


아델은 잠시간 놀란 표정 그대로 굳어져 있다가 카닌의 목소리에 정신을 되찾았다.

용서받은 걸까?

카닌은 아델의 고민을 대수롭지 않게 넘겨주었다.


아직 해결된 건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한 것만으로 조금은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카닌의 말대로 마을 사람들은 언젠가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다.

하루빨리 그날이 오도록 카닌을 돕자.

아델은 그것이 돌이 된 마을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라 생각했다.


@@@


“설거지는 제가 할게요.”


아델은 그렇게 선뜻 말하였다.

카닌은 손님이기도 한 아델에게 일을 시킬 생각은 없었다.


“움직이면 잡념이 사라지거든요.”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아델을 강하게 말릴 수도 없었다.

할 일이 없어진 카닌은 소파에 앉아, 판별의 눈 스킬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분명 지옥에서 올라올 때 라키엘이 무언가 말했었다.


시야 한 편에 자신을 문자화한 정보가 나타났다.


-상태: 정상

-종족: 뱀파이어

-칭호: 시원의 뱀파이어, 악마 살해자.

-스킬: 인내, 레비아탄, 판별의 눈, 게이트, 불굴, 위압.

-개체값

LV: 88

HP: 1870

MP: 80

체력: A

근력: D

내구력: F

순발력: A

정신력: A


다행히 디아블로 스킬로 인한 능력저하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그러나 레벨이 88로 줄어 있다.

악마를 통해 얻은 레벨은 햇빛에 닿으면 소멸한다.

지금 남은 레벨은 아마 전에 레비아에게서 얻어둔 것으로 보였다.

켈린에게 쫓기던 레비아가 카닌에게 억지로 레비아탄 스킬을 쓰게 했을 때 레벨도 같이 흡수된 것이다.


‘그 밖에는... 스킬이 세 개 하고, 칭호가 하나 생겼네? 우선 칭호부터 볼까?’


카닌이 칭호에 대해 아는 건 대체로 무언가 업적을 세우면 얻어지며, 아무런 효과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 정도였다.

그렇기에 카닌은 처음 자신의 상태를 봤을 때부터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

실제로 칭호를 가진 사람이 워낙 희소했기에 그 정보 자체도 적었었다.


그러나 이렇게 시간이 남으니 한 번 확인해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카닌은 칭호를 확인하기 위해 의식을 집중해 보았다.


○악마 살해자- 1000마리의 악마를 영적으로 소멸시켰을 때에 얻는 칭호. 악마를 상대할 때 한해서 모든 개체값이 30% 상승한다.

○시원의 뱀파이어- 시원 격의 존재에게만 허용되는 칭호. 피를 사용하여 격이 떨어지는 동족을 만들 수 있다.


‘...’


몰이해가 머리를 뒤덮었다.

악마 살해자 칭호는 대충 무슨 효과인지 알 수 있었다.

그냥 악마를 보다 효과적으로 팰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시원의 뱀파이어는 도무지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갔다.

피를 사용하여 격이 떨어지는 동족을 만든다니...

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들었다는 소리만큼이나 와닿지 않는 소리였다.

카닌은 이해를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


‘라키엘, 이거 뭐야?’


「시원의 뱀파이어 칭호 말입니까?」


‘어.’


「... 그게 사실 저도 아는 게 없습니다. 시원 격의 생물은 대체로 종이 어느 정도 늘어나면 사라진다는 것만 문헌을 통해 알고 있을 뿐입니다. 아마 유일하게 존재하는 생물을 위한 번식능력으로 추측됩니다.」


‘이걸로 번식을...’


라키엘의 말을 들어도 카닌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와닿지 않았다.

그리고 모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일단 놔두고 다른 걸 확인하자.

그렇게 생각한 카닌은 새로 생긴 스킬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불굴: 약체화 스킬의 효과를 무시한다.

○위압: 자신보다 정신력이 낮은 상대를 공포 상태로 만든다. 상시발동

○게이트: 가본 적 있는 곳을 차원의 문으로 잇는다.


카닌은 새로 생긴 스킬을 보고 속으로 쾌재를 삼켰다.

이걸로 스킬이 여섯 개, 갯수만 따지고 보면 켈린보다도 많은 수였다.

뚜렷한 성장의 징표.

그것은 카닌에게 의욕을 북돋아 주었다.


‘근데...’


들뜬 기분이 된 카닌이었지만, 위압 스킬을 보고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위압 스킬은 상시발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델에게는 공포를 느끼고 있는 기색이 없어 보였다.

카닌은 별생각 없이 아델에게 판별의 눈 스킬을 사용해보았다.

그리고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아델을 향해 달려갔다.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당황하는 아델.

카닌의 동요하는 카닌의 얼굴이 그녀를 더욱 당혹스럽게 했다.


-상태: 언데드

-종족: 인간

-칭호: 성녀

-스킬: 예지.

-개체값

LV: 1

HP: 100

MP: 4300

체력: E

근력: F

내구력: F

순발력: F

정신력: A


카닌은 자신의 무신경함에 화가 치밀었다.

왜 잊고 있었을까?

아델은 카닌의 피로 인해 언데드 상태가 되어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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