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신이라고?!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반호(半虎)
작품등록일 :
2021.05.20 13:15
최근연재일 :
2023.10.1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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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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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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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문제) 곰은 겨울이 되면 맨날 잠만 자는데 어떻게 근육질일까요?

DUMMY

"(언제쯤 ..끝이 날까?)"


이제는 얼마나 이곳에서 나무를 팼는지도 모르겠다. 잠에서 깨어나고 식사를 해도 무언가에 쫓기듯 잠들기 바쁘거나 어떨 때는 곧바로 잠드는 게 무서웠다. 이 미친 반복 작업이 두려웠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최경은 다시 잠이 들었다. 그렇게 64그루 지금까지 최경이 베어낸 나무만 총 127그루 그리고

(꾸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둑!!!!!!!!!!!!!)


"...세어보기도 토가 나오지만 무조건 2배라면 대략 [128그루]쯤 되려나? ..하 ...18"


욕이 저절로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감각이었다. 128그루쯤 되니 이제 눈앞에 보이는 철목들은 작은 숲으로 보일 정도로 거대하고 장황했다. 그렇게 최경은

(툭..)


"(..포기할까??)"


처음 있는 일이었다. 눈앞에 있는 거대하고 끝도 없는 과제들 그 앞에서 최경은 저도 모르게 생각했다.


"(솔직히 지금까지 배운 기술들도 충분히 대단한 것들뿐이잖아.. 그리고 지금까지 열심히 했으니까 조금 쉰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할까? 이제 겨우 중학생인 녀석이 이 정도로 노력했는데 누가 나무라지는 않겠지 검귀는 강하지만 조금은 여유롭게 강해져도 되지 않을까?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다치든 말든 솔직히 날 미치광이 살인자 취급하던 사람들이었잖아 검귀가 강해지는 속도야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그리고 아버지는... 아버지..)쩝.. 스흡! 후우~"


그때 최성태의 얼굴을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간 최경은 가벼운 한숨을 내 쉬며 생각을 정리하곤 다시 일어섰다. 그때

(철그럭..)


"...윌?"


익숙한 철의 무게감과 손끝에 걸리는 감촉 구태여 내려다보지 않아도 최경이 지금 들고 있는 검이 자신이 모든 목검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윌] 철목이든 강철이든 단번에 잘라내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최경의 든든한 파트너였다. 무엇보다.


"..."


주변 일대에 새하얀 인간은 없었다. 최경을 감시하는 사람도 없고 손에는 애검인 윌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그때 최경의 머리가 그에게 소리쳤다. [딱 한 그루만] 이 정도는 편해져도 된다는 듯 최경의 안에 있던 악마가 최경에게 속삭였다. 그러나


"...크큭! 지랄하네 이제 와서? ..미안하다 윌 조금 쉬고 있어"


(지이잉~)

손끝에 걸리는 반가운 감각을 뒤로 최경은 윌을 내려놓고

(덜그럭)

자신이 대충 깎아 만든 목검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탱그랑..)


"..손에 있던 근육까지 찢어진 건가?"


최경의 오른손은 이미 넝마가 되어버려 검을 들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최경은 오른손에서 떨어진 목검을 왼손으로 들어 올렸다. 힘은 좀 안 받겠지만 조만간 익숙해질 것이다. 그리고 익숙해질 때쯤에는 다시 오른손을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콱! 콱! 콱! ..콱! 콱! 콱!)

최경은 다시 검을 휘둘렀다. 비록 왼손으로 휘둘러서 많이 어설프다 답답하고 괴로웠지만 상관없었다. 이미 괴로움과 지루함과 짜증에 뇌가 절여져 있는 상태 그렇게 최경은 무표정으로 목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1시간 10시간 100시간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128그루 중 127그루째에서

(우직끈..)


"...왜 이러지? 아, 부러졌구나"


왼쪽 손목이 부러졌다.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오른팔 뼈는 부러져도 검을 쥘 수는 있었기에 손뼈가 완전히 부러질 때까지는 휘두를 수 있었는데 왼손은 하필 손목부터 부러져서 검을 쥘 수가 없게 되었다. 팔꿈치에라도 끼워서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근육도 찢어진 것인지 팔근육이 목검을 지지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꽈아악!)


"을안아네(쓸만하네)"


최경은 목검을 이로 물었다. 그리고

(쾅!)

철목을 향해 휘두르고 곧바로 후회했다.

(후두둑..)


"(..어떻게 하셨던 겁니까? [조] 선생님)...역이 익연은 익연인아?"


[역시 픽션은 픽션인가?] 아마 최경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만화에서는 이로 물고 있는 검으로 통나무는커녕 대포알도 자르던데 최경의 이빨은 철목의 검격 한번 휘둘렀던 것만으로도 이빨 5개가 부러져 나갔다. 검 3개 다루는 조 선생님의 잇몸과 이빨은 비브라늄인가 보다. 그냥 어린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자.


어쨌든 이제 양손을 못 쓰게 되고 다리로 걷어차 나무를 부러트리면 새하얀 그 개자식은 나무를 다시 자라나게 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빨도 없어졌고 더는 방법이 없었다. 127번째 나무를 잘라낸다고 해도 아직 1그루의 나무가 남았다. 이게 마지막 그루였다면 잇몸으로 물어서라도 끝내볼 생각이었는데 그의 잇몸으로는 2그루의 나무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제는 정말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되지?)"


최경은 생각했다. 고통과 피로로 찌든 머리는 뭘 어떻게 해서든 눈앞에 있는 나무를 잘라낼 궁리만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때 검귀한테 죽을 뻔했을 때도 이런 식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었는데)...지금쯤 뭐 하고 있으려나?"


검귀의 생각을 하고 있던 최경의 의식의 흐름은 어느새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영국으로 돌아갔으니 가족들을 만나고 있을까 아니면 선전포고를 했던 대로 자신을 두들겨 패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기 위해 훈련을 하고 있을까 그러고 보니 한예지가 통화를 하긴 했었다고 했으니 영국에는 잘 도착 했겠다 같은 생각을 하던 최경은 어느새 자신의 이빨이 돌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이빨 고쳐줄 힘이 있으면 왼손도 마저 고쳐주지"


최경은 오른손이 원 상태로 돌아와 있음을 알고 다시 제자리에서 일어섰다. 체력이 회복되는 대로 가장 먼저 회복시킨 게 이빨과 오른팔이라니 이빨은 됐으니까 왼손이나 고쳐 달라고 말하려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자각한 최경은 목검을 들어 올렸다. 그러고 보니


"..이거 한 번만 더 휘두르면 부러지겠는데?"


목검의 내구성 상태를 자각하지 않고 있었다. 산 넘어 산이라고나 할까 최 경의 팔은 냅두면 회복되지만, 나무 하나 자를 때마다 깎아서 만들던 목검은 어느새 하나밖에 남지 않았고 마지막 남은 목검조차도 금이 가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상관없다. 부러지면 부러진 다음에 생각하련다. 그렇게

(콰가각! 콰각! 콰가가각!)

최경은 다시 검을 휘둘렀다. 처음 검을 휘두를 때와는 격이 다른 격렬한 소리가 울렸고 그것을 휘두르는 최경의 전신은 한 치의 오차도 흔들림 없었다. 그때

(투둑!)


"..음? 뭐지? 되게 아팠는데"


최경은 오른팔에서 무언가가 끊어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제법 극심한 고통 꿈속 세상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의 통증이었으나 꿈속의 있는 최경의 몸에는 이렇다 싶은 상처가 없었다. 그렇게 또 한 번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우직끈!)


"...왜이래?"


이번에는 엉덩이에서 무언가가 크게 뜯겨져 나가는 고통이 느껴졌다. 얼마나 아픈지 저도 모르게 꿈에서 깰뻔했다. 그리고 또 한 번 검을 휘둘렀다.

(콱! 우지직! 콱! 뿌드득! 콱! 꾸두두둑!)

어느새 최경의 검격 한 번에 극심한 고통 한번이 무조건적으로 동반되게 되었으나 이미 머릿속이 고통으로 절여진 최경은 그런 건 상관 없다는 식으로 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콰지끈! 콰지끈!)

최경의 목검이 부러짐과 동시에 최경의 허리에서 무언가가 끊어졌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후우~ 또 목검 깎아야겠네.."


지금 최경에게는 허리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보다도 눈앞에 있는 새로운 목검 재료인 철목이 들어올 뿐이었다. 그렇게 최경은 손바닥만 한 조각 검을 꺼내 철목에게 다가갔다. 그때

(지이잉~)


"...너 혹시 형 질투하냐?"


바닥에 꽂혀있던 최경의 애검 윌이 왠지 칭얼거린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느낌의 검명을 펼쳤고


"흐음~ 그럼 차라리"


그렇게 최경은 다시 한번 방망이를 깎는 노인에 빙의해 철목을 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평범한 목검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어때? 닮았냐?"


(..지이잉~)

최경은 애검이 윌과 정말 유사하게 생긴 목검을 조각했고 윌은 왠지 정말 닮아서 기분 나쁘다는 느낌의 검명을 터트렸다. 이름 그대로 [의지]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게 최경은 나무로 만든 윌을 들고 마지막 철목으로 다가갔다. 마지막이라 그럴까?


"..밸런스좀 맞춰주지 안그래도 힘 달리는데"


아니 이게 정말 마지막 철목일지는 모르겠지만 최경 앞에 있는 철목은 지금까지 베어왔던 그 어떤 철목보다도 두껍고 거대했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게 마지막 일지 어떨지도 모르는 상황 기대를 안 해야 다음에 나아갈 수도 있는 256그루의 나무를 보고도 정신력이 터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최경이 목검을 들어 올렸을 때

(지이이이이이잉~!)


"..윌? 잠깐만 기다려 이거 끝나면 정비 정도는 해줄-"


최경은 등 뒤에서 미친 듯한 검명을 터트리를 윌을 달래기 위해 고개를 돌렸고 보았다. 바닥에 꽂혀있던 윌은 검날 부분 절반을 남겨놓고 가루가 되어 공기 중에 흩날렸다. 그리고 그 가루들은 최경이 들고 있는 나무검에 몰려들었다. 그러자

(꾸두두두두두두두두두둑!!!)


"..이건"


손잡이와 검병을 차지하는 푸른 기운이 감도는 금속 그리고 검날 부분은 검갈색의 철목 그대로인 겉보기에도 들고 있기에는 한없이 이질적인 검 최경은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네가 외로우니까 별짓을 다 하는구나"


(지이잉~!)

최경은 검병만 남아있는 윌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어차피 검 날은 목검 그 자체인 상태이니 이거라면 새하얀 인간도 뭐라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철그럭..)

무엇보다. 제법 오랜만에 손끝에 감기는 윌의 감촉이 편안했다. 시간도 잊었고 감각도 잊었고 스스로가 누구인지도 잊었다. 은은하게 풍겨오는 나무 냄새가 좋았고, 언제부터인지 느껴지지 않는 고통 덕분에 잡생각도 사라졌다. 그렇게

(궁웅웅웅웅웅~)

최경은 정말 오랜만에 검푸른 기운을 끌어올렸다. 이것도 윌 덕분이었다. 지금까지 최경이 검푸른 기운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단순했다. [힘들어서] 검푸른 기운은 최경의 신체조직이 아닌 이상 둘러서 사용하기 힘들다.


단순히 생각해도 힘이 2배로 들며 가지고 있는 기가 10%도 되지 않는 이 공간에서 검푸른 기는 사치 중에서도 사치 하지만 윌은 다르다. 최경의 피를 한껏 먹여 검푸른 기운을 누구보다 잘 담아낼 수 있는 무구


그렇기에 최경은 검날 뒤로 검푸른 기운을 덧 씌었다. 검날은 조금 더 길어지고 약간 더 무거워졌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 뒤에도 뭐가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기왕이면 눈앞에 있는 철목을 산산조각으로 부숴버리고 싶었다. 왠지 지금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최경은 검을 휘둘렀다. 결코 빠르지 않게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가장 검 끝에 힘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지금 최경이 낼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공격을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를 베어 가르는 사선 내려 베기 결코 검로가 깔끔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서걱)

짙은 무게감과 강렬함이 느껴지는 검로 그것을 따라 최경은 검을 휘둘렀고

(쿠구구구구구국! 쿵~!)

철목은 최경이 베어낸 자국을 타고 내려가 바닥에 꽂혔다. 그리고 최경은

(철그럭..)


"..이건 [네가] 한 걸까? 아니면 [내가]한 걸까?"


(지이잉~!)

손끝에서 시원한 검명을 떨치고 있는 윌에게 물었고 그때

(저벅..)


"...끝난거야?"

-[...]


최경의 등 뒤에서 접근한 남자는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새하얀 인간이었다. 그는 조금은 조심스러운 걸음걸이로 최경에게 다가왔고

(툭..)


"..뭐하는 거야? 안 어울리게"

-[...]


무심한 듯 한 손을 최경의 머리에 가져다 대었다. 최경은 한순간 '이 인간이 미쳤나?' 싶었지만, 최성태를 닮은 투박한 손길이 마냥 실지만은 안아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설마 이제와서 엄연히 윌로 베어낸 거니까 인정 안 하겠다는 건 아니지?"


(지이잉!!)

최경은 표정도 없는 얼굴로 칼날의 절반은 철목으로 화해 있는 윌을 내려다본 새하얀 인간을 보고 따졌고 그 뒤를 따라 윌이 조금 거칠게 울었지만 새하얀 인간은 그저

(꾸두두두두두둑~!)

주변 일대에 널브러져 있던 최경이 쓰고 망가트린 목검의 조각들을 한데 모았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새


"...검집?"

-[...]


새하얀 인간은 최경에게 철목 조각들을 뭉쳐 만든 검집을 넘겼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경의 손길이 닿은 철목의 검집은 검날과 같은 검푸른 색으로 물들었다. 그것을 본 최경은 본능적으로 불길함을 느꼈다. 그리고


"설마 나 이걸로 졸업인 건 아닌-"


(꽝!)

처음으로 들어본 칭찬과 왠지 모를 선물로 인해 최경은 생각했다. '뭐야 왜 잘해 줘? 혹시 나 이제 훈련 없나?' 하지만 이런 최경의 불안감은 새하얀 인간의 꿀밤 하나로 해결되었다. 그리고 보았다.

(쿠루루루룽~!)


"...아 그런 거였구나 이래서 열검이랑 풀검을 먼저 가르친 거구나"

-[...]


(끄덕)

새하얀 인간은 최경의 혼잣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지금 새하얀 인간이 내민 검집은 졸업선물 같은 게 아니다. 지금부터 최경이 겪게 될 미친 훈련을 앞두고 주는 일종의 [지원]이었다. 그리고


[九十二點]


최경은 자신의 풀검 점수를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상태였지만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의 상태가 정상이었다고 해도 [저건] 못 피한다고 그렇게 잠에서 깨어난 최경은 서서히 해가 떠오르고 있는 금요일 아침 태양을 바라보며 제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였다. 하지만

(쿠당탕!)


"...미친"


그저 이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훈련들 모두 하나도 미치지 않은 것이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오죽하면 [강검술]이 아닌 [광검술]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정도로 최경은 심란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 미친 훈련은 설명할 수 없었다.


"역대급이네.."


정말 환장하겠다.


--------


"아... 사지가 찢어지는 것 같네"


금요일의 이른 아침 최경은 거짓 하나 없는 아침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게 왜 이러는 거지?"


지금 그의 몸은 문자 그대로 난리가 난 상태였다. 정말 신체 조직조직이 갈가리 찢겨져 나간 듯한 고통이 전신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느껴졌으며 손가락 하나를 까딱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에 몸부림이 쳐질 수준이었다. 그때

(파다닥!)


"삐익?"

"..레이븐 미안한데 형 머리에서 엉덩이 좀 치워줄래?"

"삐익!"


최경의 말을 듣고 급하게 머리에서 내려와 가슴팍에 앉은 존재는 이제 더 이상 새끼 까마귀라고 부르기 애매할 정도로 커진 [레이븐]이었다. 물론 레이븐은 아직 생후 2달 도체 되지 않은 까마귀이기는 하지만 그의 덩치는 이미 어지간한 까마귀의 2배 가까이 커지고 있었다. 그때


"레이븐 너는 내가 왜 이러는지 아니? 진짜 죽을 것 같다"

"...?"


(파다닥!)

그때 레이븐은 최경의 가슴팍에서 내려와 소파 옆에 있는 책상 위에 올라갔고


"깨객! 컥! 쿠울~ ...깨객!"

"..설마 내가 자면서 그렇게 했다고?"


(끄덕끄덕!)

최경의 질문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븐은 책상 위에 널브러졌다가 다시 잠들었다가 날개를 부르르 떨다가 다리를 부르르 떨다가 갑자기 몸을 뒤집거나 했다.


그리고 최경은 기억해 냈다. 그는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과거 생명과학 시간에 봤던 [곰]의 다큐멘터리 그 내용에는 [겨울잠을 준비하는 곰은 어째서 강한 건가?] 라는 테마였다. 내용은 간단하다.


"(겨울잠을 자는 곰은 잠을 자는 상태에서도 근육단련을 할 수 있는 특수한 계체이며 잠든 상태에서 일정 부위의 근육을 격렬하게 흔들거나 사용하는 것으로 잠든 상태에서도 신체 단련을 할 수 있는 이른바)...먹고 자고 싸기만 해도 근성장이 되는 괴물"


그때 최경은 자신과 똑같은 표정으로 곰을 부럽다는 듯이 쳐다보는 홍찬석의 피눈물이 섞인 듯한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끙~! 그럼 나는 잠든 상태에서도 풀검 수련을 했고 지난 2년간의 노력과 꿈속에서의 그게 트리거가 되어서 8겹의 벽을 뚫었다... 뭐 대충 해석하면 이 정도쯤 되려나?"

"삐익?"


그때 떨리는 왼손을 들어 올려 쥐었다 피기를 반복하던 최경은 자가 진단을 끝내고 몸을 일으켰다. 복근이 있던 자리와 허리 근육이 있던 자리가 동시에 비명을 질렀지만 어쩔 수 없었다.


"레이븐? 교복 좀 가져다줄래?"

"삐익? 삐익..(주인님? 설마..)"

"학교가야지"


금수인 레이븐조차도 한순간 생각했다. 전신의 근육이 찢어져도 그 학교라는 곳에 가야 하는 생각을 멈출 수 없는 자신의 주인은 어딘가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


"우와... 죽겠다."

"우와... 죽겠다."

"..."


이른아침 학교에 도착한 최경은 전날 경험했던 전신 근육 파열 경험으로 인해 당장이라도 책상 위에 쓰러질 것 같은 감각이었고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건지 최근 온몸에 상처가 들어난 홍찬석 역시 책상 위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한편 그 모습을 본 한예지는


"..찬석아 괜찮아? 피곤해?"

"음~ 그냥 잠이 조금 부족해서"

"그래도 조심해야지 최근 각성자 캠프 때문에 훈련 더 심해졌다고 했잖아""...야 한예지 나는 안 보이냐?"

"응? 뭐라고 했어 최경? 아, 미안 혹시 시아가 물어뜯은 혓바닥이 아직도 아파?"

"...다 ..들었냐?"

"응!"

"..."


최경은 보았다. 평소의 상냥한 미소와는 상반된 싸늘한 미소,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듯한 차가운 감각 그것만으로도 최경은 한예지가 시아 팬드런에게 자신과 있었던 일들을 설명 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것도 업보인가)"


한예지가 최경의 친구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나 그것은 시아 팬드런과도 마찬가지였다. 하물며 남자끼리의 우정과 여자끼리의 우정이 각자 다르듯 그 종류와 방식 또한 각자 다르다. 그렇기에 그녀는 생각 중인 것이다.


최경을 평소처럼 대하기에는 친구를 최악의 방식으로 차버린 전 남자친구이고 그렇다고 시아 팬드런의 옛 애인에게 화가 나면서도 그 존재가 자신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자 스승인 존재이기에 아직 타협이 되지 않은 것이다. 그때

(뿌드득!)


"끄억?!"

"...괜찮아? 파스를 얼마나 붙였길래 그거 적재적소에 붙여야지 덮어놓고 붙여봤자 크게 효과 없어"

"이 와중에 걱정을 해줘도 의사로서 해 주냐?"

"몰라, 나 당분간 최경 너랑 친구 아니니까 그런 줄 알아 구체적으로는 ...일주일정도?"

"..그거 혹시 내가 시아랑 사귄 일수만큼만 복수하겠다는 거냐?"

"고민 많이 썸타던 시간까지 다 합치면 1년도 모자랄 것 같았거든 시아도 그 정도면 납득해 주기로 했어"

"(별걸 다 상담하네)"


시아 팬드런에 대한 예의와 최경과의 우정에서 합의 한 결과 한예지는 앞으로 일주일 정도 최경을 길 가던 개 취급할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에서 타협을 해 줬다는 사실만으로도 다행이다. 최경이 장담하건대 한예지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제법 많이 무서운 일이었다. 그때


"그래서 무슨 일인데? 표정 보니까 무슨 문제가 있기는 한 것 같은데"

"..그냥 이론상 가장 완벽한 [번개 피하는 방법]에 관해서 진지하게 고민 중-"

"응?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걸 어떻게 피해?"


그래도 최경이 걱정이 되기는 한 것인지 한예지는 최경의 맞은편에 앉아 고민을 들어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래서 나도 그게 걱정인-"

"번개랑 빛이랑 똑같은 [3억 6천만 km]인데 이론상 그걸 피하는 건 불가능하지 애초에 피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막는게] 문제 아니야?"

"..아"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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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문제) 힘을 잃은 기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23.10.05 42 0 16쪽
402 문제) 여동생의 남자친구를 함부로 무시하면 안 되는 이유는? 23.10.03 43 0 24쪽
401 문제) 갑작스럽게 생긴 형들을 보며 무신이 당황한 이유는? +2 23.09.30 40 0 17쪽
400 문제) 여자친구의 가족들이 날 싫어할 때 무신의 반응은? +2 23.09.26 55 2 19쪽
399 문제) 영국여왕이 무신을 무덤덤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23.09.19 46 0 21쪽
398 문제) 무신에게 숙취가 전혀 없는 이유는? 23.09.16 42 0 16쪽
397 문제) 화경의 절대고수가 술에 취하는 것이 가능할까? 23.09.14 40 1 17쪽
396 문제) 무신이 술을 마시면 안 되는 이유는? 23.09.09 38 0 19쪽
395 문제) 전쟁터에서 정치질을 하면 안 되는 이유는? 23.09.07 52 0 14쪽
394 문제) 키스가 달콤하기 만 한 것이 아닌 이유는? 23.09.05 51 0 26쪽
393 문제) 남의 연애에 관여하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23.08.29 51 0 22쪽
392 문제) 헤어진지 5년이 지난 연인이 하고 있는 말로 올바른 것은? 23.08.26 48 0 19쪽
391 문제) 다음중 기사왕이 오밤중 자신의 이불을 찢어버린 이유는? 23.08.22 42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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