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폭풍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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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해
작품등록일 :
2021.05.2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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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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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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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4)

DUMMY

# 불씨


미뇨르타는 왕국의 수도답게 하수도 처리가 잘되어 있어 전반적으로 도시가 깨끗한데다

도로도 왕궁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는 모두 화강암으로 바닥을 두껍게 깔아 놓았다.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바닥의 화강암 면이 반질 반질 하여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마차를 타고 지나는데도 전혀 요동이 없는 것이 너무 기분이 좋았는데 30분 거리마다 도로 이용료를 받는 초소가 있어 좋았던 기분이 내려 앉아 버렸다.


요금은 행인은 안받고 마차만 받았는데 5쿠퍼 씩을 받았다. 이것은 미린샤의 개척마을에서 일할 때 일당이 3쿠퍼인 것을 생각하면 바가지 요금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만큼 편안한 여행을 제공해 주는 것도 사실이었다. 마차에는 혹시나 말이 똥을 싸면 치울 수 있도록 빗자루와 푸대 자루를 필수적으로 갖고 다녀야 했다.


도로 양쪽으로는 상점들이 오밀조밀 붙어 있었는데 거리에는 사람들도 각양각색의 복장에 인종도 천태만상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이곳 거리에는 부유함을 뽐내는 그런 사람들 천지였고 일반 백성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었다.


사내는 왕궁이 가까와지면서 왕궁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는 화가들이 보이고 초상화를 그리는 듯 어떤 여인들은 의자에 앉아 양산을 펼치고 포즈를 잡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한쪽에서는 바이올린을 켜며 캉캉춤을 추는 짚시들의 모습도 보였다. 왕궁 근처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왕국의 자유로움을 알 수 있었다.


알람부르 왕국은 외세의 침략이 별반 없었던 국가이다. 그것은 잉스제국과 난탄제국이 제국으로 형성된 지 얼마 안되었다는 것이 큰 이유이고 둘째는 북쪽의 산타모 왕국이 방파제 역할을 해 주었다는 것이다.


산타모 왕국은 기사와 용병의 나라라고 할 수 있는데 그만큼 칼과 말을 사랑하는 나라였다. 소드마스터만 하더라도 5명이나 버티고 있어 잉스제국도 함부로 쳐들어 오기가 힘들었다.


더구나 몇 개의 왕국들을 침공하여 잉스라는 제국을 형성하고 연이어 귀족파와 황제파간의 권력 다툼이 이어져 지금은 잠시 힘겨루기를 중단한 상태이니 산타모 왕국을 치고 남으로 내려가서 남부를 병합하는 꿈을 잠시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터뜨리게 되는 시점이 언젠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한가닥 불씨가 남아 있었다.


사내는 왕궁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며 옷 입은 원숭이가 재주를 넘는거나 짚으로 만든 망태기에서 피리를 불어 뱀이 일어서는 것들도 구경하였다.


또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예복을 입은 경비병들과 말 타고 순시하는 경비병들을 보면서 질서가 잡혀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정말 평화로운 도시의 모습으로 이런 도시에서 말년을 보내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런 겉과 다른 그 속의 추악한 일면도 알고 있는 사내이기에 아쉬움도 남았다. 이곳 미뇨르타도 역시 남부의 열대 지역에 속해 있기에 얼굴에 하얀 분 같은 것을 발라 태양으로부터 얼굴 피부를 보호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보자 사내는 미얀마의 다나카가 생각났다.


다나카는 건조하고 바위가 많은 토질에서 자라는데 줄기 겉에 딱딱하고 얇은 껍질이 생긴다. 이 껍질 부분을 편편하고 둥근 석판에다 물을 몇 방울 붓고 진득해지도록 나무를 갈아 그 액을 얼굴에 바른다.


이 다나카의 대표적인 특성은 화장품이자 선크림의 역할이다. 바르는 순간 피부를 시원하게 해주는 냉각 효과가 있고 자외선을 막아 잡티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다나카를 매일 바르면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땀구멍이 작아져 피부 유분이 조절되는 효과를 볼 수가 있다. 뿌리는 심장병과 배탈에 좋고 쓴맛을 내는 열매는 천연두를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


잎은 말라리아와 간질 치료 성분이 있고 그 외에도 빗, 장신구, 상자 등을 만들 수 있다. 그야말로 버리는 것이 없는 나무다.


사내는 무심코 지나갔지만 나오미 자매의 수레에서도 다나카 나무를 본 기억이 있었다. 그때는 잎과 뿌리까지 있어서 미처 생각을 못했었다. 사내가 지구에서 자주 접한 것은 나무를 갈기 좋게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파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다나카를 전문적으로 팔면서 향수와 악세사리를 조합하면 좋은 아이템이 될 것 같았다. 사내는 대략 사업구상이 끝나자 마차를 몰고 용병단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레암 대장에게 약초를 보관한 창고를 볼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레암 대장. 약초 창고를 볼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마법사 양반. ”


그레암 대장은 흔쾌히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나오미에게 창고 안내를 맡겼다. 마침 언니도 창고를 점검 중이라고 하니 잘되었다.


창고에는 몇 사람의 상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세이린과 대화를 나누며 약초들을 확인하였다. 사내는 그중에 다나카를 확인하고는 용도와 산지를 나오미에게 물어 보았다.


“응. 그것은 코넬리우스라고 하는데 아름답다는 뜻이 있어요. 우리는 줄여서 코넬이라고 불러요. 그리고 침묵의 숲 근방에서 많이 자라는데 보다시피 화장품으로 많이 쓰여요.”


하면서 얼굴을 사내에게 쑥 내미는 것이었다. 당황해서 뒤로 물러나는 사내는 순간적이지만 나오미에게서 나는 젊은 처녀의 향내를 맡을 수 있었다.


나오미의 말 뜻이 무엇인가 뒤늦게 알아차린 사내는 엷게 얼굴 전체적으로 바른 코넬을 볼수 있었다. 너무나 엷어 눈치채지 못했는데 현대의 팩과 용도가 같았다.


“저것은 가격이 얼마나 하지?”


“한그루에 2골드에서 50골드까지 여러 종류에요. 일반 서민들도 살 수 있도록 조그만 토막으로 잘라서도 파는데 1실버에서 1골드까지 해요.”


향이 좋은 것은 비싸게 파는데 뿌리나 잎은 약초로 화장품과는 용도가 판이하여 대부분 줄기를 잘라서 사간다고 한다. 사내는 창고에서 수십 종류의 약초들을 확인하며 시간을 보내다 세이린이 상인들과 밖으로 나올 때 딸려서 같이 나왔다.


그리고 세이린에게 거래에 대한 상담을 요청하였다. 세이린은 여신의 미소를 지으며 그레암에게 먼저 가 있으라고 사내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이곳은 그레암의 사무실. 그레암과 세이린에게 자신의 구상을 말한 세인은 두 사람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니까 우리가 자네 상단으로 들어오라는 이야기지? 합작이나 뭐 동업 같은게 아니고?”


“저희 상단으로 들어오지만 독립채산제의 성격으로 운용을 하기 때문에 이곳 미뇨르타 지점의 주인과도 같습니다.


다만 본사의 영업 방침을 따라야 하고 분기별로 결산을 하여 이익의 절반을 본사로 보내고 나머지 절반에서 절반은 상점을 위한 재투자로 사용해야 된다는 점이죠. 그러면 나머지가 세이린 양의 개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거죠.”


“흠~. 그러면 지금보다 못해지는게 아닌가?”


“제가 확인해 보니 용병단에서는 현상 유지하는 정도이고 가끔 약초를 구해오는 것이 남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것도 용병단 업무를 접어둔 채 말이죠. 그래봐야 수백 골드가 얻어지는데 비해서 제가 구상하는 것은 수만 골드가 움직이는 거래입니다. 때로는 수십만 골드가 될 수도 있죠.


우리의 주 거래가 보석이기 때문입니다. 만 골드만 잡아도 보통 1500골드가 이익이면 최소 400골드 정도가 세이린양이 취할 수 있는 금액이 되죠. 그것만 해도 지금보다 낳은데 그것의 10배가 가능하다면 해볼만 하지 않을까요?”


“그렇기도 하군. 그런데 자넨 우리의 무엇을 믿고 이런 요청을 하는거지? 우리가 그 비싼 보석을 갖고 튀는 것은 생각지 않았나?”


“사람이니까 그럴 경우도 있겠지요. 그러나 모든 걸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된다면 저는 세이린 양이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핫핫핫하. 자네가 사람을 볼 줄 아는구만. 그렇다면 우리도 지금 자금이 몹시 어려운 사정이라 그 건에 대하여 관심이 많네. 다만 이 자리에서 우리의 대화에 대한 비밀을 지켜 주기로 약속한다면 지금 우리의 처지를 설명하겠네. 괜찮겠나?”


“물론입니다. 그레암대장!”


그레암 대장은 잉스 제국에서의 마인스터 자작에 대하여 현재의 처지를 설명해 갔다. 그리고 이곳에서 돈을 벌어 마인스터 자작에게 매번 보내 주는데 갈수록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을 믿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사내도 생각보다 나쁜 상황에 당황했지만 세이린의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는 결단을 내렸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같이 일을 하기로 하지요. 이곳의 지사장은 세이린 양이 맡아서 해주시고 정식 명칭은 사나이 상단의 미뇨르타 지사인 대박상회입니다. 지사장은 휘하에 각 분야 별로 전문 상인을 둘 수 있는데 직책은 대반이라고 합니다.”


몇일 동안 분야 별 전문가를 세이린과 그레암 대장과 협의 하여 스카우트 하였다. 보석감정과 판매에 투스파니, 향수를 비롯한 코넬 등 화장품에 나오미, 가방 모자 신발 등 잡화에 낸시, 복장에 그레암 대장의 안식구인 아멜다 아줌마를 채용하고 미뇨르타 지사의 안전을 위하여 호위대에 그레암 대장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무력을 담담하는 용병들 외에 다른 사람들은 일꾼으로 삼아 모든 사람들에게 급여를 정해 주었다. 다만 세이린은 판매에 대한 수당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인선을 마치자 왕궁 앞쪽 통로에 있는 상점들 중 10개를 구입하여 그곳에 사나이 상단의 미뇨르타 지사인 대박상회를 차렸다. 그리고 황사풍의 가이라트에게서 받은 보석류를 상점에 쏟아 놓자 가게 하나에 모두 진열할 수 없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세인은 그곳에 마법으로 철저하게 무장된 공간 확장이 가능한 금고를 설치하여야 하였다.


이곳 지사를 차리면서 1만 골드를 잡아먹은 사내는 거래 방침을 철저한 명품으로 관리가 되도록 세이린에게 지시하고 세인은 또다시 산타모 왕국으로 떠나야 했다.


산타모 왕국은 기사와 용병과 말의 나라이면서 동시에 무기 제조술로 유명한 나라였다. 그곳에서는 주석의 값이 알람부르의 2배 이상이 가능하기에 다녀와야 했다.


산타모로 가는 길은 사막 보다는 나았지만 산적과 몬스터들이 활개치는 산을 몇 개나 넘어야 했다. 먹을 것을 철저히 아공간에 구비한 사내는 또다시 혼자서 마차를 끌고 몬타나 왕국을 향하여 길을 떠났다.


사내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브랭스 왕국에서는 가이라트 왕자와 친구가 되어 이후 왕국의 정쟁에 발을 들여 놓았고 미뇨르타에서는 잉스제국에서의 불씨를 심어 놓았다.


작가의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문맥이 중간에 끊을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이번 편은

조금 길게 되었습니다.


항상 저의 글을 불만 없이 말없이 읽어 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말없이 글만 쓰다 날이 너무 더워 잠시 훼까닥하며

이렇게 주저리주저리(hesitantly hesitating) 늘어 놓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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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차원문을 넘어서 21.10.26 53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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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세상이 왜이래 21.10.22 52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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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가슴을 에리는 통증 21.09.08 68 2 7쪽
141 사건의 지평선 21.09.07 71 1 10쪽
140 술집 앵두에서 21.09.06 63 1 8쪽
139 최승환 21.09.05 71 1 7쪽
138 오늘 밤은 너를 위하여 (2) 21.09.04 80 1 12쪽
137 오늘밤은 너를 위하여(1) 21.09.03 84 1 7쪽
136 사무엘 마키아 난탄 21.09.02 73 1 7쪽
135 귀국 신고 21.09.01 83 1 7쪽
134 사나이 그룹의 재탄생 21.08.31 8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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