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건 호의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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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moos_
작품등록일 :
2021.05.2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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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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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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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수녀

DUMMY

탕!


말없이 발사되는 총성,

언데드가 되어버린 짐승들에게 총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었지만,


그들에게 어떤 감각을 앗아가냐에 따라 달라졌다.

특히 이데아가 주로 노리는건 그 짐승들의 눈,


그녀는 주로 육식동물들의 눈만 멀게하며 탄약을 아끼고 있었다.


"저기 들개의 눈도 멀게 해놨어."


이데아가 자신의 권총을 장전하며 말했다.

길가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칼을 빼 집어들었다.


짐승의 언데드들이 점점 주변에서 불어나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버커니어는 존과 같이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파악에 나섰다.


"왜 저것들이 안 덤벼드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알고 있다면 지금 머리 싸매고 있겠나."


존의 물음에 버커니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데아는 그런 둘을 뒤로한 채, 가만히 멈춰선 짐승들의 눈을 멀게했다.


탕!


이데아의 총에, 짐승들 하나하나씩 머리가 터져나가고, 길가는 그 모습을 볼때마다 움츠려 들었다.


머리가 관통당했어도, 가만히 여러 마리가 서있는 모습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존은 자신의 지도를 꺼내 랜턴으로 비추고는 X표시가 쳐진곳을 손을 대어 세어보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그가 숫자를 하나씩 하나씩 셀때마다, 이데아는 자신이 쏘았던 짐승들을 한번씩 세보기 시작했다.


"총 15구의 시체, 하지만 지금 이곳에 있는 짐승들은..."


"적어도 30마리가 넘어."


이데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존은 자신이 미쳐 발견하지 못한 동물들이 언데드가 되어 온것인지, 아니면 다른곳에서 몰려오는 것인지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이데아가 생각하기에는, 현재 돌아가고 있는 이 상황은 심상치가 않았다.


아무리 짐승들의 눈을 멀게 한다고 하더라도, 점점 불어나는 숫자를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였다.


"젠장."


이데아가 짧은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으며 자신의 화약주머니를 만져보았다.


동그랗게 꽉 채워져 있었던 주머니는 어느샌가 텅텅비어져 있었고,


버커니어에게 건네받은 탄약과 화약의 보급품역시 다 떨어져 갔다.

길가는 이데아의 허리춤에 있던 주머니들을 힐끔 보고는 이를 갈며 말했다.


"탄약 다 떨어졌습니까?"


"그래, 지금 장전된 탄약이 마지막이야."


이데아는 자신의 권총을 꽉 쥐었다, 어떻게 보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한발,

그 한발을 유용하게 써야했다.


그때 이데아가 눈을 멀게 했던 맹호가 슬그머니 기어들어왔다.


자신의 눈을 멀게한 이데아를 원망하는 듯한 울음 소리는 자연스레 버커니어 일행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우두머리 오셨네."


존은 자신의 지도를 품속에 집어넣고는 칼을 빼들었다.


그들은 앞의 미래가 보이는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인다면 저 죽지못해 이 숲을 돌아다니는 짐승들은 숲에 들어온 인간들을 갈기갈기 찢을 것이였다.



일촉즉발의 상황, 길가와 이데아가 앞장서서 자신의 칼을 빼들고 차분히 호랑이와 주변의 짐승들을 노려보았다.


비록 그들의 눈은 이데아가 앗아갔기 때문에 마주칠 눈도 없었지만,

일종의 신경전을 지속하고 있었다.


이데아 역시 자신의 권총을 그 맹호에게 겨누며, 단 한발의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이 숨막힐 듯한 대치 상황에,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지 버커니어는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굳이 저렇게 많은데 대치할 필요가 있나?'


그 질문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저 죽은 짐승들을 부리는 건 누군가? 저 맹호인가, 아님 우리가 만났던 그 소름끼치는 마녀인가.'


"마녀.... 마법, 마법을 쓰는자...."


버커니어가 뒤에서 계속 중얼거리자, 길가는 슬며시 뒤를 돌아보았다.


버커니어는 심각한 표정으로 마녀와 마법이라는 단어를 되풀이하며 고개를 세로로 흔들었다.


"왜 저러시는지..."


길가의 물음에, 존은 자신의 앞에있는 짐승들에게 시선을 고정하며 말했다.


"뭔가 묘수를 생각해보시고 계시는걸지도,

아님 그냥 죽기전에 해보고 싶은 말이라도 하시나 보네."


존은 버커니어와 돌아다니면서, 꽤나 마음이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십수년을 함께 배에서 지내온 브릭에 비할 바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상관이자 동료로써의 버커니어는 존의 마음에 들었다.


"전자이면 좋겠군."


존은 자신의 말에 스스로 대답하고는 웃었다.


그때 버커니어가 한 가지 생각났는지, 큰소리로 말했다.


"지금 그 마녀가 위험에 쳐해있는 걸 수도 있겠군."


그의 말에 이데아가 이해가 되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로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지금 이 대치 상황은 의미가 없네, 그저 우리의 발목을 묶어둘 뿐이였어."


버커니어가 이렇게 말하면서 점점 맹호의 앞으로 다가갔다.


버커니어가 다가갈수록 맹호의 그르렁 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져만 갔지만,

그를 해칠 마음은 없었는지, 가만히 있었다.


"이게 무슨..."


이데아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 죽다만 듯한 호랑이가 버커니어와 나란히 서있자,

버커니어를 제외한 모두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마녀는 공격명령을 다른 누군가에게 내리고 있는 것 같네,

하지만 두 가지 명령은 동시에 내릴 수가 없나 보군."


버커니어는 주먹으로 맹호의 머리를 한번 쳐보았다.


버커니어의 꿀밤이 맹호의 머리에 박혀졌지만 그 짐승은 소리만 낼뿐이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몰려오는 건..."


"대치 상황을 만드려고 하는 것 같네, 공격은 못하더라도 저렇게 몰려오게 내버려두면 우리는 발이 묶일 수 밖에 없으니깐."


버커니어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소녀의 비명소리가 계속해서 들리자, 그들의 원래 목적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럼 빨리, 소녀에게로 갑시다!"


길가가 소리치자 버커니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모두가 그 자리에서 빠져 나갔다.


목적도, 갈 곳도 잃어버린 죽은 짐승들은 버커니어와 그 일행이 그 자리에서 사라져 가는 것을 느끼고도 가만히 서있었다.


..................


휙!


한번의 휘두름에 5~6명의 목이 날아갔다.


그러고는 뿜어져나오는 피가 수녀의 옷을 적셨다.


하지만 그녀는 시체들의 피가 자신의 옷을 더럽힌 것에 대해 아랑곳 하지 않고, 곧바로 다음 자세로 이어지는 공격을 날렸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수십번,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그녀의 주변에는 수많은 시체들이 쌓여져 있었다.


창에는 은은한 푸른빛이 감돌며 언데드들을 베어나갔고, 그 창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언데드들의 머리 대신 공허만이 남았다.


모든 언데드들이 죽는 시간은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녀에게 달려든 수십 명의 좀비들은 깔끔하게 목이 베어진 채로, 움직이지 못했다.


"후..."


짧은 한숨, 수녀는 자신의 팔에 창을 가져다 대고는 그 창에 묻은 더러운 피들을 닦아내었다.


그녀의 한숨은 많은 것을 담고 있었다.


현재의 언데드들을 썰어재끼느라, 잠시 숨을 고른 것이기도 하고, 그 마녀를 잡지 못해서 나오는 한숨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가까이에서 들리는 그 비명이였다.


"아직도 그러고 있는건가."


수녀는 혼잣말을 내뱉으며, 천천히 소녀의 비명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래도 그게 신의 뜻이라면."


좀비들을 전부다 베어버린 그 수녀는 자신의 손을 모은 채로 소녀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가 지나온 그 길에는 수 많은 피가 땅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


버커니어는 자신의 귀를 막았다.

바로 앞의 소녀가 소리를 계속해서 지르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 소녀는 동굴의 바로 앞에서 소리를 질러대었다.


절벽의 아래에 있는 동굴은 바위가 듬성듬성 있었지만, 꽤나 작은 바위였기때문에 더이상 울음이 퍼져나갔다간 금방 돌들이 떨어질 것 만 같았다.


하얀색 옷과 온몸에 피칠갑을 한, 그 소녀는 주변이 보이지 않았는지,

더더욱 세게 그리고 찢어질듯한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대었다.


존은 한쪽 손으로 귀를 막고 한쪽손으로는 소녀에게 랜턴을 가져다가 대었다.


존이 소녀에게 점점 다가가면서 그들의 임무가 완수되어가고 있었다.

문제는 그 소녀를 어떻게 진정시키느냐였다.


이데아 역시 자신의 귀를 막으며 그 소녀를 진정시킬 방안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앞에있는 소녀와 대화를 나눠본적도, 어떤 정체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난감해했다.


"다 좋은데... 그 짐승들은 안 움직일까요?"


길가가 소녀의 비명에 인상을 찌푸리고는 버커니어를 향해 말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나도 모르네, 하지만.... 만약에 마녀쪽의 상황이 끝난다면 아마 다음은 우리가 되겠지."


"그거 끔찍한 소리를 하십니다."


그때 절벽의 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투둑...


이데아는 자신의 앞에 떨어지는 돌맹이를 보고는 당황하며 위를 쳐다보았다.

어두운 밤에 절벽을 보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점점 커지는 소리로 인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큰소리로 외쳤다."


"떨어집니다!"


그녀의 말에 존은 다급하게 소녀를 안았다.

소녀의 비명소리에 존은 고막이 찢어졌는지 귀에 피를 흘렸지만, 상황을 급박하게 돌아갔기 때문에 판단을 잘 내려야만 했다.


그는 그대로 자신의 몸과 함께 소녀를 던지며 위에서 떨어지는 무언가를 피했다.


쾅!


자욱한 먼지가 버커니어를 비롯한 모두를 덮치고, 가뜩이나 보이지 않던 시야를 가렸다.


이데아는 먼지를 들이마셨는지 크게 기침하고는 소녀의 위로 떨어진 무언가를 쳐다보았다.


".... 뭐야."


이데아는 자욱한 먼지에서 실루엣을 보고는 자연스레 한마디를 내뱉었다.


후드를 쓴 무언가가 그곳에서 나오고 있었던 것이였다.


"누군가가 있었군요."


먼지에서 울려퍼지는 차분한 목소리,

그 목소리에 버커니어는 당황하며 말했다.


"수녀?"


먼지속의 존재는 자신의 창을 한번 휘두르고는, 근처에 있던 먼지안개를 날려버렸다.


얼마나 세게 휘둘렀는지, 그 휘두름에 큰 풍압이 생기면서 날아간 먼지들은 그대로 길가에게로 향했다.


"켈록켈록!"


길가는 그 먼지를 세게 들이마쉬었는지, 크게 기침을 여러번 했다.


"미안합니다."


수녀는 길가가 있던 것을 못봤던 것인지, 자신의 키 만한 창을 등에 메고는 손을 모아 사과했다.


길가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수녀에게 괜찮다고 말하고는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들은 갑자기 절벽에서 떨어진 수녀의 정체가 수상해지기 시작했다.


"여긴 로스제국 소속의 군인 버커니어라고 하는데, 당신은?"


버커니어가 수녀를 바라보고는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러자 그 수녀는 자신의 손수건을 길가에게 주면서 말했다.


"브라타니아 왕실 교회 수녀, 루나라고 합니다."


루나는 자신이 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자신의 후드를 벗어보았다.


피로 물들어진 파란색의 후드가 벗겨지자, 짐승같은 귀가 머리의 위에 달려져 있었다.


그녀의 귀는 후드에 눌려져 있었는지, 머리에 달린 두개의 늑대와 같은 귀가 엎드려져 있었다.


"수인종이군."


"맞습니다."


버커니어의 말에 그녀는 자신의 쫑긋하며 귀를 세웠다.


약간 귀여워 보일 수도 있는 그녀의 귀는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고, 상당히 앳되어보이는 루나의 볼에는 자그마한 선같은 털이 달려있었다.


"그래서 여기에온 목적이 뭐지?"


버커니어의 질문에, 루나는 저 멀리 있는 존을 가르켰다.


존은 소녀를 감싸 안은채로, 그녀의 비명을 최대한 막아보려고 했지만,

그 새어나가는 비명소리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소녀의 비명소리가 들려서 온것일 뿐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만 꽤나 심각한 일에 섞여드신 것 같더군요."


루나가 빠르게 말하다가 천천히 박자를 늦추었다.


그 박자가 늦추어지면 늦추어질수록, 더더욱 분위기가 압도당해지고 있었다.


"마녀, 언데드, 사령술사, 로스제국도 피해갈 수는 없었나 봅니다."


루나가 소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새끼 늑대와 같은 약간의 귀여우면서도 공포감이 있는 얼굴이 일그러지자, 버커니어는 소녀를 쳐다보았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만 든채로, 일리아스의 숲에 새벽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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