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건 호의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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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moos_
작품등록일 :
2021.05.24 13:43
최근연재일 :
2023.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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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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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모자와 마법사 1 (설득)

DUMMY

머나먼 과거, 브라타니아 다크엘프 군락


마을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허름했고, 너무나도 어두웠다.

각자의 천막에 의존하며, 눈과 비만 간신히 막는 그들의 마을은 모두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그런 마을에서, 구슬픈 듯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페스날."


애잔하고도, 슬픈 그녀의 말투는 페스날의 마음속을 쿡쿡 찔렀다.


그곳에는 다크엘프 여성과, 페스날이 서있었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는거야?"


그녀의 질문에, 페스날은 입을 꾹 닫고 있었다.


여성은 고개를 저으며, 페스날의 손을 잡았다.


"잊어도 되는거잖아."


"헬레나, 나는... 잊을 수가 없어."


페스날은 헬레나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의 옆에는 수많은 양피지가 놓여져 있었고, 의미심장한 장신구들이 놓여져 있었다.


수 많은 마법진과 문양이 그려져 있는 바닥은 엄청난 고뇌를 반복한 듯 했다.


"헬레이나를 살릴 수 있어."


페스날이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마법진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광기와도 같은 그의 모습은 헬레나의 마음속을 후벼파고 있었다.


자신의 딸이 죽었다는 사실과, 저렇게 미쳐가는 페스날을 보고있자니,

헬레나의 정신은 점차 무너져만 갔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페스날의 곁을 지킨다.


자신이 불 속에 들어가는 것을 알면서도, 페스날이 불 속으로 들어가지 않게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였기에, 항상 그의 곁을 지켰다.


"페스날."


헬레나가 작은 목소리로, 페스날을 불렀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휙하고 돌렸다.


연민의 눈동자, 그의 눈에는 헬레나가 자신을 동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헬레나,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 나는 꼭 해내고 말테니깐."


페스날은 결심한 것을 실행에 옮기려는 듯이, 자신의 짐을 싸기 시작했다.


마법진이 그려진 양피지 부터, 여기저지 널브러져 있는 장신구들까지,


싹 다 자신의 배낭에 넣은 페스날은 그대로 헬레나에게 말했다.


"헬레이나와... 같이 올께."


페스날의 작은 한마디는, 헬레나의 가슴을 더더욱 후벼팠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는 가까스로 웃으며 페스날을 배웅해주었다.


"다녀와."


..........................

레세의 지상, 이엘과 페스날은 바위의 언덕에서 대치중이였다.


"총성이 안들리는데."


페스날이 머리를 한번 내밀며 말했다.

이엘의 뒤에서 날아오던 총알은 더 이상 날라오지 않았다.


페스날이 손을 들어올리자, 드워프들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알바는 어느새 몸을 기웃기웃 거리며 상황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페스날이 공격을 멈추자, 알바가 큰 소리로 외쳤다.


"왜 그런가?"


"총성이 안 들립니다, 아마 저격수가 자리를 비운 것 같습니다."


페스날의 대답에, 알바는 인상을 찌푸리고는 그에게 호통을 쳤다.


"그럼 가서 빨리 잡아와!"


페스날은 알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이엘에게 소리쳤다.


"이제 그만 항복하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대화로 풀어볼려고 하는 페스날의 태도에, 이엘은 흐르는 식은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이제 얘기할 마음이 든거야?"


"아뇨, 저는 그저 당신이 필요할 뿐입니다."


페스날이 몸을 일으켜 세웠다.

더 이상 들리지 않는 총성에, 이엘은 모건이 자리를 비웠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뾰족한 수가 있나보네.'


이엘은 속으로 생각하고는, 시간을 끌기 위해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럼 앉아서 얘기 해보자고."


이엘의 말에, 알바는 인상을 찌푸렸다.


말을 귓전으로 듣는 듯한 이엘의 태도에, 기분이 살짝 나빠진 듯 했다.


"너희들의 말에 따라서, 내가 끌려가줄 수도 있다고."


이엘은 자신의 흐르는 땀을 옷으로 닦아내고는 페스날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숨어있던 알바가 나타나더니 헛소리를 하지 말라며, 그대로 이엘을 향해 걸어갔다.


페스날은 그런 이엘의 어쩔 수 없이 장단을 맞춰주려는지, 알바에게 소리쳤다.


"잠시만요!"


페스날의 다급한 외침에, 알바는 어벙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를 따르던 드워프들 역시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페스날을 보았다.


그는 고개를 젓고는 이엘을 향해 말했다.


"물어보고 싶었던게 뭡니까?"


"엄청 많지, 하지만 하나만 물어보려고."


이엘은 자신을 가르키며, 아니, 일리아나를 가르키며 말했다.


"이 하이엘프를 원하는 이유."


페스날은 잠시 머뭇거렸다.

드워프들은 이엘의 질문에 혀를 차기 시작했다.


알바 역시 숨기던 몸을 가까스로 내보이며 소리쳤다.


"그게 뭐가 중요해?"


"일리아나를 노린다는 걸 알아도, 왜 노려지는 지는 알아야지."


알바는 알 것 없다는 표정으로 그대로 이엘에게 다가갔다.


페스날은 한숨을 내쉬고는 이엘의 질문에 대답했다.


"한 마녀가 말했어, 이곳을 빠져나가게 해주겠다고."


페스날의 말에, 알바를 포함한 드워프들은 당황했다.


이엘은 자신의 물음에 대답해준 페스날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마녀에 대해 물었다.


"그 마녀가 누구인지 아나?"


"난 그때 지하에 있어서 몰랐어, 하지만 알바님의 말대로라면 안개장막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하더군."


"근거가 있는 말인거야?"


이엘의 말에, 페스날은 저멀 리 안개로 가려진 바다를 가르켰다.


"그녀는 외지인이였으니깐, 저 멀리 안개를 뚫고온."


어딘가 익숙한 느낌, 이엘은 자신이 세른에서 품어왔던 의심이 이곳까지 미치고 있었다.


"세른의 마녀, 레세의 마녀..."


이엘이 혼잣말을 중얼거리자, 알바는 더 이상 못봐주겠는지, 그대로 그녀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이제 그만, 알겠으면 후딱 처리하자고."


알바가 손짓하자 한 드워프가 성질을 내면서 이엘에게 다가갔다.


그가 가져온 밧줄에 이엘은 순순히 응해주었다.


어차피 저항을 해도, 이 상황을 타개할 수는 없었다,


결국에는 말로써 페스날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던 것이였다.


페스날은 순순히 묶이고 있는 이엘을 보고 있자니, 무언가 석연치 않았다.


그는 고개를 기울이고는 묶이고 있는 이엘에게 말했다.


"혹시 아는 마녀였습니까?"


"아마도, 세른에서 날 죽일뻔 했던 마녀가 있었지."


드워프가 이엘을 꽁꽁 묶은걸 본 알바는 페스날에게 말했다.


"잘했어, 이제 해적선으로 가면 되겠어. 그 망할 인간 해적들의 배를 부숴놔야지."


"예."


드워프의 말에 페스날은 힘없이 말했다.


그때 분위기를 흐리는 한 목소리


"그렇구나. 계획을 다 말해주는거야?"


이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자 드워프는 당황하며, 이엘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천진한 미소에 알바는 이를 갈며 말했다.


"누가 이 새끼 입 좀 막아봐."


알바는 이엘을 뺨을 한번 후려갈겼다.


그러자, 그녀의 볼으 빨갛게 물들었다.


페스날은 그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헬레이나라고 했던가. 너의 딸이 보면 퍽이나 좋아하겠어."


"?!"


이엘은 자신의 뺨을 어깨로 비비며 말했다.


입술에 터진듯, 약간 묻어나오는 피는 더더욱 가련하게 보였다.


페스날은 이엘의 눈을 마주쳤다.


"딸 아이의 이름을 말한적이 없는데.... 혹시 헬레이나를 알고 있나?"


페스날이 다급하게 이엘을 눈동자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걸려들었다는 듯이, 웃기 시작했다.


사실 추측만 했지, 사실관계를 따져본 것이 아니였다.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자, 이엘은 자신의 마지막 수를 던져본 것이였다.


이엘은 단편적인 일리아나의 기억을 재빠르게 되돌아보고는 그에게 말했다.


"이 몸의 주인이 헬레이나에게 큰 도움을 받았더라고."


"몸의 주인?"


페스날은 드워프에 들쳐맨 이엘을 내려놓으라고 부탁했다.


눈이 휘둥그레 한채로,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페스날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해보였다.


드워프가 이엘을 내려놓자, 그녀는 말을 꺼냈다.


"그래, 헬레이나라는 마녀가 여기 해적단 모두의 목숨을 살려줬었던 것 같아."


"이름만... 같은게 아니고?"


이엘은 잠시동안 생각했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내뱉었다.


"다크엘프 치고는 몸이 많이 하얗던데, 마치 우리처럼."


페스날은 이엘의 말에 눈물을 흘렸다.

자연스레 떨어지는 그의 눈물은, 그조차도 알아채지 못했다.


이엘은 페스날이 흘리는 눈물을 보고서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느꼈던 불길한 느낌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혹시... 조금만 시간을 내줄 수 있나?"


이엘의 말에, 페스날은 흘리던 눈물을 닦아내었다.


드워프들은 한시가 급하다며 소리를 쳤고, 페스날은 그들과 이엘을 번갈아보았다.


"그녀의 마력이 담긴 물건이 있어, 직접 한번 확인해봐."


이엘은 모건이 가져올 헬레이나의 모자를 생각하며, 페스날을 쳐다보았다.


깔끔한 그녀의 눈동자에, 페스날은 마음에 주저가 생기기 시작했다.


드워프들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페스날을 향해 소리쳤다.


"페스날!"


소리를 버럭 버럭지르는 알바는 드워프에게 이엘을 데려오라고 했다.


그러자 덩치가 큰 드워프가 이엘을 그대로 들쳐매고는 저벅저벅 걸어갔다.


페스날은 그런 이엘에게 손을 내밀고는 잠시동안 멈춰섰다.


지난날의 기억들이 페스날의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괜찮을꺼에요, 아빠."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페스날은 그 목소리에 자신의 망설임을 내려놓고는 그대로 손으로 알바의 어깨를 잡았다.


"잠시만요!"


페스날의 큰 목소리에, 그에게 어깨를 잡힌 알바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익숙한 소리가 언덕에 울려퍼졌다.


탕!


그 소리는 이엘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알바는 그대로 페스날의 가슴에 자신의 권총의 총탄을 박아 넣은 것이였다.


페스날은 크게 고통스러워 하며, 그대로 쓰러졌다.


그의 가쁜 숨은 목숨이 위태롭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내가 한가로운 드워프가 아니라고 했잖아, 방해되면 누구든지 죽일 수 있어."


알바가 비웃듯이 말하자, 페스날은 더더욱 숨을 몰아쉬었다.


이엘은 그 상황에 몸을 움직이며 저항했지만, 그녀를 들쳐맨 드워프가 이엘을 땅바닥에 쳐박았다.


이엘은 땅바닥으로부터 전해지는 충격에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페스날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숨이 멎을 듯 것만 같이 동공이 흐려지고 있었다.


"빨리 빨리 가자고, 슬슬 저 언데드들도 보기 싫어지니깐."


페스날이 쓰러지자, 그가 조종하고 있던 드워프 좀비들도 크게 휘청이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알바는 자신들의 동료였던, 그들의 시체를 한번씩 밟아보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여튼 소름끼치는 마법이라니깐."


알바의 목소리가 언덕에 울려퍼지자, 이엘은 크게 욕설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 발악은 소용이 없었다.


이미 마력은 바닥난지 오래였고, 체력또한 한계였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너무나도 절망적이였다.


"헬레나..."


페스날은 힘겹게 소리를 내었다.

점차 감겨가는 그의 눈꺼풀은 참으로 처량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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