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건 호의 마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moos_
작품등록일 :
2021.05.24 13:43
최근연재일 :
2023.10.23 10:00
연재수 :
305 회
조회수 :
30,510
추천수 :
1,075
글자수 :
1,464,613

작성
21.11.01 10:00
조회
72
추천
3
글자
10쪽

창공의 섬 칼라케르 4 (지혜의 새)

DUMMY

하늘둥지를 내려온 세이와 일리아나, 샨과 토비는 다시한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피닉스의 부탁대로 그녀가 원하는 엘프와 또다른 불사조를 찾기 위해 이 섬을 샅샅이 뒤져야 하는 세이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토비는 그런 세이에게 걱정스러운 말투로 얘기를 꺼냈다.


"근데 그 불병아리를 믿어도 되는겁니까?"


"불... 병아리?"


"그런 느낌 아닌가요?"


토비의 별명에 세이는 당황했고, 샨은 웃음을 터트렸다.

확실히 그녀가 처음으로 새의 모습을 보였을 때, 멋지다기 보다는 귀여운 병아리같은 느낌이 났기 때문이였다.


그녀의 깃이 전부 불꽃으로 대체 되어서 그런지, 민둥민둥한 깃털의 결은 매우 귀여웠다.

토비의 말에 일리아나는 자신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이엘이 그의 말을 듣고는 어이가 없어서 나온 행동이였다.


"피닉스가 더 성장했다면 그런 어처구니 없는 얘기는 안나왔어."


"네?"


이엘이 토비에게 말하자, 세이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가 말했잖아, 불사조는 계속해서 부활한다고."


"그랬었나요?"


토비는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피닉스가 말한 그들의 기원을 알지 못했다.

이엘은 자신이 전에 봤을 때는 엄청 멋진 모습이였다며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하자, 토비는 알아 먹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는 건 최근에 한번 부활했다는 거야?"


"그렇겠지, 어째서 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피닉스의 기억은 온전치 않았다, 부활하기 이전의 기억을 대부분 상실했기때문에, 최근의 일들만 기억할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피닉스는 이곳의 관리자에게 벌어진 일도, 자신의 형제에게 일어난 일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 피닉스가 한번 죽었다는 것은..."


"어마무시한 존재가 죽였다는 건가?"


세이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닐수도 있어, 하지만 피닉스는 자연사는 하지 않아."


"하, 어디 날다가 떨어져서 죽지는 않았을 것 아니야."


"그건 그렇지, 하지만 피닉스는 자신이 죽었었다는 인식을 못하고 있어."


이엘은 하늘둥지를 쳐다보았다.

뜨문뜨문 있는 기억으로 하늘둥지를 지키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처량해보였기 때문이였다.


"적어도 내가 만났을 때에는 더 활기찼었는데."


"잘 알고 있는 듯이 말하네."


세이가 빈정거리자, 이엘은 어쩔 수 없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어릴 때 체험학습 비슷한 걸 했었거든."


"..."


"그냥 그렇다고, 아카데미 과정이였어."


그녀의 말에 세이가 인상을 찌푸리자, 이엘은 대충 얼버무렸다.

무언가를 전문가에게 배운다는 것은 그만큼 힘든일이였다.

학교를 다닌다는 것 자체가 그들만의 특권이였고, 일종의 자랑이였다.


그것은 인간에게도 엘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세이 역시 그저 바다에 대해 경험이 풍부한 한명의 사람이였지,

누군가 처럼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였다.

그렇기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사람을 항상 부러워했다.


"아무튼.... 나도 피닉스를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니야."


세이가 헛기침을 하고는, 자신의 표정을 관리하며 말했다.

이엘 역시 세이의 말에 동감하고는, 레세에서 있던 일을 떠올렸다.

확실히 이엘과 나엘에게 있어서 드워프들은 전우였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그들은 세이와 일리아나를 몰아세웠고,


결국에는 아치볼드를 잃게 되었다.

지금이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전의 사건도 있고 하니, 무작정으로 그녀를 신뢰할 수 없어."


세이의 말에 샨 역시 동의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아치볼드는 소중한 동료이자 인재였다.

이제는 그의 관찰력과, 기억력을 쓸 수없었다.


"생각보다 이곳의 유적은 일찍 찾았으니 여유를 가지고 찾아보자고."


세이는 숲이 있는 곳을 가르켰다.

수많은 선원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그 관리자라는 엘프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그중 에서 눈치가 좋은 세이쪽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혜안을 지닌 새를 찾으라고 했었나."


세이의 말에 일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피닉스의 조언대로, 세이는 일단 혜안의 새를 찾기로 했다.


그녀가 관리자를 찾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거 얘기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피닉스의 기억이 온전치 않았는지 정확한 위치와 누군인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혜안의 새라... 샨 아는 것 있나?"


"나 무식한거 몰라? 할줄 아는거라곤 싸우는거 하고, 항해해주는 것밖에 없어."


"그래 물어본 내 잘못이다."


세이가 한숨을 쉬었다.

일리아나는 옛날에 책에서 지혜의 새라고 불린, 존재를 떠올렸다.


"아마 부엉이 아닐까요?"


"부엉이?"


"네, 부엉이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하잖아요."


일리아나의 말에 세이는 일리가 있다고 얘기했다.


"나도 그렇게 들었던 것 같아."


"근데 부엉이를 어디서 찾죠?"


"..."


일리아나가 다시 되묻자, 세이는 침묵했다.

이 넓디 넓은 섬에서 한마리의 새를 찾는 것도 문제였기 때문이였다.


"밤까지 기다리면 되지 않나요."


토비가 땅아래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그곳은 피닉스가 지나간 자리였기 때문에 불로 그을려진 발자국이 있었다.


"그러네 부엉이는 야행성이였지."


..............


칼라케르의 밤, 새들의 울음소리가 멈추고, 또다른 새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호....호....


꽤나 소름끼치는 음색이였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감미로웠다.

샨은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랜턴에 불을 비춘채로 숲을 다녔다.


앞장선 샨의 뒤로 토비와 세이 일리아나가 열을 맞춰 샨이 열어준 길을 걸어갔고,

토비는 한동안 걷기만 하자 불평을 늘어놓았다.


"도대체 언제 도착하는거에요?'


"목적지가 없는데 어딜 도착하겠냐."


토비의 불평에 샨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부엉이 안 찾나요?"


"등신아 사방이 부엉이다."


샨이 랜턴으로 숲의 가지를 비추었다.

그러자 노란불빛으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던 수많은 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엉이 뿐만이 아니라 올빼미와 소쩍새까지,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세이 일행을 반겨주었다.


그들이 눈에서 뿜어대는 광채는 세이와 일리아나를 긴장하게 만들었으며, 특히나 일리아나는 수많은 노란불빛이 자신을 바라보자, 무서웠는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


"..."


샨과 한 부엉이가 눈을 마주치자, 서로 입을 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빨려들어갈 것 같은 올빼미의 눈동자에 샨은 침을 삼켰다.


호...호...


다시금 울려대는 새들의 소리, 소름끼치는 그들의 소리에 세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느샌가 랜턴의 불빛으로 몰려든 수많은 새들은 나뭇가지에 앉아 세이를 감싸고 있었고, 계속해서 시선으로 세이 일행을 쪼아대었다.


"어서오세요."


그때 한 가녀린 목소리가 들렸다.

수많은 부엉이들의 사이에서 갈색의 후드를 푸욱 눌러쓴 한 소녀가 말하고 있던 것이였다.

세이는 갑작스레 등장한 그 소녀에 당황하며 물었다.


"누....누구야?"


"..."


호....호....


다시금 울려퍼지는 새들의 소리, 그 소리가 끝나자 소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보기 드문 손님이시네요, 처음 오시나요?"


"처음 오긴 하지만."


소녀, 나뭇가지에 걸터 앉은채로, 새하얀 다리를 드러내고 있는 그 소녀의 모습은 몽환적이였다.


순식간에 빠져들어 갈 것만 같은 노란 눈동자가 후드의 안에서 빛나며, 세이를 응시하고 있는 그 모습은 힘이 쭈욱 빠지게 만들었다.


"저는 아울, 혜안을 지닌 새라고 해요."


"피닉스가 만나라고 했던 새가... 너였구나."


세이가 말하자 아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오래전, 불사조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새들이 있었어요."


"지혜를 가진 새."


"그리고 자신의 육체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셨죠."


아울의 인간형의 모습은, 그녀가 만든 자신만의 육체였다.

피닉스만큼 정교하고 활화산같은 모습을 만들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는 있었다.


"아쉽게도 '한번 죽으신' 피닉스님은 오래된 이 일을 기억하고 계시지는 않은 것 같지만요."


그녀의 말을 통해, 피닉스가 최근에 부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는 것은 지금 바로앞에 있는 아울이 이 섬에 대한 최근의 일을 알고 있을 것이였다.


"아울, 우리는 지금 급해, 혹시 이곳의 관리자를 보지 못했어?"


"죄송하지만, 저희는 낮에 일어난 일을 알 수가 없어요."


세이의 질문에 아울을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그녀의 복장에서 깃털이 새어져 나왔다.

완전한 인간이 되지 못했는지, 부드러운 깃털이 하늘을 흩날렸다.


"하지만 한가지는 전해드릴 수 있어요."


"?"


"안 좋은 예감과 함께,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어요."


아울은 자신의 고개를 돌렸다.

다른 부엉이들과 마찬가지로, 정면에서 반대방향으로 틀어지는 그녀의 고개를 일리아나를 기절초풍하게 만들었다.

세이 역시 목이 꺾이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크게 경악했다.


"저 안개 속 바다에서, 마법이, 죽음이, 그리고 영원이"


"그게 무슨 말이야?"


"감이에요, 하지만 확실하죠."


아울은 다시 자신의 목을 틀며 세이에게로 고개를 향했다.


"그들이 오기전에, 아스타르를, 프로즌을...."


아울이 말을 잇지 않았다.

일리아나는 그녀가 이 섬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았고, 그 일에 충격을 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스타르, 칼라케르의 관리자, 프로즌... 얼음의 불사조."


일리아나가 나지막이 얘기하자, 아울은 고개를 끄덕였다.


"부엉이가 알려줄꺼에요, 이스타르가 남긴 흔적을, 그것을 찾아서 따라가세요."


아울이 자신의 손을 폈다. 깃털이 무수히 떨어지며 순식간에 부엉이들이 날아올랐다.

밤의 포식자라고 불리는 그들이 한번에 날아오르자, 달빛이 그들의 날갯질에 가려졌다.


"영원한 죽음이 다가오기 전에, 영원한 생명을 찾으세요."


아울의 한마디, 일리아나는 그 말이 이 섬 전체를 관통하는 말임을 훗날 깨닫게 되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모리건 호의 마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번 회차는 엔딩입니다. +2 23.10.23 66 0 -
공지 돌아왔습니다+ 연재 공지 +1 23.05.12 93 0 -
공지 이해를 돕기위한, 31화까지의 항해경로 21.06.22 160 0 -
공지 첫 연재작품입니다 (수정중) (엔딩 이후로도 수정 지속) 21.05.24 189 0 -
305 떠나는 자 (완) +4 23.10.23 91 2 12쪽
304 살아남은 자 23.10.22 62 2 13쪽
303 최후의 전장 10 23.10.21 60 1 12쪽
302 최후의 전장 9 23.10.20 61 1 12쪽
301 최후의 전장 8 23.10.19 48 2 11쪽
300 최후의 전장 7 23.10.18 55 2 11쪽
299 최후의 전장 6 23.10.17 44 2 13쪽
298 최후의 전장 5 23.10.16 96 2 11쪽
297 최후의 전장 4 23.10.15 73 2 10쪽
296 최후의 전장 3 23.10.14 50 2 12쪽
295 최후의 전장 2 23.10.13 61 2 12쪽
294 최후의 전장 1 23.10.12 85 2 12쪽
293 관문전투 3일차 (5) 23.10.11 80 2 10쪽
292 관문 전투 3일차 (4) 23.10.10 47 1 11쪽
291 관문 전투 3일차 (3) 23.10.09 63 1 12쪽
290 관문 전투 3일차 (2) 23.10.08 63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