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정해진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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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방철
작품등록일 :
2021.05.24 17:10
최근연재일 :
2021.06.15 18:27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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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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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_제가 친구의 아빠를 죽였거든요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도깨비를 없애는 것에 찬성한다고 거짓말을 할 것인가, 아니면 솔직히 말하고 봉인당할 것인가.


어떻게 보면 이중 택일의 문제이다.


그러나 이런 보기가 문제로 주어질 때는 생각해야한다. 정녕 선택지가 이것밖에 없을까?

언젠가 우리 꽃집에 한 아줌마가 찾아왔다. 딱 봐도 생활력이 강한 느낌의 아줌마였다.

아줌마는 꽃 2송이를 달라고 했다. 한 송이에 2쿠퍼 세 송이에 5쿠퍼, 이렇게 팔고 있었기에 아줌마는 4쿠퍼에 그 꽃을 가져가야 했다.

하지만 그 아줌마는 3쿠퍼 밖에 없다고 했다.

아줌마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냥 2쿠퍼로 한 송이만 산다?

아니면 집에가서 1쿠퍼를 더 가지고 온다?


놀랍게도 아줌마는 그냥 3쿠퍼를 주고 꽃 2송이를 가져갔다.


나는 그때 아빠에게 물어보았다.


‘아빠, 왜 1쿠퍼나 싸게 주고 판 거야?’


‘마침 곧 폐기해야 할 꽃이었어. 아줌마가 그걸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1쿠퍼차이였지만 그 경험은 내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보기는 두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또 다른 선택지인 3쿠퍼로 흥정을 한다도 있었다.


지금 이 상황도 그렇다. 거짓말을 하고 사느냐, 진실을 말하고 봉인을 당하느냐가 아닌 진실을 말하고 살 수도 있는 선택지가 분명히 있다.


“일단 이거 풀어요.”


“앗, 죄송함다.”


나를 감았던 두 팔이 떨어졌다. 나와 헤으응은 눈을 마주쳤다.


“정말 죄송하지만 저한테는 해야할 일이 있어요.”


“해야할 일 말임까?”

“친구를 구하려 가야해요.”


친구를 구해야한다.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가치로 시작한다. 일단 들어줄 수는 있는 말로 주의를 집중시킨다.


“친구말임까? 지금 위험함까?”


“물리적으로 위험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옆에서 지켜주는 사람이 없으면 곧 무너져내릴만큼 위태위태할 거에요.”


“그게 무슨 말임까?”


목소리를 살짝 떨지만 눈은 피하지 않고 똑바로 쳐다보면서.


“제가 친구의 아빠를 죽였거든요.”


“....네?”


“미간에 칼을 박아넣었죠. 그 모습을 제 친구가 뒤에서 바라보고 있었구요.”


그런데 네가 어떻게 친구를 도울 것인가. 너는 그럼 친구의 철천지원수가 아닌가. 이런 눈빛으로 헤으응이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아랑곳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물론 그 당시 몸은 메피스토가 차지하고 있었어요. 엄밀히 따지면 제가 죽인 건 아니지만 제 친구는 그렇게 알고 있겠죠.”


흐읍. 깜짝 놀란 헤으응이 숨을 들이마셨다.


“도깨비를 없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셨죠? 솔직히 말할게요. 별 생각 없어요. 지금 저는 프림을 구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생각이 없어요. 프림에게 가서 사정을 알리고 옆에 있어줘야 해요. 원망의 상대가 되건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되건.”


헤으응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도깨비를 없애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셨죠? 솔직히 말할게요. 별 생각 없어요. 지금 저는 프림을 구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생각이 없어요.”


“하지만... 언젠가 프림이 제가 없어도 살아갈 수 있을 때, 혹은 저 같은 게 있든 없든 아예상관 없는 때가 온다면 이것만큼은 말하고 싶네요.”


오른손을 들고 넣어놨던 가면 도깨비, 기만의 도깨비를 다시 부른다. 그리고 가면을 땅에 패대기치고 즈려 밟는다.


“도깨비가 없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라고 하루에 수십 번씩 생각하고 있다는 걸요.”


지금은 세상을 바꿀 생각도 의지도 없다. 지금은 프림의 상태를 해결하는 게 먼저다. 하지만 이 상태가 해결이 되면 도깨비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


진실을 말하면서 동시에 헤으응의 요구도 들어줄 수 있음을 밝힌다.


이제 민들레 씨는 날아갔다. (주사위는 던져졌다와 같은 의미의 표현-장호식)


가만히 내 눈을 응시하고 있는 헤으응의 눈을 쳐다본다. 잠시 후, 그가 후우 소리와 함께 눈을 비비더니 입을 뗀다.


“몇 살이라고 하셨죠?”


“13살이요?”


“13살,, 좋슴다. 시간은 많으니.. 그런데 피터 그거 알고 말한 것임까? 억지로 능력 추출하면 우리도 상당히 귀찮은 거.”


아니, 몰랐다. 생각해보니까 당연하네? 그런 부작용이 없었다면 이렇게 내 의사를 물을 이유도 없었을테니.


...


알고 있었던 걸로 하자.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예상하셨던 것임까. 13살이라고는 믿기지 않게 영특하심다... 좋슴다!”


헤으응이 손을 내민다. 씨익 웃었다. 후우 진상 아줌마 감사합니다. 그때의 경험이 없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거에요.


내민 그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세상을 바꿀 두 남자의 연대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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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방 안


“피터, 그런데 진짜 이름이 헤으응이에요? 웃기려고 그런 게 아니고?”

“그래 내가 왜 자네한테 그런 거짓말을 치겠는가?”

“푸핫, 대체 왜 그렇게 지었대요? 푸하핫.”


피터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헤으응의 집안은 어떤 가문의 종복이었네. 그러다가 어느 날 그의 할아버지가 피를 흘린 채로 집에 들어왔다고 하더군. 왜 그런 줄 아나?”


“왜... 왜요..?”


“그의 주인집 아들이 할아버지한테 돌을 던져서 머리에 맞췄거든. 근데 그때 이후로 헤으응의 조부의 이름이 바뀌었어. ‘흐어억‘으로. 쓰러질 때 소리를 흐어억하고 냈거든.”


그가 쥐고 있던 컵이 살짝 떨렸다.


“그 주인집네 도련님은 그 소리가 재밌었나봐. 그래서 흐어억의 집 아들 이름들도 다 그런식으로 지으라고 한거야. 아들은 하으응으로 손자는 헤으응으로.”


와, 이런 말도안되는 쓰레기같은 일이 다있나. 나는 그 말에 격분하며 외쳤다.


“진짜, 말도 안되네요. 어떻게, 그런..”


“그게 우리나라의 일상이었네, 특히 수도에서는 말이야.”


그 말을 듣고 헤으응의 말이 떠올랐다.


[수도는 정말 끔찍함다.. 너무.. 너무 끔찍함다..]


-----------------------------------------------------------------------------


그렇게 우리는 영주의 성에 다시 도착했다. 오는 길에 장미 도깨비는 없었지만 영지는 이곳저곳이 망가져서 한창 보수작업중이었다. 영주님도 없는데 누가 시킨걸까? 마님일까?


쾅쾅쾅


문을 두드린다. 물론 내 정체가 들키면 안될 것 같아서 헤으응의 의견을 받아 귀족 아저씨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아무런 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성 안에 인원도 지금은 비어있는 모양. 헤으응의 눈을 쳐다보자 그는 내게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하핫, 역시 시골의 영지다 보니까 영주 성의 경계도 되게 허술함다. 제가 오는 길에 개구멍을 봤심다.”


성벽 밑에 조그맣게 나있는 개구멍. 어라? 근데 이 곳으로 들어가면..


아니야. 별 상관없잖아? 들어가자 찜찜하지만..


“가죠,”


개구멍과 이어진 곳은 정원이었다. 프림과 내가 처음 만났던 곳. 혹시 프림이 여깄을까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쳐다보았다. 하지만 전혀 관리가 안되어 무성하게 엉켜있는 넝쿨들만이 가득할 뿐 프림의 신형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때였다.


“꺄악!”


어떤 여자가 소리질렀다. 제길 들켰나봐. 어떡하지, 헤으... 응?


“응?”


어디갔지?


원래 있던 자리에는 발에 깊게 파인 자국이 있었다.


...


설마 능력을 써서 도망간건가?


“와 아무리.. 도망 도깨비라도 와...”


와 이걸 도망을 친다고? 와...


“뭐가 말임까?”


그때 앞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헤으응이 어떤 여자를 들쳐맨 채, 내 앞으로 왔다. 여자는 헤으응에게 당했는지 기절해있었다.


“일단 경비병같은 거 못부르게 하려고 조취를 취해놨지 말임다.”


아 그랬구나. 그때 그 여자의 얼굴이 내 눈에 들어왔다.



잠시만


큰일났다.


“헤으응씨, 우리 망했어요.”


“네?”


“그거... 마님이에요.”


.“...네?”


그러니까 상황을 정리해보자. 그러니까 나는 프림의 엄마까지 기절시키는 데 기여를 했다. 이 말이지? 와, 이제는 한숨도 안나온다. 정말 최악이네.


“얼굴 못 봤죠?”


“네 안들켰심다. 그대로 버리고 도망가면 괜찮심다.”


“좋아요. 근데 프림 위치 어딨는 지 알아요?”


절레절레, 황망한 눈으로 고개를 흔드는 헤으응.


“저도 몰라요 그래서 마님한테 물어보려고 했죠.”


하 큰일났다.


-----------------------------------------------------------------------------


-마님의 시선


“일어나셨습니까?”


... 으으 머리야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지? 난 분명히 정원에서 가만히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이 갑자기 들어와서 소리를 질렀고...


아!


나는 아마 나를 구해줬을 앞의 남자를 붙잡으며 말했다.

“큰일났어요! 지금 저희 성에 침입자가! 아.. 근데.. 여러분들은 누구죠?”

침입자와 함께 등장한 의문의 2명의 남성. 한 명은 누가봐도 귀족의 모습이었고 한 명은 얍삽한 생쥐처럼 생긴 게 딱 봐도 종복이었다.


“침입자라.. 역시,, 저희도 그것 때문에 이 성에 왔습니다. 아주 위험한 자식들이거든요.”


옆의 종복이 음음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귀족이 입을 열었다.


“혹시 성에 지켜야 할 사람은 없습니까? 아드님이라던가.. 따님이라던가..?”


딸..? 아아 프림, 아아아 프림!!


“아아아 그 자식들, 아니, 어머, 내가 무슨 말을, 그러니까 그 사람들인가봐요. 아아아, 안 그래도 그것들 때문에 경비대장들을 싹다 영지밖으로 보내고 수도에도 전령을 보냈는데 그것 때문에 오신 분들이었군요!”


이제야 알겠다. 내 머리를 친 건 그 사람들이고 이 눈앞에 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잡으러 온거야.


“.. 그 사람들이라니요?”

귀족 사내가 물어보았다. 답답하긴


“제 딸을 납치한 사람들을 조사하러 이 성에 오신 거 아닌가요?”


귀족과 종복이 화들짝 놀란 듯 서로의 눈을 쳐다보았다. 뭐지? 뭔가 문제가 있나?


“... 네 그렇죠. 혹시 인상착의를 말해주실 수 있나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딸의 들쳐 업은 채로 우리 집을 나가던 그 사람들..


“네, 가면을 쓰고 있었어요. 음.. 웃고 있는 삐에로 가면이었는데...”


“삐에로 가면이요?”


앞의 두 남자가 동시에 소리쳤다. 뭐지? 몰랐던 건가? 내가 어리둥절해서 그들을 쳐다보고 있자 귀족 남자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인상착의를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요?”


“네.. 음 일단 집에 온 사람은 남자였고,,, 음... 아? 왜 기억이 안나지?”


분명히 봤는데? 분명히.... 어라?


프림을 납치했는데? 아닌가? 프림이 따라간건가?


어?


왜 기억이 안나지? 그 뒤로도 사람이 왔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 어?


머리가 왜이러지? 으윽 깨질 것 같아.


“아악, 아아악, 아아악!”


“뭐야, 왜 이래! 헤으응 어떻게 좀 해봐!”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와서 뒹굴뒹굴 굴렀다.

“몸 꽉 잡아봐요!”


뻑!


다시 뒤통수에 강렬한 충격이 생겼다. 정신이 아득해진다...


-----------------------------------------------------------------------------


-다시 피터의 시선


“아니, 헤으응! 머리가 깨져서 죽으려 하는 사람 뒤통수를 때려서 기절시키면 어떡해요?”

나는 기겁해서 헤으응에게 말했다.


“제가 거기서 기절시키지 않았으면 죽었을 수도 있어요.”


“네? 그게 무슨?”


“암시가 걸려있었어요.”

헤으응이 관자놀이를 통해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


“... 암시?”


“네. 아까 가면을 쓴 사람이라고 했던 거 들었죠?”


마님을 편안하게 눕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서.. 설마?”


“맞아요. 프림이라는 친구분은 가짜단을 따라갔어요.”




함께 하고싶습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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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_ 일생일대의 거래 21.06.15 14 0 12쪽
» 20화_제가 친구의 아빠를 죽였거든요 21.06.14 21 0 12쪽
20 19화_ 어딘가 모자란 혁명종자 21.06.12 29 0 10쪽
19 18화_그녀의 재능은 새디스트 21.06.11 25 0 9쪽
18 17화_ 사람 이름이 어떻게,,,? 21.06.10 21 0 14쪽
17 16화_ 꽃이 질 때는 열매를 맺을 때(4) 21.06.09 17 0 14쪽
16 15화_꽃이 질 때는 열매를 맺을 대 21.06.08 17 0 11쪽
15 14화_꽃이 질 때는 열매를 맺을 때 (2) 21.06.07 22 0 13쪽
14 13화_ 꽃이 질 때는 열매를 맺을 때(1) 21.06.05 31 0 10쪽
13 12화_징벌의 가면극 21.06.04 35 1 15쪽
12 11화_기만의 도깨비 21.06.03 20 1 7쪽
11 10화_삼류 막장 드라마 21.06.02 20 1 14쪽
10 9화_장미의 주인(2) 21.06.01 21 1 14쪽
9 8화 _ 장미의 주인(1) 21.06.01 21 1 10쪽
8 7화_ 천국의 양치기 21.05.31 26 2 10쪽
7 6화_ 검은머리의 천사(2) 21.05.29 28 1 10쪽
6 5화- 검은 머리의 천사(1) 21.05.28 35 1 11쪽
5 4화-동굴 안의 시체들 (2) 21.05.27 36 1 13쪽
4 3화_동굴 안의 시체들(1) 21.05.26 53 2 11쪽
3 2화_우리 아빠는 창놈이 아니야 21.05.25 58 2 10쪽
2 1화_ 당신의 댓글이 세계를 바꿉니다 +1 21.05.24 92 9 14쪽
1 프롤로그_도깨비 세상 +1 21.05.24 112 1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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