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황금시대-14 [미친 개]
-단단한 남자: 어?
-상쾌한 남자: 일 났네.
-부드러운 남자: 헐! 미쳤다!
[관리자 오덕호덕: 5252 키이이이잉형~~~!! 솔직히 나도 그걸 바랬다구우우우우!]
상점 안으로 처박힌 놈은 팔과 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경련을 일으켰다.
이 엄청난 광경에 주변 어디서도 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감히 카이젠안에서 그 막강한 권력자의 자식을 패버릴 줄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돌 피부 마법이 시전되었습니다.
난 놈이 처박힌 상점에서 나오는 먼지를 탁탁 털어낸 뒤 말했다.
“가렌! 베크!”
“네 왕자님!”
“이 아이와 여인을 지켜라! 캔! 저 여인에게 몸을 가릴 옷을!”
내 명령에 가렌은 자신의 큰 방패로 여인을 지켰고 캔은 자신의 후드를 잠시 벗어 여인의 나체를 가려줬다.
잠시 뒤 상황 파악이 된 카이젠 귀족 패거리들은 눈에 불을 켰다.
“우, 우릴 쳐?”
“감, 감히!”
그러자 아까 마스터급이었던 귀족 놈이 나섰다.
“가축 같은 이것들 때문에 넌 일생일대의 실수를 했다. 여기 있는 가문들이 말 한마디씩 보태면 네 놈 왕국은 지도에서 지워질 것이다.”
지금 이 광경을 주위 모든 사람들이 지켜봤다. 달리던 말과 마차는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모두 멈춰서서 이곳을 주시했다.
“그런 것을 참으며 비굴하게 유지되는 왕국 따위는 내가 먼저 떠나지.”
“세상의 무서움을 아직 모르는군. 네놈의 그 철없는 객기 때문에 네놈 왕국의 백성들만 죽어 나갈 거야.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스릉!
난 내 행동을 후회하지 않았다.
“후회? 아까와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진다면 똑같이 네놈들을 날려주지. 한 번! 두 번! 더러운 짓거리를 당해도 힘에 굴복한다면 노예가 될 뿐이다!”
놈은 대답 대신 뒤로 손짓했다.
“뭐? 카이젠에서 우릴? 크크크. 진짜 제대로 미친놈이군. 야! 측정해!”
하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잽싸게 뒤에서 나왔다.
띠링!
[디케의 장막이 발동되었습니다. 적의 탐지를 허락하시겠습니까?]
등급까지만!
“트래버스 남작님! 실버입니다.”
“푸하하하하! 아까 오러 블레이드 같은 걸 펼쳐서 같은 마스터급인 줄 알았는데 별거 아니었잖아! 한꺼번에 쑤시자!”
-단단한 남자: 귀족이란 놈이 참, 말 저급하게 하네.
-부드러운 남자: 무슨 사람 죽이는 게 놀이인 줄 아나?
[관리자 오덕호덕: 오이오이 킹형 조심하라구!]
놈들은 트래버스의 외침과 동시에 내 정면에서 달려들었다.
‘각도 딱 좋고!’
“냉기 돌풍!”
휘이이이잉!
원뿔 모양의 냉기 돌풍은 놈들 모두를 사이 좋게 느려지게 했다. 난 곧바로 다음 콤보를 넣었다.
“얼음 소용돌이! 얼음 창!”
추아아아앙!
매서운 혹한의 바람이 놈들의 발을 꽝꽝 얼려 버렸고 내 손에서 생성된 날카로운 얼음 창이 트래버스의 가슴팍을 명중시켰다.
콰앙!
놈은 제법 멀쩡하게 부서지는 얼음을 치우며 외쳤다.
“뭐, 뭐야? 마법사?!”
‘장비가 엄청 좋은 건가? 마나를 딱히 운용하는 것 같지 않은 데 방어막도 자동으로 쳐지네?’
“마법 저항력 감소!”
동시에 놈들도 동결 효과를 풀고 내게 다시 달려들었다.
“점멸!”
팟!
난 놈들이 달려오는 방향 그대로 순간 이동했다.
“어? 사라졌어? 어디야?”
“뭐야 이 쥐새끼!”
난 뒤에서 여유롭게 마법을 캐스팅했다.
“연쇄 번개!”
내 손에서 연쇄적인 번개 줄기가 굉음을 내며 시원하게 뻗어나갔다.
쿠르르릉! 파지지지직!
“뒤, 뒤!”
“으아 따가워!”
놈들은 그제야 내가 뒤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이익! 쥐새끼가!”
놈들은 머리 위로 김이 모락모락 났다.
‘이상하네. 내 기본 마나가 증가해서 저것들이 지금쯤 아파서 데굴데굴 굴러야 되는데? 혹시!’
난 재빨리 놈들을 스캔했다.
“스캐닝!”
잠시 후 놈들의 이름표 위로 각종 보호 마법들이 즐비하게 떴다.
[물리 데미지 감소]
[원거리 공격 보호]
[마법 데미지 감소]
[원소계 데미지 감소]
[마법 저항력 증가]
[정신계 마법 방어]
.....
‘템 차이 겁나 나네. 젠장!’
놈들은 정신을 차리고 나를 공격하려 했다.
“점멸!”
팟!
난 다시 놈들과 거리를 벌렸다. 놈들은 자신의 공격이 허공만 가르자 분통을 터트렸다.
“이이익! 도망만 칠 거냐!”
“비겁한 새끼! 이리 와서 검을 맞대!”
“그럼 네 놈들 중 자신 있는 놈 하나 나와봐. 한 명을 다굴치면서 비겁하다고 하는 뇌구조 참 대단하다.”
‘어휴 돈을 얼마나 쳐바른거야 마나 운용 없이도 저런 오토 버프 마법들이 줄줄이 달려있네? 흐흐흐 그것만 믿고 있다 이거지?’
“그냥 저거 몰아붙이자. 어차피 얼마 못 가!”
‘후후. 나 마나 한참 남았다.’
“대규모 무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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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무효화(아케인 LV 6, 즉시, 기본 마나의 60%)
일정 범위의 마법들을 해제합니다.
“대규모 무효화! 대규모 무효화!”
난 점멸로 놈들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대규모 무효화 주문을 계속 걸어줬다. 그러자 놈들에게 해제되었던 마법이 끊임없이 재발동됐다.
“좀 맞아라 이 쥐새끼같은 놈!”
“이익 또 피했어!”
“저 순간 이동 언제까지 쓰는 거야!”
놈들은 악에 바쳐 날 공격하려 했지만 내가 그런 허접한 공격에 맞을 리 없었다. 켈딘과의 전투는 엄청난 힘이 됐다.
‘이것들은 뭐 켈딘이 동급 장비 입혀놓으면 혼자 싹 다 정리하겠네. 보호마법은 지들이 운용할 줄 모르니까 그냥 오토로 걸어놓은 건가?’
“헉! 헉! 뭐야 왜 이렇게 숨차지?”
“마나가 왜 이렇게 빨리.....”
저들 중 등급이 낮은 놈부터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다. 마나가 다 고갈되자 저들은 본 육체의 힘만으로 움직여야 했다.
“으아아악! 다리에 쥐가!”
한 놈이 다리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이, 이제 더 이상 못 움직이겠어.”
“우웩!”
또 한 놈은 쓰러졌고 다른 놈은 토를 했다.
‘마나 운용법만 익혀서 움직이고 신체 단련은 거의 안 했네.’
“이 개 같은 놈! 반드시 죽인다! 도망치지 마라!”
트래비스는 그래도 명색이 마스터답게 날 잘 쫓아다녔다.
‘슬슬 포위될 걱정이 없으니 시작해볼까?’
“망령의 검! 그래 한 번 붙자!”
내 마법 검에서 검붉은 기운이 타는 듯한 모습으로 힘차게 솟아올랐다.
챙! 파직!
트래비스의 에픽 등급의 검과 내 망령의 검이 부딪히며 불꽃을 튀겼다. 놈은 자신의 오러블레이드를 막아낸 나를 보며 놀랐다.
“저따위 허접한 마법이 내 오러를 막아낸다고?! 접근전인 이상 넌 뒤졌다! 이얍!”
놈은 검을 매우 화려하게 놀리며 내 눈앞을 어지럽혔다.
“크하하하. 정신없지? 이게 바로 우리 가문의 비전 검술이다. 목을 싹둑 잘라서 장대에 꽃아서 장식해주지!”
내가 아무런 반격을 못하자 놈은 더 신나서 내 주변으로 검을 휘둘렀다.
‘지랄을 해라. 에휴 겉멋만 들어서 순 허점 투성이잖아? 켈딘의 검은 상대의 급소와 허점만 노리는 매서운 살인 검이었는데?’
놈은 페이크를 겁나게 주다가 내 복부를 향해 검을 찔러왔다.
챙!
난 가볍게 검을 옆으로 치며 측면으로 이동한 뒤 팔꿈치로 놈의 어깨를 후려갈겼다.
퍼억!
“크억! 이 개새끼 또 순간 이동을 해?”
‘잉?’
“뭔 개소리야. 살짝 움직인 건데.”
“지랄하지 마라!”
놈은 다시 가문의 비전 검술을 펼치며 달려들었다.
‘이거 뭔 등급만 높지 순 맹탕들이네? 표기 스펙만 높을 뿐.’
"네가 마스터라고? 왜 이렇게 쉬워?"
챙!
난 갑옷이 보호하지 못하는 놈의 무릎 뒤를 걷어찼다.
“억!”
트래비스 남작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추하게 앞으로 고꾸라졌다.
“으아아아아아!”
놈은 매우 분한지 땅을 주먹으로 치며 일어섰다.
“도대체 왜 공격이 맞질 않는 거야? 실버 따위가!”
“왜긴 상대가 나잖아.”
“뭐라고?”
“하아. 쉽다 쉬워. So 이지해~ 너 등급 가짜로 심사한 거 아냐?”
“이런 때려죽일 새끼가!”
트래비스는 얼굴이 악마처럼 변해서 내게 달려들었다.
'보호 마법이 해제되는 틈에 마법을 박아 넣어야 되는 데? 그렇지!'
난 놈의 공격을 여유롭게 피하며 얼음 소용돌이를 날렸다.
“또 발이! 으아아악!”
놈이 내 마법을 풀려 할 때! 난 마력의 폭풍을 켰다.
파지직! 파직! 번쩍!
내 몸에서 막대한 마나의 소용돌이가 번개 치며 주위를 향해 빛을 내뿜었다.
난 하급 저장소 마법을 이용해 두 가지 마법을 한꺼번에 날렸다.
“마법 해제! 얼음 창!”
쐐애애애액!
마법 해제의 푸른 기운은 서릿발을 날리며 날아가는 얼음 창에 스며들었다.
“흥 그까짓 마법 쯤...! 크헉!”
"방심하면 뒤져야지!"
쿠아아앙!
보호 마법이 해제된 그 찰나의 순간에 얼음창이 놈의 가슴을 강타했다.
[주문 극대화 효과가 터졌습니다.]
“움, 움직일 수가.... 우웩!”
놈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산산조각난 얼음 조각들 위로 토해냈다.
“쿨럭! 쿨럭!”
“따금하지?”
“뭐라고?! 이런 개...!”
“매직 미사일! 매직 미사일! 매직 미사일!”
놈을 도발함과 동시에 매직 미사일 두 발이 들어가 있는 최하급 저장소 마법을 시전했다.
퍼버버버버벅!
“이이익!”
놈은 매직 미사일을 쳐내며 내게 돌진해왔다.
챙! 챙! 챙!
난 망령의 검으로 놈의 검을 모조리 다 쳐내며 보호 마법을 벗겨냈다.
“마법 해제! 마법 해제!”
그리고 쿨타임이 돌아올 때마다 마법 해제와 얼음 창 콤보를 날려줬다.
쿠아아앙!
“커억! 쿨럭!”
그러다 놈은 마나가 바닥나자 갑자기 두 손을 들어 외쳤다.
“그, 그만하자.”
“?”
“카이젠 귀족을 죽일 셈이냐? 그러면 네 놈도 무사하지 못한다!”
“누굴 죽이려고 하면 말이야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해야 해.”
“뭐, 뭐라고?!”
난 동그랗게 눈 뜬 놈의 얼굴을 향해 화염구를 날렸다.
“화염구!”
퍼엉!
“허억!”
놈은 검으로 화염구를 막았지만 그 위력에 뒤로 쭉 밀리며 바닥에 데굴데굴 굴렀다. 놈은 쓰러진 상태로 다급하게 외쳤다.
“으아아아악! 아, 아파! 그, 그만! 제, 제발 그만!”
-단단한 남자: 와 저거 겁나 얍삽하네. 마나 풀로 있을 때는 죽이니 뭐니 하다가 이젠 저거 못 막을 거 같으니까 바로 태세 전환하는 거 보소?
“자 한 발 더 간다...?”
[피로도가 올랐습니다]
제길 하필 중요할 때!
난 마력의 폭풍을 해제하고 놈에게 서서히 다가갔다.
“좀 맞자 이 쓰레기야! 너 같은 놈은 마나도 아까워!”
퍽! 퍽! 퍽!
난 그러면서도 보주에 유령 방패를 주입해서 놈을 구타했다.
마스터 등급의 카이젠 귀족이 실버 등급의 마법사에게 복날 개 패듯 처맞고 있었다.
이 광경은 주변 모든 이들이 목격했다.
퍽! 퍽! 퍽!
난 귀신 들린 사람처럼 놈을 계속 두들겨 팼다.
“이 새끼야! 다시 말해 봐! 엉?! 아파? 어디가? 내 주먹도 아파 이 새끼야!”
퍽!
퍽!
“살, 살려! 커헉! 제, 제발 그만!”
쓰러진 귀족들은 자신도 저리될까 두려운 눈으로 날 바라봤다.
난 그들 눈에 완전히 정신 나간 미친개로 보였을 것이다.
-단단한 남자: .....
[관리자 오덕호덕: 5252 킹형 그만하라구. 진짜로 죽이면 골치아파진다구!]
난 오덕호덕님의 메시지에 정신을 차렸다.
‘오덕님 말이 맞다. 싸운 것과 죽인 것은 그 정도가 다르지. 이 정도면 참교육시켜줬으니 그만 할까?’
놈은 눈동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퉁퉁 부었고 입술은 터져서 피가 흘러나왔다. 놈은 새는 발음으로 내게 애원했다.
“그 그흐만안 해주세요.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제, 제발 때리지 말아주세흐. 왕자님. 제, 제발. 여기서 그냥 가 주시면 오늘 이 폭행 건은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가문의 명예를 걸고 약속할게요.”
후후 증거 보전을 좀 해볼까?
디스플레이 촬영! 촬영할 때는 정중하게!
“다시 말해보시오. 트래비스 남작. 오늘 무슨 일이 있었죠?”
놈은 잠깐 당황하더니 이내 굽신거리며 말을 했다.
“네? 아, 아, 알겠습니다. 왕자님.”
놈은 아까 한 말과 자신들이 저지른 죄를 또박또박 말했다.
‘후후 이런 것들은 나중에 꼭 말을 다르게 하니까 증거 수집은 필수지.’
난 놈의 비굴한 장면을 녹화한 후 숙소로 들어갔다.
*****
다음 날 난 미친개라는 별칭과 함께 전 세계적에 그 이름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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