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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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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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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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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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소환 (6)

DUMMY

일찌감치 자신들의 수도인 모스크바를 버리고 러시아의 제 3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로 이전해 요괴들과의 전투를 지휘하던 러시아 정부는 카자흐스탄의 군 병력이 마침내 전부 전멸하자 다시 정부 이전을 준비했다.


그들이 있던 노보시비르스크는 카자흐스탄의 북쪽 국경과 너무 가까웠는데, 러시아는 서부 전선 방어에 전념하느라 정작 노보시비르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군사적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몽골이 받쳐주는 남부 전선 뒤쪽에 쳐져 있는 ‘이르쿠츠크’ 라는 도시로 정부 거처를 옮겼다.


이르쿠츠크는 아주 오래 전에는 중앙 정부에서 퇴출된 정치인들이나 학자들이 유배되던 장소로 쓰이다가 17세기 말 부터 중국, 몽골과의 무역에 필요한 교통 요충지로 떠오르면서 성장한 도시였다.


그런 역사 때문인지 오래전에 자신들의 조상들이 유배지로 사용했던 곳에 현재의 자신들이 유배 당하고 있는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몽골 군대가 러시아의 ‘고르노알타이스크’까지 진출해 러시아 남부 전선 방어를 형성해 주자, 중국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키르키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을 점령한 요괴들이 중국 국경으로 넘어와 진격하지 않고 파키스탄과 인도쪽으로 계속 남하하며 진격하자 중국은 자신들의 서쪽과 남서쪽 영토를 지키며 버티고 있는 자연이 만들어낸 최상의 험난한 방어벽인 타클라마칸 사막과 히말라야 산맥은 요괴들 조차도 넘보지 못한다며 손뼉을 치며 좋아했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이 뚫렸다는 것은 의미가 달랐다.


카자흐스탄의 국경 지역은 오래전부터 ‘실크로드’ 로 사용 되었던 서북쪽의 중국으로 통하는 길이 열렸다는 것을 의미했고, 당장이라도 요괴들이 자신들의 국가로 곧장 넘어 올 수 있다는 위험한 신호였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자신들의 상비군의 절반에 가까운 백만 대군을 중국 서부의 최대 도시 ‘우루무치’ 시 앞쪽에 전진 배치 시키고,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전시 징병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만전을 기했다.


중국내 여론은 ‘왜 일찌감치 타 국가로 군대를 보내 요괴들을 물리치는 데에 협력하지 않고 이런 위기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냈는가?’ 라며 정부를 질타하는 분노의 목소리가 드높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도 마냥 뒷짐지고 요괴들이 자신들의 국경을 넘기만을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도 요계의 진격을 막기 위해 타 국가로 이미 수많은 병력을 파병 했었고, 그로 인해 적지 않은 병력을 잃고 피해가 꽤 있던 상황이었다.


다만 미사일 같은 대형 살상 무기를 타 국가 영토로 발사하는 것은 끝내 망설였다. 중국은 자신들의 군사력에 자부심이 대단했고, 일반적인 뉴스에서 보여주는 통계와는 달리 자신들의 군사력은 이미 러시아를 넘어서 세계 2위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들이 그리고 인류가 요괴들과의 전쟁에서 질 것이라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역사에서 되풀이 되었다시피 전쟁은 언젠가는 끝난다는 이야기고, 전쟁이 끝나면 늘 그래 왔듯이 논공행상과 전쟁 범죄에 대한 처벌이 따라온다는 이야기였다.


중국은 역사에 자신들이 발사한 미사일에 ‘타 국가의 수많은 민간인들이 같이 희생 되었다’ 라는 오점을 절대로 남기고 싶지 않았기에, 후세에 남을 자신들의 명예를 위해 타 국가로의 미사일 발사만은 자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럽과 중동의 수많은 국가들이 요계의 진격을 막지 못하고 이제 자신들이 차례가 되자, 타 국가로의 미사일 발사를 망설였던 자신들에게 말 못하는 후회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백만 대군이 집결해 있는 그 웅장한 기세에 산짐승들도 두려움에 떨며 도망가는 마당에 그 어떤 누가 야밤을 틈타 습격을 해올 일은 눈꼽만큼도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중국 군대의 야간 경계는 방대한 지역에 걸쳐 철두철미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윽!"

"컥!"


하지만 그 삼엄한 경계를 뚫고 들려오는 단말마의 비명 소리가 있었으니.


“어디야? 여기쯤이라고 하지 않았냐?!”


늑대족 요괴 한 명이 중국 군대 경계병들의 피를 자신의 도에서 털어내며, 자신의 왼쪽 옆구리에 매달려 있는 인간 한 명에게 물었다.


“네. 거의 다 왔습니다. 여기서 2시 방향으로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그 매달려 있는 인간이 자신의 두 손에 든 장치를 보고는 잔뜩 겁먹은 모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요괴는 뒤를 고개를 돌려, ‘이동’ 이라고 말하고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의 뒤로 늑대족 요괴 네 명이 커다란 상자의 한쪽 모서리를 어깨에 매고 따랐다. 그리고 그들 뒤와 옆에는 사방을 경계하며 호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여섯 명의 늑대족 요괴들이 따르고 있었다.


“여깁니다!”


인간의 말에 늑대족 요괴는 옆구리에 끼고 있던 그 인간을 땅에 던져 버리고는 뒤의 부하들에게 상자를 설치 하라고 말했다.


“지정된 시간까지 얼마가 남았나?”


“삼십 분입니다.”


“충분하군. 좋아. 이동진을 빠르게 설치해라.”


그의 명령에 부하들이 이동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달빛이 어두웠지만 그들의 손놀림은 흐트러짐 없이 정확하고 신속했으며 또한 조용했다. 그들은 그들의 임무에 매우 익숙한 모양새였다. 얼마 후, 그들은 이동진에서 발하는 파란색의 빛속으로 전부 사라져 갔다.


하지만 그들이 남기고 간 커다란 상자안의 물건에서는 빨간색의 타이머 시계가 칠흑같은 어둠에 가려진 숲속에서 아무런 소리없이 반짝반짝 거렸다.


그리고 정확히 십오 분 후, 그 타이머가 '00:00:00' 이라는 숫자에 도달하자, 총 여섯 개의 커다란 핵구름이 세상을 덮었다.



*****



“네놈은 지금 이 상황이 재밌냐?”


리니치가 모니터를 보며 냉소를 띄우고 있는 다이안의 멱살을 움켜 잡으며 그의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 거렸다.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짓이지? 그리고 지금 이게 중국 백만 군대와 몽골 이십만 군대를 한 순간에 없애준 사람에게 하는 대우냐?”


다미안은 리니치가 전혀 무섭지 않다는 듯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이 버러지 같은 하등한 종족이! 죽고 싶으냐?!”


“맞아. 인간은 버러지 같은 종족이지. 하지만 그 버러지들이 만들어낸 과학이라는 것은 그렇지 않다. 봐라.”


다미안이 멱살을 잡힌 채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아군 피해 전혀 없이 적을 섬멸한 결과를.”


“흥!”


리니치는 다미안을 한쪽 구석으로 던져 버렸다. 그 소동에 데스크에 앉아 각자의 일에 열중하던 수십 명의 인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어쩔 줄을 몰라했다.


“내 이번 작전을 허락한 마브카 총사령관님의 큰 뜻은 알 길이 없으나, 이것만은 확실히 알겠다. 자신의 본연의 힘을 믿으며 갈고 닦는 전사의 길을 져버리고, 저따위 핵폭탄이나 만들어 내어 의지하는 너희 인간들은 우리 요계에게 정복 당하지 않았어도 언젠가 스스로 자멸 했을 것이라는 것을.”


말을 마치고 리니치는 문 쪽을 향해 걸어갔다.


“마브카는 지금 어디 있어? 그리고 내가 부탁한 인간들의 발전소 셧다운 작전은 어찌 되었어?”


다미안의 말에 리니치가 문고리를 잡고 고개를 돌려 다미안을 다시 노려봤다.


“마브카 님은 미국에 있는 14군단에 사고가 생겨서 그곳에 직접 시찰 가셨다. 네놈의 발전소 작전은 진행 중이다. 수만 개의 달하는 발전소를 전부 작동 정지 시키는 게 쉬운 일인 줄 아느냐? 기다려라 이 미친놈아!. 아. 그리고 네놈의 그 재수없는 면상은 내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꼭 짓밟아 주도록 하지. 기대하도록.”


쾅!


리니치는 문이 부셔져라 세게 닫고는 다미안이 지휘하는 통제실을 나갔다.



*****



“흠...인드리크. 우리가 알고 지낸지 꽤 오래 되었지. 그렇지 않나?”


마브카는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뒷짐을 진 채로 지긋이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그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근엄이 서려 있었다.


“네...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이번 일을 우리의 친분 관계로 그냥 덮어 버리기에는 입은 피해가 너무 크네.”


“죄송합니다.”


인드리크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게다가 상부에 보고를 하지도 않고 오히려 입막음을 하려고 했으니 같은 군단장이라고는 하지만 현재 총사령관인 내 위신에 먹칠을 한 셈일세.”


“죄···죄송합니다!”


인드리크는 고개를 더욱더 숙였다.


신계에서 온 인간 두 명에게 이천오백에 달하는 요계 병력이 당했다는 소문은 날개가 돋힌 듯이 요계군 내부에 퍼져 나갔다.


애초에 그렇게 큰 사건을 부하들의 입단속으로 막으려고 했던 시도 자체가 무리였다. 그 소문은 순식간에 파리에 있는 요계 본부에 도착했고, 급기야는 마브카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사실 여부를 확인 하고자 마브카는 14군단을 직접 방문했고, 그 많은 병력이 당했다는 현장을 방문 했으며, 놈들의 은거처를 찾아 냈으나 놓쳤다는 장소까지 방문해 용기와 일행들이 도망쳤다는 바다쪽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기회를! 기회를 한 번만 더 주십시오! 반드시 놈들을 잡아 바치겠습니다!”


인드리크는 두 무릎을 꿇고 비장한 목소리로 외쳤다.


“일단 당분간 근신하게. 근신 하면서 내가 아까 말한 인간들의 발전소들 처리부터 실행해 주게나.”


“그...그게...”


인드리크가 고개를 들어 마브카를 올려다 보았다.


“인간들의 원자력 발전소들은 인간 놈들이 고의적으로 파괴해 입게 되는 방사능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저희가 예전부터 관리해 오고는 있었습니다만, 그걸 포함해 인간들이 사용했던 모든 발전소들을 작동 정지 시키는 작업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알고 있네. 하지만 반드시 해내야 하는 작업이네. 사실 시간이 걸릴 뿐 방해 요소는 전혀 없는 작전이지 않은가? 필요한만큼 본부에서 관련 기술을 알고 있는 매인노들을 보내줄 터이니 서둘러 주게.

알고 보니 전기라는 게 없으면 인간들은 며칠안으로 자멸할만큼 치명적인 것이더군. 물론 그만큼 유용한 것이기도 하니 나중에 우리가 써먹기 위해서 파괴하지 말고 작동 정지만 시키는 것이기도 하네.”


“그 정보는 이번에 새로 영입한 다미안이라는 매인노 과학자한테서 얻으신 겁니까? 그 인간을 믿으십니까? 벌레같이 하등한 인간들은 전부 믿을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 말에 마브카가 고개를 내려 인드리크를 지긋이 바라봤다.


“자네는 예나 지금이나 의심이 많군. 하지만 그 의심이 자네를 지금 그 자리에 앉혀 주기도 했지. 알겠네. 자네의 말은 머리속에 잘 새겨 놓겠네.”


“그리고 도망간 그 신계의 인간 두 명은 어쩌실 참입니까? 당분간 그냥 놔두실 생각은 아니시겠지요?”


“그럴리가 있겠나. 그들에게 맡길 참이네.”


“그들이라면...설마?...”


인드리키는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들 덕에 오늘 아프리카 대륙 정복이 끝났다는 보고를 여기로 오는 중에 받았네. 아직 살아 남은 소수의 인간 군 병력이 유격대를 형성 했다는 보고도 있었지만, 뭐 그런 자잘한 유격대 활동까지 우리의 선발군과 혈랑대가 맡을 필요는 없으니.

아프리카 대륙의 선발군은 이제 아시아 쪽으로 합류하고 혈랑대가 그 쥐새끼 같은 인간 두 놈을 맡아 줄 걸세.”


“너무 과하신 결정 아니십니까? 고작 그런 놈들 두 명에게 혈랑대를 붙이시다뇨?”


“아니. 골치거리를 해결 하려면 과한 투자로 한 번에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세.”


그리고 마브카는 돌아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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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최강자들의 대결 22.04.08 205 9 15쪽
218 밝혀지는 속셈 (2) 22.04.07 206 9 11쪽
217 밝혀지는 속셈 (1) 22.04.06 199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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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죽음의 안개와 함께 (1) 22.04.04 197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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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적의 약점을 찾아라 (3) 22.04.02 203 9 11쪽
212 적의 약점을 찾아라 (2) 22.04.01 212 9 12쪽
211 적의 약점을 찾아라 (1) 22.03.31 211 9 14쪽
210 마족과의 격전 (2) 22.03.30 206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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