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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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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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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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2)

DUMMY

“시간 다 되었다. 준비 하거라.”


다문천왕이 어느새 다가와 용기에 말했다.


“어 그래? 근데 빨리 왔네? 오늘은 뭐 잡았어?”


“또 상어! 그것도 엄청 큰 놈으로! 그거 언제 다 회치고 자르고 정리할련가 모르겠수.”


옆에 서있던 라울이 짜증이라기 보다는 자기가 할 일이 늘어 억울 하다는 듯이 말했다.


“큭큭. 그러게 좀 작은 걸로 잡지 그랬어. 저번에도 너무 큰 놈으로 잡아 와서 삼 일 동안 회만 먹었잖아.”


용기가 더러워진 손을 씻으면서 장난스럽게 말했다.


“네놈이 가서 직접 잡던지. 그나저나 떡볶이는 언제 먹을 수 있는 게냐? 기다리다 지친다 이놈아.”


“떡을 직접 만들 수가 없으니 찾아야 되는데, 아무래도 쉽지 않아. 찾아도 이미 상해 있기 일쑤이고. 아무튼 열심히 찾고 있으니까 좀 기다려 봐.”


다문천왕은 물속에서 마치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숨을 쉬고 수영할 수 있는 특수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용기는 그에게 어류 사냥을 부탁했다.


사실 용기와 일행들 그리고 그들이 먹여 살리고 있는 생존자들은 음식의 제한을 어느 정도 받고 있었다. 입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음식의 양이 모자르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질적인 부분에서 비롯 되었다.


용기와 일행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어떤 곳을 뒤져야 사람들이 꼼쳐놓은 음식들과 생필품들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들을 얻어 갔다.


주로 한꺼번에 몰려 꽉 막혀 버린 고속도로 위에 버려진 차량들의 트렁크에서 생필품들과 통조림, 파스타, 과자, 초코렛 등등을 찾기 쉬었는데, 운이 좋으면 음식이 가득찬 배송 트럭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배에 뭔가를 집어 넣을 수 있다고 무작정 계속 그런 영양가 없는 음식들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특히 세상의 전기가 완전히 나가 버리자 신선한 고기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정육점들에 있는 고기들은 전부 상해 버렸고, 가축들이 있는 농장들은 인간들이 사라져 버리자 야생 동물들의 습격으로 가축들의 시체들만 썩은 내를 만들어 내고 있을 뿐이었고, 야생 동물들의 사냥은 생존자 구조에도 시간이 모자른 그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용기는 구하기 어려운 육류 대신에 다문천왕에게 어류를 잡아줄 것을 부탁했고, 대신 그에게 인간계에서 만들어낸 각종 과자들과 단것들을 맛보게 해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했다.


다문천왕은 처음에는 귀찮아 했고, 용기가 가져오는 과자들에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용기가 한 번은 주방에서 일을 도와주는 그레이스 할머니의 도움으로 떡볶이를 만들어서 가져 왔는데, 그 이후로 떡볶이 맛에 흠뻑 빠지더니 흔쾌히 거래에 동의했다.


그 후, 다문천왕은 일주일 한 두 번 정도 바다로 나가 물고기들을 잔뜩 잡아 오거나 아니면 커다란 상어 같은 것을 한 마리씩 잡아와 용기와 일행들 그리고 생존자들에게 충분한 고단백질을 제공하는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손을 씻은 용기는 라울, 다문천왕과 함께 오크 아일랜드 한쪽 구석에 설치된 천시연현술 진 안으로 들어섰다.


진 안쪽에서는 그곳에서 벌써 열흘 째 수련에 열중하고 있는 엘리엇의 모습과 한 쪽 구석에 설치된 천막에서 시끄러운 용접 소리를 내고 있는 수밋의 모습이 보였다.


용기와 일행들이 새로 자리 잡은 오크 아일랜드는 예전의 은거처였던 바이온 아일랜드에 비해 규모가 작았기에 천시연현술의 진을 설치할 자리가 비좁아 어쩔 수 없이 진 내부의 규모가 줄어 들었다.


하지만 서너 명이 동시에 진 내부에서 수련할 자리 정도는 되었기에, 새로 합류한 동료들의 무공 증진을 위해 용기는 매일 아침에 진을 발동 시켰다.


사천왕은 돌아가면서 한 명씩 매일 천시연현술 내부로 들어와 진 내부에서 무공 훈련중인 사람과 대련을 해 주었다.


총 여섯 시간 정도 발동되는 진에 한 네 시간 그러니까 진 내부의 시간으로 대략 이십 일 정도를 머물면서 대련 상대가 되어 주었는데, 새로 합류한 동료들의 무공 증진에 꽤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용기는 먼저 엘리엇의 무공 수련 상태를 살펴보고, 몇 가지 조언을 한 다음 엘리엇과 대련을 시작했다.


다문천왕은 라울이 몸을 풀고 익힌 무공의 초식들을 전부 한 번씩 펼쳐 보며 초식 훈련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라울과 대련을 시작했다.




엘리엇은 바이온 아일랜드의 구천환기오행진을 무너뜨리게 만든 리무진에 타고 있던 소년이었다.


의식을 차린 엘리엇은 한동안 말이 없이 방에서 나오지 않다가 삼 일 만에 용기를 찾아 와서는 무공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 하였다.


엘리엇은 자신에 대해 별 설명을 하지 않았다. 자신은 열한 살이고, 리무진을 운전을 하고 있던 사람은 삼촌이라고만 설명했다. 자신의 집은 어디인지, 부모님은 누구인지, 어쩌다가 부모님과 떨어져서 삼촌과 리무진을 타고 도주 중이었는지 등등 자세한 설명은 전부 생략하였다.


용기는 굳이 자신의 배경 설명을 꺼려 하는 사람에게 꼬치꼬치 캐묻기도 뭐하고 해서 특별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


다만 엘리엇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만 유럽계의 억양이 묻어 나오는 것으로 봐서 원래 고향은 유럽 어디쯤이고, 태도나 몸가짐새가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성숙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어떤 부자집에서 고귀하게 자란 자식일 것이라는 짐작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카앙!

따당!


검이 부닺히는 굉음이 일더니 엘리엇의 검이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공중으로 튀어 올라 갔다가 힘없이 땅바닥에 떨어지며 널부러졌다.


“아저씨! 이거 반칙이잖아!”


그가 억울하다는 듯이 아픈 오른손을 잡으며 소리쳤다.


“또 뭐가?”


“아저씨 방금 마교의 유환마검 제 삼초식, 환마성천을 썼잖아. 그건 검을 아래에서 시계 방향으로 돌리며 오른쪽 어깨쯤에 이르러 적에게 검을 뻗는 초식인데, 아저씨는 방금 내가 찌른 검을 하단쪽에서 막자마자 바로 시전 했기 때문에 내가 못 막은 거라고.”


“그래서 내가 원래 창시된 무공 초식 대로 시전하지 않아서 반칙이라고?”


“응.”


“하이고...머리야...난 아무래도 요괴들의 시퍼런 칼에 맞아서가 아니라 신경성 두통으로 죽을 팔자인가 봐.”


용기는 이마를 짚으며 그냥 땅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이것 봐. 꼬사 양반. 내가 무공 초식이 수학 공식이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줘야 되냐?”


‘꼬사’는 ‘꼬마 도사’의 줄임말로 용기가 하도 애늙은이 같이 구는 엘리엇에게 붙여준 별명이었다.


그에게 청성파의 무공을 가르켜 주었기에 합쳐서 ‘청꼬사(청성파의 꼬마 도사)’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엘리엇 본인은 그 별명을 그다지 좋아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싫다는 표현을 하지는 않았다.


용기는 아무런 움직임 없는 고요한 새벽 호수 같은 수(水)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엘리엇에게 그와 딱 맞는 청성파의 무공을 가르쳤다.


화산파의 자하신공과 맞먹을 정도로 아주 최상의 순결도를 자랑하는 심법인 청명신공(靑明神功)과 함께 청운적하검(靑雲赤霞劍)으로 대변되는 청성파는 정파 무림을 대표하는 구파일방에 이름을 올렸을 시절보다 그러지 못했던 시절이 훨씬 많았던 정파의 이류급으로 취급되던 문파였다.


하지만 청성파의 무공 자체는 절대 약하지 않았다.


그들의 무공 자체가 워낙 공격보다는 방어에 치중해 있고, 움직임 자체가 정적으로 화려하지 않아서 뭇사람들의 눈을 현혹 시키는 일이 적었기에 무공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강하다’ 라는 인식을 주기가 힘들었으며, 또한 워낙 순수한 기만을 단련하는 내공 심법에 의해 무공의 약진이 다른 문파에 비해 쉽지 않았을 뿐이었다.


청성파 무공뿐만 아니라 용기는 엘리엇에게 ‘일리리아’ 라고 하는 그에게 딱 맞는 신검을 주어 그의 무공 수위를 한층 더 성장시켜 주었다.


일리리아는 ‘에기르’ 라는 물의 신이 용기와 연화에게 준 선물이었는데, 검의 명칭은 그가 거느리던 호수의 요정 중 한 명의 이름이었다.


일리리아가 관리하던 호수 근처 마을에 어느 날 악귀에게 빙의된 커다랗고 광폭한 뱀이 나타났다.


이 뱀은 사람들을 죽이고 거기서 빠져나온 영혼들을 삼켜 먹으면서 점점 자신의 크기를 늘려 가더니 급기야는 기원 전에 존재했던 커다란 공룡처럼 커져서 사람들이 힘을 합쳐도 막아설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일리리아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혼신을 다해 그 뱀과 싸웠지만 뱀의 힘이 너무 강력하여 치명상을 입고 말자, 최후의 수단으로 그녀는 자신의 호수로 그 뱀을 유인한 뒤, 동귀어진의 수로 그 뱀을 호수의 가장 밑바닥에 가두어 익사 시키고 힘을 다한 그녀도 소멸되고 말았다.


한 발 늦게 도착한 에기르는 일리리아의 마지막 남은 영혼 조각을 자신의 검에 소중히 거두어 들이고, 그녀의 아름다운 헌신을 기리고자 일리리아 라는 이름을 검에 붙였다.


신기하게도 일리리아는 용기의 유피테르 그리고 연화의 칠지도와 다르게 엘리엇을 검의 새로운 주인으로 인정하자마자 그와 대화가 가능한 자아를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는 엘리엇이 검에 불어 넣은 기운을 사용해 검 밖으로 나와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 시킬 수도 있었고, 엘리엇에게 검으로 사용 할 수 있는 수(水)의 기운을 기반으로 한 마법도 몇 가지 가르켜 주었다.


일리리아 검은 원래 광택이 나는 검은색을 지닌 검이었는데, 엘리엇이 청성파의 청명신공을 사용하자 검의 색깔이 눈부신 파란색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리고 그 눈부시게 파란 검으로 청성파의 무공을 펼치는 모습을 본 연화가 콘서트 장에서 형광봉을 흔들어 대는 것 같다고 놀릴 정도로 밝은 광채를 발했다.


엘리엇은 무공의 천재는 아니었지만, 일리리아와 함께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무공 수련에 임했다.


당연히 그의 무공 실력은 노력을 배신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해 갔는데, 단지 문제는 그는 무공 초식들을 너무 수학 공식처럼 여긴다는 것이었다.


마치 수학 공식을 외워서 다른 숫자를 응용하여 제출된 수학 시험 문제들을 풀어 내듯이 접근 하기에, 그 공식에 어긋나는 돌발 상황을 이해하고 맞춰 가는 게 그에게는 쉽지 않는 듯이 보였다.




“이야~ 오늘 생선 튀김은 유난히 맛있네요!”


용기, 다문천왕, 라울, 엘리엇, 수밋이 둘러 앉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수밋은 라울이 만들어 가져온 생선 튀김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연구는 잘돼 가? 난 도대체 언제쯤 이 배터리 충전기 노예 생활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냐?”


용기가 수밋에게 뚱한 표정을 지으면서 장난스럽게 물었다.


“하하하. 노예라뇨. 아저씨도 참...아무튼 요새 급진전이 있었어요. 이번에 천시연현술 진을 나갈 때 쯤에는 아마도 결과물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클클클. 이건 내 생각인데, 그냥 네놈이 환골탈태를 하고 무공을 익히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 같다.”


다문천왕이 수밋을 보며 말했다.


“안돼요! 인류의 긍지를 내가 과학으로 꼭 보여주고 말겠어요!”


“하...”


용기는 먹고 있던 생선 튀김을 탁자 위에 놓으며 한숨을 쉬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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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그대와 함께라면 (3) 22.04.13 194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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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그대와 함께라면 (1) 22.04.11 197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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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위기의 판테온 (1) 22.04.09 210 9 11쪽
219 최강자들의 대결 22.04.08 205 9 15쪽
218 밝혀지는 속셈 (2) 22.04.07 206 9 11쪽
217 밝혀지는 속셈 (1) 22.04.06 199 9 12쪽
216 죽음의 안개와 함께 (2) 22.04.05 196 8 13쪽
215 죽음의 안개와 함께 (1) 22.04.04 197 9 13쪽
214 적의 약점을 찾아라 (4) 22.04.03 206 9 11쪽
213 적의 약점을 찾아라 (3) 22.04.02 203 9 11쪽
212 적의 약점을 찾아라 (2) 22.04.01 212 9 12쪽
211 적의 약점을 찾아라 (1) 22.03.31 211 9 14쪽
210 마족과의 격전 (2) 22.03.30 206 9 14쪽
209 마족과의 격전 (1) 22.03.29 205 9 15쪽
208 요계의 숨겨진 비밀 22.03.28 223 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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