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무적 소환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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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리
작품등록일 :
2021.05.30 21:28
최근연재일 :
2021.06.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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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3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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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화 - 전설의 시작

DUMMY

"어서 와? 기다리느라 힘들었다고?"


"맞아맞아! 입학식 끝나고 바로 오는 줄 알고 기대했는데."


내 앞에 두 남녀가 다정한 목소리로 우리를 환영했다.

약간 요란스럽게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내가 모르는 녀석들이다.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캐릭터들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나는 혹시나 싶어서 눈을 감고 뇌를 최대한 가동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데이터 없음-


"우와! 너희들도 <블루사파이어> 등급이야!? 환영한다!"


테오는 손을 내밀며 환영 인사를 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아무 생각도 없는 것 같았다.


"나는 키르케 미나. 잘 부탁해."


"마찬가지로 소녀는 아이샤 나일 살드론. 편하게 아이샤라 불러주시길."


뭐가 되었던 상대방의 정보를 최대한 알기 위해서 나는 통성명을 시작했다.

내 말이 끝나자 아이샤도 살짝 미소를 지으며 바로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고 가까이에서 보니까 다들 매력적인데?"


두 남녀 중에서 듬직해 보이는 사내가 테오의 손을 잡으며 휘파람을 약간 불며 말을 이었다.


"난 그리드! 옆에 땅꼬마는 메이!"


"누구보고 땅꼬마래!? 까불래 근육돼지!?"


어깨를 으쓱이며 가볍게 답하는 그리드와 도발에 넘어간 메이.

나는 그들의 정보를 빠르게 분석했다.


'일단 겉으로 보이는 정보로는···'


-그리드

검은빛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가지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앞머리를 위로 올렸다.

근육돼지라는 별명답게 엄청난 근육질 몸을 자랑하며 아마 격투가로 보인다.

밝고 쾌활한 성격이 현실이었다면 인싸들의 리더가 아니었을까?


-메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외견과 양갈래머리가 특징이다.

분석할 필요도 없이 땅꼬마라는 별명이 참 잘 어울린다.

화려한 원피스와 머리 위에 거대한 밝은 회색 리본이 시선을 사로잡게 만든다.



'아무래도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곧 있을 테스트에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겠는데.'


나는 곰곰이 그들을 관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나 누님 ~ 아무리 그래도 내 몸을 너무 쳐다보는 거 아냐!?"


"호오 ~ 미나 씨는 근육질 남자가 이상형인가요?"


당황하며 양손으로 몸을 가리는 그리드와 맞장구치는 아이샤의 대답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 테오가 자신의 몸을 쳐다보며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긴 했는데 무시하도록 하자.



"아니, 나는 그리드 옆에 있는 메이를 보고 있었는데?"


나는 순식간에 메이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그녀를 껴안았다.


"하아!?"


메이는 크게 당황하며 얼굴이 잘 익은 문어빵처럼 변했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여동생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메이를 끌어안으며 나는 눈을 감고 생각했다.


키르케 미나의 육체를 얻기 전에 나는 비참했다.

외동으로 태어나 부유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평범한 인생을 보냈다.

친구들은 형제, 자매, 남매 갈등으로 자주 싸우고 있을 때 나는 외동이라는 이유로 그런 귀찮은 일을 겪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외동이라는 사실이 너무 슬프고 외로웠다.

친구들은 동생 혹은 누나, 형과 자주 싸우는 건 사실이었지만 사이좋게 지낼 때도 많았으니까.

그런 광경을 보고 내가 느낀 것은 <공허>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지긋지긋한 학교생활과 양아치들의 집단 괴롭힘이 시작되어 더욱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지.

학교를 졸업해도 나를 축하해 주러 오는 건 아줌마 한 명뿐.


친구들을 보며 너무 비교되고 한심했다.

그렇게 쌓아온 내 감정을 아줌마한테 분노로 털어놓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고, 그 아줌마는 그저 미소만 지었다.


'젠장··· 나는 왜 꿈꾸던 낙원에 도착해서도 지옥 같은 일상 속에 나를 귀찮게 하는 아줌마가 떠오르는 거지.'


"미나···?"


"응?"


메이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며 내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나는 작게나마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다행히 눈치챈 사람은 메이뿐이었다.


"무슨 일 있는 거야?"


"아니야. 그냥 여동생이 있었으면 행복했을 텐데 싶어서."


"뭐야 그게."


나와 메이는 조심스럽게 대화를 나누었다.

메이는 초등학생의 외견을 가지고 있어도 일단은 고등학생이다.

나는 메이를 껴안고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나 보다.


"근데 둘이 무슨 대화를 하고 있는지?"


아이샤는 평소처럼 웃으며 말하고 있었지만 분위기가 달랐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미나가 갑자기 나를 껴안고 유명 맛집을 소개해달라고 해서 조용히 알려주고 있던 참이었어!"


메이는 약간의 거짓말로 지금 이 불길한 상황을 벗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호오? 그렇다면 이번 테스트가 끝나고 다 같이 식사나 하러 갈까요?"


"욜!!! 좋아! 나도 따라가도록 하지!"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아이샤의 말이 끝나기를 무섭게 그리드와 테오는 불타오르며 사나이의 불꽃이 뿜어지도록 고개를 끄덕였다.


메이의 상황 판단력과 순발력은 최고였다.


'고마워 메이.'


-덩덩덩-


시계탑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와 함께 우리는 테스트장으로 이동했다.


---------


테스트장에 도착하자 눈부신 대머리를 가진 중년 남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오는군! 우리 마법 학교의 자랑스러운 것들!"


중년 남성은 해맑은 표정과 함께 굵은 목소리로 우리를 환영했다.

험악한 얼굴과 다르게 해맑은 표정이 메이를 무섭게 만들었는지 그녀는 나와 아이샤 뒤에 숨었다.


"음? 내가 무섭나!? 하하하하! 다들 처음에는 그렇지!"


동네 아저씨처럼 상관없다는 식으로 중년 남성은 말을 이었다.


"내 소개를 하지! 내 이름은 교관! 잘 부탁한다!"


어떻게 이름이 교관이야?라고 궁금증을 가질 수 있겠지만 애니메이션에서 그의 진짜 이름은 거짓말 안 하고 교관이다. 아마도 애니메이션 제작팀이 작명하기 귀찮아서 대충 지었나 보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교관의 첫인사에 긍정했다.

아마도 이 애니메이션 세계 속에서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법칙이 약간씩 다른 것 같다.


"그럼 지금부터 너희들의 역량을 알아보겠다!"


교관은 엄지를 높게 들고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부분은 애니메이션과 비슷한데···'


입학식이 끝나고 테스트장에서 테오는 마검사, 미나는 소환사로써 재능을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장면이기도 하다.


"교관님! 저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주도권을 가져간 것은 클래스에서 누구보다 존재감이 뚜렷한 그리드였다.


'그래. 너의 역량을 알고 싶었어. 애니메이션에서는 안 나오는 미지의 녀석.'


나는 그리드를 날카롭게 쳐다보며 앞으로 펼쳐질 그의 종합적인 능력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극류!>"


그리드가 기술을 발동시키자, 과격하게 흐르는 파도의 흐름이 생성되고 그의 몸 전체를 갑옷처럼 감쌌다.


'방어계 기술인가?'


"크아아아아아아!!!!"


그의 외침과 함께 나의 생각은 곧바로 부정당했다. 그리드는 포효와 함께 교관이 가리킨 거대하고 특수한 샌드백을 향해 자신의 <극류> 기술을 연속으로 타격했다.


'마법계 격투가!?'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갖춘 탱커이자 딜러 역할을 그리드는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의 공격은 무작정 공격하는 것이 아닌 진심을 담은 강력한 펀치였다.


'역시··· 보통 녀석이 아니었어.'


그리드의 테스트가 끝나고 다음 주도권은 메이가 가져갔다.


"근육돼지! 똑똑히 보라고! 땅꼬마의 강력함을."


메이는 자신 있는 목소리와 함께 각오가 되었는지 말을 이어갔다.


"<이슈타르의 달>"


그녀는 마법을 발동시키며 샌드백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약간 특이했다.

손가락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샌드백을 겨누더니 "빵" 소리와 함께 초록색 탄환이 빠른 속도로 날아가 샌드백의 중앙에 꽂혔다.

단순하게 본다면 그리드와 비교했을 때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그녀가 발사한 탄환은 특수한 형태의 거대한 샌드백 뚫었다.


'뭐야···. 저런 마법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메이의 순서가 끝나고 테오는 마검사로서 재능을, 아이샤는 원소마법으로 테스트를 끝냈다.


"자! 그럼 마지막은 키르케 미나!"


교관이 크게 내 이름을 부르자 모두가 나를 쳐다보았다.


물론 각자의 실력을 파악하기 위해 상대방을 관찰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도 그런 식이었으니까.

근데 뭔가 달랐다.

마치 다들 나한테 기대를 하는 것처럼.


"알겠습니다."


소환사 SS 등급, 격투술 S등급인 키르케 미나의 육체를 가진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진 거대한 특수 샌드백을 바라보며 잠시동안 바라보았다.

고요한 침묵이 실내를 얼마나 지배했을까, 나는 행동을 시작했다.


"<탈로스>"



소환사의 부름에 응답한 소환수가 그녀의 뒤 거대한 마법진에서 서서히 나타났다.

과거 신화에 나오는 거대한 청동 거인으로 전투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나는 소환사. 키르케 미나의 육체를 가졌으며 모든 스토리의 흐름을 전부 알고 있다.


"<해방된 마력>"


마법의 흐름을 조화롭게 만들어 더욱 강력한 위력을 만들어 낸다.

<해방된 마력>을 발동시켜 나와 탈로스의 능력을 강화시킨다.


'이걸로 부족해. 더 크게! 내 분노를 느껴봐라!'


"<피닉스>"


나는 과거 일을 떠올리며 세상에 대한 원망과 증오, 분노를 담아 마법을 발동시켰다.

화염의 가호를 갖고 마법진에서 나온 불사조가 탈로스의 뒤에 나란히 붙더니 융합했다.

내가 공격 명령을 내리자 피닉스의 능력을 부여받은 탈로스가 샌드백을 향해 돌격하면서 양손에 깍지를 끼더니 그대로 샌드백의 머리 위로 강타했다.


불사조의 화염과 강력한 일격이 맞물려 거대한 바람이 주위를 덮쳤고, 공기는 열기로 가득 차 숨쉬기 힘들 정도였다.


-쿠과광!-


"꺄아아악!!"


"으으윽···"


모두의 비명소리가 들렸지만 너무 감정을 넣어 공격해서 되돌리는 게 불가능했다.


-쉬이이이이이-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안개가 걷히고 시야가 서서히 보였다.

그들의 시선을 지배한 것은 탈로스가 내려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샌드백이 있던 자리였다.

나는 테스트 결과를 보기 위해 교관을 쳐다보자 그의 몸은 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저기··· 교관님? 다 끝났는데요."


"아······.."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교관은 아직도 입을 벌리고 샌드백이 있던 곳을 허무하게 쳐다봤다.


"이건 인간의 수준이 아니잖아. 초월자야."


"어쩌면 세계를 멸망시킬지도 모르지."


두려움이 담긴 아이샤의 목소리와 동공이 흔들리며 현실도피하는 그리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세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쳐다보자 테오는 거품 물고 쓰러진지 오래고, 메이는 죽음의 사신을 직접 마주한 인간처럼 털썩 주저앉았다.


'선 넘네'


스스로를 생각 속으로 질타했다.

탈로스만 해도 최상급 소환수인데 거기에 강화 마법과 융합까지 시켰다니···

무엇보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보여준 이유가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이라고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교관은 정신을 차렸는지 나를 보더니 천천히 뒷걸음질을 하다가 그대도 도망쳤다.


나는 왜 이렇게 분위기 파악을 못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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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 피어오르는 번뇌의 굴레(5) 21.06.25 20 0 14쪽
24 23화 - 피어오르는 번뇌의 굴레(4) 21.06.24 17 0 12쪽
23 22화 - 피어오르는 번뇌의 굴레(3) 21.06.23 16 0 13쪽
22 21화 - 피어오르는 번뇌의 굴레(2) 21.06.21 17 0 11쪽
21 20화 - 피어오르는 번뇌의 굴레(1) 21.06.20 17 0 12쪽
20 19화 - 메이의 가능성(3) 21.06.19 18 0 12쪽
19 18화 - 메이의 가능성(2) 21.06.18 18 0 10쪽
18 17화 - 메이의 가능성 21.06.16 18 0 11쪽
17 16화 - 아이샤 나일 샬드론 (4) 21.06.15 19 0 10쪽
16 15화 - 아이샤 나일 샬드론 (3) 21.06.13 21 1 15쪽
15 14화 - 아이샤 나일 샬드론 (2) 21.06.12 23 0 11쪽
14 13화 - 재회 +1 21.06.09 28 0 15쪽
13 12화 - 용은 마왕을 싫어한다 21.06.05 23 0 14쪽
12 11화 - 복잡한 일과 21.06.04 27 0 11쪽
11 10화 - 표적 (2) 21.06.03 26 0 17쪽
10 09화 - 표적 21.06.02 24 1 15쪽
9 08화 - 정보 21.06.01 26 1 14쪽
8 07화 - 변색 21.06.01 27 0 9쪽
7 06화 - 여로 21.05.31 30 2 10쪽
6 05화 - 대격변 +1 21.05.31 43 2 13쪽
5 04화 - 전설의 시작 (2) 21.05.30 46 1 9쪽
» 03화 - 전설의 시작 21.05.30 51 1 11쪽
3 02화 - 입학식 21.05.30 62 3 9쪽
2 01화 - 내가 여주인공이 되었다 21.05.30 99 7 10쪽
1 00화 - 프롤로그 +1 21.05.30 138 1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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