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사이언티스트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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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2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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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4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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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식과 전쟁(2)

DUMMY

102. 대관식과 전쟁(2)


대관식과 함께 출정식이 이루어졌다.

아쿠아 시티 최고의 무력 집단인 마법기사단.


워터쉘뿐만 아니라, 나머지 4개의 기사단도 전쟁에 참여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


체포된 3인의 기사단장들과 사라진 스토마 단장.

그들을 대신해 각 기사단의 부기사단장 4명이 얼떨떨한 얼굴로 비즈 앞에 섰다.


"구, 국왕 폐하를 뵙습니다."

"그래..."


그들은 자신들의 단장이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시티에서 기사단을 징벌할 수 있는 견제 세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


그런데 하루 만에 체포된 것이다.


비즈가 부기사단장들을 바라보았다.


"그대들은 이제부터 단장 대리직을 수행하며, 내 명령을 따라 전쟁을 수행할 것이다. 이의가 있나?"

"없습니다..."


단장은 장교고, 부단장은 부사관 같은 개념이라 물과 기름 같은 사이였는데, 차라리 지금이 잘 되었다고 여기는 부단장도 있었다.


"은사 출정식을 마쳤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비즈는 아예 전권을 둠에게 이임했다.

전쟁에 관해서는 오직 둠의 말에 따르겠다고 했다.


"자~ 주목! 저 반란노무 쉐키들을 잡을 방법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비즈가 왕좌에 오르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사람이 둠이라는 걸 아는 자들은 모두 긴장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는 국지전으로 소심하게 싸웠겠지만, 이젠 아니야. 전면전이지. 적을 같은 국민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전부 즉결 처형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거다."


둠의 말에 다들 쉽지 않다는 얼굴이었다.

같은 시티의 시민이 겨우 누구를 왕으로 모시느냐 차이로 죽고 죽이는 살육을 벌이게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둠도 그들이 연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당연히 전부 몰살시킬 생각은 없어. 우리 작전은 '버티기'다."

"버티기?"


둠의 말에 몇 명은 말도 안 된다는 얼굴을 했다.


당연하다.

적의 숫자는 5만이고, 이쪽의 숫자는 그래 봤자 2만이 전부이니.


단장 대리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평범한 보병전을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곳은 벤투스가 아니라 아쿠아입니다."

"케흐흐, 알고 있으니까 기다려 봐. 아직 말 안 끝났어."


둠은 홀로그램을 가리켰다.

수도 벨라스케스와 동쪽 대도시 팔란할 사이에 있는 얼음 평원이 나왔다.


"이곳 얼음 평원에서 우린 싸울 거다. 혹시 마법전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 있나?"


둠의 말에 반응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쿠아 시티 사람들은 모두 마법을 설거지하는 것처럼 간단하게 사용할 줄 아니까.


"마법전의 기초는 초반 화력 공세야. 어느 쪽이 더 강하게 쏟아붓고, 튼튼하게 방어하느냐가 문제지."


근접 마법사도 있지만, 그건 초반 공세가 끝난 이후에나 이루어지는 것이다.

마법사들은 서로를 향해 파멸적인 공격을 퍼붓고, 날아오는 공격을 방어한다.


"그래서 문제가 아니겠소? 적의 숫자가 더 많으니 우리보다 초반 화력이 강한 건 당연지사요. 어떻게 버티겠다는 것이오?"

"게다가 그쪽엔... 마법지팡이가 있소."


부단장들이 우려하는 바를 둠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비즈마저 꾹 닫은 입술로 둠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은사."

"여러분은 마법사지. 그리고 나도 마법을 꽤 잘 쓰는 편이야."

"그게 무슨 말이오."


둠이 씩 웃으며 공중에 떠 있는 홀로그램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진짜보다 더한 가짜를 만들어보자고."


그의 말에 회의장에 있던 모든 사람의 얼굴이 알쏭달쏭하게 변했다.


.

.

.


아쿠아의 군대가 얼음 평원으로 출발하기 전, 둠은 수도에 알파를 남겼다.


"알파, 너는 여기서 상황을 보다가 무슨 일이 있으면 네 판단대로 정리해."

"무슨 일이라 하면... 흑기린이나 반군의 첩자 활동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렇지."


이미 수도엔 흑기린과 반군의 첩자가 득실득실하다.

군대가 출정한 틈을 타 무슨 짓거리를 벌일지 모른다.


"혼자 할 수 있지?"

"맡겨만 주세요."


알파는 머리를 털며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블랙 코어를 이식하고 이전보다 강해진 알파였다.


이 정도는 알아서 잘 할 것이다.


"씰!"


그녀는 같이 출정해야 한다.

비즈와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전쟁이 대두되고 있지만, 우리의 진짜 목표는 놈들의 지팡이야. 마법지팡이를 되찾아와야, 비즈가 각성할 수 있어."

"저 반푼이가요? 어떻게 무기 하나 얻는다고..."

"케흐흐, 너도 반푼이였던 시절이 있으니 이해해줘."

"에잇...! 또 그런다! 전 어렸을 때부터 잘 싸웠거든요!"

"아직도 꼬맹이 같은데 뭘."

"흐잉...!"


말대답하길래 딱밤을 놔줬다.

별로 아프지도 않을 텐데 울상을 짓는 모습이 참 여우 같았다.


씰과 투닥이고 있으려니, 비즈가 다가왔다.


"은사, 출발합니다."

"그래. 가보자고."


아쿠아 군대가 수도에서 전장으로 떠났다.




***




"끄으으으..."


아쿠아의 마법기사단장 스토마는 흐릿한 정신을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곳은 어딘지, 왜 자신이 이곳에 있는지 떠올리려 했다.


'나, 나는... 이상하게 생긴 노인을 따라서...'


팔을 잃고 고통에 몸부림칠 때에 노인이 나타났다.

그는 자신에게 힘을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이곳은..."


기괴한 생명체와 과학 도구들이 난무하는 동굴이었다.

조악해 보였지만 그만큼 괴기스러움이 가득한 실험실 같았다.


알 수 없는 액체가 담긴 실험관에 실험체들이 갇혀 있었다.


"아, 정신이 들었나요?"


그 노인이었다.

가운을 입고 있는 모습이 과학자처럼 보였다.


"당신은 누구..."

"이름 기억하는 재주는 없나 보군요. 마르셀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왜 여기... 엇...?"


그는 상체를 일으키려다가, 잘렸던 왼팔에 이물감을 느꼈다.


철컥.


기계 팔이 달려 있었다.

생각보다 움직임은 자연스러웠고, 팔을 움직이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왼팔을 의수로 교체해드렸습니다. 불편하진 않나요?"

"전혀... 오히려 이전보다..."


전에 있던 팔보다 힘이 넘쳤다.

아니 비단 팔뿐만이 아니었다.


전신에 힘이 넘쳐 흘렀다.

마나로 이미 한 차례 육체를 각성한 스토마였다.

그 정도 경지에 오르지 못한다면 마법기사단장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

그런 그였는데도 몸에서 활기가 흘렀다.


"몇 가지 힘을 북돋을 주사를 놔드렸죠. 아마 지금 상태론 오우거와 팔씨름해도 이길 겁니다."

"진짜로... 몸에 힘이 넘쳐!"


스토마는 기뻐하며 침상에서 일어섰다.

그의 몸에 붙어 있던 여러 호스가 떨어져 나갔다.


"지금이라면 그 둠이란 놈에게 복수를 할 수 있겠어."

"하하, 복수라. 아주 괜찮은 삶의 목표지요."


스토마는 마르셀을 바라보았다.


"나에게 원하는 것이 있나?"

"크게 바라는 건 없습니다. 사실 저는 반군과 협력하는 몸인데, 어차피 기사단장직을 저버리지 않았습니까?"

"그래... 어차피 아쿠아 시티의 왕좌는 페르난데스가 오를 것이야."


오직 혈통만 다룰 수 있는 물의 가호도 1단계를 넘기지 못한 비즈다.

그에 비하면 가호도 없는데 거의 원소력이 3단계였던 여왕에 비견되는 페르난데스가 더욱 왕좌에 어울렸다.


"왕좌는 힘 있는 자의 것이지. 나약하고 어리석은 왕자가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안타깝게도 대관식은 아까 끝났습니다. 왕자는 정식으로 왕이 되었죠."

"어차피 반군이 오면 수도는 쓸려나갈 것이다."

"그래서 부탁이 있습니다. 마침 좀 전에 아쿠아 군대가 수도를 빠져나갔으니, 절호의 기회가 아니겠어요?"

"호오, 그런가?"


마르셀이 말했다.


"그저 기다리고 있는 것보단 뭐라도 해서 반군의 수장께 잘 보이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맞는 말이지. 이젠 기다리고만 있지 않겠다."


스토마가 주먹을 꽉 쥐고 동굴을 나서려 했다.

그는 빛이 보이는 입구 쪽으로 발을 옮기려다가 한쪽 침상 위의 실험체 하나를 바라보았다.


"이건 누구지?"

"아, 주변에서 발견한 실험체인데, 꽤 쓸만합니다. 사로잡느라 애를 좀 먹었지요."


스토마는 침상에 누워 있는 실험체로부터 강렬한 불길함을 느꼈다.

마치 날카로운 예기가 자신의 목을 베는 것 같은 느낌.


그는 고개를 휙 돌리고 다시 걸어갔다.


"난 가겠다."

"하시는 일이 형통하길 바라겠습니다."


마르셀은 고개를 숙이고 그를 배웅했다.

그는 다시 동굴 깊은 안쪽으로 들어갔다.


다시 고요를 찾은 동굴에서 침상에 누워있는 실험체가 신음처럼 읊조렸다.


"타, 타온..."




***




얼음 평원.


해가 비추는데도 평원의 한기는 사라지지 않아, 1년 내내 얼음이 끼어 있는 곳이었다.

수도와 팔란할 사이에 있는 얼음 평원은 원래 거대한 강이었는데, 영원히 얼어붙어 거의 땅과 같은 곳이 된 장소였다.


페르난데스는 반군을 이끌고 평원에서 반대편을 바라보았다.

카일이 다가와 부복했다.


"적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 나도 보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지팡이를 만지작거리며 적을 바라보았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 저들은 총을 들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오로지 마법전으로 전쟁을 치르러 왔다는 뜻.


"그래도 자랑스러운 아쿠아군이라는 건가? 긍지가 죽음으로 이끌고 가는구나."


저들은 죽기로 각오하고 싸우는 것이다.

병사들은 승산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겁에 질렸을 텐데, 용케도 독려한 것 같다.


"시간 끌 필요 없다. 바로 공격 준비해라."

"예, 페르난데스 님."


반군의 공격 준비가 시작되었다.

마법 공격을 증폭시키는 다양한 아티팩트를 가지고 도열하는 반군.


이 중에서 마법을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모두 최소한 물 속성 마법은 사용할 수 있는 자들이다.

수적으로 우세하니 단번에 밀어버리고 수도까지 진군하면 된다.


페르난데스는 반대편에 있는 적들도 마법전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는 걸 목격했다.

이제 화살은 시위에서 떠났고 돌이킬 수 없다.


그는 앞장서서 자신의 뒤를 따르는 반군에게 말했다.


"첫 공격에 전력을 다해라. 절대로 적보다 약하면 안 된다. 반드시 첫 일격으로 적을 분쇄한다는 마음가짐이어야 한다."

"예!"


페르난데스의 말에 반군이 대답했다.



···.



잠시 양군 간에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을 깨는 건 페르난데스의 목소리였다.


그가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


"공격...!"






파바바바박...!


슈와아아아아아...


양군이 동시에 마법을 방출했다.

각종 마법이 하늘을 수놓았는데, 대부분 물 속성 마법이었다.


페르난데스가 외쳤다.


"실드!"


파앗!


5만 대군을 감싸는 거대한 실드가 나타났다.

공격을 날림과 동시에 캐스팅하며 만들어낸 실드.


이 정도라면 겨우 2만의 공격으론 뚫을 수 없을 것이다.


이윽고 충돌음이 들려왔다.



콰가가가가가강!



반군을 감싼 실드는 격하게 흔들렸지만, 금이 가거나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압도적인 마법사의 숫자 때문에 적의 공격은 기별도 오지 않은 것이다.


페르난데스는 적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의 예상과 다르지 않게 적들은 큰 피해를 입고 도망치는 중이었다.


"커헉...!"

"사, 살려줘!“

"죽기 싫어...!"


페르난데스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쳐졌다.

그러면 그렇지, 병사들이 도망치지 않을 리가 없다.


이미 전투의 승기는 이쪽으로 기울었다.


첫 공격이 끝났으니, 다음은 돌격이다.


"근접 마법사들은 돌격해라! 추격해서 한 놈도 빠짐없이 죽여라!"

"우와아아아아---!"


마법사들이 각종 신체 강화 마법을 걸고 평원을 뛰었다.

주변이 초토화되어서 제대로 도망도 못치는 아쿠아군에겐 순식간에 도달할 듯보였다.


공적을 노리고 맨 먼저 아쿠아군 진영으로 도달한 마법사가 얼음 칼을 휘둘렀다.

도망치던 아쿠아군 병사가 겁먹은 표정으로 그걸 바라보았다.


"죽어!"

"흐이익...!"


검이 목을 훑고 지나갔다.

마법사는 병사의 목이 떨어졌음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병사는 여전히 겁먹은 얼굴로 도망쳤다.


"흐이익...!"

"어...? 뭐야, 왜...?"


그는 다시 병사를 따라잡아 얼음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마치 유령이라도 되는 것처럼 칼은 병사의 몸을 슥 지나갈 뿐이었다.


마법사가 얼이 나간 얼굴을 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프로펠러 소리가 들렸다.



투두두두두...



이윽고 구름을 뚫고 거대한 무언가가 나타났다.


비공정이 하늘을 메우고 있었다.


"케하하하! 하늘에서 총알이 빗발친다!"


아쿠아군이 비공정에 타고 있었다.


공중에서 반군이 있는 지상으로, 마법과 총알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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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결전 : 둠(2) +3 21.11.17 389 22 18쪽
148 결전 : 둠(1) +6 21.11.17 368 19 18쪽
147 흑기린(3) +3 21.11.15 370 21 15쪽
146 흑기린(2) +2 21.11.13 380 20 16쪽
145 흑기린(1) +6 21.11.12 365 20 15쪽
144 게임 속 인연(3) +2 21.11.11 370 18 13쪽
143 게임 속 인연(2) +3 21.11.10 374 16 16쪽
142 게임 속 인연(1) +3 21.11.09 388 21 14쪽
141 지하 속 격전(2) 21.11.07 400 17 16쪽
140 지하 속 격전(1) 21.11.06 397 18 13쪽
139 테라 광산(2) +1 21.11.04 404 14 15쪽
138 테라 광산(1) 21.11.03 403 13 17쪽
137 테라 시티(3) 21.11.02 399 17 18쪽
136 테라 시티(2) 21.11.01 437 13 15쪽
135 테라 시티(1) +1 21.10.30 450 19 14쪽
134 협력(4) +1 21.10.29 457 18 13쪽
133 협력(3) +4 21.10.28 462 19 17쪽
132 협력(2) +2 21.10.28 476 25 15쪽
131 협력(1) +4 21.10.26 480 17 14쪽
130 재정비(3) +1 21.10.26 476 21 14쪽
129 재정비(2) +3 21.10.25 480 2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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