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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
작품등록일 :
2021.06.05 22:28
최근연재일 :
2021.11.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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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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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부산신항(2)

DUMMY

(그르르르)

(우아악!)


근처에 모인 모든 경찰들이 일제히 그 트럭을 향해 접근하자 네크로멘서가 소환한 해골과 구울 들이 그 앞을 가로막아 섰다.


"저거 맞나보다. 저놈이 저렇게 보호하는 거 보니까."


형사의 말대로 이제 위치는 파악했다. 다음은 이제 우리가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다.


"형사님, 저기 해골들 사이로 빠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글쎄···. 그게 가능하겠어? 성공하면 좋지만, 혹시라도 안되면 그게 문제지."


저렇게 소용도 없는 총을 쏴대며 서 있는 거보다야 조금이라도 확률이 있는 곳에 한번 걸어보고 싶었다.


"형사님. 그럼 제가 파고 들어가 볼게요. 빨리 들어가서 잡혀있는 친구만 풀어주면 끝나요."

"삼봉씨. 내가 널 못 믿는 게 아니라 저기 위험해서 그래. 까딱 잘못하다가는 큰일 나-"


형사가 나를 만류했다.


"위험한 건 알죠. 그럼 저렇게 그냥 있을 거예요? 저러다 차 타고 도망이라도 가면 다음엔 어떻게 찾으려고요?"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거기에 시간을 끈다고 해서 우리에게 득 될 것이 없기에 지금 어떻게든 해야만 했다.


"하···. 그래. 그럼 우리 대원들이 길을 만들어 줄 거야. 그때 잘 보고 들어가고. 그리고 이것도 가져가고."


주저하던 형사가 커터를 건네며 말했다.


"네. 그럼 저 빨리 가볼게요-"


(이거 놔! 이 해골 놈이···.)

(퍽! 퍽)


난장판. 해골과 구울들 그리고 경찰이 엉망으로 뒤엉켜 몸싸움 중이었다. 총이 통하지 않으니 방패와 진압봉으로 해골들을 때리며 길을 만들고 있었다.


"조금만 더! 밀어-!!"

"읏차! 읏차!"


(크르르르)

(구울!)


경찰들의 힘에 의해 밀려 나가는 해골과 구울들이 아우성이다.


"이쪽! 이쪽으로!"


조금씩 길을 만들어 가던 경찰이, 대기하고 있던 나에게 오라고 소리쳤다.


"밀어-!"


내가 도착한 동시에 그들은 다시 해골들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경찰들이 힘을 쓴 덕분에 이제 조금만 더 가면 트럭이다.


(탕-!)


옆쪽, 해골과 구울 들이 없는 곳에서는 경찰이 네크로멘서와 책방주인을 체포하려는 듯 총을 쏘며 위협하고 있다.


"에잉···. 이놈들이···."


뭔가 생각대로 되지 않자 책방주인이 앓는 소리를 한다.


(구오오오!)

(쿵!)


또 다른 쪽에서는 용사가 골렘을 약 올리며 잘 막아내고 있다.


"밀어-!!"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 바로 앞에 있는 저 트럭의 문을 열고, 마왕을 꺼내기만 하면, 이 상황은 끝난다.


(덥석)


나는 손을 뻗어 트럭의 뒷문을 잡았다.


"됐다! 이제 버텨-!!"


내가 문을 잡자 주위의 경찰들이 버티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바뀐 그 구호가 책방주인의 귀에도 들린 듯, 그가 소리쳤다.


"야! 삼봉! 안돼! 열지 마!"


그렇다고 안 열 수는 없지.


(덜컹-)


양쪽으로 문을 열어젖혔다. 예상대로 트럭의 안에는 의자에 묶인 채 고개를 떨구고 있는 마왕이 앉아 있었다. 바닥에 그려져 있는 이상한 마법진의 한가운데.


"에잉, 저놈이. 안 되겠네. 네크로멘서야 저놈부터 빨리 잡아!"

"꼼짝마! 꼼짝마라니까! 이것들이 경찰을 우습게 알아!"


경찰이 다시 한번 총을 세워 책방주인을 위협했다. 네크로멘서가 쉽게 그곳을 떠나지 못하도록.

나는 그 틈에 얼른 트럭 안으로 뛰어올라 마왕을 흔들어 깨웠다.


"야! 마왕아! 정신 차려!"

"으······. 으···."


마왕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간신히 신음소리만 내고 있었다.


(콱 콰직-)


나는 들고 왔던 커터로 마왕의 몸 여기저기를 억죄고 있는 쇠사슬을 하나씩 끊어내기 시작했다.


"으···. 으······."

"어? 왜? 뭐가?"


마왕도 내가 쇠사슬을 푸는 것을 인지했는지 뭔가를 말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힘에 부치는 듯 제대로 된 말은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콱 콰직-)


계속 쇠사슬을 풀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마왕을 계속 이렇게 두기보다 일간 밖으로 데려나가는 게 급선무니까.


"우악-!"

"불! 불이다!"


이제 두 개의 쇠사슬만 끊어내면 되는데. 밖이 소란스럽다. 또 책방 영감이 뭔가를 하는 것 같았다.


"피해! 빨리 밖으로 나와!"


트럭의 문 앞에 있던 경찰이 나를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마왕을 이렇게 두고 혼자만 나갈 수는 없었기에, 나는 하던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빨리 나오라니까! 에잇!"


내가 움직이지 않자 경찰이 안쪽으로 들어왔다.


"잠시만요! 이거 하나 남았어요! 이것만 하면 된다니까요!"

"지금 그럴 시간 없어! 너까지 죽고 싶어?!"


경찰이 나의 팔을 잡아끌며 억지로 나가려 했다.


(스윽-)


하지만 나가는 것도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트럭 밖으로 나가려는 우리 앞에 네크로멘서가 나타나 우리를 음흉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헉! 이런······. 벌써···."


나를 끌고 밖으로 나가려던 경찰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가진 거라곤 진압봉 하나가 고작이니.


(번쩍)


네크로멘서가 한쪽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화아악)


그와 동시에 불길이 트럭 안으로 들이닥쳤다.


"피해!"


경찰이 불길을 피하기 위해 나를 감싸 안으며 트럭의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나를 감싸느라 늦어버린 경찰은 그 불길을 피할 수 없었다.


"으아아악!"


몸에 불이 붙은 경찰이 소리치며 트럭의 바닥을 뒹굴었다. 나도 그의 몸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거들었지만, 마법으로 만든 불이라 그런지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우당탕)


불에 타는 고통으로 이리저리 뒹구는 경찰과 그것을 끄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이, 나의 발과 경찰의 몸이 꼬여 내 몸이 뒤쪽으로 쏠렸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마왕이 묶여있는 의자를 건드렸고, 그 의자가 넘어지면서 큰 소리가 났다.


"콜록! 콜록!"


아직 꺼지지 않은 불이 트럭 내부에 가득했다. 그 불이 트럭 내부를 태우며 내는 연기에 한 치 앞도 볼 수가 없었고, 숨을 쉬는 것이 조차 어려울 지경이었다. 더 이상 경찰의 비명도 들을 수 없었다.


"삼봉. 아직 살아있어?"


검은 연기 너머 저쪽에서 책방주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쿨럭)불..(쿨럭) 불 꺼···."

"뭐? 잘 안 들리는데?"


내가 말하기 힘든 상황인 걸 뻔히 알면서도 저런 말을 하는 게 연기에 질식되죽기전에 약올라 죽으라는 것 같았다.


"삼봉. 니가 가진 그 책- 그냥 나한테 넘겨- 어차피 죽으면 필요 없잖아. 안 그래?"

"(쿨럭)이 씨···. (쿨럭)"

"응? 잘 안 들려- 그 책 어디 있다고?"

"(쿨럭)...(쿨럭)···."

"에이···. 그렇게 버텨봤자 이제 아무도 너 도와줄 사람 없어- 혹시 알아? 내가 살려줄지? 하하하!"


넘실거리는 불길 너머로 웃어대는 책방주인의 모습이 살짝 보였다. 하지만 그 모습도 검은 연기에 가려 곧 자취를 감추었기에 갈 곳 없는 내 동공은 이내 바닥에 있는 마법진위에 떨어졌다.


(흐물-흐물)


페인트로 그린 그 마법 진의 열을 받은 것 때문인지 여기저기가 부풀어 올라, 마치 푸딩 같다. 건드리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쿨럭 쿨럭)


그래서 뭐. 푸딩이면 뭐. 지금 숨쉬기도 힘든데 그런걸 신경 쓰고 있을 겨를이 없다.


(쿨럭 쿨럭)


가슴이 답답해지며 앉아 있기도 힘들다. 한 손으로는 코 부위를 막고 나머지 한 손은 바닥에 짚은 채 웅크리고 있다.


(쿨럭 쿨럭)


그런데 그것도 힘들다. 이제 좀 눕고 싶다. 몸을 뒤집기도 힘드니 그냥 이대로 엎드려야겠다.


(톡)


뜨겁네. 바닥도, 저 푸딩같이 부풀어 오른 페인트도.


(흐느적 흐느적)


뜨겁다. 바닥만으로도 뜨거운데 페인트까지 손목을 타고 온몸에 퍼지니 내 몸이 불타오르는 것 같다. 이대로 통구이가 되려나?


(화-악-)


그때 갑자기 트럭의 안쪽에서 바람이 불어 나왔다. 그것도 아주 쎈 바람이.


(번쩍)


내 몸이 갑자기 공중으로 떠올랐다. 누군가 내 몸을 번쩍 들어 올린 것 같이.


"삼봉. 정신 차려라."

"으···. 음? (쿨럭)···."


트럭 내부 가득했던 검은 연기가 강한 바람에 휩쓸러나 간 뒤, 그 빈자리를 다른 종류의 검은색이 채웠다. 아주 익숙한 느낌과 함께.


"아···. 마왕이냐···. (쿨럭)"

"그래. 내가 돌아왔다. 상황을 보니 고생을 많이 했나 보구나. 하하하! 역시 내가 없으면 안 되나 보군!"

"(쿨럭)아···. 시끄럽고...(쿨럭) 몰라. 빨리 밖에(쿨럭) 있는 네크로멘서랑 골렘(쿨럭) 어떻게 해봐."

"하하하. 그래. 삼봉, 니가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하려 하던 참이다. 감히 나를 이렇게 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지!"


(터벅 터벅)


나를 들어 올린 마왕이 천천히 트럭의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음···. 그래. 저쪽에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


밖으로 나온 마왕이 주위를 한번 살피고 난 뒤 혼잣말을 했다. 그러고는 곧장 공중으로 날아올라 경찰들이 모여있는 곳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뭐야! 이놈은 또!"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


하늘에서 내려온 마왕을 본 경찰들이 총을 겨누며 경계를 했다. 마왕은 그러던지 말든지 나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그들을 향해 말했다.


"이봐라. 그럴 필요 없다. 여기 이 친구를 두고 갈 테니 잘 보살펴 주도록 해라."


마왕은 나를 내려 놓고 난 뒤 골렘과 네크로멘서 둘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아마 어느 쪽을 먼저 가야 할지 생각하는 것 같았다.


"(쿨럭) 마왕아. 저기 (쿨럭) 골렘부터. 저기 용사가 싸우고 (쿨럭) 있는데 니가 가서 도와줘."


고민하고 있는 마왕을 향해 내가 말했다.


"흠···. 겨우 저 골렘 한 마리에 저러고 있단 말인가. 저 네크로멘서에게 볼일이 있었건만···. 그래. 어쩔 수 없지. 내 저쪽에 먼저 다녀오마."


(쓔웅-)


마왕이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날아갔다. 오늘따라 왜 이리 듬직한건지.


(구오오오!)

(쿵!)


벌써 마왕의 공격이 시작된 것인지 골렘의 비명소리와 함께 한쪽 팔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큰 굉음이 들렸다.


(크어어억!)


이내 골렘의 가슴에 큰 구멍이 생겼다. 여기저기 돌덩이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 간신히 형체만 유지하고 있는 골렘의 모습.


(와르르)


곧 굉음과 함께 골렘이 무너져 내리는 게 보였다. 그 파편들이 주변의 땅에 떨어져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그중에 까만 점하나.


(슈-웅)


마왕이 내 앞으로 용사를 들고 왔다. 정신을 잃은 채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용사를 보니 그가 혼자서 얼마나 고전했는지 짐작이 갔다.


"삼봉. 이 나약한 놈을 여기 둘 터이니 같이 있으려무나. 나는 아직 그놈들에게 볼일이 남았으니 금방 다녀오겠다."


다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는 마왕.


"삼봉씨. 이제 좀 살만해?"


마왕이 날아간 뒤 내 옆에 이현호 형사가 다가와 나의 상태를 확인했다.


"(후-욱)네. 이제 좀 괜찮네요."

"그래. 다행이야. 좀 더 누워서 쉬고 있어. 연기도 많이 마셨을 테니까 옆에 산소호흡기도 좀 차고."

"네. 그럴게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게 연기를 마신 탓일지도. 형사의 말대로 산소호흡기를 찬 뒤 크게 숨을 몇 번 들이켰다.


(흐-읍 후우-)


머리가 점점 맑아지는 느낌이 좋다. 맑은 공기가

내 몸 안쪽 깊숙한 곳에 쌓여있던 연기들까지 몰아내는 것 같은 느낌에 기분까지 상쾌하다. 이제 긴장이 풀려서인지 슬슬 졸리기도 하고. 눈만 좀 감고 있어야겠다. 일 끝나면 마왕이 깨워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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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거북이와 토끼 21.11.25 9 1 11쪽
46 선녀와 거북이 21.11.24 10 1 11쪽
45 토끼와 선녀 21.11.23 12 1 12쪽
44 삼봉퇴마사 사무소 21.11.22 14 1 11쪽
43 캠핑(4) 21.11.21 12 1 11쪽
42 캠핑(3) 21.11.20 12 1 12쪽
41 캠핑(2) 21.11.19 11 1 12쪽
40 캠핑(1) 21.11.18 16 1 11쪽
39 표창장 21.11.17 15 1 11쪽
38 반포자이 34B 발코니 확장형 21.11.16 21 1 11쪽
» 부산신항(2) 21.11.15 15 1 12쪽
36 부산신항(1) 21.11.14 25 1 12쪽
35 찾았다 21.11.13 19 1 11쪽
34 검은사제 둘(2) 21.11.12 13 1 12쪽
33 검은사제 둘(1) 21.08.14 15 1 11쪽
32 굿굿 베리굿(2) 21.08.12 12 1 12쪽
31 굿굿 베리굿(1) 21.08.10 1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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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남포동(1) 21.08.05 13 1 11쪽
28 놀이공원(3) 21.08.03 14 1 12쪽
27 놀이공원(2) 21.07.31 13 1 12쪽
26 놀이공원(1) 21.07.29 14 1 11쪽
25 벤시(3) 21.07.27 12 1 11쪽
24 벤시(2) 21.07.24 16 1 11쪽
23 벤시(1) 21.07.22 17 1 12쪽
22 리버스(Reverse)(4) 21.07.20 16 1 11쪽
21 리버스(Reverse)(3) 21.07.17 17 1 12쪽
20 리버스(Reverse)(2) 21.07.15 1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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