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3위는 해적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반역기사
그림/삽화
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6.11 12:54
최근연재일 :
2021.08.05 18: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3,637
추천수 :
47
글자수 :
325,946

작성
21.07.07 08:47
조회
82
추천
1
글자
16쪽

17화 - 뼈의 전당

DUMMY

코를 찌르는 시체 썩은 냄새가 희미해져 가고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닥도 점점 건조하고 퍼석퍼석한 질감으로 바뀌어 갔다.


"이상하지 않아? 어째 지하로 내려가는데 더 건조해지는 거 같아, 원래라면 지하가 더 습해야···“


뮤가 바닥에 횃불을 비춰보며 동료들에게 묻는다. 그 말에 전열에 있던 드라스가 대답했다.


"확실히 그렇긴 해, 하지만 실제 지하도 아니고 게임이니깐 분위기를 위해서 그런 게 아닐까?“


조금 더 들어가니 좁았던 길목이 넓어지고 횃불들이 늘어져 있는 복도가 나왔다.

바닥엔 뼛조각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꽤 격한 싸움의 흔적이 있었던 것 같았다.

뒤에서 그 광경을 보고 휘파람을 불며 그곳으로 다가온다.


"아까 그 누님 일행들인가 본데?“


"그런 거 같네요.“


샤일록도 그의 곁에서 흔적을 살폈다.


"창술사 2명에 마법 계열 1명, 원거리 계열도 있는 거 같은데?“


젤로는 벽에 난 자국들로만 그들의 규모를 파악했고 샤일록은 그런 젤로의 모습에 위화감을 느꼈는지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젤로도 그 시선을 느꼈는지 인상을 쓰며 말했다.


"저도 정도는 안다고요···“


드라스가 당황한 샤일록의 어깨를 두드린다.


"젤로 녀석이 저렇게 보여도 한 번씩 놀랄만한 눈썰미를 보여주곤 합니다. 하하“


"그렇군요···괜히 미안해지네요.“


한참을 살피던 젤로는 장난기 서린 표정으로 말했다.


"다른 놈들은 모르겠지만 창술사들은 나보다 레벨이 낮은 거 같아. 여기 흔적은 각각 다른 창으로 난 흔적인데 고작해야 기본적인 스킬인 '차지드 러쉬'나 '암드 슬레쉬'로 난 흔적인 거 같아.“


""오~"“


듣고 있던 뮤와 이브인 마저 감탄하며 그에게 박수를 보냈고 젤로는 그 모습에 언짢아했다.

하지만 드라스만은 그의 설명에 고민에 빠졌다.


"민성이 말대로라면 자칫 그들과 만날지도 모르겠는걸?“


"윽, 난 사람들이랑 붙는 건 사양인데“


뮤는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브인은 말을 하지 않았을 뿐 오히려 그 상황에 고취된 듯 상기된 얼굴이었다.


"일단 길은 하나니 더 가보자, 만나더라도 무조건 PK 상황이 올 거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는 상황이고“


'그 여자랑 그런 상황까지 갔는데 만난다면 싸우지 않을 리가 없지, 거기다 오히려 내가 보이면 그쪽에서 먼저 공격해 올 거야···X발, 괜히 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거···’


샤일록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마오의 공략대와 마주친다면 전투는 불가항력이었다. 적어도 그가 함께 있는 파티인 것만으로 그들이 공격받는 건 불 보듯 뻔했다.

자신 때문에 이들을 또다시 위험에 빠트렸단 생각에 고민하는 샤일록, 드라스는 앞선 마오와 샤일록 사이에서 벌어진 일을 보곤 고민에 빠진 샤일록을 다시 한번 다독인다.

그리곤 다른 파티원들이 들리지 않게 조용히 속삭였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젤로의 말대로면 저희 쪽이 유리하고, 여차하면 도망쳐도 됩니까요“


그렇게 말하곤 드라스는 파티원들을 이끈다.

그의 격려에도 샤일록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플레이어 40레벨 대의 한 명을 단번에 즉사시킨 마오의 힘은 직접 느껴보았기에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정말 그들과 맞닥뜨린다면 자신들은 마오의 선에서 순식간에 죽을 것이 뻔했다. 운 좋게 그녀의 공격을 피했긴 했지만 이런 좁은 공간에서 다시, 그것도 파티원들과 함께 그녀와 마주친다면 도망칠 순간도 없을 것이다.


'만나는 순간 즉사다···’


"앗!!!“


"으악!!!!!!!“


걱정에 빠져 있던 샤일록은 앞에서 들려오는 짧은 외마디에 놀라 소리를 지르며 총을 뽑아 들었다. 하지만 파티원들은 오히려 지금까지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그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


"뭐···뭔데!!"


"왜, 왜 그러세요. 샤일록님?!“


"아, 아닙니다. 앞에서 비명 같은 게 들려서···“


샤일록은 대충 얼버무리며 소리가 난 앞을 보았다. 거긴 마오 무리 따윈 없었고 대신 갈림길이 있었다.


"그냥 갈림길이 나와서 그랬던 거예요···“


"아···죄송합니다···“


"하하! 인제 보니 샤일록님, 겁이 많으시구나?“


젤로는 처음 본 샤일록의 모습에 장난기가 발동한 듯 그에게 어깨동무하며 웃어댔다.

샤일록은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속을 쓸어냈다.


"죄송해요. 제가···“


처음 소리의 원인이었던 뮤가 미안했는지 울상이 된 표정으로 샤일록을 쳐다보았고 샤일록은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젤로님 말대로 겁이 많아서 그런 거예요! 오히려 제가 죄송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분명 바티클 공략대도 이 갈림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운이 좋다면 그들과 만난 일이 없어지겠지만 반대로 운이 나쁘다면 돌아오는 그들과 마주칠 가능성이 생긴다.


"어디로 가야 하나···“


"잘만 고르면 그 공대랑은 안 마주칠 수 있을 건데···“


이브인과 드라스가 갈림길 앞에서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자 참다못한 젤로가 앞으로 나선다.


"이럴 줄 알았지! 나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 비켜봐!“


젤로는 자신의 창을 허공에 한 번 돌리더니 갈림길 정중앙에 세웠다.


"뭘 하려는 거야···“


"창술사한테 길을 찾는 스킬이 있었나요?“


"설마요. 그런 건 들은 적도, 쓰는 사람을 본 적도 없었는데···"


파티원들의 기대 속에 젤로는 세워진 창을 보곤 자세를 잡더니 의미심장한 동작을 이어 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합!!!!!!!!!“


기합, 모든 이가 침을 삼키며 그 모습을 지켜봤다. 모든 동작을 끝마친 그는 심기일전의 자세로 창에 다가갔다.

그리곤 손가락으로 창을 톡 하고 건들자 창을 오른쪽으로 쓰러졌다.


"자~ 이쪽으로~“


젤로는 자연스럽게 창이 쓰러진 오른쪽을 향해 걸어갔다. 긴장감을 일제히 무너졌고 파티원들은 저마다 분노, 당혹감을 숨기지 않고 뿜어냈다.


"이런 X친!!“


"뭐하나 했다···“


"그러면 그렇지···“


이브인은 젤로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고 드라스와 샤일록은 그런 그들을 말리기 바빴다.

뮤는 자신의 석장으로 똑같이 쓰러트려 보았다.


"컥컥, 어차피 확률은 50% 아니야? 이렇게라도 하면 좋잖아!!“


"뭐 이렇게라도? 넌 그 아줌마한테 죽기 전에 나한테 먼저 죽어!!!"“


젤로는 목이 졸리는 와중에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토해냈고 그 말은 이브인의 화를 돋우는데 아주 좋은 장작이 되었다. 젤로의 목을 조른 이브인의 손은 이제는 정말 젤로를 죽일 것 같이 조였다.


"자자, 둘 다 진정해! 진짜 이 짓 하기도 지친다 지쳐! 너희가 어린 애야? 내가 유치원 선생이냐고?“


전 같으면 미소를 유지하며 타일렀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드라스는 눈을 매섭게 뜬 심각한 표정으로 목소리 또한 무거웠다. 샤일록에게는 괜찮을 거라며 위로했지만, 그도 이번만은 기존과 다른 아주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는 것에 큰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드라스의 호통에 이브인은 곧 젤로를 조르던 손을 풀며 고개를 들지 못했고 젤로도 숨을 헐떡이며 사과했다.


"말은 안 했지만, 너희들도 알 거야! 바티클 길드의 그 공대장, 솔직히 우리가 이기기엔 너무 역부족이야!!“


'역시, 알고 있었군.‘


"샤일록님이랑 나는 계속 앞일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너희들은 진짜···“


드라스는 한숨을 쉬더니 표정을 풀었다.

이브인과 젤로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연신 고개를 숙이기만 했다.

그때 갈림길을 조사하던 뮤가 말했다.


"어쩌면 오른쪽으로 가는 게 맞을지도 몰라.“


""뭐?"“


그 말에 모두 뮤로 다가갔다.

뮤는 석장으로 오른쪽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 탐지 스킬로 두 길을 모두 조사 해봤는데, 왼쪽은 몬스터의 기척이 감지되지 않았어. 반대로 오른쪽 길은 얼마 안 가 몬스터로 보이는 기운이 감지됐지. 그들이 지나갔다면 몬스터가 있을 리가 없잖아?“


그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젤로는 무언가 의심쩍은 듯 말했다.


"하지만 왼쪽이 원래부터 몬스터가 없었고, 거기다 그 여자도 사제면 탐지 기능이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오히려 수상한···“


"그랬다면 두 곳 다 몬스터가 없어야지, 지금까지 오는 길에서도 봤잖아. 그 공략대는 모든 몬스터를 처치하고 다니는 녀석들이야, 그런 놈들이 오히려 몬스터가 없는 곳으로 갔다곤 생각하기 힘들어“


샤일록에게 뮤의 이런 차분하면서도 또렷한 목소리는 여전히 적응하기 힘들었다. 작은 목소리에 수줍음이 많던 그녀의 모습은 더는 찾을 수 없었다.

마치 뮤의 캐릭터를 다른 이가 플레이하는 것만 같았다.


"그럼 지금 최선의 선택은 오른쪽이네, 난 뮤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데 이의 있는 사람?“


만장일치로 그들은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하지만 몬스터가 있다는 말에 모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갈림길은 다시 좁아지는 구간이었고 주위를 밝히던 횃불들도 사라져 그들이 들고 있는 횃불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으악, 내 발 밟지 마!“


"누가 내 망토 당겼어!“


"밀지 마!“


점점 좁아지는 통로에 결국은 완전히 일자형이 되었고 드라스 – 젤로 – 뮤 – 샤일록 – 이브인의 순으로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들고 있는 횃불의 열기로 각자 거리가 벌려있었다.


"다시 넓어진다.“


전열에 있던 드라스의 말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공간이 넓어져 움직임이 수월해졌다. 무슨 방 같은 곳에 들어선 것 같았다. 하지만 주위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두웠고 메케한 흙먼지만이 그들의 눈과 코를 자극했다.


"콜록콜록, 무슨 먼지가 이렇게 많아···눈도 아파“


뮤가 기침하며 괴로워했고 다른 이들도 하나둘씩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캑캑“


"콜록콜록“


기침 소리가 방을 온통 메웠고 샤일록이 기침을 하는 순간 들고 있던 횃불의 불씨가 튀더니 바닥으로 떨어졌다.


화르르!!


작은 불씨가 크게 일렁이더니 방의 모서리를 타고 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방 전체를 밝혔는데 그곳은 묘비와 관들이 늘어선 넓은 묘실이었다.

묘실의 규모는 웬만한 강당 못지않게 넓었고 관과 묘비의 모양은 제각각이었다. 특히나 묘비가 아니더라도 벽 여기저기엔 뼈들로 수놓아져 있었다.


"히이이익!“


"뭐 이런 곳이 다 있냐···“


주위를 둘러본 뮤와 젤로가 경악했다.


"납골당인 줄 알았는데 카타콤이잖아···“


샤일록은 묘비와 관 그리고 수많은 뼈를 보며 중얼거렸다. 정말 관광안내책자나 영화에서나 보던 지하 분묘 '카타콤'에 와 있는, 아니 그 한 중앙에 서 있었다.


"생각한 거 치곤 엄청 넓은데?“


"그렇게, 거기다 주위엔 불을 켤 수 있게 기름까지 준비된 거 같아“


드라스와 이브인은 주위를 둘러보며 감탄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잠시 곧이어 땅이 흔들리는 느낌과 함께 누군가 그들의 발목을 잡는 감촉 느껴졌다. 넝쿨이나 다른 것이 아닌 정확히 손가락이 다섯 달린 사람의 손이 발목을 움켜잡는 느낌이었다.


모두 일제히 자신의 발을 바라보았고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욕설과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으악!!"“


"X발!“


살도 다 떨어져 나간 주검의 손이 땅에서 뻗어 나와 그들의 발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가했다. 장식품이라고 생각했던 벽에 박힌 해골들이 걸어 나왔고 관과 묘비를 뚫고 해골들이 기어 나왔다.

생긴 건 제각각이었지만 하나하나 모두 끔찍하긴 마찬가지였다. 스컬레톤이나 좀비 같은 건 게임의 단골 소재였지만 실존 같은 가상현실에서 직접 맞닥뜨린다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해골'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일상에서 해골을 볼 일은 극히 드물며 이것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은 살아생전 볼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다들 침착하게 포지션 유지해!“


"움직일 수 있어야 포지션을 유지하지!!“


"턴 언데드!!“


모두가 당황하고 있을 사이 뮤의 주문과 함께 근처에 있던 스컬레톤과 다리를 잡고 있던 손들이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사제의 전매특허, 언데드 소멸 주문이었다.


"자 이 틈에 어서!“


뮤의 지시와 함께 남은 4명은 뮤를 중심에 두고 서로의 등을 맞댔다. 누구 하나 말을 하지 않았지만 방금 주문을 보았다면 든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사제를 지켜야 한다!‘


캉!


쨍그랑!


바사삭


탕!


챙!


화르르!


병장기의 소리와 함께 마치 유리창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그때마다 스컬레톤들이 허물어지듯 쓰러졌다. 녀석들은 생긴 것처럼 툭 하고 건들면 금세 우수수 무너지기 십상이었다.


"윽!!“


"떨어져!“


하지만 그 수는 너무나 많았다. 더욱 큰 문제는 쓰러트리더라도 곧 몸을 조립해 다시 일어선다는 것이었다.


"플레임 애로우!“


이브인의 주문과 함께 날카로운 작살과도 같은 불줄기가 해골을 꿰뚫었고 곧 전신에 불이 옮겨붙었다.

불에 탄 해골들은 더는 일어서지 않았다.

그것을 본 드라스가 외쳤다.


"마법으로 죽은 녀석들은 소생하지 않는 거 같아! 최대한 선양이랑 미지 위주로 케어해줘! 포션도 몰아주고! 큭!“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해골들이 무더기로 그의 방패에 쏟아졌고 샤일록과 젤로도 최소한의 포션만을 남겨두고 모두 그녀들에게 건넸다.


"뼈다귀니깐 타점이 너무 좁아서 맞질 않아!“


젤로의 창은 그들의 갈비뼈 사이를 통과하기 일쑤였다. 샤일록도 찌르기보단 베기에 열중하여 해골들을 밀쳐냈다.


"마법 계열이 적은 저희로선 최악이네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납골당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물리 계열인 샤일록, 드라스, 젤로는 그저 시간벌기에 불과했고 심지어 뼈 체형의 몬스터와 최악의 상성인 젤로는 열심히 머리를 노렸지만, 그것마저 녀석들이 막아내자 벅찼다.


"샤일록님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게 뭔 줄 아세요?“


제일 벅찬 와중에도 젤로는 장난 섞인 말투로 입을 연다. 샤일록도 웃으며 그의 말을 받아친다.


"뭐죠? 이번 기회에 직업을 바꾸시게요?“


"그러면 좋겠지만···!!!“


젤로는 달려드는 해골들을 창대로 단숨에 박살 냈다.


"헥헥···아까 그년 파티에 창술사가 2명이라고 했잖아요. 거기다 저보다 레벨이 낮은 놈들이고“


젤로는 숨이 찬지 말을 끝까지 하지 않고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의 말에 샤일록은 웃음을 터트리며 그에게 총을 겨눴다.


탕!


쨍그랑!


젤로 뒤로 달려들던 해골의 머리가 유리구슬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캬하하하하하하!!!“


가식 따윈 없는 본심 그대로의 웃음. 악인과도 같은 목소리였다.

샤일록은 지쳐 숨을 고르고 있던 젤로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도 지쳐 숨을 헐떡이긴 마찬가지였지만 젤로의 그 말에 이미 입꼬리가 귀에 걸리다 못해 정수리까지 닿을 지경이었다.


"하···하하하, 그렇게 좋으셨나···요?“


"네,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재밌는 얘기였네요.“


샤일록의 손을 잡고 일어선 젤로는 오히려 자신이 당황했다. 단 한 번도 샤일록의 그런 표정과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의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도 들어 본 적 없는 목소리였다.


젤로의 반응을 본 샤일록은 정신을 차리며 표정을 가다듬더니 평소의 목소리로 돌아왔다.


"아이고, 실례. 어릴 때부터 정말 기분 좋으면 버릇이라···무심코“


"하하하···“


하지만 그 당혹감이 지워지기도 전에 다시 한번 뼈의 비가 내린다.


"홀리 베리어!!“


뮤의 주문과 함께 둥근 장막이 그들을 에워쌌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날카로운 뼈 무더기를 막아내었다.


"선양아 고맙···“


"릴렉스 시키는 것도 좋지만 집중해!"


젤로가 감사하려는 찰나 뮤는 그와 샤일록의 대화를 들었는지 무섭게 주의를 줬다. 다른 이들도 샤일록의 웃음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신경 쓰는 이는 없었다.


작가의말

하루에 한 화가 지켜지지 않네요 ㅠㅠ

비가 많이 옵니다. 다들 몸 조심하시고


재밌게 보셨다면 구독과 추천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랭킹 3위는 해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시간 21.07.12 50 0 -
42 41화 - 최종장을 위하여 21.08.05 34 0 14쪽
41 40화 - 마지막 거래 21.08.04 19 0 16쪽
40 39화 - 친구 또는 원수 21.08.03 19 0 17쪽
39 38화 - 임시휴전 21.08.02 24 0 17쪽
38 37화 - 달밤의 화원 21.07.30 23 0 17쪽
37 36화 - 불공정거래 21.07.29 30 0 18쪽
36 35화 - 아수라장 21.07.28 29 0 15쪽
35 34화 - 검은 성녀 21.07.27 28 0 15쪽
34 33화 - 전쟁의 전조 21.07.26 28 0 17쪽
33 32화 - 데자뷰 21.07.24 35 0 19쪽
32 31화 - 선장의 자질 21.07.23 36 0 15쪽
31 30화 -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21.07.22 34 1 15쪽
30 29화 - 아침에 있었던 일 21.07.21 35 2 17쪽
29 28화 - 소주 한 잔 21.07.20 44 1 17쪽
28 27화 - 쓸모 없는 보상 21.07.19 44 0 17쪽
27 26화 - 곡예단 21.07.16 40 0 14쪽
26 25화 - 뜻 밖의 재능 21.07.15 47 0 14쪽
25 24화 - 새로운 검의 주인 21.07.14 50 1 17쪽
24 23화 - 마검전설 21.07.13 50 0 15쪽
23 22화 - Street Fighter 21.07.12 60 0 18쪽
22 21화 - Beat +2 21.07.11 66 1 17쪽
21 20화 - 중간점검 +1 21.07.10 69 3 16쪽
20 19화 - 그녀가 온다. 21.07.09 73 3 18쪽
19 18화 - 산 너머 산 21.07.08 67 1 18쪽
» 17화 - 뼈의 전당 21.07.07 83 1 16쪽
17 16화 - 악녀 21.07.04 89 1 17쪽
16 15화 - 그때 그 사람들 21.07.03 97 1 18쪽
15 14화 - 불청객 21.07.01 100 1 16쪽
14 13화 - 최초 클리어 +4 21.06.30 117 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