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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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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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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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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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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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138화. 추풍낙엽 같은 생명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쥬맥은 주변에 보초를 배치한 뒤 지친 무사와 말들을 쉬게 하면서, 원기를 회복하도록 시간을 주었다.


그러면서 본인은 어풍비행으로 날아올라, 적의 선발대가 어디쯤 오는지 강 건너편을 살펴볼 생각이다.


강을 건너 한참을 날아가니 마침내 이만오천여 명의 반인족 전사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머지 병력은 아마 1차 거점에 남겨 둔 듯했다.


그런데 이동하는 방향으로 봐서는, 기존의 침략로(侵略路)보다 약간 더 서북쪽을 향하고 있었다.


‘아니, 저놈들이 왜 저쪽으로 가지?’


선발대라 그런지 전투 장비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거점(據點)을 만들기 위한 자재와 장비가 대부분이다.


다시 선발대가 대기한 장소로 돌아온 쥬맥은, 적의 예상 경로에 맞추어서 아군 선발대의 위치를 좀더 남서쪽으로 옮겼다.


다음 날 저녁 무렵. 강 반대편에 도착한 적의 선발대가 그곳에 2차 거점을 만들기 시작했다.


쥬맥은 적이 강을 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적의 거점 맞은편 조금 뒤쪽에 진지를 구축하게 했다. 낮은 구릉 너머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곳에.


그리고 다음 날 적이 도강할 것에 대비하여, 강 건너의 숲속에 선발대 인원 중에서 이천 명을 데리고 잠복했다. 나머지 삼천은 계속 진지를 구축하도록 해서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이다.



축성지로 향하는 반인족 선발대 삼만 명의 대장은, 이각족의 ‘울라수’가 맡고 있었다. 그는 1차 거점을 우르강의 첫째 지류 앞쪽에 두고, 2차 거점은 두 번째 지류의 앞쪽에 건설했다.


그래야 그곳에서 강을 건널 준비를 하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거점에는 오천 명의 전사들을 남겨서 지키게 하고, 내일 오후에는 강을 건너 3차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일 계획이었다.


그런데 사전 조사 차원에서 강변에 정찰을 보낸 염탐조의 정보가 들어왔다. 얼마 되지 않는 천인족의 병력이, 강 건너편에서 이쪽을 정탐을 하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는 것!


그것은 이번 침략을 천인족이 이미 알아차렸다는 것을 뜻했다. 그렇다면 천인족의 본대가 도착하기 전에 도강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갈수록 도강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래서 내일 오전 중으로 도강을 하기로 결정하고, 거점을 지킬 오천을 제외한 이만이 긴급하게 움직여 뗏목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다음 날.


쥬맥도 긴장하여 반인족을 주시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반인족은 아침부터 도강을 서둘렀다. 새벽부터 준비에 나섰고······.


그리고 해가 뜨자마자 바로 도강을 시작했다. 적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그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쥬맥은 삼 갑자 이상 절정의 경지를 넘어선 고수들로 이십 명을 선발(選拔)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각 백 명씩의 무사들을 맡기면서, 자신의 부대원들을 보호하며 전투를 이끌게 했다.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각 대의 대장이다. 전권을 가지고 적을 공격하라! 나는 도강(渡江) 중인 적을 치겠다. 필요한 진법을 펼치고 여러분들의 대원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라!”


그것은 책임감을 지워서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한 나름의 한 방편이었다.


우르강의 양안(兩岸)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마침내 적 이만여 명이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그들은 천인족이 잘 싸운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자신들도 모두 토납술을 익혔으니 나름 전투에 자신이 있었다.


소수(小數)의 천인족 부대로는 결코 자신들 이만 명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그러니 거침없이 도강을 강행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잘 몰랐다. 무공이란 것이 토납술 혹은 단전호흡이라고 일컫는 기초 호흡법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훨씬 고도화된 수많은 종류의 심법이 있고, 또 그와 어울리는 수많은 검공, 도공을 비롯하여 신법과 보법 등등.


또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우주와 같은 거대한 숲을 이루는 절세의 신공들!


그것을 저들이 어찌 알겠는가?


마침내 반인족의 전사들 오천여 명이 강을 건너서 반대편 둑에 도착했을 때···, 쥬맥의 공격(攻擊) 명령이 떨어졌다.


“모두 공격하라!”


둥둥둥~ 둥둥둥~ 둥둥둥~


“공격!”


“와~”


이천 명의 백호대가 거센 파도처럼 내달리며 반인족을 향해 돌격했다.


이를 발견한 반인족이 깜짝 놀라서 살펴보니, 적의 수가 그리 많지 않아서 이참에 아예 혼쭐을 내고 싶었다.


“적이다! 얼마 안 되니 모두 죽여라!”


뿌우~ 뿌우~ 뿌우~


“적을 죽여라!”


“와~”


외치는 고함소리와 뿔고동 소리가 뒤섞이며, 전장은 흥분(興奮)의 도가니로 점차 빠져들었다.


반인족은 아군이 아직 대부분 물 위에 떠 있기 때문에, 강둑에 이미 도착한 전사들이 버티면서 시간을 벌어야 하는 상황! 그들은 기를 쓰고 싸우면서 천인족 무사들을 막고자 독화살을 쏘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백호대가 너무 근접하여 곧 백병전(白兵戰)이 벌어질 테니, 다른 공격은 이제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마침내 두 종족의 전사들이 격돌했다.


“우와! 적을 쳐라!”


“죽여라!”


온갖 함성과 함께 백호대가 도검을 휘두르며, 용감하게 반인족 전사들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접전(接戰)은 점점 더 치열해졌고······.


접전이 시작되자마자 여기저기서 서로 죽이며 비명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커억~ 살려 줘!”


숫자가 적다고 깔보았으나, 천인족의 백호대는 양떼 속에 뛰어든 호랑이처럼 반인족을 무인지경으로 휩쓸었다.


그들은 백 명이 한 무리를 이루어 서로를 보호하면서, 잘 드러나지 않는 진을 구축했다. 그러면서 번개처럼 도검으로는, 반인족 전사들의 목을 뎅강뎅강 잘라 버린다.


그러자 순식간에 즐비하게 바닥에 드러눕는 반인족의 전사들! 그들 대부분은 목이 떨어진 시신이었다.


눈앞에 지옥도가 펼쳐지면서 아군이 수없이 죽어 가는 모습을 본 반인족들은, 아차 하면서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서려고 했다.


그러나 그 뒤에는 검푸른 강물이 길을 막고 있었으니! 그러니 어디로 도망을 갈 것인가?


“으아아아악!”


“크흐윽!”


수많은 비명(悲鳴) 속에서 도강한 반인족이 우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만하면 됐겠지.’


그때 쥬맥은 어풍비행으로 날아올라, 도강 중인 반인족 전사들을 가장 뒤쪽에 있는 뗏목부터 공격을 가했다.


한 사람이 새처럼 날아오자, 반인족들도 들은 적이 있는지 깜짝 놀라며 소리친다.


“적의 고수다! 모두 독화살을 쏘아라!”


“큰 활로 공격하라!”


모두 크게 외치면서 집중 사격을 가했다.


그러나 온몸에 호신강기를 두르고, 중요 부위는 가벼운 경갑으로 감싼 쥬맥이다. 그러니 화살은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했다.


쥬맥이 허공에서 방향을 틀면서 검탄을 날리자, 한 방에 뗏목이 산산이 부서진다.


퍼버버버벙!


“으아아악! 뗏목이 부서졌다! 물로 뛰어들어라!”


순식간에 수십 척의 뗏목이 부서지고, 수많은 반인족이 물살에 떠내려갔다.


그러다가 쥬맥이 그중에 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탄 뗏목을 발견했다. 급히 그쪽으로 접근하자, 반인족의 선발대(先發隊) 대장인 울라수가 질겁을 하며 소리친다.


“모두 활을 쏘아라! 이 뗏목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라! 어서!”


“호위대는 대장을 지켜라!”


모두 발버둥을 치지만, 그들의 힘으로 어찌 쥬맥을 막을 수가 있겠는가? 허공에서 몇 번 내지른 검탄에 주변의 뗏목들은 모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그 와중에 대장 울라수도 강물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점점 차가운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고······.


“빨리 대장을 구해라!”


그러나 쥬맥이 그 주변에 검탄을 뿌리며 공격을 퍼부으니, 아무도 대장을 구하려고 접근을 하지 못했다.


쥬맥이 작심하고 반인족의 후미에 있는 뗏목부터 공격하여 하나씩 모두 부숴 버리자, 점점 그 수가 줄더니 결국에는 모두 부서지고 파편만이 강물 위를 떠돌았다.


그 파편을 물에 빠진 반인족 전사끼리 구명줄인 양 서로 붙잡으려고 싸우니, 아군 간에 서로 죽고 죽이는 비극이 벌어졌다. 그러나 어찌하랴. 인간의 목숨에 대한 집착은 끝이 없는 것을!


뗏목을 모두 부숴 버린 쥬맥은 허우적대는 적까지 죽이는 것은 마음에 걸려서 되돌아오고 말았다.


그 사이에 강변의 처절했던 전투도 어느덧 막을 내리고 있었는데······.


이미 도강을 마친 반인족의 무사들 오천 명은, 뜨거운 피를 폭포수처럼 흘리며 싸늘한 대지 위에 몸을 누였다.


시신이 썩으면 전염병(傳染病)이 돌 수도 있고, 들짐승과 날짐승이 몰려들어서 다음 전투에 큰 장애물이 된다. 그러니 안됐지만 모두 끌어다가 강물에 던져 버렸다.


누군가의 꼬드김으로 고향을 떠나 먼 곳의 전장에 선 죄 없는 전사들은, 이렇게 처량한 물고기 밥이 되어 사라져 갔다.


누가 이 죄를 모두 짊어질 것인가? 이 엄청난 업보를 말이다.


이번 전쟁은 천인족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라 단호하게 응징했다.


그러다 보니 애꿎은 반인족의 전사들만 무참히 도륙되었다. 도강을 시도한 이만의 전사 중에서 일만오천이 전사(戰死)하고, 이천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물에 떠내려가다가 돌아가거나 헤엄쳐서 돌아간 삼천여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강둑에서 죽거나 물속에 수장이 되고 말았다.


선발대의 대장인 울라수마저 죽어 버리자, 반인족(半人族)의 선발대는 강 건너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


이 첫 번째 전투에서 천인족(天人族) 무사들이 죽은 것은 겨우 십여 명.


삼 갑자가 넘는 절정급 고수들이 위기 때마다 구출하였고, 강을 넘은 오천을 제외하고는 태반이 강 위에서 쥬맥에게 공격을 받아 수장되었기 때문이다.


두두두두두두두!!


거친 말발굽 소리가 지축을 울린다.


하루에 천 리를 넘게 달린다는 시원마(始原馬). 그 말을 탄 기마대를 앞세우고 도착한 천인족 본대는, 선발대 간의 전투가 끝난 다음 날 도착하여 진지를 보완하고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전날 있었던 선발대 간의 전투 내용을 듣고 모두 놀랐다. 또한 용기백배(勇氣百倍)하여 사기가 올랐다.


그러나 이각족의 칸드란 울트는, 전서응을 통하여 축성지로 향하던 선발대가 강을 넘다가, 천인족에게 참변을 당했다는 정보를 듣고 대로(大怒)하였다.


그것도 적군은 거의 죽이지 못하고 아군만 전멸하다시피 하면서, 천인족에게 무참히 짓밟혔다는 것!


“아니, 병신 같은 것들이 그렇게 오래도록 토납술(吐納術)을 가르쳤건만, 그까짓 천인족 나부랭이한테 힘도 쓰지 못하고 떼거지로 죽었단 말이냐?


안 되겠다. 본거지로 가던 본대 이십칠만 명 중에서 십만을 빼내, 축성지 공격에 합류시켜라.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는 따끔하게 본때를 보여 줘야 해!”


이렇게 해서 원래 이십만은 축성지로 보내고 삼십만을 본거지로 보내려던 계획을 바꾸어서, 축성지로 삼십만을 보내고 본거지에는 이십만을 보내게 되었다.


그 명령에 따라, 출발해서 본거지로 가고 있던 본대의 십만 병력이 갑자기 방향을 축성지로 틀었다.


그리고 이미 그곳으로 가고 있던 십칠만과 합류했고······. 그러자 축성지로 향하는 병력이 이제 이십칠만까지 늘어났다. 선발대 삼만까지 합하면 꼭 삼십만이다.


이렇게 근처에 이르러서 갑자기 변경이 됨에 따라, 천인족이 대응하기에는 이미 늦은 시점이 되고 말았는데······.


결국 쥬맥의 부대 사만 명으로, 적군 이십칠만오천 명과 맞붙게 되었다. 삼십만 중에서 전사자 일만오천과 거점을 지키는 일만 명을 뺀 병력이다.



마침내 이틀 뒤.


반인족도 이십칠만이 넘는 본대가 강 건너편에 있는 거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들이 진지를 구축하자, 드디어 대전쟁의 막이 올랐다.


쥬맥은 대병력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전장에서, 그 하나하나 지시를 내리는 것은 불가능(不可能)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초기의 충돌을 시작으로 접전이 벌어지면, 부대를 여럿으로 나누어서 책임자를 두어 대응하게 했다. 각 부대의 지휘관을 임명하고, 그 지휘관에게 재량권을 주는 것이다.


그것이 또한 뛰어난 무사를 장수로, 그리고 지도자로 육성하는 한 방법이라고 여긴 것!


그래서 천령대는 두 명의 대장에게 각 일만 명의 무사 통솔권을 주어, 좌우군을 그들에게 맡겼다. 그리고 백호대는 삼 갑자 이상의 절정급 고수 오십 명에게, 각각 사백 명씩의 무사들을 주어서 중군을 맡겼다.


초기 대응이 끝나면 각 대장들이 진두지휘를 하도록 했다. 자신은 시작과 끝을 결정하며, 큰 그림에서 필요한 부분만 조정하기로 하였고.


진법도 각 대장이 판단하여 유리한 진을 선택하도록 하니, 각 대장들이 머리를 싸매고 부하들과 협의했다.


반인족 대군은 강 건너에 도착하자, 하루를 쉬면서 피로를 풀고 체제를 정비했다. 그리고 최근 사흘간은 강을 건널 뗏목을 만드느라 부산히 움직였고.



그 다음 날.


마침내 반인족의 대병력이 도강을 시작하자, 두 종족 간에 최대 전력이 맞붙는 대전의 날이 밝았다.


“곧 도강을 시작한다. 집결하라!”


반인족의 전사들 이십칠만오천 명은, 아침을 든든히 먹고 모두 무장을 한 채 강변(江邊)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일단 강 건너에 거점을 마련해야, 전쟁 장비나 끌고 온 고대코뿔소, 시리낙타 등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십만이 도강하여 천인족과 싸우면서 강변에 자리를 잡으면, 나머지 병력이 장비와 가축들을 데리고 도강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십만이 도강을 위해서 뗏목에 올랐다. 거친 강물을 넘어 적을 치기 위해서!


이제는 대추장의 지위에 올랐고, 축성지를 침략하는 반인족 부대의 총사령이 된 쵸룬. 그는 천인족의 군세가 사만여 명으로 보이니,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여 공격을 개시했다.


천인족은 맨 앞에 일류고수급 이상 일만을 배치하고, 그 뒤에 천궁 부대와 궁수들이 늘어섰으며, 그 뒤는 시원마를 탄 기마대 일만이 자리했다.


그리고 비교적 무력이 떨어지는 무사는 뒤쪽에 배치(配置)한 채, 반인족이 도강하기를 기다렸다.


뿌우우~ 뿌우우~


마침내 반인족의 뗏목이 물길을 건너더니···, 강변에 이르자 벌떼처럼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천인족은 시급히 공격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강한 반인족은 이만 명을 넘어가자, 그 수에 밀려서 점점 앞으로 전진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천궁의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비로소 천인족에 공격 명령이 떨어졌다.


“천궁을 쏘아라!


두둥~ 두둥~ 두둥~


“발사!”


쉬쉬쉭! 쉬쉭! 삐유융~


쥬맥의 공격 명령(攻擊命令)이 떨어지자, 작살 같은 천궁의 화살들이 빛살처럼 반인족을 향해서 날아갔다.


“으아악! 아으윽~”


큰 화살 하나가 반인족 서너 명을 한 번에 꿰뚫고 지나간다. 앞으로 밀려나오던 반인족이 떼죽음을 당하자 반인족도 분노하여 반격을 가했다.


“공격하라! 천인족을 쳐라!”


뿌우~ 뿌우~ 뿌우~


“전원 공격 앞으로!”


뿔고동 소리에 따라 반인족이 물밀듯이 앞으로 밀려오기 시작했다.


천인족은 계속 천궁(天弓)을 쏘다가, 적이 일반 활의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공격 방법을 바꾸었다.


“궁수 부대는 활을 쏘아라!”


둥둥둥~ 두둥~ 두둥~


“활을 쏴라!”


피비빙! 피빙! 핑!


수천 발의 화살이 적을 향해 날아갔다. 적도 마주 대항하여 활을 쏘았으나, 사거리가 짧아서 대부분이 천인족에 미치지 못하고 중간에 떨어진다.


“커흑! 아아악! 살려 줘!”


화살 세례로 또 수천 명의 반인족이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바닥을 굴렀다.


그런데도 숫자가 훨씬 많으니 인해 전술로 계속 밀고 들어온다.


반인족이 더 접근하며 밀려오자 이번에는 천궁과 궁수 부대가 뒤로 물러나고, 공격을 기다리던 일만의 기마대가 앞으로 나섰다.


“기마대 공격 앞으로!”


둥! 둥! 둥! 둥!


“돌격!”


두두두두두두두!!


뒤에서 출발한 일만의 기마대가 맨 앞의 고수들이 벌린 틈으로, 태풍같이 전장을 휩쓸며 앞으로 뛰쳐나갔다.


점점 가속도가 붙어서 번개처럼 달리며 반인족을 헤집고 들어간 기마대! 그들은 중간에서 크게 원을 그리며 둘로 나뉘어, 다시 반인족을 뒤에서 치면서 헤집고 나왔다.


“으아악! 막아라!”


두두두두두두두두!!


이 한 번의 공격으로 또 이만에 가까운 반인족이 쓰러져 시신이 되었다.


기마대를 추격해 들어오는 반인족들을, 맨 앞에 배치되었던 일류고수들이 가로막았다. 그러면서 마침내 서로 간에 치열한 백병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각 부대의 대장들에게 지휘권이 넘어가 전투가 전개되었다.


그동안 도강을 한 반인족 육만여 명과 천인족 사만 명의 피 튀기는 백병전이 벌어졌다. 물론 그때까지 적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 간에 말이다.


쥬맥은 본대의 싸움을 수르 참모장에게 맡겨 두고, 어풍비행으로 날아올라 하늘에서 도강 중인 적들을 공격했다.


이제는 뗏목의 수가 너무 많으니 후위부터 공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강 하류 쪽부터 공격을 퍼부었다.


그래야 물에 빠진 적을 다른 뗏목들이 구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적이 도강 중인 상공으로 날아가자 수많은 화살이 비 오듯이 날아왔지만, 쥬맥에게 미치는 것은 그중 몇 개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가까이 날아온 것들은 모두 백호제마검에 잘려서 떨어져 내렸고.


적들도 이제는 천인족에 화경에 이른 초고수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 모두 경계하며 수만 발의 화살을 날렸으나 화살만 낭비한 꼴이 되었다.


하류 쪽 뗏목부터 쥬맥의 공격이 마치 순번처럼 차례대로 가해졌다. 한 번에 쏟아 내는 수십 개의 검탄(劍彈)들! 그것들은 마치 밤하늘에 우르르 쏟아져 내리는 유성우와 같았다.


파바바바밧! 파바밧!


각 검탄이 각기 다른 뗏목을 덮치니, 순식간에 수십 개의 뗏목이 부서진다.


그리고 점점 가속도가 붙으면서 수많은 뗏목들이 부서져 우르르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퍼버버버벙~ 퍼버벙~


“으아아악!”


전에는 물로 뛰어들어 뗏목을 붙들고 있으면 공격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런 사정을 봐줄 상황이 아니다.


반인족이 탄 뗏목이든 빈 뗏목이든 눈에 보이는 뗏목은 모조리 부수었다. 초반에 기를 확실히 꺾어야 하니까. 그것이 부하들을 더 살리는 길이다.


반인족과 가족같은 자신의 부하들 중에 누가 더 소중하겠는가? 여기에는 자비고 도덕이고 그런 위선을 떨 여유가 없었다.


부하 한 명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적들을 수백 명이라도 죽여야 한다. 바로 그것이 전장에 선 장수의 사명이다!


쥬맥은 질끈 눈을 감고, 정신없이 적들을 몰아붙였다. 누구나 가기 싫어하는 그 저승길로 말이다.


파바밧! 파밧!


"끄아아악!"


사방에서 울리는 참혹한 비명 소리들!


지옥이 있다면 그 모습이 이러할까?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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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269화. 후계자(後繼者)를 찾아라 22.10.03 1,049 6 18쪽
268 268화. 오성마족과의 대결 22.09.30 1,051 7 18쪽
267 267화. 마족의 성마맹(聖魔盟) 22.09.30 1,055 6 18쪽
266 266화. 마왕 참마수와의 대결 22.09.29 1,055 7 19쪽
265 265화. 마황룡과 팔각녹수 22.09.29 1,070 6 18쪽
264 264화. 영체의 마계 수행 22.09.28 1,055 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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