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릭 더 프릭(Kreak the F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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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IALOV
작품등록일 :
2021.07.04 17:12
최근연재일 :
2022.02.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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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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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 Never Die

DUMMY

레일린이 입가에 미소를 띄며 말했다.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지?”


톰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레일린을 바라봤다.


“어떻게 된 거야?”


레일린이 샘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녀석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길래, 눈이 번쩍 떠졌지.”



병실에 있던 모두가 레일린을 보고 놀랐다.


속 피부가 드러날 만큼 깊은 화상이 전신을 뒤덮은 모습,


그것은 영락없이 화제 현장의 시체와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눈을 떴다.


마치, 한이 남았다는 듯이.


“네가 저지른 일은··· 네가 책임져.”


레일린의 몸이 점점 재생되기 시작했다.


불에 탄 살들이 다시 생겨나고,


들러붙은 피부가 다시 형태를 갖춰갔다.


“남한테 떠넘기지 말고.”


레일린의 메마른 목소리가 힘 있는 목소리로 바뀌어 갔다.


그녀의 몸에 있던 상처가 점점 샘에게로 옮겨갔다.


“끄흐윽··· 흐윽···”


샘은 괴로운 듯이 이를 꽉 깨물고 눈물을 흘렸다.


온몸의 피부가 보이지 않는 불꽃에 타들어 갔지만,


그가 눈물을 흘린 것은 죄책감 때문이었으리라.


잠시 후, 샘의 몸이 빠르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젠장! 재생 능력이 옮겨지는 피해를 못 따라가고 있어!”


밀러가 말했다.


“놔.”


레일린이 샘에게 말했다.


“아직···이야···”


샘이 레일린의 오른손을 꽉 붙잡은 채로 말했다.


“진짜로 죽고 싶은 거야?”


“필요···하다면···”


레일린이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그 순간, 레일린의 몸에 있던 모든 상처가 사라지고


샘의 몸이 급속도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끄아아···커허억···”


지글거리며 타오르는 입술 사이로, 샘의 메마른 신음이 흘러나왔다.


“끄어어어···”


그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에 쓰러졌다.


“맙소사··· 진짜로 죽이려는 거야?”


수이가 끔찍하게 타오르는 샘을 보며 말했다.


보이지 않는 불꽃은 단 몇 초 만에 샘의 살점을 남기지 않을 기세로 집어삼켰다.

급기야 샘의 움직임이 점점 잦아들고, 눈이 서서히 생기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흐릿한 시야 사이로, 레일린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죽는다는 게 뭔지 알겠어?”


레일린은 생명이 꺼져가는 샘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죽인 수많은 사람들도 그걸 느꼈을 거야.”


샘의 시야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때, 레일린이 샘에게 왼손을 올리며 말을 이었다.


“잘 기억해, 그 감정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니까.”


그러자 샘의 몸에 있던 화상이 레일린의 몸으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샘의 몸은 점차 재생되기 시작했지만, 레일린은 점점 피부에 화상이 번지고,

붉은 머리도 끝에서부터 타오르기 시작했다.


“후우.”


레일린이 손을 떼자, 몸을 집어삼킬 듯이 번지던 화상이 그 자리에 멈췄다.


“훨씬 났네. 그럼 일단···”


레일린이 병상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내 동생이 있는 곳을 알려 줘.”



“일어나자마자 동생을 먼저 고치려고 했지만, 더는 화상을 감당할 수 없었어. 그때 갑자기 대규모 습격이 일어났고, 수많은 부상자를 커버하며 싸우기엔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지.”


레일린이 샘에게 안긴 라우리아를 보며 말했다.


“그 순간, 이 아이가 폭주했을 때 네이선을 잠시나마 압도했던 게 생각난 거야. 그런데···”


레일린이 라우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렇게나 정신이 망가져 있을 줄은···”


레일린이 측은한 눈길로 라우리아를 내려다봤다.


“잠깐 사이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줄이야.”


톰은 이마를 쓸어내리며 말했다.


“역시, 그것밖에는 방법이···”


“안돼!”


로라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저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만에 하나 다른 맘이라도 품으면? 그때는 어떡하려고?”


“잠깐, 그게 무슨 말이야?”


샘이 묻자, 톰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선 들어가서 얘기하자.”



“그러니까···”


샘이 책상 위에 있는 과자를 집어 먹으며 말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해줄 테니, 용병을 뛰어달라는 얘기야?”


톰이 맞잡은 두 손을 책상 위에 올리며 말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건 어디까지나 히어로 유니온의 일을 할 때뿐이야. 명령 이외에는 절대로 히어로 유니온 본사를 벗어나면 안 돼.”


샘은 과자봉지를 입에 탈탈 털어 넣고는 말했다.


“끝내주네! 그럼 당장 시작···”


“잠깐!”


로라가 톰을 바라보며 말했다.


“톰, 제발 내 말 좀 들어.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톰은 로라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위협은 점점 더 거세질 거야. 어떻게든 대비를 해야 해. 그리고···”


그러고는 로라의 손을 잡으며 말을 이었다.


“다시는 네가 그런 일을 당하게 하고 싶지 않아.”


“톰···”


둘은 애정 어린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뭐야, 둘이 사귀는 사이였어?”


레일린이 둘을 바라보며 말했다.


“같은 직장 동료면서 그것도 몰랐단 말이야?”


샘이 말했다.


“나랑 그 멍청이가 여기 사람들이랑 별로 안 친해서.”


레일린이 주위를 둘러보고는 말을 이었다.


“그런데, 멍청이는 어디 갔어?”


“아, 그 녀석 이상한 단체 찾겠다고···”


“잠깐!”


톰이 샘의 말을 막았다.


“이상한 단체?”


레일린이 톰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톰은 입을 다문 채 시선을 피했다.


“야, 뭐가 어떻게 된 거냐고.”


톰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그간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지금 어디로 갔어.”


레일린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레일린, 우선 진정···”


“진정? 진정하라고?”


레일린이 톰에게 속사포같이 말을 쏟아냈다.


“그 녀석들이 나한테 얼마나 치료받은 줄이나 알아? 나갈 때마다 만신창이가 돼서 내가 돌봐줘야 했어! 그런데 그 다섯 명만 나갔단 말이야?”


“그··· 정확히는 여섯이야. 라슬리아가···”


“로라!”


로라가 설명하려 하자, 톰이 그녀의 말을 막았다.


“라슬리아? 6년 전에 사라진 라슬리아 씨 말하는 거야?”


“젠장···”


톰이 마른세수를 하며 말했다.


“맙소사, 라슬리아 씨가 돌아왔··· 응? 잠깐···”


레일린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라슬리아 씨가 같이 갔다고?”



“자, 우리 꼬맹이가 어딨는지부터 들어볼까?”


내가 여자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전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여자가 애원하듯이 소리쳤다.


“괜찮아.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생각해봐.”


나는 화이트보드에 꽂힌 거트 훅 나이프를 잡아 뺐다.


“제발, 저는 정말···”


“아 괜찮다니까, 미안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나는 몸을 구부려서 그녀와 눈을 맞추고는, 그녀의 눈앞에 천천히 칼날을 들이밀었다.


“이제 조금씩 기억날 거야.”


그녀는 눈을 질끈 감더니 소리쳤다.


“비밀 공장!”


나는 손을 멈췄다.


“뭐?”


여자는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제 능력으로 공간을 단절시킨 또 다른 공장이 있어요. 아마 꼬마는 거기에···”


나는 그녀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다.


“안내해.”


그러고는 옷을 잡아끌어서 앞으로 밀었다.


여자는 잠시 당황하더니 사무실 벽에 능력을 써서 공간을 일그러뜨리기 시작했다.


“너, 이름이 뭐야?”


클로이가 물었다.


“사샤요···”


“좋아, 사샤.”


클로이는 특이하게 생긴 금속 차꼬를 꺼내서 사샤의 목에 채웠다.


“지금부터 우리 막내를 찾기 전까지 잔꾀를 부리거나, 다른 녀석들을 부른다면···”


그녀가 차꼬를 한 개 더 꺼내며 말을 이었다.


“넌 이렇게 될 거야.”


클로이가 사무실 옷걸이에 차꼬를 채운 뒤, 주머니에서 조그만 리모컨을 꺼냈다. 클로이가 리모컨 버튼을 누르자, 차꼬에서 예리한 칼날이 나오며 옷걸이를 반으로 잘랐다.


“히, 히익!”


사샤가 질겁하며 몸을 벌벌 떨었다.


“알아들었으면 빨리 안내해!”


클로이가 소리쳤다.


“죄, 죄송해요. 이게, 그, 시간이··· 좀 걸려서···”


사샤가 당황한 나머지 말을 더듬었다.


잠시 후, 사무실 한쪽 벽면이 다른 공간과 이어졌다. 얼핏 보기엔 오래된 폐공장 같았다.


“이쪽이에요!”


사샤가 앞서서 우리를 안내했다.


“세상에, 클로이가 저렇게까지 하는 건 처음 보네.”


라슬리아가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일이 좀··· 있었거든요.”


내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는 사샤를 따라 어두운 공장으로 들어갔다.


“여긴···”


공장의 내부를 본 나는 깜짝 놀랐다. 방금 본 인젠스 사의 공장과 똑같은 곳이었다. 유일하게 다른 점은, 먼지가 쌓일 만큼 오래됐다는 것이다.


“이쪽이에요.”


사샤가 공장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는 사샤를 따라 공장 내부로 깊숙이 걸어 들어갔다.


공장의 기계들은 이상하리만치 가동된 흔적이 없었다. 전선 사이사이로 거미줄이 쳐 있고, 작업용 도구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다.


한참을 걸어간 끝에, 커다란 손잡이가 달린 쇠문이 나왔다.


“이걸 돌려야 하는데···”


사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랄프가 가속을 이용해서 손잡이를 돌렸다.


손잡이가 팽그르르 돌아가며 거대한 쇠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문이 완전히 열린 뒤에 손잡이는 제 할 일을 끝냈다는 듯이 ‘철컹’ 소리를 내며 떨어져 나갔다.


“뭐해? 빨리 안내해.”


“아앗, 네!”


사샤가 헐레벌떡 앞으로 갔다.


문의 안쪽도 우리가 지나온 공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는 또 다시 한참을 걸어 들어갔다.


얼마쯤 지났을까, 모두가 점점 지쳐갔지만 공장의 풍경은 전혀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거지?”


라슬리아가 물었다.


“앞으로 좀 더···”


“이 자식! 뭔가 꾸미고 있는 거 아니야?”


클로이가 리모컨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이 공장은 교란용으로 길게 늘어놓은 거라서 원래는 이동 능력자랑 같이 가는데···”


우리는 랄프를 쳐다봤다.


“두 명 밖에 못 들어. 이런 데서 서로 떨어질 셈이야?”


“젠장··· 그럼 어쩔 수 없나.”


우리는 하는 수 없이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던 중, 클로이가 모두를 멈춰 세웠다.


“잠깐.”


클로이는 사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네 능력으로 바로 그쪽으로 갈 수 있었잖아. 뭐하러 걷고 있는 거지?”


그 순간, 사샤가 입꼬리를 쭉 찢으며 웃었다.


“그걸 이제야 눈치채다니.”


“뭐?”


내가 묻자 사샤가 히죽거리며 말했다.


“애초에 내 능력에 시전 시간 같은 건 없어 공간에 따른 적응 시간이 있을 뿐이지. 그리고 지금···”


사샤가 양손을 펼치며 말했다.


“그 시간이 끝났다.”


클로이는 재빨리 리모컨을 꺼내서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차꼬에서 나온 날카로운 칼날이 사샤의 목을 향해 달려들었다.


“소용없어.”


그 순간, 사샤의 목을 둘러싼 공간이 일그러지며 차꼬를 이동시킴과 동시에, 클로이의 목을 둘러싼 공간이 일그러지며 차꼬가 채워졌다.


“먼저 한 마리.”


클로이의 목을 향해 칼날이 뻗어 나오는 순간, 라슬리아가 광선을 쏴서 순식간에 차꼬를 녹여버렸다.


“뭐야, 여긴 햇빛이 없는데···”


“내가 6년 동안 놀기만 했겠어?”


그는 양손을 들어서 빛을 모은 다음, 사샤를 향해 발사했다.


그러나, 빛줄기가 사샤의 몸에 닿기도 전에 일그러진 공간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하하하! 소용없다니까? 허공에 주먹질하는 꼴이라니··· 레전드도 한물갔네, 라슬리아!”


라슬리아가 목을 ‘으드득’ 소리 나게 꺾으며 말했다.


“귀찮네.”


그 순간, 라슬리아의 온몸이 붉게 타오르더니, 점차 색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그 색은 마치, 상처에서 갓 뿜어져 나온 핏방울 같았다.


“빨리 끝내자.”


라슬리아가 불타는 두 손을 움켜쥐며 말했다.


작가의말

샘: 쟤네 둘이 뭐라는 거야?

로라: 나도 잘은 몰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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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Leave Behind 22.02.05 19 0 11쪽
» Legend Never Die 22.01.29 19 0 12쪽
34 Meal 22.01.17 29 0 11쪽
33 Return 22.01.14 27 0 13쪽
32 Face your fault 22.01.06 27 0 12쪽
31 Legends Return 22.01.02 12 0 12쪽
30 Hope 21.12.28 36 0 12쪽
29 Archbishop 21.12.24 38 0 12쪽
28 Salvation 21.12.21 44 0 11쪽
27 Solution 21.12.17 31 0 12쪽
26 Hidden Truth 21.12.10 25 0 12쪽
25 Broken Justice 21.12.07 24 0 12쪽
24 Knock Out 21.12.04 25 0 12쪽
23 Assemble 21.12.01 29 0 12쪽
22 Struggle 21.11.26 30 0 12쪽
21 Forgotten Story 21.11.25 20 0 12쪽
20 Unknown 21.11.23 31 0 13쪽
19 Mind Controler 21.11.18 27 0 12쪽
18 Reunion 21.11.15 2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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