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주워 부자된 썰 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12 20:32
최근연재일 :
2021.09.17 13:2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4,192
추천수 :
779
글자수 :
278,276

작성
21.08.20 13:20
조회
286
추천
8
글자
11쪽

30화

DUMMY

정말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9살짜리 꼬마애를 만나기 위해 집까지 찾아온게 맞는 일인가..?

괜한 오해 사는건 아닐까 무섭다.


“똑똑-”

“계세요?”


차마 벨 누를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


집안이 고요하다.

지나치게.


10세 이하 아동이 둘이나 있는 집이 이럴 수 있나?

다시 한번 문을 두드렸다.


“똑똑-”

“웅성웅성..”


문 앞에서 속삭이는 듯한 말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어린 남자아이 목소리였다.

아마도 충섭이가 맞을거다.


“여누무대 극단에서 왔습니다.”

“누나아아아~!”


누나? 보통 엄마를 찾지 않나..?


“누구세요?”

“배우님이세요? 저 김성현이예요.”

“잠시만~요오.”


끼이익..


브라운계통의 두껍고 커다란 현관문이 활짝 열렸다.


“안녕하세요.”


집까지 찾아온 내 모습에도 임지영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안계세요?”

“아빠 데리러 갔어요.”

“아.. 그럼 집에 들어가긴 좀 그렇구.. 이거 써줄래요?”


극단에서 A4용지 가득 적어온 일종의 계약서(?)였다.


“여기에 사인만 하면돼요, 사인 할 줄 알아요?”

“네! 저 사인 있어요!”

“잘 읽어봐요, 나중에 이거 가지구 가면 배우님이 연기 가르쳐주겠단 내용이예요.”


말 그대로였다.

계약서를 가진 사람에게 임지영이 연기를 가르친다.

꼭 나 ‘김경현’이라고 적지는 않았다.

내 이름을 ‘김성현’이라고 알고 있기도 했고,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니까.


물론 이 계약서가 특별한 효력이 있을거란 기대는 않는다.

아직 9살밖에 안된 꼬마와의 계약이니까.


내가 노린건 계약서의 효력 따위가 아니다.

항상 완벽한 듯 당당하고 도도하게 행동하는 임지영의 성격을 노렸다.

먹힐지 안먹힐지는 몰라도 나라면 조금 많이 부끄러울 것 같은 흑역사였다.


“배우님 같이 사진 한장만 찍어요.”


임지영에게 계약서(?)를 들게하고 스마트폰을 꺼냈다.


“이게 뭐예요?”

“아 새로나온 사진기예요.”


아직 스마트폰을 알리가 없다.

어른들도 모르는데 9살짜리 꼬마는 더더욱 그랬다.

인터넷은 안되지만 스마트폰의 기본적인 기능 자체는 사용이 가능했다.


“자 찍을게요.”

“우와!”


스마트폰 화면에 얼굴이 나오자 신기해하면서도 신난 표정의 임지영과 사진을 찍었다.

계약서가 선명히 보이도록.


“다음에 봐요, 배우님. 아참! 이거 부모님 몰래 챙겨요.”


혹시 몰라 챙겨온 과자들과 장난감을 건네고 강오 선배 집으로 향했다.

선물을 주고도 호감도가 오르진 않았다.


“실패해도 어쩔 수 없지.”


적어도 임지영을 놀려먹을만한 자료는 챙겼으니까.

이걸로 협박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냉혈한 같은 여자라 전혀 동요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아 모르겠다!”


띠링-


[ 제한시간 01:58:37 ]


이 두시간동안 임지영을 다시 볼 기회는 없을거다.

퀘스트는 실패하더라도 송강오 선배와 함께 지내고 있는 지금이 좋았다.

그의 삶에 녹아들고, 짧게나마 연기지도도 받았으니까.


물론 선배도 아직은 연기를 시작한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젊은 배우다.

2021년의 현재에서 송강오의 연기와는 많이 다르겠지만, 가까워져서 나쁠건 없다.


이제 퀘스트가 하나 남은건가..?


띠링-


[ 퀘스트 목록 ]

[ 김도진의 ‘비밀’을 알아내시오. ]

[ 꼬마와의 호감도를 50만큼 올려라 ]


임지영 호감도는 실패.

김도진은.. 여기서 할 수 있는게 없다.

이대로 송강오와의 친분만으로 돌아가야되려나..


“근데 돌아가면 선배가 날 알아볼까..?”


심지어 이름도 김성현이다.

그리고 거의 30년이 지났는데 내 모습은 현재로 돌아가도 그대로다.

그동안 계속 생각해봤지만.. 뭐 어떻게든 되려나?


당장은 강오선배와의 친분과 연기,극단일에 집중하자.


“다녀왔습니다~.”

“어, 밥은 먹었냐?”

“아뇨, 선배님은 드셨어요?”

“밥이나 먹으러 가자.”


송강오와 고기집에 도착했다.

저번에 회식으로 왔던 냉삼집이었다.


“또 드세요..?”

“이게 없으면 인생이라고 할 수가 있나?”


잔에 소주를 채우는 송강오의 얼굴에 짙은 미소가 지어졌다.

밥이나 먹자고 할때부터 알아봤어야했다.


“너랑 먹을 때가 제일 좋아.”

“왜요?”

“이 술 한병이 오롯이 내 술이잖아 핰핰핰.”


정말이지 웃음소리 한번 독특하다.


“선배님은 어쩌다 연기를 하시게 됐어요?”

“중학교 2학년땐가? 옆 반 친구나 선생님 흉내를 내면 다들 너무 좋아하는거야, 막 웃어.”


송강오는 신난듯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제 아~ 내가 표현력이랄까 그런데 재능이 있구나! 그래서 이제 배우라는 꿈을 처음 갖게 된거지이~”

“그렇구나..”

“그러는 너는? 너는 왜 연기를 하고싶은거야?”

“···”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애초에 내가 연기를 하고싶은게 맞나하는 의구심이 먼저 나왔다.


“왜 하고 싶은지 몰라?”


어찌보면 연기에 대한 꿈이라기보단 욕심이 나게 된 건 임지영 때문이었다.

그전까지는 당장 돈을 벌고싶단 생각뿐이었다.


“하고 싶기는 하고?”


선배는 내 마음을 읽는 것 같았다.


“하고싶은걸 해 하고싶은거 남들한테 휩쓸려서 하지말고 진짜 네가 하고싶은거 말이야.”


선배는 빈잔을 바라보며 술을 채웠다.

나를 쳐다도 보지 않았지만 내 표정을 보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냥 욕심이 났어요, 인정받고 싶기도 하고.”

“···”


선배는 말없이 소주만 들이켰다.

몇잔이고 소주를 들이켜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연기로 인정받고 싶은게 맞아?”

“···”


이번엔 내가 대답을 하지 못했다.


“네가 하고싶은걸 해.”

“잘 모르겠어요.. 근데 최근에 선배랑 지영이 보면서 느꼈어요.”

“지영이? 우리 애기배우님?”


지영이란 이름에 선배가 미소를 지었다.


“예, 짧은기간이지만 선배랑 하물며 그 아이도 얼마나 연기에 필사적인지 보고나니까, 전 아무 노력도 없이 재능만 탓하는 놈이었다는걸 알겠더라구요.”

“핰핰핰! 이 새끼 이거 웃기는 놈이네.”


나의 말에 선배는 그저 웃을뿐이었다.


“웃기죠 선배? 이래가지고 밥은 먹고 다니겠어요?”


선배는 말없이 남은 소주를 입에 털어넣었다.


“가자.”


.

.

.


“드르렁~ 푸우!”


집으로 돌아와 몸을 뉘었다.

침대위에 선배는 이미 깊은 잠에 들었다.


띠링-


[ 제한시간 00:00:59 ]


하··· 이 와중에 알림까지..

선배 말을 이해하기에도 벅찬데..

어차피 끝난 퀘스트 알림창은 신경끄자.


띠링-


[ 00:00:10 ]

[ 00:00:09 ]

···

[ 00:00:01 ]


알림은 시간이 끝날때까지 울렸다.


“하.. 진짜 짜증나네.”


띠링-


[ 플레이어에 대한 임지영의 호감도가 15만큼 상승합니다. ]

[ 총 호감도가 55가 됩니다. ]


띠링-


“어?!”


[ 퀘스트에 성공했습니다. ]

[ 꼬마와의 호감도를 50만큼 올려라 ]

여누무대의 새로운 아역배우와의 호감도를 50까지 올려라.

호감도 -10 / 50

[ 보상 ]

이용권 3매

‘이충섭’의 호감도가 동반 상승합니다.


“어?!어!!!”


이유는 모르지만 갑작스레 임지영의 호감도가 올랐다.

그리고 퀘스트 성공알림까지.


“왜!왜에!! 무슨 일이야!!”


김경현의 비명같은 소리에 송강오가 깜짝놀라 일어났다.


“아.. 아무것도 아니예요 선배님, 그림자를 벌레로 잘못봤나봐요..”

“하..이씨.. 사내자식이 벌레 몇마리가지구..”


송강오는 다시 잠에 들었고, 김경현도 다시 자리에 누웠다.


띠링-


[ 보상이 주어집니다. ]

[ 플레이어에 대한 임충섭에 호감도가 50만큼 상승합니다. ]


“후우..”


퀘스트 성공은 물론 기쁘다.

하지만 보상도 특별할건 없는 작은 퀘스트였다.


‘그 얼굴천재 꼬마한테 예쁨 받아서 좋을 일이라곤···’


기분이 좋으려나..

돈을 버는데 도움이 될건 하나도 없었다.


“에휴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실패할거라 확신했던 퀘스트의 성공알림을 보고 마음편히 잠에 들었다.

경현이 잠든 사이, 방안은 고요했고 송강오는 나직이 읊조렸다.


“’밥은 먹고 다니냐’라··· 그래. 밥 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가야지. 그게 맞는거야.”


*


김경현에게 받은 봉지를 가지고 이층 방으로 올라갔다.


“충섭아~ 누나방으로 와.”

“누나 왜에~?”


임충섭은 임지영을 따라 올라가면서도 이유를 물었다.


“일단 따라와, 누나가 좋은거 줄게.”


누나의 말에 신난 임충섭이 방에 들어가자마자 발을 동동굴렀다.


“죠 누나 죠오오~”

“잠깐 기다려봐.”


임지영은 봉지의 내용물은 확인도 하지않고 모두 임충섭에게 건넸다.


“이거 충섭이 가져.”

“우와~”


보지도 않고 리액션이 나왔다.

누나가 나쁜걸 줄리가 없었으니까.

그만큼 믿고있는 눈빛이었다.

임충섭은 망설임없이 봉지를 거꾸로 들었고, 다양한 과자와 장난감이 쏟아졌다.


찌-익!


임충섭은 가장 마음에 드는 과자를 하나 뜯어 입에물었다.


“충섭아 그거 먹으면서 누나 연기하는거 봐.”

“웅!”

“지훈씨···”


임지영의 연기가 시작됐다.

김경현 앞에서 했던 연기였다.

연습실에서 했을 때보다 훨씬 잘 다듬어진 연기였다.

임충섭이 보기에 누나는 완벽했다.


“잘한다! 짝짝짝!!”

“어휴.. 임충섭! 먹기만 하느라 제대로 보지도 않았지?!”


입에 원통형 막대과자를 문 임충섭은 누나의 연기가 끝나자 만지던 장난감을 내려놓고 황급히 박수를 쳤다.


벌컥-!


“너희들!!”

“엄마..”


아빠를 데리러 갔던 엄마가 소리도 없이 올라와 방문을 열었다.


“엄마아빠가 왔는데 나와보지도 않고! 임충섭! 너 그거 다 뭐야!”

“엄마아~!!”


임충섭은 엄마가 화났다는것도 신경쓰이지 않는지 기쁘게 달려가 안겼다.

엄마는 할 수없다는 듯 그 귀여운 아들을 안고 안절부절 못하는 딸을 쳐다봤다.


“지영이 너!”

“엄마···죄송해요.”

“···”


임지영은 동생에게 불량식품부터 장난감까지 잔뜩 준것에 대해 혼날각오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연기 스타일이 많이 바꼈네?”

“응? 응 맞아요.”

“갑자기 어떻게 그렇게 좋아졌어?”


그동안 본인의 연기를 가장 많이 봐온 엄마의 칭찬이었다.


“좋아졌어요..? 진짜?!”


엄마의 칭찬 한마디에 임지영의 표정은 산속에서 자란 아이가 처음 젤리를 맛본것 같았다.

자신의 연기를 바로 옆에서 가장 오래본 엄마였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칭찬에 인색한 엄마였으니까.


“어, 완전히 현실적이던데 그리고 성인 캐릭터야?”


성인 캐릭터를 연기했냐고 물으면서도 엄마는 놀라지 않았다.

임지영은 그동안 작품외적으로 수 많은 캐릭터를 연습해왔기 때문이다.


“응!”

“오늘 무슨 일 있었어?”

“그 삼촌! 아니.. 그 극단 막내오빠가 가르쳐줬어.”

“그.. 키크고 떡볶이 사줬던 그 오빠?”

“응!”

“그 사람은 연기자도 아니지 않아?”

“맞아, 그 오빠 연기 엄청 못해 진짜.”

“근데 연기를 가르쳐줬다고..?”

“응, 그 오빠 진짜 이상해.”


임지영의 이상하다는 말은 긍정의 표현이었다.


“그래, 근데! 이건 다 뭐야!”


엄마의 시선이 장난감과 과자들로 향했다.


“이것도 그그그! 그 사람이 사준거야 또?!”

“아니야아 난 몰라!”

“난 몰라~”


임지영이 웃으며 방밖으로 도망치자, 임충섭도 뒤따랐다.

1년 가까이 엄마에게 칭찬 한번 듣지 못했던 임지영은 기분이 날아갈것만 같았다.


‘그 오빤 진짜 이상해.’


띠링-


[ 플레이어에 대한 호감도가 15만큼 상승했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폐지주워 부자된 썰 푼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차기작을 위한 연재중단 21.09.19 137 0 -
공지 22회차 작품 수정 공지. 21.08.10 60 0 -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 21.07.19 436 0 -
51 50화 +2 21.09.17 136 6 12쪽
50 49화 21.09.16 100 4 12쪽
49 48화 21.09.15 116 4 13쪽
48 47화 21.09.14 127 5 11쪽
47 46화 21.09.13 127 6 11쪽
46 45화 21.09.10 132 5 11쪽
45 44화 +1 21.09.09 143 7 11쪽
44 43화 21.09.08 141 8 11쪽
43 42화 21.09.07 160 6 12쪽
42 41화 21.09.06 154 6 13쪽
41 40화 21.09.03 163 6 13쪽
40 39화 +1 21.09.02 185 6 13쪽
39 38화 +1 21.09.01 186 7 12쪽
38 37화 21.08.31 181 6 12쪽
37 36화 21.08.30 216 7 13쪽
36 35화 21.08.27 223 6 11쪽
35 34화 +1 21.08.26 236 7 11쪽
34 33화 21.08.25 242 6 13쪽
33 32화 21.08.24 255 9 12쪽
32 31화 +2 21.08.23 274 9 11쪽
» 30화 21.08.20 287 8 11쪽
30 29화 21.08.19 294 7 11쪽
29 28화 21.08.18 309 7 12쪽
28 27화 21.08.17 317 8 11쪽
27 26화 21.08.16 329 9 12쪽
26 25화 +1 21.08.13 362 10 11쪽
25 24화 21.08.12 384 1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