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주워 부자된 썰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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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12 20:32
최근연재일 :
2021.09.17 13: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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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3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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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6화

DUMMY

악수가 될 수도 있지만 김경현은 다른 선물을 꺼냈다.

엉성하게 포장된 낡은 베개였다.


“너 지금 나 우롱하는거야?”

“아니예요, 감사해서 선물하고 싶어서 그런거예요.”

“하.. 됐으니까 둘다 가져가.”


임지영은 이번에도 포장조차 풀어보지 않았다.

조악한 포장도 별로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의도를 알 수 없는 선물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럼 버릴게요.”


쫙!

쫙쫙!


김경현은 임지영의 눈앞에서 포장을 뜯어버렸다.

남들이 봤으면 싸이코라 생각할만했다.

다행히 연습실엔 임지영과 단둘이었다.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포장지를 찢었다.

하지만 찢는 내내 김경현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명품도 거절하는 임지영이 다 낡아빠진 베개를 좋아할리가···


“어?!! 이걸 네가 어떻게 가지고 있어!”


말도 안되는 반응이었다.

임지영의 표정은 놀라움과 동시에 반가움이었다.


“네? 이게 뭔데요?”

“뭐? 뭔지도 모르고 나한테 이걸 줬다고? 너 진짜 뭐야? 너 누구야? 나 알지?”


임지영의 반응을 본 김경현은 혼란스러웠다.


‘저 베개가 뭔데 저런 반응이지?’


[ 플레이어에 대한 ‘임지영’의 호감도에 변동이 발생합니다. ]


변동이 발생한다.

이런 알림은 처음이다.

보통 얼만큼 상승했다거나 하락했다는 내용이었다.


[-5 ]

[+15]

[-10]


임지영 머리 위에서 호감도가 실시간으로 변화했다.

그녀의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너 저번 그 셀카랑 종이쪼가리부터 이거까지, 나한테 왜 접근한거야!”


정체를 알 수 없는 김경현에 대한 경계.

선물을 보고 벅차오른 감정.

두가지가 그녀를 혼란스럽게 했다.


“제가 어떤 사람이든 선생님한테 해를 끼칠 생각은 없습니다.”

“그걸 내가 어떻게 믿지?”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그깟 종이쪼가리로하는 협박 따위가 먹힐리가 없다는 것도 알고, 오늘 이 선물들도 오로지 선생님에 대한 감사함에 준비했습니다.”

“··· 웃기고 있네.”

“못 믿으시겠다면 할 수 없지만, 사실입니다.”

“그럼 사진 속 너랑 똑같이 생긴 남자는 누구고, 이 베개는 어떻게 가지고 있는건데?”

“사진 속 남자는 저희 아버지세요.. 그리고 이 베개는..”


연기력이 늘어난 덕에 아버지라는 거짓말이 술술 나왔다.

하지만··· 베개는 대책이 없었다.


“베개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엄마가 이 베개를 어디다 잃어버리셨다고 해서 그때 몇날며칠을 울었는지···”

“아.. 맞아요, 그때 저희 아버지가 챙겨두셨다가 깜빡잊는 바람에 전해주지 못했다고..”

“그래..? 잃어버린 때는 고등학생 때였는데 어떻게···”

“아 사실 전해주지 못한게 아니라 동생분 충섭씨인가..? 그 분한테 전해드렸다고..”

“그 자식이..?”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베개를 본 순간부터 임지영의 이성이 무너졌다.

감정적인 배우의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띠링-


[ ‘임지영’의 애착베개 ]

임지영이 돌이 지났을 무렵부터 안고자던 커다란 솜베개.

30년도 넘게 지나 많이 헤졌고, 얼마나 눌렸는지 솜이 압착이 되었다.

[ ‘임지영’ 한정효과 ]

시간당 체력회복 + 10

마음의 안정 + 50

온화함 + 30


다른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아이템은 처음이다.

그것도 심신안정에 탁월한 아이템.


‘저 허름한 베개가 저 정도였다고..?’


어린 임지영도 그랬지만,

성인 임지영에게서도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생각보다 감성적인 사람이었네..’


“고마워.”


뜻밖의 감사인사였다.


“아니예요, 이 베개 때문이라면 동생분한테 감사하세요.”

“···”

“동생분이 전달해달라고 했거든요.”

“내 동생이 누군지 알아?”

“충섭이.. 아니, 김도진씨요.”

“··· 그걸 어떻게 알았어?”

“뭐.. 어쩌다보니.”

“그건 중요하지 않지.. 아무튼 고마워.”


혼란스러운 생각이 정리됐는지 임지영은 행복한 얼굴로 베개에 얼굴을 부볐다.


“저는 이만..”


김경현은 임지영에게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고 연습실을 나왔다.


띠링-


[ 플레이어에 대한 ‘임지영’의 호감도가 25만큼 상승했습니다. ]

[ ‘임지영’의 총 호감도가 70이 되었습니다. ]


“이쯤이면 성공인가.”


아직 김도진과의 만남에 대한건 말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호감도를 한껏 올린것만으로 반쯤은 성공이었다.


띠링-


[ 플레이어에 대한 ‘임지영’의 호감도가 10만큼 상승했습니다. ]

[ ‘임지영’의 총 호감도가 80이 되었습니다. ]


집에 돌아오는 동안 임지영의 호감도가 10이나 더 올랐다.

베개안에 숨겨뒀던 또 다른 선물이 효과를 낸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크게 감동하는 사람이었네.”


김경현이 베개안에 넣어두었던건 어린 임지영이 애정했던 것.

추억의 간식거리 아폴X였다.


과거로 돌아와서 한 일이라곤 고작 베개안에 아폴X 하나 넣은것 뿐이었다.

하지만, 고작 그 아폴X 하나 덕분에 호감도가 10이나 상승했다.


“그게 아직도 좋을까.”


*


임지영에게 선물을 하고나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학교에 온 나는 도덕수업중임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영어공부중이다.


“난 모범생은 못되겠네.”


에릭과 친해진 뒤로 여러 외국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한참 영어공부에 빠져있는동안 휴대폰이 울렸다.


「혹시 내 동생 연락처 알아?」


임지영의 문자였다.


「 네 알죠, 연락처 모르세요? 」


임지영은 한참동안 답이 없었다.

바빠서인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나는 알 수 없다.


「 어.. 연락처 좀 알려줄래? 」

「 형한테 물어보고 말씀 드릴게요.」

「 아.. 그래. 」


뜻밖의 임지영의 연락에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됐다.”


둘 중에 한명.

그것도 그 냉철한 임지영이 먼저 나섰다.


“여보세요? 형 저 경현이예요.”

- 어 경현아.

“저번에 말씀드린거 생각해 보셨어요?”

- 어떤거?

“그.. 누나분 얘기요.”

- 그건 힘들거라니까···

“혹시 그 지영쌤이 원하시면요..?”

- 뭐? 그럴 일은 아마 평생 없을걸.

“지영쌤이 형 번호 알려달라던데요? 알려줘도 돼요?”

- 그 인간이? 너 거짓말 하는거 아니지?

“네, 형이랑 얘기 해보고싶으신가봐요.”

- 그럴리가 없는데···

“그래도 가족인데 한번만 만나보세요 형, 얘기라도 들어봐야죠.”

-···

“저 지영쌤한테 형 번호 줄게요? 괜찮죠?”

- 어..

“네! 형 담에 봬요!”


해냈다.

만날지 확실하진 않지만 적어도 연락은 하게됐다.

나는 곧장 임지영에게 임충섭의 연락처를 보냈다.


그리고 며칠후.

어김없이 학교에서 영어공부를 하던 도중 김도진에게서 연락이왔다.


「 경현아, 좀 볼 수 있을까? 」


당연히 볼 수 있다.

번호를 주고나서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한 나는 너무 궁금했다.

그렇다고 임지영에게 물을 수도 없었다.


“아무리 호감도가 올랐어도.. 그 여잔 무서워..”


상대방이 나에 대한 호감도가 올랐다고 나도 그 사람이 좋은건 아니었다.

물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나도 싫진 않다.

하지만 이두영 사건 이후로 사람에 대한 신뢰가 더 사라져버렸다.


그나마 시스템 상으로 나에 대한 호감도를 확실히 알 수 있었고,

그 수치는 수시로 변했지만 거짓은 아니었다.


학교가 끝나고 나는 곧장 김도진의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초대받은건 처음이었다.


“뭐라도 좀 사가야하나..”


성훈이 형이나 강오 선배의 집 말고는 남의 집에 가본 적이 없다.

드라마에서 집들이 갈땐 휴지를 사가는 것 같긴 하던데···


“오..대박..”


두루마리 휴지를 사서 김도진이 찍어준 주소지에 도착했다.

내가 이사한 한강뷰 아파트도 좋았지만, 여긴 외관부터 일반 아파트와 달랐다.


“진짜 잘 버는구나..”


우리 아파트가 20억대인데.. 이 정도면..


아파트의 외형에 넋이 나간것도 잠시.

김도진이 사는 21층에 도착했다.


띵동-


“누구세요?”

“형 저예요, 경현이.”


띠릭-

철컥!


“금방왔네, 들어와.”

“우와.. 형 집 진짜 좋네요.”


내부는 훨씬 화려했다.

바닥은 온통 대리석 바닥에 현관문에서 거실까지 들어가는데만 한참이 걸렸다.


“여긴 대체 몇평이예요..?”

“넌 어린애가 무슨 그런걸 물어보냐? 얼른 들어오기나 해.”


내 질문에 형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어보였다.


“아, 경현아 내가 깜빡하고 말 안하게 있는데, 지금 우리집에 너 말고 손님 또 있다.”


손님? 누구지?

형은 탑배우니까.. 어쩌면..

정말 예쁜 탑여배우가 와 있는거 아냐?!


“누군데요? 저 와도 되는거예요? 다음에 올까요?”

“아냐, 너도 아는 사람이야.”


도진이 형을 따라 들어간 거실엔 임지영이 앉아있었다.


“왔어?”

“··· 두분 화해하신거예요?”

“아니, 화해고 뭐고 너 진짜 뭐야?”

“쌤한테 며칠전에 말씀 드렸잖아요.”

“그말을 믿으라고?”

“안 믿으셔도 할 수 없죠.”

“누나 경현이 말이야, 좀 믿어.”

“넌 대체 왜 이렇게 얘를 맹신해? 넌 내가 말한 그 오빠 기억 안나?”

“얼굴까진 잘 기억 안나.. 그냥 어렴풋이 느낌만 기억하는데..”

“하아.. 그럼 경현이 니네 아버지 좀 뵐 수 있을까?”

“아뇨.”


사실 진짜 우리 아버지는 나와 닮지도 않았다.

오히려 난 외탁을 했으니까.


“왜? 내가 할말이 있어서 그래.”

“뭔데요?”

“그건.. 네가 알건 없고 연락처라도 알려줘.”

“안돼요.”

“···”


임지영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할 말이 뭔지는 모르지만 당장이라도 호감도가 떨어질 것 같았다.


“저희 부모님 돌아가셨어요, 저 고아예요.”

“뭐···?”

“말 그대로예요, 3살때 엄마는 도망가고 아빠도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아.. 누나는 쫌!!”


김도진, 아니 임충섭이 임지영에게 핀잔을 했다.

뜻밖의 탈룰라에 임지영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근데 두분은 그럼 화해하신거예요?”

“뭐.. 화해랄게 있나, 일단 얘기 해보려고 만났는데 너 때문에 만난거니까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서.”

“미안하다, 우리 남매일에 너를..”

“아니예요, 뭐 바쁠 일도 없고 괜찮습니다.”

“와 역시 우리 경현이.”

“도대체 니네 둘이 어떻게 친해진거냐?”

“누나 좀 씹으면서 친해졌지 뭐.”

“전 아니예요.”

“···”


나의 단호한 손절에도 김도진은 변함 없었다.


[ 호감도 - MAX ]


한번 최대치가 된 호감도는 변화가 없다.

즉, 어떤 잘못을 해도 이 사람을 날 좋아한다는거지.


‘돈을 좀 빌려달라고 해볼까.. 한~ 10억정도? 아니면 보증을..’


지금의 김도진이라면 그것마저 해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호감도가 부족한 임지영이 함께라 그만두기로 했다.


*


“그래서 왜 보자고 한건데?”


경현이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해도되나 싶다.

하지만, 이 누나가 부르라고 한 이유가 있겠지.

맘에 들지 않지만, 어려서부터 똑 부러지긴 했다.


“네가 그 베개..”

“아! 제가 그거 드렸어요, 형이 주라고 했던 선물!”


경현이가 누나의 말을 끊고 대신 대답했다.

쟤가 왜 이러지..

안절부절 못하네.


내가 선물을 주라고 했다니..

경현이가 저러는 이유가 있겠지..


“그래, 나도 그동안 누나랑 얘기 한번 안해보고 이렇게 연락 끊고 지낸 것 같아서 맘에 걸리긴 했어. 일단 먼저 연락해줘서 고마워.”

“아니다, 누나인 내가 먼저 하는게 맞지.”

“나야 어떻게 지내는지 죄다 기사가 나니까 알고 있을테고, 누난 어떻게 지냈어?”

“나는 연기 가르치면서 똑같지 뭐.”


잠시동안 누나와 안부를 묻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별 내용은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편안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때 나 때문에 누나 다친 그날. 내가 그렇게 미웠어? 내가 인기를 독차지해서?”

“무슨 소리야, 네가 미웠다니.”

“내가 연기 시작하고나서 사람들한테 관심 받으니까 나한테 말 한마디 안붙이고 싸늘했잖아.”

“하.. 그건 연기 한번 안해본 네가 배우가 되면 얼마나 고생할지 걱정돼서 그랬던거야, 그러는 너야말로 내가 다치고나서 한번 들여다보지도 않았잖아.”


같은 상황에서 이렇게 다르게 생각했을 줄이야..


“미안해서.. 나 때문에 누나가 그렇게 다쳤는데.. 평생 낫지도 못할 다리가 됐는데.. 내가 그 꼴을 어떻게 봐..”

“야 그게 왜 네탓이야, 내가 뛰어들어서 막은건데!”

“난 그래서 나 때문에 연기까지 못하게돼서 날 싫어한다고 생각했어.”


10년이 넘도록 오해했다.

단 몇마디 나눈걸로 풀릴 오해였다.

겨우 이런 오해로 얘기 한번 안해보고 10년을 넘게 서로 증오하며 보냈다니..

누나에게 미안한 마음에 아무말도 나오질 않는다..


“형, 울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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