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화 F4 구역 참호전 (8)
-애애애애애앵!
“모두 위치로! 빨리 움직여!”
“20mm 탄통 어디 있어!”
“너 이 새끼 또 총 잊어 먹었냐!”
사이렌이 울리고 참호의 병사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진창 때문에 발이 걸리적거리는 와중에도 허벅지가 터져라 움직였다. 잠깐의 휴식이 누군가의 목숨이다. 그걸 알고 있다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탄통 여기! 또 필요한 사람!”
그리고 기사들 또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다리에 묻어 있는 진흙이 사방에 퍼질 정도로 강하게 박차며 뛰어다니면서 수십 킬로그램정도로 무거운 탄통 여러 개를 들고 필요한 곳에 나누어 준다.
기관총을 잡고 총을 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런 일은 평범한 군인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어차피 고작 몇 명이서 전황을 바꾸는 것은 특별한 것이 있는게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젠장.”
존이 조지의 공작소에서 나오자 마자 본 것이 이런 것들이다. 아주 바쁘게 움직이는 병사들. 정신의 날이 바짝 서 있는 팽팽한 긴장감이 질척질척한 참호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음에도 누구 하나 걷고 있는 사람 없고 전부 온 힘을 다해서 뛰고 있다.
처음으로 맞닥트린 적. 오랜만의 참호전. 이들을 상대하기 위하여 준비된 훈련과 무기들.
한달하고 일주일동안 이들은 전쟁터에 나가지 않았고 제대로 싸우지 않았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전투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들 마음이 날카롭게 세워져 있다.
존은 이 위치를 사수해야 하는 지휘관으로서 그걸 잘 활용해야 한다.
곧바로 근처에 있는 유선 전화기를 들어서 통신을 시도한다.
“여기는 아빠 카나리아. 여기는 아빠 카나리아.”
하지만 문제가 있다.
-VE25진지에 탄통 하나 더 갔다 줘!
-누구 포격지원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 없어?!
-통신 불···. 치직···.
야전용 유선 전화기는 사회에서 사용하는 번호를 사용하지 않는다. 아주 단순하게 하나의 선으로 죄다 엮어서 사용한다. 한 사람이 말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전부 들리는 체계.
금방 설치하기 쉽고 교환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모든 말이 하나로 합쳐진다는 단점이 있다. 장점이 곧 단점이 된다.
덕분에 이런 혼잡한 상황에선 통신기는 더욱 혼란하다.
“모두 조용!!”
진지가 쩌렁쩌렁 울리는 고함소리가 통신기를 타고 흐른다. 한순간 전화기는 조용해진다.
“아빠 카나리아다. 현시간부로 당직 사령에게 지휘권을 인계 받겠다.”
-당직 사령 포츠 에이트맨 소령입니다. 지휘권을 인계하겠습니다.
형식적인 절차. 반드시 할 필요는 없지만 절차라는 것은 중요하다.
“1차 보급분량을 배분하라. 그리고 지휘소에 내가 갈때까지 현 상황 정리를 보고할 준비를 하도록.”
-알겠습니다.
정확한 절차와 규칙. 이걸 시행해야 뚜렷한 길이 보인다. 명백하게 누가 지휘를 하고 누구의 명령을 우선시해야 하는지 모두가 알게 된다.
-쉬이익······ 펑···!
하늘에서 터지는 밝은 조명탄. 후방의 포병부대가 쏘아낸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사람이 만들어낸 인공 태양.
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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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사령관님. 현 상황 보고하겠습니다.”
이곳에서 몇 안 되는 벙커에 차려진 지휘소. 땅이 질척질척해서 뭔가를 제대로 세우기도 어려운 이 대지에 만들어진 강철의 토치카. 금속으로 된 벽이 1미터는 넘어가고 실리콘과 세라믹을 끼워 넣어서 만든 복합 장갑으로 만들어진 벙커다.
아주 깊게 철심을 박아서 토목 공사를 하고 철판을 수없이 용접해서 만들어낸 튼튼한 지휘소다. 수많은 격전을 치르는 와중에도 이곳만큼은 어떻게는 완성했다.
“항공 정찰로 적이 20킬로미터 이내로 접근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먼저 포병부대가 방어사격으로 고폭탄(HE)과 집속탄(Cluster), 지뢰살포탄(FASCAM)을 발사하고 아군 위치 근처에 DC(Danger Close)를 피해서 조명탄(ILL)을 발사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적과 거리는?”
“18킬로미터입니다. 이 속도라면 대략 2시간 뒤면 접촉합니다.”
“너무 빠르군.”
빨라도 너무 빠르다. 평탄하지 않은 길을 경보(競步)에 가까운 속도로 뛰어온다. 일반인이라면 진작에 지쳐 떨어질 거리를 순식간에 다가온다.
이들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기사다. 적중국의 기사. 거의 모든 기사가 이곳으로 향한다.
“얼마나 많은지 보고가 들어왔나?”
“현재 집계 중입니다.”
지휘소에 있는 통신병. 통신병이 다루고 있는 노트북. 노트북과 연결된 레이저 통신 장치. 레이저 통신 장치에서 오는 수많은 정보들.
플루토 고속 전투기가 마하 3의 속도라는 따라 잡을 수 없는 고속으로 달리면서 얻은 귀중한 정보가 전파가 되어서 야전군 사령부로 전해지고, 그 정보가 한번 걸러지고 분석되어서 레이저라는 빛이 되어서 이곳으로 전해진다.
지금 상황에서 천금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정보들이 통신병이 지금 타자를 두들기고 있는 노트북에 쏟아지고 있다.
“집계 나왔습니다! 현재 적 숫자 천만! 플러스 마이너스 오십만!”
한번의 전투에서 8자리 숫자가 나왔다. 대단할 정도로 엄청나다. 그 정도면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총알보다 많다.
“전선에 도착하는 숫자는?”
“분석대로라면 사정거리 이전에 포격으로 90퍼센트가 오는 도중에 전멸합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전부 다 이들이 있는 위치에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다 방법이 있다.
포병은 현대전의 신이다.
화력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한 말이다. 그 말을 누가 했는지는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프로그래머들은 아주 잘 알고 있다.
포탄은 쏘아도 쏘아도 부족한 것이며, 충분하다 싶어도 더 쏴야 한다. 포탄은 과하게 사용된 경우가 없으며 언제나 상상 이상의 양을 쏘아야 한다.
예산 조금 줄이고자 포탄 한 개를 아끼면 오히려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야 하게 될거다. 포탄을 아껴서 군인이 죽거나 다치고, 친족에게 연금을 줘야 하며, 부족해진 군인을 훈련시키기 위해서 더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화력이라는 것을 이해한 프로그래머는 대포에 엄청나게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석유라는 것이 없는 이 시대에서 연료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차량과 항공을 사용하지 못하기에 더더욱.
그래서 나온 결론은 단순하다. 포탄을 쏘아라. 더 많은 포탄을 쏘아라.
적은 양으로도 강한 폭발을 일으키는 화약으로 장약과 작약을 만들고, 폭발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 대포를 만들었다. 싸고 많이, 빠르고 신속하게.
“쏴!”
-쿵!
후방의 포병부대에선 전력을 다해서 포탄을 쏘고 있다. 장약을 옮기느라 허리가 부숴지고, 손가락을 찧어도 계속 대포를 장전하고 쏘고 있다.
“빨리 빨리 움직여! 앞에 있는 남정네들이 죽게 내버려 둘거냐!”
“아닙니다!”
“그렇게 해서 결혼은 할 수 있겠어?! 눈물 흘릴 힘까지 전부 쏟아 넣어!”
포탄을 장전하는 사람은 전부 여자. 여성으로 이루어진 포병 부대. 신체적으로 남자보다 약하지만 적과 싸우겠다는 의지 하나로 신체적 차이는 극복한다.
“언니! 빨리 가지고 와!”
“잠깐만 기다려!”
여자 중에도 기사는 있다. 한나가 전선에서 싸웠던 것처럼 여자도 자원하면 얼마든지 받아들인다.
다만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서 남자와 같은 부대에 배속시키지만 않을 뿐, 후방에 있는 군수나 방공, 항공 같은 것들은 여자도 많이 있다.
“고폭탄 대령이요!”
PA-35를 입고 있는 기사가 팔레트에 담겨 있는 포탄 더미를 한꺼번에 들어서 대포 근처에 내려놓는다. 그러면 포대에 배정된 포병들이 와서 뇌관을 갈아 끼우고, 분류하고, 준비한다.
“3번 5개!”
“하나, 둘, 삼! 밀어!”
끌어 모을 수 있는 인원을 죄다 끌어 모아서 만들어낸 포병 전력은 대단하다. 항공 정찰과 결합한 포격전은 높은 정확도와 고양된 사기로 엄청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사지 멀쩡한 남편 얻고 싶으면 어서 움직여!”
그들의 시커먼 속내와 덧붙어서 말이다.
포병의 활약 덕분에 많은 적이 죽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전방에 있는 보병들의 몫이다.
“온다!”
참호 속에서 적외선 망원경으로 꾸물거리는 무언가를 발견한 군인. 거리는 대략 2.5킬로미터에서 3킬로미터 사이. 그렇게 많지 않다.
하늘에서 폭발한 고폭탄은 거의 운동장만한 넓이의 파편을 퍼트렸고, 거기서 나오는 압력과 쇳조각은 갑옷을 두르지 않은 기사를 죽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기사가 최고의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충분한 식사, 휴식, 훈련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훌륭한 장비도 빠질 수 없다.
그런데 적중국에서 달려오는 적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죄다 알고 싶지 않은 재질로 만들어진 옷 한 벌과 근접 무기, 무거운 기관총, 허술하기 짝이 없는 방패를 들고 있다. 고작 그런 걸로 포탄을 막을 수 없다. 이들은 그저 힘이 좀 강하고 감각이 뛰어난 사람일 뿐이다.
포탄으로 인해서 달려오던 행렬은 군데군데 구멍이 생겼고 전혀 모여 있지 않은 그들은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간다. 알고 있는 것은 단 하나다. 저곳에 죽여야 할 자들이 있다.
“샤프슈터(Sharpshooter)! 뭐해! 빨리 쏴!”
당연히 가만히 있을 생각은 없다.
-탕! 탕!
괴수를 잡기 위해서 만들어졌던 20mm 단발 볼트액션 소총은 단 한발에 두꺼운 장갑을 멀리서 뚫기 위해서 만들어졌으니 저격용으로 사용하기에 매우 적절하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반동 제어도 개나 줘버렸다는 것. 그럼에도 무겁다는 것이다.
하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저격수는 아니지만 저격 임무를 맡을 수 있을 만큼 사격실력이 확실한 병사는 샤프슈터라고 불리며 전선에 다가오는 적을 먼저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
거리는 아직 충분하다. 능력이 있는 자는 모두 총을 들어라. 눈을 스코프에 맞춰라.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려라.
“하아아···.”
숨을 들이쉬고.
“흐읍!”
뱉지 말아라. 폐에 가득 공기를 채워라. 뇌를 움직여라. 하지만 가슴은 가만히 있어라.
나의 시선은 저 멀리 있는 보이지도 않는 점에 있고, 나의 손가락은 언제 올지 모르는 찰나를 노린다.
-탕···!
“젠장!”
빗나갔다.
“역시 2킬로미터는 너무 멀었나···!”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의 한계가 존재하는 법이다. 짧은 시간으로는 너무 먼 거리를 저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엄청난 천재면 모를까. 평범한 사람으로서 모든 것을 계산하고 맞추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기계는 다르다.
-탕! 탕! 탕! 탕!
중기관총을 잡고 있는 전투용 안드로이드. 유압으로 반동을 줄이는 삼각대가 설치되어 있는 20mm 중기관총을 스코프도 없이 정확히 적을 향해 겨누고 방아쇠를 누른다.
카메라는 인식하는 적을 놓치지 않는다. 적이 보이면 군사용으로 설치되어 있는 측정기를 이용해서 정확히 적의 위치를 계산한다. 레이저로 거리를 측정하고, 내부 센서로 풍향, 습도, 온도부터 중력까지 감안한다. 심지어 지구의 자전부터 적의 이동 방향까지 전부 파악해서 방아쇠를 당긴다.
사람의 두뇌로 할 수 없는 계산을 순식간에 끝내고 총알을 날린다. 운이 좋으면 한발, 없으면 두발, 세발까지. 전부 적의 움직임을 계산해서 예상 위치에 착탄시킨다.
리베라의 프로그래머가 만들어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이건 단기간에 만들어진 수준이 아니다. 적어도 수십년의 개발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겨우 양산되었고 활용되고 있다.
수십년의 노력을 맞보아라. 사람들의 세금은 결코 헛되이 쓰이지 않았다.
“이 기계 빌어먹을 정도로 잘 쏘는구만.”
옆에 있는 본래 기관총 사수가 망원경으로 안드로이드가 발사하는 방향을 보면서 말한다.
포격으로 인해서 적과 적의 거리가 많이 벌어졌고 아직 거리가 많이 남아 있어서 저격으로 해치우기 어렵다. 기관총으로 쏴서 잡으려면 한 명당 700발 탄통 하나를 다 비워도 부족할 거다.
그런데 옆에 있는 안드로이드는 총알 몇 개에 목숨 하나를 가지고 가고 있다. 굉장한 효율이다.
“안드로이드만 양산하면 저희는 투입될 일도 없겠습니다.”
탄띠를 잡고 사격을 보조하던 부사수의 허탈한 말이었다.
확실히 그럴만 했다. 이렇게 전투를 잘하면 굳이 군인을 투입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냥 안드로이드만 대량으로 투입해서 죄다 쏘아버리면 될 텐데.
난사하라고 만든 기관총으로 저격하는 것만 봐도 평범한 사람과 로봇의 전투력이 현저히 차이가 보인다. 긴 총열을 가지고 있으니 저격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저격에 특화된 물건도 아니다. 흩뿌리라고 만든 것인데 그걸 한발 한발 끊어서 쏜다.
그런데 그걸 또 잘 맞춘다. 제작 과정을 보자면 프로그래머들의 수십년의 노력과 꾸준한 개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이들의 입장에선 한순간에 나온 깡통이 자기보다 더 잘 싸우는 걸 보고 있는 셈이다.
“그럼 좋은 일이지. 씨발, 이 로봇이 내가 할 일 다 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린 군인은 자기가 군인이라는 자부심 따위는 저리 갔다 버린 상태다.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면 악마라도 망설임 없이 손을 잡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탈영하지 않은 것은 혼자 살아서 집에 돌아갔다는 마지막 양심에 고개를 돌리지 못했기에 그런 것이리라.
어찌 되었든 이들은 이 로봇에 감탄하면서도 단점 또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등에 지고 있는 수십 킬로그램짜리 리튬 전고체 배터리는 구멍이라도 나면 바로 폭발하는 화약만큼이나 위험한 물건이었고, 그마저도 안드로이드를 길어도 4시간, 급격한 기동이면 30분 안에 방전된다. 이건 전기 먹는 기계다.
“케이블 잘 확인해. 방수 처리가 되어 있어도 중간에 문제 생기면 전부 감전될지도 몰라.”
“철저하게 보고 있습니다.”
물이 가득한 참호 특성상 고전압의 전기는 양날의 검이다. 전선을 7중으로 덮고 있는 고무와 실리콘, 합성소재로 안전하다고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말하는 물건들 치고 단 한 번도 고장나지 않은 물건을 본 적이 없다.
지금 당장은 쓸만해 보이지만 이곳 말고 쓰인 적이 없는 프로토타입. 실전경험이 적어서 제대로 사용되기 전까지 모두의 의심을 받고 있던 물건이다.
실전 투입한 적이 없으니 데이터를 통해서 개선되지도 않았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곁에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멀뚱히 지켜보거나, 자기가 알고 있는 것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NX12 진지에 안드로이드 작동 불량.”
“정비병을 투입해라.”
“적 1킬로미터 이내 접근 중.”
지휘부 또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그들이 많은 신경을 쏟아 부은 것 중 하나가 ‘이 안드로이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니까.
그리고 결과물은 상상 이상이다.
“참호에 진입하기도 전에 전부 사살하고 있습니다.”
“음···!”
통신병의 정보를 종합해서 존에게 보고한 에이트맨 소령. 매우 긍정적인 내용이다.
“새로 투입한 신무기가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위해서 개인 장구류부터 부대 지원화기까지 전부 교체했으니까 당연한 일이겠지.”
일정 거리에 들어오자 박격포병이 전방에서 오는 정보를 통해서 정밀 포격을 날리고 근처까지 다가오면 유탄이 사방에서 날아온다. 병사들이 가지고 있는 더블 배럴 샷건은 비록 먼 거리의 적을 사격하지는 못하지만, 눈에 보일 정도로 가까워지면 확실하게 죽일 수 있었다.
이따금씩 두꺼운 방패를 들거나 강화복을 입고 20mm를 막고 피해서 참호 근처까지 다가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에는 4게이지 날탄으로 충분히 유효타를 먹힐 수 있었다. 이제 모두이게 병사 개인으로서 기사와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예상보다 적의 숫자가 적다는 것과 예상 전투 시간이 길다는 것을 제외하면 모두 작전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수백만명을 일시에 투입하는 것은 아무리 훌륭한 지휘관이라도 무리가 있을 것이었다. 몇 시간에 걸쳐서 꾸준히 공격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비록 적이 포격으로 인해서 드문드문 보이게 되더라도 전부 전멸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그건 병사들의 전투 피로를 야기한다.
“그럼 적의 공격이 멈추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 다음 계획대로 시행한다.”
다음은 새로운 참호를 파는 것이다. 그걸 시작으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잃어버린 땅을 되찾는다.
언덕을 넘자. 저 고지를 점령하자.
두려워 말아라. 조국의 힘을 믿어라.
앞으로,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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