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하이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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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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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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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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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혹은 도주13

DUMMY

"하하하."


체프리는 계속 웃었다.


"그런데 모건."


"네."


"너희 스승님 이름도 아직 모르는구나."


모건은 황당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경우는 스팸리를 스승으로 모시고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 이름을 들으면 깜짝 놀랄 걸요."


모건은 이름만 들으면 놀랄 거라 생각했다.


"도대체 그 대단한 이름이 뭔데."


모건의 생각과는 달리 곰은 심드렁하게 물었다.


"스팸리요."


"스팸리?"


모두는 고개를 저었다. 반테스에서만 지낸 이들은 알 수 없는 이름이었다. 다만 데니세는 알고 있었다. 얼굴까지는 몰라도 이름은 익히 들어 본 이름이다. 하지만 일행의 반응을 보고 가만히 있었다.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체프리는 한참을 기억을 더듬었다. 이런 알 수 없는 반응에 모건은 당혹스러웠다. 자이젠 연방 뿐 아니라 대륙에서도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았다. 이런 반응이라니. 적어도 마법사라는 체프리는 알아야 했다. 그런데 생각을 하고 있다니. 당혹을 넘어서 실망이었다. 한참을 기억을 더듬어서야 떠오른 듯 체프리가 말했다.


"물론 알지. 우리가 그렇게 대단한 마법사하고 있었나. 이거 큰 영광이야."


체프리의 말에 모건의 입에 웃음이 걸렸다.


"그럼요. 대단한 영광이예요. 스승님을 만나려고 왔다가 일주일을 기다리다 허탕치고 가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대요."


데니세는 큰 소리로 웃었다.


"아줌마는 왜 웃어요."


"이게 맞고 싶나. 아줌마라니."


데니세는 모건을 쥐어 박으려는 행동을 취했다.


"씨. 제가 마법을 쓰는 걸 보고 싶으신거예요."


"그렇지. 네가 스팸리의 제자라고 했지. 아니. 보고 싶지 않아. 잠깐 잊고 있었네."


"조심해주세요."


"오호. 이 친구가 그렇게 대단한가?"


"그럼. 자이젠 연방에서는 소년 천재 마법사라고 불리우지."


"그래. 그런데 그렇게 불평 불만이 많았던거야. 이거 실망인데."


"적당히 하시죠. 이제는 정확한 정체를 알았으니까요."


모건이 다시 기가 살았다.


"좋아. 소년 천재 마법사. 모건. 그런데 말이야. 우리가 그렇게 만나기 힘든 분을 두번이나 만나게 되겠어. 그렇지."


"그건 무슨 말이죠."


"보면 알아. 스팸리님을 만나기 위해 일주일이나 허비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지."


모건 뿐만 아니라 모두는 체프리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반응과 상관없이 체프리는 말을 이어 나갔다.


"그렇지 않습니까. 스팸리님."


근처의 숲을 향해 체프리가 말했다. 그러자 잠시 후 숲 근처에서 한 사람이 걸어왔다. 스팸리였다.


"어떻게 알았나? 나름 조심한다고 조심했는대."


스팸리를 나타나자 일행은 모두 놀랐다. 모건은 특히나 기겁했다. 하지만 일행의 반응과 달리 스팸리는 반가웠다. 이제는 더 이상 기척을 숨길 필요가 없었다.


"더 조심하셔야 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좀 되었습니다."


"이제 나도 늙었나 보네. 제자한테 물려 주고 은퇴할까봐."


잠시 생각을 하던 스팸리가 다시 말을 했다.


"아니지. 아니야. 재능이 없는 제자 놈보다 자네는 어떤가. 체프리라고 했던가?"


"진심이십니까?"


"왜. 내가 농담을 하는 것 처럼 보이나."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얼마나 진실되게 얘기해야 할 줄 모르겠으나 진심일세."


"생각할 시간을 가져도 되겠습니까. 생각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 주실 수 있나요?"


"물론. 생각할 시간이야 있어야겠지."


"정말 체프리님을 후계자로 선택하시게요."


모건이 놀라서 물었다.


"왜. 그러면 안되는 까닭이라도 있어?"


"딱히 그런 건 없지만."


"다 네가 부족해서 그런거 아니야. 너도 혹시나 체프리가 흑마법사라서 안된다고 얘기하고 싶은 건 아니지."


생각을 간파당하자 모건은 입을 닫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좀 쉬면 안되겠나?"


"그러시죠."


"먹을 것 좀 내놓고."


"먹을 것이야 예전에 먹던 것 밖에 없는대요."


"물론 그거면 충분하지. 먹은 다음에는 잠을 잤으면 잤으면 좋겠어. 며칠동안 그놈의 해골마를 쫓아오느라 잠을 제대로 못잤어."


"그러시군요."


"잠을 자고 나면 힘이 날 것 같은대."


"어쩔 수 없군요. 스팸리님이 칼자루를 쥐고 있으니 그렇게 해야죠."


눈치빠르게 늑대가 나섰다.


"내가 나무를 줏어오지.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나도 같이 가지."


그레이였다.


늑대와 그레이가 나무를 하러 가자 배낭에서 고기를 꺼내 곰이 준비를 시작했다. 나머지는 알아서 천막을 쳤다. 나무가 준비되자 불이 피워졌다. 불이 피워지자 모든 준비가 되었다. 노숙준비가 되었다. 고기는 일부는 삶고 나머지는 구웠다. 고기가 익어가는 것을 보며 그레이가 말했다.


"오랜 만이야. 조금은 느긋해질 수도 있었는데."


"그런 여유야 늙으면 저절로 온다네. 젊을 때는 조금 바빠도 좋아. 늙으면 저절로 여유가 생긴다네."


"꼭 그러지 않을 것 같은데요."


고기가 익자 일행이 불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식사를 했다.


"고기는 맛있어. 이건 꼭 이렇게 삶아야 하나. 구운 상태로 먹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지난 번에도 말씀드린 것 같은대요."


"그건 그랬지. 무슨 방법이 없는 건가?"


"조금 기다리시면 아마도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늑대가 말하자 스팸리는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물었다.


"언제쯤이나?"


"내년 봄이 되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오호. 그래. 기대되는군.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지 물어봐도 되나."


"공공연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스팸리님에게는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그거 고마운 얘기야. 어디가서 얘기하지 않기로 약속하지."


"하하하. 반테스에 있는 연금술사 한분이 있는데 약초를 개발 중입니다."


스팸리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반테스라면 카라얀의 영토아닌가. 그런데 연금술사가 있어?"


"이해하시기는 어렵겠지만 있습니다."


"그래. 반테스에 있다는 연금술사도 한번 보고 싶어."


"어렵지는 않을 겁니다. 이번 일이 끝나면 어차피 돌아가야 하니까요."


"기대되는군."


"스승님. 제스니 성으로 돌아가지 않으세요?"


"급한 일도 없는대. 굳이 고리타분한 성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가려면 너나 가."


"혼자요?"


"그래. 혼자. 아니지. 혼자는 아니지. 지금 호위기사가 열심히 쫓아오고 있으니까."


"제대로 찾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실망한 모건이 말했다.


"그냥은 찾기 힘들기 하겠지. 하지만 흔적을 남겼으니 가능할 거다. 많이 쫓아왔을 걸."


"다행이네요."


다시 모건의 안색이 밝아졌다. 식사가 끝나고 모두는 천막에서 휴식을 취했다. 모두는 스팸리 덕분에 썰매가 아닌 천막에서 푹 쉴 수 있었다. 긴 밤이 지나고 다시 새벽이 밝아왔다. 모두 잠든 새벽에 스팸리는 깨어있었다. 스팸리가 천막에서 나오자 체프리도 곧 이어 나왔다.


"왜 더 쉬지 않고 일어나셨습니까?"


"늙으면 잠이 줄어서 말이야. 그러는 자네는 왜 일찍 일어났나?"


"저도 늙었나 봅니다."


"예끼. 이 사람."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준비할 게 있어서 그렇다네. 이것 저것 준비할 게 많아서."


"왜. 제자분과 같이 않으시고요?"


"그놈은 영 미덥지 않아서. 그리고 자네한테 보여줄 것도 있고 해서."


잠시 체프리와 대화를 나누고 스팸리는 생각에 잠겼다. 생각에 잠긴 스팸리는 체프리는 더 이상 방해하지 않았다. 스팸리가 마력을 운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잘 보게. 자네라면 어떻게 운용하는지 알 것 같아."


"그럴 수 있을까요. 스팸리님 같은 대마법사가 쓰는 마력을 알아보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아. 체프리 자네도 상당한 경지에 올라있잖아. 자네 나이에 그 정도 성취면 정말 대단한거지. 나는 그 나이에는 자네보다 훨씬 떨어졌다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여하튼 잘보게. 마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런데 보여주셔도 괜찮으신가요?"


"그럼. 괜찮으니까 보라고 하는 거지."


"더 이상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체프리의 의견에 상관없이 이미 스팸리는 주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준비는 한참 걸렸다.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야 스팸리의 입에서 주문이 터져나왔다.


"진실을 가리는 장막은 없어져라. 진실의 눈."


체프리는 눈을 감고 스팸리의 마력의 운용을 느끼고 있었다. 주문이 발동되자 마력이 파동쳤다. 주변의 광경이 변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변해갔다.


온통 눈으로 둘러쌓여 하얀 색 밖에 없던 곳에 다른 색이 섞이기 시작했다. 마법이 구현되자 체프리는 눈을 떴다. 눈을 뜨자 새로운 풍경이 보였다. 아무 것도 없던 절벽에 길이 있었다. 길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길이고 가야했다.


스팸리도 이제는 주변의 풍경을 보고 있었다.


"어떤가. 느낀 게 있나?"


"어느 정도는 알겠더군요. 고맙습니다."


'그 정도인가. 긴가 민가 했었는 데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더 대단하군.'


생각과는 달리 말했다.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야."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 파쿠가 며칠을 빙빙돌다 왜 어제야 기척을 알아차렸을까요?"


"그건 마법진이 약화되기 시작한 탓이야. 마법진이 멀쩡했다면 나도 파훼하기는 쉽지 않았겠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었어."


"마법진이 약화되다니요. 그건 무슨 이유에서인가요?"


"여기서는 정확히 알 수 없어. 무슨 변고가 생긴 것 같아. 혹시나 아는 사람이 있나?"


"저는 모르지만 아는 분이 있는 것 같더군요."


"그럼 서둘러야 할꺼야."


"그래야죠. 그런데 마법진은 여전히 제 눈에는 보이지 않는군요."


"자네의 마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그래. 이런 저런 응용을 해야 마법도 늘어. 막혀있는 사람은 마법을 배우기 힘들어."


"그렇군요."


"자네도 제대로 된 선생을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괜찮습니다. 그래도 스팸리님 같은 대마법사도 만났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죠."


"하하. 그런가. 마법진은 잠시 동안 파훼되었으니 일행을 깨워 준비시키게."


그럴 필요는 없었다. 모두 일어나 있었다. 바뀐 풍경을 보고 놀라고 있었다.


"놀랄 시간 없어. 조금 있으면 진이 원상으로 돌아올꺼야. 그러니 빨리 준비하는 게 좋아."


"그러죠. 스팸리님."


"들었지."


"그럼."


일행은 빠르게 정리를 시작했다.


더 이상 썰매는 필요치 않았다. 썰매는 두고 가기로 했다. 썰매가 없어지자 해골마도 더 이상 운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시 곰이 스테파니를 업었다. 해골마와 썰매가 없어지자 가장 아쉬워 하는 사람은 스팸리였다.


"왜. 해골마는 끌고 갈 수 있지 않나?"


"그래도 되기는 하지만 좋지 않을텐데요."


"타보고 싶었는데."


"돌아가실 때 태워드리죠."


"좋아. 그런데 해골마 만드는 마법은 배울 수 없나?"


"가르쳐 드릴 수는 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가르쳐만 주게.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지."


"그럼. 시간이 나면 하도록 하죠."


"지금은 급하니 출발하지."


일행은 길으로 올라섰다. 여전히 파쿠는 선두였다. 일행은 드디어 눈 밖에 없던 세상에서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길에 접어든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진이 발동되었다.

느낌이 이상해진 일행은 뒤를 돌아보았다. 일행이 처음에 출발했던 곳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 온통 눈이었다. 스팸리가 설명을 했다.


"다시 진이 원상복구된거야. 내가 건 주문은 마법진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키는 주문이었어."


"그런거군요. 완전히 파훼시킨지 알았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아무리 나라도 힘든 일이야. 자네도 알다시피 마법진이란 일개 마법사가 낼 수 없는 힘을 가지거든."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체프리는 언제 시간이 나면 몸에 있는 신성진에 대해서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빨리 움직여야 할 것 같아.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져."


"그렇군요."


스팸리 뿐 아니라 체프리도 느끼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군."


"적어도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아."


"서로 비슷한 기운이 엉켜있어."


"되도록 빨리가는 게 좋겠어,"


늑대의 일행은 빠른 속도로 이동했으나 가까워 보이던 길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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