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포 불알친구는 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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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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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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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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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 황제 원술

DUMMY

적토가 막사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달려온 한율은

막아서는 병사들을 뿌리치고 막사의 문을 열어젖힌다.


"승상! 어찌하여 지원 병력을 보내주지 않으신 겁니까!“


한율은 당장 죽는다고 하여도 분노를 숨길 기색이 없었다.

우금과 하후연이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를 막아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제가 분명 공성전으로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혹시 제 잘못이라 책임을 지시라는 겁니까?“


처음으로 한율은 조조에게 눈을 부릅뜬다.

그는 마치 분노한 늑대처럼 울부짖었다.

그가 더욱 조조에게 다가가려 했을 땐, 쌍철극의 두 칼날이 어느새 그의 목에 드리워져 있었다.

조조의 호위대장인, 전위였다.

그는 일찌감치 한율이 들어왔을 때부터 바짝 긴장해 있었다.


"이거 치워, 덩치. 아니면 네 손째로 잘라버릴 거니깐.“


한율은 시선을 전위에게로 돌려 자신의 목에 겨눠진 쌍철극을 건드렸다.

하지만 전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 자세를 유지한다.

아니 오히려 쌍철극을 더욱 고쳐잡고 매섭게 그를 노려본다.

조금이라도 상대방의 움직임이 보인다면 두 야수는 금방이라도 달려 나갈 것 같았다.


"그만! 이게 뭐 하는 짓이냐!“


예상과 달리 긴장감을 깬 건 조조였다.

그는 전위의 쌍철극을 손수 걷어내더니 그의 따귀를 때리며 나무란다.


"죄송하오. 여 장군의 일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너무 급한 소식을 전달받은지라···“


조조는 그 말과 함께 막사 안에 있던 장수들에게 눈치를 줬고 그들은 밖으로 퇴장한다.

그러자 한율도 한풀 꺾여 자리에 앉는다.


"전쟁 중에 이보다 급한 일이 뭐가 있단 말입니까?“


-턱


조조는 대답 대신 죽간 하나를 내려놓았다.


[남양 원술이 동탁의 폭정 때 사라진 옥새를 들고 스스로 황제를 자칭했다.

천하에 다시 없을 역적이니 즉시 처단하라.]


황제의 명령으로 보이는 서신에 한율도 깜짝 놀란다.


'뭐? 이 타이밍에 칭제를 해?‘


한율은 방금까지의 분노가 불안감으로 바뀐다.


"내가 여 장군을 돕지 못하였던 건 이 문제 때문이었소. 당장 장제 패거리의 문제도 있지만, 이보다 더 큰 일이 있겠소?“


이때까지 수많은 자들이 권력에 눈독 들여 황제를 허수아비로 만든 자들은 많았지만, 손수 황제를 자처하는 자들은 없었다.

국가의 근본을 무너트리는 일이었다.


"어찌 보면 장제를 날뛰게 하고 헛소문을 퍼트린 것도 이놈 짓이겠지.“


한율은 순간 뜨끔했다.

소문의 원흉은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그, 그럼 어찌하시려는 겁니까? 지금 전쟁을 멈춘다면 장제는 낙양은 물론 허창까지 진격해올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 아니오.“


조조는 침통한 표정으로 지도를 살폈다.

원술의 땅, 남양은 허창이 있는 연주와 예주 바로 아래에 있어 자칫하다면 큰 위험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스스로 황제를 자처했기에 하루빨리 그를 처단해야 할 필요도 있었다.


"형주의 유표에게 서신을 보내놨으나 원술의 병력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이 되지 않으니, 쉽사리 대처할 수 없는 노릇···“


한율을 생각한다.


'어차피 장제를 토벌한다고 해도 나에게 떨어지는 것이 없다. 차라리 옥새를 담보로 내가 원술을 치는 것이···’


판단이 서자 한율은 즉시 조조에게 청한다.


"그렇담 이렇게 하지요. 승상께서는 장제 토벌에 집중하십시오. 제가 병력을 돌려 원술을 처단하고 옥새를 직접 탈환해오겠습니다.“


"흠, 원술은 장제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강대한 녀석이요. 가능하겠소?“


그러자 한율은 자신 있게 말한다.


"제아무리 원술이라도 저에겐 새 발의 피입니다. 또한 서주에서 멀리 떨어진 낙양보단 가까운 남양이라면 여차할 때 직접 지원군을 부를 수 있으니 이편이 더 수월할 겁니다.“


"흠, 내가 도와야 할 것이 있겠소?“


"공성 병기들만 몇 문 지원해주시면 금방 그놈의 목을 날려드리죠.“


조조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 지금 당장 조서를 작성할 테니, 여 장군은 병력을 돌려 역적 원술을 처단하고 황가의 보물 옥새를 되찾아 오시오!“


조조는 즉시 새로운 서신을 작성해 직접 한율에게 내린 즉시, 전선에 있는 여포군과 교대를 하기 위해 출격을 서두른다.

떠나가 직전 누군가 한율에게 다급히 달려온다.

키가 크고 건장한 청년이었는데, 군사 회의가 있을 때 얼핏 본 듯한 얼굴이었다.


"여 장군, 전 조앙이라고 합니다. 주공···그러니깐 조 맹덕님의 장자입니다.“


"아···“


자신을 조조의 아들 조앙이라고 소개하는 그 남자는 조조와 풍기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조조가 음험하고 노련한 이미지였다면, 그는 정직하고 진솔한 순백의 이미지였다.


"승상의 아드님이셨군요. 몰라뵙습니다.“


한율은 그의 손을 맞잡고 흔들었다.

허나 어째서 그의 아들이 자신에게 따로 말을 걸어오는지 의문이었다.

그의 청렴결백한 모습과 달리 또 다른 조조의 계략이 아닐까 싶어 의심이 들기도 한다.


"현잰 아버님이 아닌 주군으로 그분을 모시고 계시지만, 이번 일은 아들로서 대신 사과드립니다.“


"사과라 하면···“


"아버님께서 여 장군의 부탁에 소홀하셨을 거라 생각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런 사이코패스 같은 놈한테 이런 아들이···’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그의 목소리에선 조조가 지시한 느낌이 들지 않았고, 직접 한 행동인 것 같았다.

그도 난처했을 거라 생각한 한율은 즉시 그의 사과를 받아들인다.


"도련님까지 절 이렇게 생각해주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야말로 승상께 무례를 끼친 게 아닐까 염려됩니다. 부디 잘 말씀드려주시길···“


"아닙니다. 아버님께선 여 장군님을 깊게 흠모하고 계십니다. 부디 아버님께 큰 힘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조앙은 정중히 인사를 했고 그들은 호로관을 떠나 출격한다.

다음 날 오후가 되자 조운과 고순이 병사를 데리고 한율에게로 돌아온다.

영문을 모르고 조조군의 지시에 따라 전선에 물러난 그들은 어리둥절했다.


"주공, 이게 무슨 일인지요? 어찌 조조군이 남고 저희가 후퇴를 한 겁니까?“


"맞습니다. 혹시 조조가 저흴 지원하지 않고 직접 낙양을 탈환한다고 하였습니까?“


조운과 고순이 속상해 툴툴거리자 한율이 그들을 위로한다.


"아니, 우린 고작 장제가 아닌 더 큰 적을 처단하러 간다!“


"예?“


"더 큰 적이라고 하시면···“


두 장수는 가늠도 되지 않는지 갸우뚱거릴 뿐이었다.


"우리가 장제와 대치하고 있는 사이, 남양의 원술이 옥새를 손에 넣고 스스로 황제를 칭했다.“


""!!!!!!"“


원술의 칭제 소식에 모두 놀란 눈치였다.

그 소식을 처음 듣는 자라면 모두 그랬을 것이다.


"우린 승상의 명령에 따라 곧장 원술을 친다.“


"허나 주공, 원술은 장제보다 병력도 많을 것이고, 남양의 성들 또한 무수히 많을 터인데 어찌···“


그런 조운의 걱정에 한율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안심시킨다.


"조 승상으로부터 공성 병기를 몇 문 받았다. 그리고 우리가 진군한다면 곧 녀석들도 그걸 알고 요격하러 나올 거야, 야전이라면 우리가 질 리가 없어!“


"넵!“


조조에게 받은 공성 병기를 이끌고 예주를 지나 남양으로 진군한다.

거대한 공성추와 발석거 등이 그것이었다.


남양, 특히 원술의 본거지인 완으로 가는 곳엔 무수한 목장들이 있는데, 주로 소를 기르는 곳이 많았다.

그만큼 목초지가 풍부했으며, 농업이 활발한 지역이었고, 북방과 강남을 잇는 요충지였다.

작은 촌락들과 목장들이 보이자 남양에 들어섰음이 느껴졌다.

곧게 뻗은 길들은 모두 제각각 뻗어있었는데 어떤 기점부터 황금색의 깃발이 내걸어져 있었다.

그것을 본 한율이 행인들을 붙잡아 물어본다.


"이보시오, 이 깃발이 무엇인가?“


"응? 아직 모르셨습니까요? 남양 태수로 계시는 원술 어르신께서 얼마 전 황제에 자리에 오르셨습니다. 이건 그걸 알리는 깃발이고요. 절대 건드리지···“


-챙!


-서걱


고순은 행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 깃발을 두 동강을 내 땅에 떨군다.

그리고 질끈 즈려밟곤 소리쳤다.


"주공! 이게 어찌 한나라의 백성으로 할 짓입니까!“


고순이 그렇게 화난 걸 보는 건 한율도 처음이었다.

땅에 떨어진 그 깃발에는 선명히 '중(仲)'이라고 적혀있었다.


'이놈 봐라? 나라 이름까지 만들고···아주 본격적으로 시작할 모양이구만?‘


한율은 주위에 있는 다른 깃발들을 살피곤 병사들에게 명령한다.


"이 역적의 깃발을 모조리 모아서 불태워라!“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조운과 고순까지 나서 마을에 걸려있는 깃발들을 수거해, 한곳에 모은 뒤 태워버린다.

그 모습에 마을 주민들은 혼비백산하며 그들을 말려든다.


"아이고, 나으리. 그러시면 저희는 죽습니다요. 나라님께서 절대···“


그러자 한율은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다소곳한 말투로 진정시킨다.


"그대들은 모두 한나라의 백성들이니 우리가 지킬 것이고, 그러니 두려워 마시오.“


하지만, 그 깃발은 행군이 길어질수록 그 수가 많아졌다.

들리는 마을과 농장마다 빠짐없이 걸려있었고, 심지어 원술을 찬양하는 이들도 있었다.


"주공, 사태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고순은 그 흉터 난 얼굴을 더욱 험악하게 구겼다.


"그래, 황건 때를 다시 보는 거 같군···“


황건적을 보지도 못한 한율은 자신도 모르게 그리 말했지만, 원술의 황금 깃발을 흔들며 새로운 세상이 올 거라 찬양하는 그 모습은 마치 황건적의 수괴, 장각을 찬양하는 모습과도 같았다.


"고개 너머 100리, 원술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척후병이 급히 뛰어오며 적의 등장을 알렸고 한율은 속도를 내어 언덕을 오른다.

언덕 위에 다다르니, 까마득히 먼 곳에 다른 봉우리 하나가 보였고 그 봉우리와 자신이 있는 봉우리 사이엔 드넓은 평야가 펼쳐진 것이 보였다.


"여기에서 한 판 붙겠군.“


한율은 언덕 위에 진을 치고 척후병들을 풀어 적의 동태를 살핀다.


'어째선지, 예감이 좋지 않아···’


한율이 이번 전투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거란 직감이 들었다.

해가 지고 척후병들이 돌아오자 한율은 조운과 고순을 불러 모아 회의를 연다.


"척후에 따르며 적장은 원술군 1번 장 기령이라고 합니다.“


"흠, 기령이라···“


동탁군에 몸담을 시절, 호로관에서 얼핏 본 적이 있는 장수였다.

연합군에서 내보낸 장수를 단칼에 처치해버린 화웅과 자웅을 겨루다 결국 패퇴하긴 했지만, 그의 무용을 두 눈으로 목격했기에 더욱 신중해진다.

한율이 고민하고 있자 조운이 나선다.


"주공, 저번의 실수를 다시금 무마할 기회를 주십시오.“


"저도 그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주공. 조 장군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십시오.“


고순까지 나서 그를 추천했다.


'그때 일을 어지간히 신경 쓰고 있었나 보네.‘


한율은 진룡군 1천과 함께 조운의 출격을 허락한다.

날이 밝자마자 조운은 맹렬히 적진으로 돌격한다.


-댕댕댕!


"적의 공격이다!!“


조운이 돌격하는 것을 보자 원술군에선 기령의 부장이 똑같이 기병을 이끌고 요격한다.

언덕 아래 평야에선 기병들의 기동전이 벌어진다.


-다닥 다닥


-히이이잉!!


-챙챙!


두 군이 부딪치니, 온갖 소음이 섞인 전투가 시작된다.

허나 언덕 위에서 바라본 조운의 병사들은 넓게 산개해 요격하는 원술군에 점점 포위되는 형국이었다.


"이런, 자칫하면 완전히 포위되겠어···“


한율은 고전하는 조운을 보고 급히 직접 나서려 했지만, 고순이 막아선다.


"주공, 조 장군을 믿어보시지요. 언젠가 대화를 나누어봤으니, 그는 그리 쉽게 당할 아둔한 자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조운은 계속해서 포위당하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고순의 만류로 어쩔 수 없이 언덕 위에서 그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나이도 새파랗게 어린놈이 어디서 장군놀이냐! 황제 폐하에게 머리를 조아리면 지금만은 살려주마!“


전세가 유리한 걸 직감한 적장은 조운을 노리며 그에게로 돌진한다.

하지만 조운은 침착하게 그와 맞붙지 않고 병사들을 뒤로 물린다.


"흐흐흐, 동네에서 하던 전쟁놀이와 사뭇 다르더냐?!“


후퇴하는 조운의 군대를 빠짝 추격하는 원술군.

어느새 언덕 아래까지 후퇴한 조운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군사를 돌린다.


"어미 품으로 도망가는 것이 아니었느냐!“


돌아선 조운을 보고 적장이 조롱을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조운의 입가엔 미소가 번질 뿐이었다.


"멍청한 녀석, 네 뒤나 보고 말하거라!“


"?!!“


조운은 퇴각하면서 적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병사들을 조금씩 좌우로 포진시켰고, 반대로 적들은 추격에 눈이 멀어 어느새 일렬로 진형을 갖추게 되었다.


"이, 이런···!!“


조운은 포진했던 병사들을 불러 모아 적장을 고립시켰다.

홀로 너무 깊숙이 들어간 그는 몰려드는 진룡군에 의해 죽음을 맡는다.

일순간에 지휘관을 잃은 적군들은 우왕좌왕하기 시작했고, 그 틈을 타 조운은 쐐기진을 형성해 저의 남은 후속 병력을 돌파한다.


"과연···일부러 유인했단 건가?“


매우 기초적인 전술이었지만, 늘 힘겨루기 위주의 전투를 해오던 한율에겐 엄청난 계책이었다.

조운에게 이런 지략이 있단 것에 감탄했다.


"주공, 그는 전장에서도 병법서와 각종 서적을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비록 나이는 어리나 앞날이 빛나는 새싹이지요.“


고순은 조운을 칭송했고, 한율 또한 때마침 돌아온 조운을 흠씬 칭찬한다.


"아주 멋졌어! 나였더라도 그 작전에 걸려들었을 거야! 이거 참···오히려 내가 너희에게 배워야 하겠는걸?“


한율은 침이 마를 정도로 조운을 칭찬했고 그는 몸 둘 바를 몰라 전투 때보다 얼굴이 더욱 상기되었다.

그렇게 첫 전투는 조운의 뛰어난 계책으로 승리하였다.

하지만 다음날이 되자 그들은 전날의 과오를 새겨, 창병과 노병으로 이루어진 튼튼한 방진으로 진격해온다.

창병의 두터운 방진은 기병으론 도저히 당해낼 수 없었으며, 틈을 찾기 위해 주위를 맴돌면 노병들의 화살 세례가 빗발친다.


"흠, 창병을 가세한 방진 싸움이군요.“


고순은 전투를 지켜보며 생각에 잠긴다.

거북 모양의 귀갑을 형성한 적 창병진이 노병을 지켜주는 상황이기에 쉽사리 돌파하지 못했고, 그렇다고 같이 궁병이나 노병으로 대응하기에는 먼저 자리를 잡은 그들에겐 역부족이었다.


"이제 제가 나설 차례인가 봅니다.“


"고순, 부탁한다.“


"맡겨주십시오!"


고순은 호기롭게 자신의 군대, 함진영으로 다가간다.


"함진영! 우리의 차례가 되었다! 적들을 모조리 무너트려라!“


""와아아아아!!!"“


우렁찬 함성과 함께 중무장한 보병진이 진격한다.

고순은 말을 타지 않고 보병진에 섞여 함께 전진한다.

적의 사거리로 들어오자 함진영은 그들의 창병진과 똑같이 방패를 들어 귀갑진을 형성한다.


"고 장군님, 무리입니다. 적의 방진이 너무 탄탄해 돌파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조운은 자신을 도우러 온 고순을 보자 말했다.

허나 고순은 담담히 그에게 뒤로 물러날 것을 지시하곤 병사들과 함께 화살 세례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적의 창날이 눈에 아른거릴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자 적 노병들의 화살 세례도 멈추었다.


"전군! 돌격!!!“


화살 세례가 멈춤과 동시에 고순을 방패를 내리고 가장 먼저 적의 창병진으로 돌진한다.


""와아아아아!!“


함진영의 우레 같은 포효에 적군은 놀라 창을 휘둘렀지만, 함진영의 병사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들의 창 자루를 잘라내었고, 그대로 방패를 이용해 그들 방진 사이를 밀고 들어간다.


"아니, 어떻게 저런···“


그 모습을 본 조운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 전까지 자신이 저 방진을 상대해 보아서 알았지만, 그 방진을 순식간에 뚫어버린 고순의 기염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건 한율도 마찬가지였다.


'창의 장점을 완전히 상쇄해 버렸군···’


고순과 그의 부대, 함진영의 위용에 혀를 내둘렀다.

창은 가장 기초적인 병기임에도 긴 사정거리를 이용해 밀집대형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특히나 이 사정거리란 것이, 적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심어줘 상대하는 입장에서 잘 밀집된 창병진은 정말 위협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함진영은 달랐다.

그들은 공포심 따윈 잊었는지 창 사이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그것을 잘라버리곤 무방비해진 적 방진을 그대로 밀고 들어가 버린 것이다.


'이래서, 그렇게 지독하게 훈련한 거구먼···’


고순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병사들 사이에 섞여 최전선에서 그들을 지휘했다.

언제나 그들과 함께 흙바닥을 뒹군 것이다.


"아군이 밀린다! 기병 출격!“


방진이 밀리자 원술 측에서 멋들어진 황금빛 투구를 쓴 자가 손수 기병을 이끌고 증원을 나선다.


'이런! 지금 기병들이 덮친다면 큰일이다!‘


함진영은 검과 방패로 무장했기에 방진 싸움엔 유리할지 몰라도 기동성이 뛰어나고 돌파력이 좋은 기병에겐 취약한 상태였다.

그것을 본 한율은 즉시 기병을 이끌고 그들처럼 아군 증원에 나선다.


"음?!“


멀리서 한율이 다가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고순은 주위를 살폈고 좌우, 측면에서 적 기병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소리친다.


"전군! 적 방진 안으로!“


그는 병사들을 일부러 적 방진 속에 포위될 상황으로 이끈다.

허나 포위되었다 한들, 원술군의 보병진은 그들을 공격하기엔 역부족이었고, 난전 속에서 완전히 원형진을 갖추니 적의 기병 또한 뛰어들기도 힘들었다.


그렇게 고순이 시간을 버는 사이, 한율은 겉에서 맴돌던 기령과 그의 기병 병력을 요격한다.

이미 원술군 보병과 노병들은 와해하여 달아나고 있었고, 구원하러 오던 기령은 꼼짝없이 역으로 포위당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렇게 한율과 고순은 기령의 군대를 완전히 괴멸시킬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언제나 기회는 찰나의 순간에 흐트러지는 법.

붉은 깃발을 치켜든 병사들이 달려오더니 그들에게 노포와 화살을 퍼부었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당황한 사이 기령은 겨우 포위를 뚫고 사지를 벗어난다.


"이런 X!“


한율이 아쉬움에 포효하자, 고순은 침착하게 그를 진정시킨다.


"주공, 적의 새로운 병력입니다. 더는 무리인 것 같으니 다음을 기약하시지요.“


"칫, 하는 수 없나···“


한율과 고순은 그대로 군을 물렸고 다행히 그들 또한 더는 추격하지 않았다.

한율의 참전으로 많은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겨우 둘째 날 전투로 양측은 많은 피로감에 쌓이게 된다.


그날 밤, 적의 지원군을 봤던 고순이 말했다.


"아마 원술군은 계속해서 군사를 이곳으로 집중시키는 것 같습니다. 계속 이대로 간다면 아무리 우리 군이 강하다 한들 그 수에서 밀릴 것입니다.“


"칫, 결국 조조를 기다려야 하는 건 변함이 없군.“


그렇다.

지금 그들의 상황은 낙양을 포위한 일주일 전과 달라진 거 하나 없었던 것이다.


작가의말

남양의 황제 같은 존재.

중나라의 꿀황제.

대 명문가 직계 혈통.

원술.

지금으로 치면 삼성 그룹 장남 정도일려나요?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작, 추천 그리고 댓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손짓이 저에겐 큰 희망과 원동력이 됩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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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화 - 공손찬의 데자뷰 +3 21.08.21 251 11 16쪽
26 25화 - 유비, 그는 누구인가 21.08.20 305 12 18쪽
25 24화 - 피로 물든 처형장 +4 21.08.19 294 1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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